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과 포르노 도서관 이야기

대학 도서관에서 XXX 급의 성인 소설이나 영화를 볼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뉴욕 시립 대학 버룩 칼리지(Buruch College)의 학생 신문인 The Ticker 에서 지난 3월 26일에 게재한 기사에 따르면 버룩 칼리지의 뉴먼 도서관에 성인물 전문 섹션이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도서관의 이러한 결정은 그 학교에서 개설하고 있는 강좌들 때문인데요. 벌써 몇 년 전부터 심리학과와 영문학 등에서 개설하고 있는 몇 몇 강좌들에서 이와 같은 성인물 전용 섹션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합니다. 즉,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성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그러한 요구를 한 강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Psychology 3540--Abnormal Fetish Development,  Psychology 3541--Exploration of Sadomasochism and Bondage, Biology 3131--Erogenous Stimulation Techniques,  Literature 4530--Erotic Visual Novels (적당히 번역할 한국말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영어로 옮깁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는 이 요청을 들어주지 않다가 최근 경영학과에서  Management 4150--Fundamentals of Sensual Online Organization 이란 강의를 개설하면서 같은 요구를 하자 결국 성인물 전용 섹션을 도서관에 만들기로 했답니다. 이 기사에서는 경영학과에 대한 학교의 편중된 지원을 함께 지적하고 있더군요. 사실이 아니겠지만 이 기사에 따르면성인물 전용 섹션의 입구에는 이반이라는 대머리의 덩치 큰 아저씨가 출입자들의 신분증을 검사 할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책이나 비디오에 손상을 입힐 경우 벌금 이외에도 특별한 벌칙이 있을 거라고 하는군요.( 궁금하시죠? ^^)

대학교의 도서관은 학생들의 수업과 연구를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그것이 성인물이라고 하더라도 이용자들의 타당한 요청이 있으면 지원을 하여야겠지요. 그리고 성인물들도 연구를 위한 하나의 자료로서 취급될 경우  도서관에서는 그것들을 소장할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표적인 성인 잡지인 '허슬러' 의 경우 의회 도서관을 비롯한 10여개의 연구 중심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자료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성인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겠지요.

그런데 일반 공공 도서관에서도 이러한 성인물들과 관련하여 많은 논란이 있는 것이 요즘의 미국 현실입니다. 한국만큼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은 미국에서 도서관은 일반인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장소입니다. 그러다보니 도서관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 포르노 싸이트에 접속하는 이용자들이 있고 이들에 대한 조치 때문에 도서관마다 고민입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입니다만 지난 3월 NBC 방송에서 설치한 몰래 카메라를 통해 한 도서관 이용자가 공개적으로 인터넷 포르노 싸이트에 접속하는 것이 방영된 후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문제가 된 그 도서관에 예산을 지원하는 시 당국에서는 만일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도서관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까지 했다는군요.

어린이들도 많이 출입하는 공공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이러한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습니다. 공공 장소인 도서관에서 무제한으로 인터넷 포르노를 볼 수 있게 한다면 온갖 종류의 성범죄자들이 도서관에 올 것이고 결국 도서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반드시 필터링 소프트 웨어를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구요. 이에 반해 이러한 필터링 소프트 웨어는 모든 정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도서관의 기본적인 원칙과 반대되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검열(censorship)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각 지역의 도서관마다 저마다의 방침을 정하고 시행하고 있는데요. 필터링 소프트 웨어를 설치하고 성인 싸이트에 대한 접속을 완전히 차단한 도서관, 성인 이용자가 사용하는 컴퓨터를 따로 분리하고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하게 하는 곳, 필터링 소프트 웨어를 설치하되 이용자가 요구를 하면 그 기능을 일시 정지시키는 곳 등 다양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컴퓨터 책상 안에 모니터가 장착되어 이용자 본인 이외에는 다른 사람들이 스크린을 보기 힘들게 만든 책상을 도입하기도 한답니다.  지난 2003년 미국 대법원에서 결정된 사항대로라면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모든 도서관에서는 필터링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성인 이용자나 성인을 동반한 미성년 이용자가 요구할 때는 필터링 소프트웨어의 작동을 중지 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그 필터링 소프트웨어란 것들이 얼마나 효과적일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과연 남들이 다 보는 공공 장소에서 인터넷 포르노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깁니다. 실제 이용자가 필터링 소프트웨어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곳에서 전체 이용자의 1% 정도만이 필터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 했다고 합니다.  

저는 검열과 필터링에는 절대 반대합니다. 미성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 반드시 해야겠지만 그것 때문에 개인의 자유가 침해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의 필터링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그것은 단지 성인물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도 쉽게 적용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국 국민들은 정보를 검열하고 통제하는 이들이 제공하는 것만을 보고 듣게 될 것입니다.  

문득 학부 시절 대학교 앞에서 경찰들이 책가방을 검사하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그리고 자주 TV 를 장식하던  금서들에 관한 무성한 추억들도 생각이 납니다. 농담 삼아 대한민국 경찰이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경찰이라고 했었습니다. 늘 대학교 내외에서 근무하고 학생들로부터 압수한 그 많은 책들을 읽는 사람들이니 얼마나 똑똑하겠냐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칼 막스(혹은 마르크스)와 막스 베버를 구분하지 못해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을 금서라고 압수하는 사람들이 그 때, 그 사람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보면  그만큼 검열을 하고 금지시켰기 때문에 당하는 입장에서는 더 열심히 그 책들을 보았던 것도 같습니다.인터넷 포르노에 대한 필터링도 마찬가지 현상일까요?  

* 이 글을 위해 참고한 자료와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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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성년자를 보호해야 한다. 2007/04/13 09:07 #

    우리는 이글루의 규칙을 지키고 싶다! 에서 트랙백 했습니다...이글중... marlowe 님의 "저도 미성년자들에게 완벽하게 차단하는 방법이 없다는 게 고민입니다.성인들의 권리와 미성년자들을 보호할 의무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가 어렵군요. :)"라는 글의 답글인데 길것 같아서 트랙백 해봅니다... 저는 미성년자를 보호해야한다... 라는 명제가 절대 명제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미성년자가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런 환경에 노출 ...... more

덧글

  • 2007/04/12 07:1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닥슈나이더 2007/04/12 08:19 # 답글

    개인적으로 찾아서 보는 미성년자도 막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GeminiLove 2007/04/12 09:16 # 삭제 답글

    양날의 검이 아닐런지요. 필터링의 목적보다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할 것 같네요.
  • 뽀사시 2007/04/12 09:57 # 답글

    우리나라였다면 전국이 들썩거릴 사건같군요.^^
    트랙백으로 가져다가 좀 읽었으면 합니다.


  • 얼룩 2007/04/12 17:01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링크를 좀 얻어가도 될까요...

  • 기석 2007/04/12 22:50 # 답글

    뜬금없이 갑자기 떠오른 것 입니다만은...
    인터넷 성인 사이트들이 웹디자인 발전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죠? ^^;
  • Clio 2007/04/13 03:21 # 답글

    비공개 ㅇ 님 / 잘 다녀오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행복한 시간 보내셨으리라 믿습니다.

    닥슈나이더 님 / 그러고 보면 저도 어린 시절 그렇게 해서 알게 모르게 하나씩 배워나갔던것(?) 같습니다.

    GeminiLove 님 / 동감입니다. 정말 칼 잘 쓰는 칼잡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뽀사시 님 / 저도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한동안 시끄럽겠지요. 트랙백 해가신다면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

    얼룩 님 / 반갑습니다. 당연히 가져가셔도 되지요.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석 님 / 웹디자인 뿐만 아니라 디지털 사진의 수정 및 편집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던데요.
  • 닥슈나이더 2007/04/13 08:58 # 답글

    헛.... 제가 트랙백 하나 걸지 않았나요?? 없어진것 같네요.. 다시 걸어봅니다.....

    혹시 일부러 지우신 거라면 다시 지우세요.. 그럼 안걸겠습니다..^^;;
  • Clio 2007/04/13 12:36 # 답글

    닥슈나이더 님 / 일부러 지우다니요? 트랙백 걸어 주시는것만 해도 감사할 일인데요.^^ 아마 시스템 상에 에러가 있었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 2007/04/13 13:09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Clio 2007/04/13 13:25 # 답글

    비공개 ㅈ 님/ 당황스럽다니요. 오히려 관심 가져주셔서 제가 감사드립니다. 그 글의 카테고리가 미분류로 되어 있어서 못 찾으셨나 봅니다. 역사 이야기로 들어가면 이제 보실 수 있구요. 직접 링크는 http://cliomedia.egloos.com/864876 입니다.
  • 미디어몹 2007/04/13 17:23 # 삭제 답글

    dliomedia 회원님의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되었습니다. 다음 헤드라인으로 교체될 경우 각 섹션(시사, 문화, 엔조이라이프, IT) 페이지로 옮겨져 링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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