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대학살"이라는 책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알려진 미국의 역사가 로버트 단턴(Robert C. Darnton)이 하버드 대학교 도서관 관장으로 임명되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오는 7월 1일 부터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한다고 하는데요. 이 보도를 읽고 나서 떠오르는 몇 가지 생각을 적어봅니다.일반적으로 미국의 도서관들은 전문 사서 출신이 도서관장을 맡습니다. 도서관의 전문성을 고려할 때 그것이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면에서 본다면 단턴의 도서관장 취임은 의외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역사학자로서 단턴이 지난 40년간 해온 연구와 그가 최근하고 있는 일들을 보면 이러한 선택이 전혀 의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사람을 도서관장으로 맞이하는 하버드가 복 받은 것이지요. 그리고 사실 하버드 대학 도서관이나 의회 도서관처럼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도서관의 경우 사서 출신이 아니더라도 사회의 최고 지성인을 관장으로 뽑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만큼 그 사회 내에서 차지하는 도서관의 역할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단턴의 연구 활동은 18세기 프랑스의 문화사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그는 책과 정보의 역사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지난 1999년에 미국역사학회의 회장으로 취임하며 그가 행했던 취임 연설이 "An Early Information Society: News and the Media in Eighteenth-Century Paris" 였는데 이 연설은 학회의 공식 잡지인 American Historical Review 에 실렸었고 또 웹 버전으로 제작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연설(논문)의 내용은 차지하고라도 웹버전으로 논문을 발표하면서 그가 보여준 새로운 기술의 활용은 기존의 어느 역사가들도 시도하지 않았던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 이 외에도 단턴은 e-book 에도 관심을 가져서 여러 가지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 40년간 가르쳐 온 프린스턴 대학에서 "Center for the Study of Books and Media."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하버드 대학 도서관이 단턴을 관장으로 뽑은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물론하버드라는 명성에 걸맞는 최고의 학자를 도서관장을 뽑으려는 생각도 있었겠지만요. 이 정도의 학자라면 사서 출신이 아니라고 해도 그리 큰 불만을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단턴으로서도 40년 만에 자신의 모교로 돌아가는 것이 기쁜 일이었을 거구요. 여기서 잠시 우리 한국 도서관의 관장님들에 대해 생각해 볼 까 합니다. 공공 도서관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한국 대학 도서관의 관장님들 가운데 전문 사서 출신들은 드물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 두 분이 계시다는 말은 들었습니다만 그 분들 역시 사서를 거쳐 일반 학과의 교수가 된 이후에 다시 도서관장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보직 교수 중의 하나로서 일반 학과의 교수님들이 돌아가며 도서관장직을 맡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물론 그 분들 중에는 도서관에 관심을 가지고 도서관의 발전에 정말 큰 노력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실제 제가 아는 몇 몇 분들도 그러하시구요. 하지만 일부는 실무를 모르다 보니 그저 도장만 찍는 관장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외부에서 생각하기에 도서관은 책만 보관하고 있는 어찌 보면 시대에 뒤떨어진 기관인것 같지만 실제 도서관 내부에서 일어나고 변화는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다른 어떤 기관보다도 먼저 가장 최신의 기술들을 도입하고 그것을 정보의 전달과 이용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의 많은 도서관들에서도 지금 일어나고있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포항 공과 대학의 도서관인 청암 학술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를 보시면 21세기의 도서관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쉽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결국 도서관장은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인식하고 그것을 제대로 이끌어나갈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 하버드 대학 도서관과 같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많은 자원이, 결국 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돈 보다 더중요한 것은 도서관의 역할을 제대로 알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이용자들의 요구를 파악하여 그것을 도서관 운영에 재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언젠가도 말씀드렸지만 정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회 전반의 변화는 대세이고 그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의 습관을 고수하기 보다는 이용자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파악하고 그 요구를 제 때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도전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도서관 관리자들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작가인 Shelby Foote 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 A university is just a group of buildings gathered around a library. " 정말 맞는 말이지 않습니까? * 이 글을 위해 참고한 싸이트와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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