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의 겨울 질기기도 하지. 세상이야기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오고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들 위에 제법 하얗게 쌓여 있는 것이 최소한 4-5 센티는 되는 것 같습니다. 평화로운 일요일 아침이랄 수 도 있지요. 출근할 일 없이 내리는 눈을 보며 빈둥거릴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오늘이 4월 하고도 15일이라는 것입니다. 4월 중순에 내리는 눈 .... 징그럽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곳 올바니에 지난 해 겨울은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영상을 웃도는 날씨에 모두들 하는 이야기가 "올 해는 좀 따뜻한 겨울을 보낼 것이라"고 하지만 "겨울이 길거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맞군요. 물론 이곳보다 북쪽인 캐나다에 사시는 분들과는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만 겨울이 긴 이곳 생활에 적응이 될 듯하면서도 4월 중순에까지 내리는 눈을 보니 한숨이 납니다. 하기야 몇 년 전에는 5월 중순 졸업식 날 눈이 와서 한국에서 축하하러 멋진 봄옷을 차려 입고 오신 가족분들이 고생하신 일도 있었지요.

겨울이 춥고 눈이 많이 오다보니 스키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천국입니다. 심지어 눈이 많이 온 날은 동네 공원 잔디밭에서도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오는 일반적인 스키와 달리 평지와 오르막 내리막을 번갈아 가며 즐기는 크로스 컨트리 스키는 상당한 운동이 되더군요.

내일 출근을 하면 다들 그럴겁니다. "정말 우울하다. 이 놈의 겨울 질기기도 하지.." 하지만 저는 압니다. 만일 내년 겨울이 춥지 않고 따뜻하다면 "겨울이 뭐 이래" 하면서 은근히 불평을 할 사람들이 또 이 사람들이라는 것을요.  다음 주가 시작되기 전에 준비해 두어야 할 일이 있어 내리는 눈을 뚫고 학교에 와야 했었습니다. 오는 도중에 찍은 사진을 몇 장 올려봅니다.  혹시 벌써 부터 겨울이 그리우신 분들은 위안을 삼으십시오.
자동차 본넷트에 쌓인 눈을 보시면 눈이 얼마나 왔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이 일요일이고 4월에 내리는 눈이라서 인지 제설 작업이 예전만 못 했습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시청에서 눈치우는 것 한 가지는 도사들입니다. 이 정도 눈이라면 오후에 큰 도로 위에서는 눈을 찾아 보기 힘든 것이 보통인데 오늘은 사정이 다르군요. 일요일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눈이 오면 늘 따라 다니는 것이 사고이지요. 4월에 내리는 눈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덜 긴장한 모양입니다. 15킬로도 채 되지 않는 구간을 달리며 대여섯 건의 사고를 목격했습니다. 다행히 빨리 달리지는 않은 듯 다친 사람은 없어 보였습니다.
사진 속의 나무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아직은 겨울입니다.
가능하면 이런 날은 나다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할 수 없이 운전을 해야 할 때는 특별한 노하우가 없습니다. 그저 천천히 조심해서 가능하면 급조작을 삼가하는 것 뿐입니다. 알고 있는 길이라면 미리미리 생각해서 급브레이크 밟을 일을 줄이구요. 특히, 블로그에 포스팅 하겠다고 한 손으로 운전하며 사진찍는 짓은 절대 하면 안됩니다. (반성합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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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짜로씨 2007/04/16 06:42 # 답글

    으.....겨울은 생각만해도 춥습니다.......;;
  • isanghee 2007/04/16 07:38 # 삭제 답글

    운전과 촬영을 동시에 하셨군요. ..^^
  • MD-egg 2007/04/16 07:56 # 답글

    아직 겨울이 안 끝났군요. …응? 눈 오는 날에 사진 찍으시면서 운전을… 두 가지 점에서 정말 굉장합니다! 하나는 무사하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사진이 거의 안 흔들렸다는 것. +_+;b
  • 사은 2007/04/16 08:12 # 답글

    아이쿠, 영국은 지난 주말부터 갑자기 여름처럼 뜨끗뜨끗, 햇빛이 작렬하고 있어 오늘은 나시에 반바지가 거리게 가득했건만, 이렇게 극적으로 다른 날씨를 겪고 계시군요, 클리오님께선. 어서 어서 봄이 오시기를 바랍니다.
    헌데 마지막 줄에 웃고 말았... :)
  • pink 2007/04/16 09:12 # 답글

    Albany에 계신가 보네요. 전 지금 보스턴인데 비가 주룩주룩 오고 있네요. 그래도 거기처럼 눈이 많이 오지 않았다는 것에 일단 안도하고 있습니다. -_-;;;
  • pacifica 2007/04/16 10:29 # 답글

    강원도 산위에서 군생활을 해서 4월에 내리는 눈이 낯설지가 않네요. 심지어는 5월 초에도 눈이 내리기도 하고, 9월이 되면 슬슬 다시 눈이 내리는 상황이라 제설 작업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 Clio 2007/04/16 11:19 # 답글

    짜로씨 님 / 겨울에 고생을 심하게 하셨나 봅니다. 사실 저는 겨울을 좋아합니다만 그럴려면 봄,여름, 가을도 있어야지요. 일년에 한 6개월이 겨울이면 좀 문제입니다.

    isanghee 님 / 거기에다가 카 오디오 조작까지... 그러면 안되는데 그죠?

    MD-egg 님 /글쎄말입니다. 제가 왜 그랬는지... 행운이지요. 이렇게 무사히 글을 올리고 있으니... 큰 싸이즈(1600x1200 이상)로 찍어 400x300 정도로 줄여주면 왠만한 떨림은 그냥 넘어가겠더군요.

    사은 님 / 그렇군요. 좋으시겠습니다. 그리고 봄을 기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곳도 해가 좀 나오고 기온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난리가 납니다. 캠퍼스 전체가 선탠을 하려는 사람들도 가득 차지요.

    pink 님 / 좋은 곳에 계시는군요. 겨울에는 보스턴에도 눈이 자주 오지요 아마. 올바니에 눈을 내리게 한 저기압이 보스턴에는 비가 오게 하나 봅니다. 어서 봄이 오기를 기도해야 겠습니다.

    pacifica 님 / 아닌게 아니라 이곳에 유학 오신 분들 중에 강원도에서 군생활을 하신 분들은 한결같이 그러시더군요. 제대하면 다시는 그런 눈을 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미국까지 따라 온다고요. 다들 제설 작업에는 도가 튼 분들이더군요. ^^
  • 꼬부기T 2007/04/16 16:58 # 답글

    서울엔 지난 겨울 두어 번 눈이 오고 말았습니다. 어릴 때 부산에 살았기에 눈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였던 시절로 돌아갈 듯합니다. 그래서 통일이 되면 평양 정도에서 살았으면 합니다. (어제 아들녀석이 '평양냉면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사회숙제를 하는 것을 보고 문득 생각난 것이랍니다..^^) 지구 온난화로 거기가 적당히 살기 좋은 기후가 된 것 같습니다. 대동강 내려다 보이는 터에 지은 집을 제 '자본?'으로 구할 수 있을까가 의문이기는 하지만, 점차 기후가 순조로운 곳을 찾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군요.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으로 만든 영화에서 입에 오르내리는 미국 몬타나도 매우 매력적인 곳일 것 같습니다. 자연이 살아있는 곳 같아서요.. (숀 코네리가 주연한 영화 <붉은 10월>에서도 부함장으로 나왔던 샘 닐이 미국에 망명해서 가고 싶은 곳으로 꼽은 곳도 몬타나였네요~) 그곳에서 플라이 낚시하며 사는 모습... ^^ 상상만 해도 좋네요.. (근데 간혹 회색곰을 만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한답니다.. ㅡㅡ;) 혹시 몇 년 후 미국에 가서 공부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후에 미국에서 지내게 된다면 단연 집터는 몬타나의 전원 속에 잡아야지요! ^^
  • 이방인 2007/04/16 17:56 # 답글

    강원도랑 지정학적 요소가 비슷한 곳이군요. ㅎㅎ
  • Clio 2007/04/17 07:42 # 답글

    꼬부기T 님 / 통일이 되면 아마 땅 투기꾼들이 먼저 몰려가겠지요? ^^ ... 저희 도서관 관장님이 이곳에 오시기 전에 몬타나 대학에서 근무하셨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곳이고 또 흥미로운 곳이라고 하시더군요. 때로는 좀 답답하기도 하지만 평화롭고 조용하게 지내기에는 그만 인것 같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 저도 한 번 가 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름이나 가을이 좋다고 합니다. 겨울의 몬타나 주와 곁에 있는 노스 다코타 주는 추위 때문에 이곳 뉴욕 북부 사람들도 혀를 내두르는 곳입니다.

    이방인 님 / 위도 상으로는 만주와 비슷하답니다.(T.T)
  • clueless 2007/04/17 08:54 # 삭제 답글

    제가 있는 곳도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오기 시작하더니 오후쯤되니 우박으로 변하더군요(..) 바람도 세차게 불고.

    날씨도 정말 우울하다...이러고있었는데 미국에서 큰 총기사건이 터졌다고 속보로나오고있네요.

    Clio님이 계신 곳은 어떤가요? 여기도 Breaking News로 실시간으로 전하고있네요~~
  • Clio 2007/04/18 06:54 # 답글

    clueless 님 / 정말 우울한 날씨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좀 전에 학교에서 조직한 희생자 추모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더 우울해 지더군요.
  • 2007/04/24 17:54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Clio 2007/04/25 07:19 # 답글

    비공개 f 님 / 지난 주말에는 이 곳도 갑자기 기온이 올라갔었습니다. 낮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겨울을 그리워 했었습니다. 사람 마음이란게 참 간사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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