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오의 선택(2)-2003년 6월의 이글루스가 궁금하시다면?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종종 이제는 더이상 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에러 메시지들을 봅니다. 흔히 있는 일이니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자기가 꼭 찾는 정보가 바로 그 없어진 웹페이지에 있다면 정말 답답한 일이지요. 이럴 때 누군가가 그 웹페이지를 보관하고 있다가 보여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곳이 바로 그런 싸이트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요, 인터넷아카이브(Internet Archive)는 1996년에  만들어진 비영리 단체로서 디지털로만 존재하는 기록들을 연구자들에게 항구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기구로서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디지털로 생산된(Born Digital) 기록 뿐만 아니라 다른 매체로 만들어진 기록들도 디지털화하여 보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그것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Way Back Machine 이라는 이름의 검색 엔진에 인터넷 주소를 입력하시면 그 인터넷 주소의 과거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페이지들도 이곳을 통하면 보실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인터넷 상의 모든 웹페이지가 다 저장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저작권 문제가 제기되어  상당량의 자료들을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고 지금도 2달에 한 번씩 인터넷 싸이트들을 저장해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단지 이미지 파일로 웹싸이트의 스냅샷을 만들어 놓는 것이 아니라 링크까지 저장을 해 두었기 때문에 저장된 웹페이지에서 링크를 따라가면서 과거의 자료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물론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인터넷 아카이브에는 압축된 상태로 100 테라바이트(십만 기가 바이트) 이상의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고 초당 70 메가바이트 정도의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고 하는군요. 현재 인터넷 아카이브는 160 기가의 하드 디스크 4개가 장착된 150대의 컴퓨터로 운영이 되고 있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테이프 백업 장치를 통해 자료를 백업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자료들은 안전을 위해 몇 몇 지역에 분산되어 보관되고 있다고도 합니다.

제가 이곳을 소개드리는 이유는 물론 이곳을 통해 과거 인터넷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 이외에도 이 싸이트에서는 저작권이 소멸되었거나 저작권이 공공의 소유인(Public Domain) 다양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Web  Moving Images  Texts  Audio Software  Education  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보관 중인 자료들 가운데에는 흥미로운 자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Moving Images 자료실에는 영화 탄생 초기의 무성 영화나 미국 정부의 선전용 영화, 뉴스, 광고, 애니매이션 등 많은 필름 자료들이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고화질의 원본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아서 자신의 프로젝트에 이용할 수 도 있습니다. Audio 자료실에는 많은 가수들의 실황 공연과 오디오 북, 라디오 프로그램, Podcasting 등이 저장되어 있고 Texts 자료실에는 Gutenberg Project 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e-book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데이터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흥미롭게 보는 것은 Software 자료실에 있는 자료들인데요. 오래된 업무용 소프트웨어들이나 씨디 타이틀 그리고 고전 게임들도 있습니다. 이곳에서 지금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고전 게임이 Leisure Suit Larry 3 인데요. 아직 래리 시리즈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시나 모르겠습니다.^^ 무료로 다운받아 즐길 수 있습니다만 문제는 그것을 실행시킬 오래된 컴퓨터가 있냐 하는 것입니다. 에뮬레이터가 있으면 가능할런지 모르겠습니다.

Education 자료실에서는 교육 기관에서 촬영한 각 종 강좌를 인터넷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놀랍게도 북경 대학의 강좌 중 일부가 올라와 있더군요. 제 블로그에 자주 글을 남겨 주시는 한 분이 생각나 찾아 보니 중국 미술에 관한 강좌도 올라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상당수의 IT 관련 강좌를 온라인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꼭 한 번 씩 들러보십시오.

그럼, 이곳에 저장된 몇 몇 싸이트들을 구경해 볼까요.
첫번째 이미지는 1996년 3월의 야후 영어판 모습입니다. 간단하지요. 그 아래에 있는 1997년 12월의 한국어판 야후도 매우 소박한 것이 지금과는 비교되지 않습니다.
많은 이용자들의 자료와 함께 갑자기 사라져버렸던 네티앙의 1998년 11월 모습니다. 뉴스 링크를 따라가 보시면 그 때의 뉴스도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이글루스 4주년 기념 이벤트를 하는 것을 보고 혹시나 해서 이글루스의 예전 모습을 찾아 보니 있더군요. 그래서 아래에 몇 장을 캡쳐해서 옮겨봅니다.
2003년 6월의 이글루스 입니다.

이건 2004년 6월이구요.

2005년 12월의 모습입니다.


혹시 예전에 자주 방문했었는데 이제는 없어진 웹싸이트가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한 번 가셔서 추억에 잠겨 보시지요.
링크 : Internet Archive
by Clio | 2007/06/15 05:37 | 인터넷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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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사은 at 2007/06/15 07:23
자료를 버리는 것=정리정돈이라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드의 것들은 인터넷에, 그리고 인터넷의 것들도 쉽사리 버리곤 했었는데 그렇게 사라지게 두어버린 공간들과 자료들에 대해 안타까움이 종종 느껴지곤 합니다. 그래서 이 곳에, 자꾸 자꾸 들르게 되는 것 같아요. 보존 정신을 역시 더 길러야! :)
Commented by liesu at 2007/06/15 08:45
특별한 사이트네요. 가던 사이트 중에 없어진 곳들이 좀 있는데,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보노보노T at 2007/06/15 09:11
^^ 베이징 대학의 중국미술 강좌가 눈에 띕니다~^^ clio님 덕에 좋은 사이트를 알게 되었군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07/06/15 09:33
아~~ 전 래리3가 제일 땡기는 군요....

제일 처음한 성인 게임이... 래리 쓰리즈 였다는...ㅠㅠ;;;; 89년도 던가..... 90년도 던가....

esc키를 누르면..도스창으로 전환되어 버리던.....(회사에서 하다가 보스가 오면 누르가고해서 보스키라던가....)
Commented by 시엔 at 2007/06/15 10:09
와 이런게 있었네요 웬지 신기하고, 추억생각나는 데요 ㅎㅎ
Commented by 숲_suoop at 2007/06/15 10:25
몰래, 훔쳐보고 있었습니다. 이참에 링크 신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_^
Commented by 카시아파 at 2007/06/15 11:36
와....언제나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
Commented by 라벤더 at 2007/06/15 11:42
꼭! 타임 머신 탄 기분이였습니다. ^^
Commented by 풋내기 at 2007/06/15 11:49
법적 소송에서도 인터넷 아카이브를 활용해서 없어진 사이트에서 증거자료를 찾아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VIERE at 2007/06/15 20:25
예전에 만들었던 제 홈피 있나 찾아보았는데 ㅎㅎ 없더군요! 요즘은 서울의 모습들을 찍고 있습니다. 지금은 남산 시범아파트를 촬영하고 있는데 이곳이 사라지고 공원으로 바뀐다고 하네요...그저께는 세운상가가서 스케치 사진도 찍어오고....잘못된 것이라고 해서 모두 없애버리고 다시 만드것이 꼭 옳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름없는 사람들의 시간과 낡아버린 공간도 역사속에서 알게모르게 하나의 작용을 했을텐데요...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얻어만 가네요.
Commented by Clio at 2007/06/16 05:07
사은 님 / 무엇이든지 제대로 보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을 보존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남긴 흔적을 보존한다는 것은 역사를 쓰는 것과 같습니다. 과거의 일을 모두 적을 수는 없으니 결국 역사가는 자신이 판단하기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역사로 남깁니다. 내가 남긴 흔적 역시 그 모든 것을 보존할 수는 없으니 나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만 보존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것이 후대에 남기는 나의 역사가 될 겁니다. 여하튼, 사은님이 블로그에 올리시는 주옥같은 글들은 반드시 보존되어야 합니다. 아시죠?

liesu 님 / "인터넷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 이런 제목이 어울리겠습니다. ^^

보노보노T 님 / 찾으셨군요.^^ text 자료실을 찾아 보시면 20세기 초반에 출판된 중국 미술사 관련 책들도 한 두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닥슈나이더 님 / 앗, 래리 시리즈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군요. 저는 80년대 후반에 동생이 쓰던 컴퓨터에서 처음 그 게임을 보았습니다. 컴퓨터를 제대로 이용할 줄도 모르면서 사전 들고 찾아 가며 게임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엔 님 / 컴퓨터와 추억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만 한 번 가셔서 추억에 잠겨 보십시오.

숲_suoop 님 / 링크 감사합니다. 이제 훔쳐보시지 않으셔도 되네요. ^^ 캡쳐 해놓으신 예전 블로그 구경 잘 햇습니다.

카시아파 님 / 천만에요. 유용하게 잘 쓰시길 빕니다. ^^

라 벤더 님 / 저 역시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예전의 소박한 야후의 모습을 보면서 인터넷을 처음 시작할 때 생각을 했습니다. 96년 경에 제가 다니던 대학교 앞에 최초의 넷 까페가 생겼었지요. 지역 신문에도 기사로 소개되기도 했었는데 제가 아마 최초의 단골이었을 겁니다. 1996년의 야후를 보면 늘 그 때 기억이 납니다.

풋내기 님 /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용자 중의 한 분이 미국 독립 전쟁 시기 군인들의 군복 그림을 찾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특정한 책에 실렸던 군복 그림인데 그 책을 상호대차로 빌려올 만큼의 시간적 여유는 없었지요. 그 분 말씀이 예전에 뉴욕 주립 도서관에서 온라인 전시회를 열면서 인터넷으로 그 그림들을 보여주었다고 하시더군요. 물론 현재는 존재하지 않지만 이곳을 통해 그림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여러번 듣고 기분이 으쓱했었는데 그 이후로 점점 더 그 분이 찾는 자료가 많아지더군요. ^^

VIERE 님 / '이름없는 사람들의 시간과 낡아버린 공간도 역사속에서 알게모르게 하나의 작용을 했을텐데요" 하는 말씀을 읽으며 여러 가지를 생각했습니다. 그렇지요. 그리고 낡아버린 공간 속에서 살아온 이름없는 사람들에게 그 공간은 너무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겁니다. 역사를 생각하면서 사람들은 그것이 흔히 크고 거창한 이야기 그리고 힘 있고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수 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의 시간과 이야기들도 역사 속에 존재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바로 그 사람들의 기록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후손들이 알 수 없다는 것이지요.
VIERE 님이 남기시는 서울의 모습은 분명 소중한 자료가 되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종종 Flickr 라는 온라인 사진 공유 싸이트에 갑니다. 그곳에서 korea 1945 하는 식으로 검색을 하다 보면 누군가가 남긴 한국의 옛날 모습들이 보입니다. 그 사람들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그 사진을 보고 있는 저에게는 피사체 뿐만 아니라 그 배경까지 너무나 소중한 보물들입니다.부디 많은 사진찍으시고 잘 보존하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nacre at 2007/07/11 23:45
트랙백 타고 왔습니다 : ) 글 읽으면서 감탄했어요. 정말 깔끔하고 일목요연하게 인터넷 아카이브에 대해 정리하셨군요 ^-^ '이 글이 이오공감에 갔어야 하는데...'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웨이백에 정신이 팔려서, 여기서 보관하고 있는 각종 매체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인터넷 강좌까지 있었다니, 새로운 사실 많이 알고 갑니다 ^ㅁ^
Commented by Clio at 2007/07/12 04:27
nacre 님 / 트랙백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것들을 소개하고 공론화 해야 우리 나라 정부에서도 전자 자료 보존의 중요성을 알아차리지 않겠습니까? 다시 한 번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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