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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도서관 직원과 (나쁜) 업자" 그리고 출판사(1)
도서관에서 일을 하다 보면 출판사나 학술 데이터 베이스 회사의 영업 담당 직원들을 자주 만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에 직접 찾아 와서 만나기도 하고 또 각 종 컨퍼런스에 가서도 만나지요. 그 중에는 몇 년 동안 낯을 익혀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만큼이나 친숙한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한 영업 담당 직원들 중에는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사서 출신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이용자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 경우 이용자들은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들이 되겠지요. 어제도 그런 영업 직원을 한 사람 만났습니다. 몇 년간 일을 하던 사람이 회사를 떠나고 그 자리를 대신 맡은 이였는데 얼굴도 익힐 겸 제 사무실에 와서 새로 나온 제품도 소개하고 최근 다른 도서관의 사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모든 업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도서관의 예산 사정이 나빠지면 일 년 가입료를 낮추어주는 데이터 베이스 회사들도 있고 분납을 할 수 있게 하거나 여러 도서관들이 컨소시움을 만들어 구입할 수 있게 하는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들의 목적은 판매와 이익 창출이지만 그 과정에서 도서관과 여러 면에서 협조를 합니다. 새로운 데이터 베이스 제품을 만들 때에도 도서관 사서들과 연구자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신제품을 테스트하고 리뷰를 해주는 조건으로 도서관에 무료로 데이터 베이스를 제공하는 등 어느 정도 서로 공생하는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경제 위기와 함께 도서관 예산이 줄어든 요즘은 이들의 방문이 반가운 것 만은 아닙니다. 어제 왔던 P 씨도 저에게 이런 저런 눈에 확 띠는 1차 사료 데이터 베이스들을 소개하였고 저는 농담삼아 차라리 지금은 그런 것을 저에게 보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구입하면 우리 도서관의 이용자들이 정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예산 때문에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자료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그 자료들을 보는 제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간혹 갑작스러운 기부금이 들어와서 한 두 주일 이내에 돈을 써야 할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그럴 때를 대비해서라도 새로 나오는 자료들에 대해서는 파악을 하고 있어야지요.

그런데 최근 한국의 도서관 관련 커뮤니티 웹싸이트에 올라온 글을 읽다가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던져 주는 글을 발견했습니다." 출판사들이 붕괴되고 있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전국 도서관 발전 진흥 본부" 라는 단체가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아고라에서 지워지고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읽으면서 과연 출판사와 도서관, 특히 대학 도서관은 어떤 관계에 있는지에 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글을 올리신 분은 대학교 도서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 복사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셨습니다. 매우 강한 표현을 써가며 그러한 저작권 위반 행위에 대해 성토를 하셨습니다. 그 분의 그러한 분노는 분명 타당한 것입니다. 더구나 불법 임을 잘 알면서도 공공연하게 대학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 복사는 그 어떤 변병도 필요없는 범죄 행위입니다. 그런데 불법 복사로 인한 피해를 이야기하신 후  그 분은 대학 도서관에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책을 제대로 구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셨습니다.  1년에 1조 가까운 돈이 정부로부터 도서관에 지원되고 있는데 "나쁜" 도서관 직원들이 "나쁜" 업자들과 결탁을 하여 그 돈을 빼돌리고 있다고 하시면서 교수와 학생들은 그 돈을 지키기 보다는 불법 복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그 분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잘못된 일들 때문에 결국 출판사들이 붕괴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한국 도서관의 내부 사정에 밝지 않은 저로서는 과연 그러한 '나쁜' 일들이 사실인지 알 수 없습니다만 1년에 1조 가량의 돈이 도서관에 지원된다는 것 역시 선듯 믿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이 활동을 하시는 "전국도서관발전진흥본부"의 까페와 그 단체의 사무장님께서 운영하시는 블로그에 들렀더니 대학교 도서관에 좋은 장서를 채우기 위해 매우 흥미로운 활동을 하고 계셨습니다. 즉, 각 대학별로 학생 활동가들을 모집해서 그 대학 도서관에 자료 구입 신청을 하고 신청한 증거를 제시하면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한 여부에 관계 없이 책 값의 4%~ 10% 를 활동비로 지급한다고 합니다. 실제 몇 몇 아르바이트 관련 싸이트에서 이 단체의 활동가 모집에 대한 공고를 한 경우도 있더군요. 그리고 그 단체는 500여개의 출판사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출판사에서 합법적으로 하는 영업 활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영업 활동을 통해 좋은 책들에 대해 알 수 있으니 오히려 권장할 만한 일이겠지요. 그런데 그 단체에서 다음 아고라에 올리신 글과 관계자의 블로그의 글에서 보이는 도서관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시선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물론 그것이 모든 출판사에서 도서관을 보는 시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면으로 생각해 본다면 출판사의 입장에서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토록 강한 어조로 도서관을 특히 대학 도서관을 비난하겠는가 하는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서로 도우며 공존해야 할 두 집단 사이에서 적어도 한 쪽에서 다른 쪽을 보는 시선이 그토록 부정적이라는 사실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왜 이런 비난이 나오게 되는 것일까요? 그리고 과연 도서관으로서는 이런 비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아울러 출판사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도서관과 독자들을 대해야 할까요? 국민들에게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교양을 증진한다는 목적에서 본다면 두 집단은 같은 목적으로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 쪽은 이익 창출이라는 부분에 더 치중을 해야한다는 점이 다르겠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두 집단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적이 아니라 동료로서 같이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요? 우리 국민들의 독서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이 상황에서 서로 협조해도 모자랄 중요한 두 집단이 이렇게 다투는 것은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던진 질문들이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질문들은 아닙니다만 그것들과 관련하여 몇 가지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들을 올려봅니다.

먼저 도서관에서 책상이나 의자 같은 집기를 구입하는 일과 소장할 책을 구입하는 일은 서로 다른 종류의 업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과연 지금 대학 도서관을 비롯한 전국의 도서관에서 구입하는 책은 집기로서 구입이 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책'으로서 구입되는 것일까요? 만일 집기와 책이 다르다면 도서관은 어떤 방식으로 책을 구입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현재 제가 책을 구입하는 방식을 예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저는 미국의 한 대학 도서관에서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지 그것을 한국에서 그대로 따라 해야 한다거나 미국의 다른 대학 도서관들도 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 예를 통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힌트라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 올리는 글입니다.

제가 1년에 역사학과  관련 책이나 멀티 미디어 자료를 구입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은 2만 달러 정도 입니다. 그리고 이 예산의 집행과 관련한 사항은 전적으로 저에게 달린 일입니다. 역사학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그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주제 전문 사서가 도서 구입 예산의 집행에 관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도서관 전체적으로 보아 최종적으로 그 예산을 과목별로 배분하는 것은 관장님과 장서 개발 담당 부관장님의 일입니다만 일단 과목 별로 배분된 예산에 대해서는 담당 사서가 최종 결정자입니다.

이 예산으로 이용자들이 신청하는 책을 사기도 하지만 우리 대학 사학과에 필요하겠다 싶은 책을 제가 선택하고 구입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한 2만 달러는 역사학과 관련하여 책정된 도서관 예산의 일부 일 뿐입니다. 역사학 관련 데이터 베이스 구입에 들어가는 돈이 있고 그 정도 더 있고 각 종 학술지를 구독하는데 들어가는 돈이 16000 달러 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구입하는 책 중에도 앞서 이야기한 2만 달러와는 별개로 미리 도서 납품 회사와 계약을 하고 주제별 프로파일을 만들어 제가 선정한 주제의 책이 출판되면 무조건 도서관에 보내고 저는 그것을 보고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지만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들어오는 책들이 있습니다. 매 년 다르지만 그 책들을 구입하는데 역시 16000 달러 정도가 쓰입니다.

도서 납품 회사에서 보내 주는 책들을 위한 주제별 프로파일을 만드는 것 역시 담당 사서의 고유 권한인데요. 그 과정에서 무조건 책을 납품 받을 주제와 출판사, 그리고 사서의 검토가 필요한 주제와 출판사들을 분류합니다. 그리고 검토가 필요한 주제와 출판사들에 대해서는 납품 회사에서 보내주는 도서 안내서들을 참고 합니다. 책의 제목과 저자, 주제와 수준, 그리고 대상 독자와 가격, 출판사 등이 간략하게 적힌 안내서를 일주일이면 수 십 장에서 수 백 장까지 받습니다. 그래서 사서들은  그것들을 보고 구입할 책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온라인으로도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각 출판사에서 보내주는 카탈로그와 학술지 등에 실린 서평도 책을 선정하는 사서들에게는 중요한 자료들입니다.
자주 드린 말씀이지만 주제 전문 사서의 필요성은 이런 경우에 더욱더 두드러집니다. 해당 주제에 대해 정통한 사서들은 당장 도서관에 필요한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구분하고 장차 필요하게 될 책까지도 구분해 냅니다. 도서관 마다 구입하는 책의 성격이 다르므로 한 도서관에서 적용하고 있는 선정 기준을 일괄적으로 다른 도서관에 적용할 수도 없는 일이고 특히 대학 도서관에서 뉴욕 타임즈나 시중 서점의 베스트 셀러 리스트를 참고 하는 일은 드뭅니다. 모든 것이 담당 사서의 결정 아래에서 이루어지고 각 각의 사서들은 자신의 예산을 지키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은 경쟁을 합니다. 예를 들면 정치학을 담당하고 있는 사서와 역사를 담당하고 있는 저 사이에는 미리 정한 룰이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를 다루고 있는 책일 경우 1980년을 기준으로 그 이전에는 역사학 예산으로, 그리고 그 이 후는 정치학 예산으로 구입한다는 것이 그것이지요. 그 외에도 저는 각 지역학을 담당한 사서들과도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며 일을 합니다.

이러한 일들이 가능한 것은 각 주제 별로 자세하게 만들어진 장서 개발 정책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도서관에서 구입하는 "책들은 이러이러한 책들이어야 한다" 라는 것을 각 과목 별로 정해두고 그것에 맞추어 책을 구입하다 보니 주제별 프로파일을 만들거나 구입할 책을 선정하는 일이 한결 쉬워집니다. 그리고 훨씬 짜임새 있고 실용적인 장서, 소속 대학에 가장 필요한 장서를 갖출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께서 추천하는 책 역시 이러한 장서 개발 정책에 맞추어 검토하고 구입할 것인지 말것이지를 결정합니다. 아울러 구입할 책을 선정하는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은 사서의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기도 합니다. 종신 고용과 승진 심사를 위한 평가 회의에서 그런 부분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즉 책을 선정하는 것은 사서 고유의 권한이므로 그 사람의 선정 과정에 대해서는 뭐라 할 수 없지만 그러한 선정의 결과물을 가지고 한마디씩은 할 수 있지요.

이렇게 사서들이 구입을 결정한 책은 실제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에서 계약을 맺은 납품 업자나 아마존 혹은 여러 인터넷 서점을 통해 주문합니다. 주제 전문 사서들의 일은 책을 선정해서 넘겨주는 일이고 실제적인 구매 업무는 다른 직원들이 하지요. 그렇게 해서 도서관에서 구입한 책은 목록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를 거쳐 필요한 레이블을 달고 최종적으로 서가에 꽂히게 됩니다. 아울러 일 년 예산은 7월부터 그 다음 해 3월까지 사서의 재량에 따라 나누어 집행이 됩니다. 3월이라고 하는 이유는 책 주문과 입수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여 저희 도서관에서 임의로 정한 것입니다만 그 이 후에라도 급하게 필요한 책은 미리 예산을 가져와서 집행하는 방식으로 구입을 합니다. 물론 이런 모든 결정은 담당 사서가 내립니다.

이처럼 책 구입과 관련된 예산 집행에 관한 사서의 권한이 막강하다 보니 각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사서들은 출판사나 저자 혹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로부터 책을 구입해 달라는 이메일을 자주 받습니다. 또 사서가 아니라 직접 학과의 교수님들을 접촉하고 교수님들을 통해 도서 구입 신청을 하게 만드는 출판사들도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교수님들이 신청하시는 책들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서 개발 정책과 크게 어긋나지 않습니다만 종종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요. 그럴 때는 정중하게 거절합니다. 그리고 도서 구입에 관한한 사서들의 결정은 대개의 경우 인정을 받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드뭅니다. 때로는 우리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강사 혹은 교수를 사칭하며 이메일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지요. 저는 가능한한 그런 이메일도 빼놓지 않고 챙겨 읽습니다. 혹시 제가 미처 파악하지 못 한 책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최근에는 이 지역의 역사를 연구하고 있는 몇 몇 아마추어 역사가들로부터 자신들이 직접 펴낸 책에 대해 홍보하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비록 전문 역사가들이 쓴 책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대학의 도서관으로서 충분히 갖추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 가운데에는 지역의 역사를 테마로 리포트를 쓰는 학생들이 많이 있으니 그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싶었지요. 그래서 저자와 우리 도서관의 구매 부서를 제가 직접 연결시켜 그 책을 도서관에서 구매하도록 했습니다. 물론 고맙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저에게 떨어지는 떡고물은 없었습니다.^^
저는 한국의 도서관에서 책을 어떻게 선정하고 책과 관련된 예산이 어떤 방식으로 집행이 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 합니다. 통계에 나오는 도서 구입 예산은 있겠지만 그 예산 전체를 도서관에서 다 통제하지 못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그것과 관련된 여러 가지 불합리한 규정에 대해서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사서들은 어떤 책들이 좋은 책인지, 그리고 어떤 책들이 도서관에 필요한 책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책을 선정하는 일을 비롯해서 도서관의 자료 구입 예산에 관한 일들은 그 사람들에게 완전하게 맡겨도 좋지 않을까요?

장서 개발 정책에 대한 연구만 할게 아니라 이용자들과 협력하여 실제 장서 개발 정책을 만들고 그것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책을 선정하는 기준을 만들어 놓는다면 책 구입과 관련된 잡음이 어느 정도 사라지지 않을까요? 대학마다 학생 1 인당 1년에 구입해 줄 수 있는 도서의 양의 정해 놓은 곳도 많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 그 양을 채우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말도 들었구요. 그래서 그랬겠지만 위에서 소개한 "전국도서관발전진흥본부"에서는 그러한 일인당 신청 건수 제한을 어떻게 하면 피해서 더 많은 책을 도서관에 신청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장서 개발 정책을 세우고 그것에 맞춰 책을 구입한다면 이러한 한 명당 몇 권 하는 식의 제한 규정은 더 이상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장서 개발 정책에 비추어 그 학교 도서관에 필요한 책이라면 이용자들의 구입 요구과 관련 없이 구입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학교에서 필요하지 않는 책이라면 어떠한 압력이 있어도 구입하지 않을 명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도서관에서는 그 기관에 가장 필요한 책을 구입해야 합니다. 도서관은 연줄을 타고 들어 온 출판사나 판매 업자가 내미는 책을 구입하는 곳이 아니고 예산을 소모하기 위해 되는대로 아무 책이나 구입하는 곳도 아닙니다. 하물려 업자와 짜고 리베이트를 챙기며 책을 구입하는 곳은 더더욱 아닙니다.  빡빡한 도서 구입 예산으로 고민하고 있는 도서관에서 과연 업자의 리베이트를 받고 책을 구입해 주는 그런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만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지도 도서관에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정보 전문가들이 그것을 모를 리는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위에서 제가 이야기한 내용은 한국 대학 도서관의 특수한 상황, 즉, 연구 지원을 위한 도서관임과 동시에 학생들을 위해 부족한 공공 도서관의 역할까지 해야하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에 맞추어 장서 개발의 원칙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서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출판사와 도서 납품 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도서관과 공존할 수 있을까요? 글이 길어지는 것 같아 다음 글에 넘깁니다.
by Clio | 2009/11/05 12:01 | 도서관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