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자료 보존을 위해-e하루 616
"6월 16일, 내가 담는 하루가 역사가 된다. - e하루 616" 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오는 6월 16일 하루 동안의 인터넷을 저장하고 보존하려는 캠페인이 진행 중입니다. 벌써 몇 년째 해오고 있는 캠페인이라고 하는데요. 인터넷상의 자료들을 하나의 기록으로서 보존하자고 자주 블로그에서 이야기해 온 저에게는 참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일 년 중에 단 하루만이라도 인터넷 상의 자료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또 이러한 행사를 통해 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디지털 자료 보존의 중요성을 홍보한다는 의미에서 이 행사를 적극 환영합니다. 그리고 이 행사를 위해 수고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왕 시작한 이런 행사가 좀 더 풍성한 결과를 맺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몇 가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리 드리는 말씀이지만 절대 'e하루616' 행사를 기획하신 분들의 노력을 폄회하려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그 분들의 노력은 분명 칭찬받아 마땅하고 그 분들은 인터넷 자료의 보존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공론화시킨 점에서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그 분들의 말씀처럼 인터넷의 하루를 타임 캡슐에 담아 저장한다고 할 때 그 타임 캡슐은 뭘로 만드는지 궁금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단지 웹을 캡쳐해서 이미지 파일로 저장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저장한 파일들을 어떻게 보존하는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한 두해는 쉽게 보존할 지 모르겠습니다만 말씀하시는대로 하나의 타임 캡슐로서 몇 백년 이상을 보존해서 후손들이 그 자료를 볼 수 있게 하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장한 이미지 파일을 읽을 수 있는 소프트 웨어가 몇 백년 후에도 존재할 지, 우리가 쓰는 지금과 같은 컴퓨터가 그 때도 사용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떄문입니다.
디지털 자료의 보존에 관한 이전의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백년이 아니라 불과 2-30년 전에 만들어 두었던 디지털 둠즈데이 아카이브를 요즘은 이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2-30년 전의 기술로 만들어진 파일들이 너무 낡아 이제는 그것을 읽어들일 소프트웨어를 찾기 조차 힘든 상황이 된 것이지요. 물론 이러한 문제에 대해 아직 정답은 없습니다만 'e하루 616'을 기획하시는 분들께서도  인터넷 자료를 저장하실 때 이런 부분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e하루 616'의 웹페이지를 읽어 보니 이 프로젝트를 2004년에 처음 시작하고 그 결과물을 '정보트러스트 센터'
에 기증했다고 되어있더군요. 그래서 그 센터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니  '정보트러스트 센터'는 디지털 자료 보존에 관심을 가진 시민단체들과 저명한 사회 인사들이 주축이 되어 몇 년 전에 결성한 것으로서 올 해에는 '정보트러스트 어워드'란 행사를 만들어 보존할 가치가 있는 인터넷 아카이브들을 찾아 수상하는 행사도 했더군요.

그런데 이곳에서 제가 받은 처음 느낌은 '풍성한 말의 잔치'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장 신문 기사에 나온 그 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조차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았고(아마 기자의 실수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나마 검색 엔진을 통해 찾은 그 단체의
홈페이지에 가서 보니 블로그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웹페이지가 거의 외국 스패머들의 놀이터가 되어 있더군요. 아마 디지털 자료를 보존하는 중요한 일에 신경을 쓰시느라 자신들의 웹페이지를 돌볼 시간은 없으신가 봅니다. 그런데 웬지 걱정이 되더군요. 2004년 'e하루 616' 프로젝트에서 기증한 자료가 제대로 보존은 되고 있는지...
이 단체에서는 2007년에 정보트러스트 어워드라는 행사를 통해 보존할 가치가 있는 인터넷 상의 아카이브들을 시상했고 앞으로 그 자료들을 보존하는데 많은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하더군요. 분명 중요한 일입니다. 정보 트러스트 어워드의 웹페이지에는 상을 받은 싸이트들에 대한 소개와 심사 방법, 심사평 같은 것들이 나와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그 행사를 통해 뽑힌 웹싸이트들도 대단히 훌륭하더군요. 이 웹 싸이트들을 제대로 보존하는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는 찾아 보기 힘들었지만 그건 전문가들의 일이니 소개하지 않으신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잘 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자료 보존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은 우리 나라에서 그런 숭고한 생각을 하신 분들이라면 그것을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정말  자손대대 우리 후손들이 그 소중한 자료들을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겠지요. 그러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문외한인 일반인들에게도 자료가 어떻게 보존되는지 알려주신다면 훨씬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곳에서 자주 언급하시는 미국의 Internet Archive 에 가보면 자신들이 수행하고 있는 자료 보존에 관해 약간의 정보는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을 안내하다 보면 일반인들도 자신의 자료를 저장하고 보존하는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결국 개개인의 자료가 이렇게 모이고 그 분위기가 사회 전체로 확대되다 보면 우리의 디지털 문화 유산도 오랫 동안 보존될 수 있겠지요.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인터넷 상의 자료들을 보존하는 일은 민간에서만 할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이 일은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나서서 추진해야 할 문제입니다. 인터넷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우리 나라는 남보다 먼저 각종 최신의 인터넷 기술을 정부 업무에 활용했고 또 그것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래서 각급 정부 기관은 물론이고 시,군단위의 행정 단체들까지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는 곳이 드물고 그것들을 이용해 많은 민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모든 시스템이 윈도우즈 사용자만을 위해 설계되었다는 문제는 제기하지 않더라도, 그 웹싸이트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정부의 활동들, 그리고 일반인들의 민원 사항 등은 잘 보존이 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전자 정부를 통해 발급된 각종 민원 서류들의 발급 기록들은 꼼꼼하게 관리되고 있겠지요? 청와대나 국회의 홈페이지는 현대통령 및 현재 국회에 관한 정보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홈페이지가 생긴 이래 역임한 전 대통령 시절의 정보나 이전 국회의 자료들도 어디엔가는 보존이 되어있겠죠? 인터넷 등기소에서 이루어지는 각 종 민원의 경우 자료의 보존은 물론이고 민원 업무를 수행하는 중에 일어날지 모르는 정전이나 기타 응급 상황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게 하시겠지요?그리고 이러한 모든 중요한 데이터를 한 지역의 한 건물에만 보관하는 초보적인 실수는 하고 계시지 않지요? 예전에 선조들이 실록을 만들고 전국의 몇 몇 산에 나누어 복본을 보관한 것은 전란이나 기타 천재지변으로 한 곳의 기록이 없어질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설마 그것을 잊고 계신 것은 아니겠죠?

비록 여러 가지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들려오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수많은 IT 전문가들의 능력을 믿습니다. 그리고 'e하루616' 프로젝트와 같은 뜻깊은 일을 기획하시고 또 그 행사에 참여하는 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존재하는 한 디지털 자료 보존에 관한 우리의 미래는 밝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수 많은 이용자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제공해주는 그 소중한 자료들을 'e하루616'을 기획하시는 분들께서는 잘 보존해 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의미있는 행사를 추진해 주신는 것에 다시 한 번감사드립니다. 이 행사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찾아 보십시오.

* 6월 16일, 내가 담는 하루가 역사가 된다. - e하루 616
by Clio | 2007/06/08 01:16 | 역사이야기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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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마스터 at 2007/06/08 09:50
결국 장기 보존을 위한 궁극적인 형태는 마이크로 필름이나 거기서 더 축소된 형태 등, 재질과 크기를 막론하고 자료내용을 그대로 출력한 것..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컴퓨터 파일을 비롯해서 별도의 해독수단이 필요한 매체는 확실히 본문에서 거론하신 시간위험이 크죠.
Commented by flowing at 2007/06/08 14:53
I think it's quite a fresh idea for internet users nowadays since the evolving methods and technology of computer science is rapid and soon forgettable. Sometimes I found myself looking at old JPG's stored in my 10 yrs old pc and laugh about it(most of them are screen-capture's of Win3.1, Win95) lol =)
Commented by Clio at 2007/06/09 05:39
마스터 님 / 저 역시 그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적어도 종이의 보존성은 이미 입증이 되었으니까요.

flowing 님 / wow, the win 3.1 sounds an ancient history now .. then the MS-Dos should be a prehistory. haha. I still remember an MS-DOS shell program called "M" or "Mdir". BTW, keep those JPG's which could be an important record in the future. Thanks.
Commented by 풋내기 at 2007/06/09 16:24
어릴적에는 종이에 편지쓰고 카드 보내던 추억이 있었죠. 몇십년씩 보존되는 이메일 계정이 없다면 지금의 인터넷세대인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어떤 추억을 가질 수 있을까요 ? 단기적인 문명의 이기가 장기적으로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디지털 치매세대를 만들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goose at 2007/06/10 16:07
daum에서 이런 것을 추진한다니 기특한 생각이 먼저 듭니다. Clio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06/10 16:48
풋내기 님 / '디지털 치매' 세대라는 말이 섬뜩하게 와 닿습니다. 그렇지요.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디지털 빙하 시대'가 결코 기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goose 님 / 저 역시 '다음'에서 이 일을 추진한다는 것이 신선하게 와 닿았습니다. 잘 되야 될텐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eharu616 at 2007/06/15 23:47
이하루 616 홈페이지를 띄워놓고, 리퍼러를 확인하던 중에 Clio님의 포스트를 찾아왔었습니다.
그 때는 인사를 남긴다는 것을 홈페이지 버그 확인하고, 수정하느라 마음만 남겨놓고, 글은 못남겨놓고 갔었어요.
Clio 님의 말씀처럼 이 데이터들을 어떤 포맷으로 어떻게 수정할지, 그리고 미래 기술을 예측하며 어떻게 호환하고, 보존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에요. (한편으로는 암담한 상황엔 미래에 또 어떤 이들이 나타나 [뷰어]같은 것이라도 만들어 주지 않을까, 그런 낙관적(?)인 생각도 하고 있어요) 좀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생각과 힘을 보태주시면 좀 더 용한 방법을 발견하고, 조직하고, 길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사치례가 아니라, 정말로 깊은 고민을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eharu616 at 2007/06/15 23:48
좀 더 많은 분들이 글을 나누어 볼 수 있도록 http://www.eharu616.org/trackback/5 여기로 트랙백을 보내주시지 않겠어요^_^?
Commented by Clio at 2007/06/16 05:12
eharu616 님 / 방문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처럼 소중한 일을 하시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보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만 일단 저장부터 하는 일이 우선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너무 늦기 전에 장기적인 보존에 대한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haru616 에 관계하시는 여러분들처럼 이 문제에 관심 가지신 분들이 많으시니 미래에 대해서는 저 역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수고 많이 하십시오. 트랙백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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