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  도서관  *  책소개  *  인터넷  *  역사  *  세상  *  음악  *  기타

미국에서 가장 바쁜 도서관
통계자료가 모든 것을 다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은 숫자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며칠 전 한 신문 보도를 보니 뉴욕 시티에 있는 퀸즈 공공 도서관이 미국에서 가장 바쁜 도서관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몇 년째이 분야에서 미국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도서관의 바쁜 정도를 보니 가히 놀랄만 했습니다. 도서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책을 대출하는 일이라고 볼 때, 지난 해 퀸즈 도서관에서 주민들에게 대출한 책의 수는 2천 2십만(20,200,000)권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책과 씨디, 비디오, 디비디 등이 다 포함된 숫자이겠지요. 엄청나지 않습니까? 그리고 퀸즈 도서관을 방문한 이용자의 수는 하루 평균 5만 5천 명이었다고 합니다.
퀸즈 도서관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엄청난 도서관 이용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퀸즈 도서관 시스템에 대한 지식이 약간 필요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뉴욕 시티는 다섯개의 자치구(borough)로 이루어져 있습니다.맨하튼, 브롱크스, 브룩클린, 퀸즈, 스탠튼 아일랜드가 그 다섯 개의 자치구인데요,  퀸즈 자치구에는 우리 한인들이 많이 사시는 플러싱이 있지요. 그래서 퀸즈 도서관 시스템은 이름이 말하는 것처럼 퀸즈 자치구를 담당하는 도서관들의 연합체입니다. 그리고 2천만권이 넘는 대출 수는 이 퀸즈 도서관 시스템에 속한 63개의 분관 전체의 수치를 합한 것이지요.

이러한 활발한 이용은 퀸즈 도서관이 제공하는 많은 서비스들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지역의 특성상 퀸즈에는 많은 이민 인구가 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는 이들을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소장 중인 600만건 이상의 자료 중에는  30개 이상의 다양한 외국어 자료들이 있습니다. 당장 홈페이지만 하더라도 한국어를 포함하여 6개 국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사시는 플러싱 분관에 가면 한국 책이나 잡지도 많이 있고 한국인 사서들도 근무하시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 위해 도서관을 찾습니다.
이러한 수치를 보면서 한국 도서관의 상황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자료를 찾아 보니 참 안타까운 모습이 보이더군요. 한국 도서관 혐회에서 발행하는 2006년 한국 도서관 연감에 따르면 서울 특별시에 소재하는 공공도서관의 숫자는 54개입니다.  그리고 그 54개의 공공도서관들로부터 2006년 한 해에 대출된 책의 숫자가 약 천 만권 정도입니다.

2000년 인구 조사에서 보고된 퀸즈 자치구의 인구가 220만명입니다. 물론 지난  7년 사이의 변화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겠지만요, 일단 220만명을 기준으로 잡고 그 곳에 소재하는 공공도서관의 숫자가 63개 입니다. 반면 2006년 한국도서관 연감에 따르면 서울시의 인구가 1000만명이 조금 넘고 그 곳에 있는 공공 도서관의 숫자는 54개 밖에 안됩니다. 그나마 서울이니까 이 정도이지 퀸즈 자치구와 비슷한 250만명의 인구가 사는 대구와 인천은 각각 13곳, 11곳의 공공 도서관이 있습니다. 부산이요?  인구 360만명에 공공 도서관 숫자는 24개 입니다.

이와 같은 도서관의 숫자 외에 도서관 예산에서도 큰 차이가 있는데요. 퀸즈 도서관의 2006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63개의 도서관에 한 해에 배정된 예산이 1억 6백 6십만 달러였습니다. 환율을 900원으로 계산해도 900억원이 넘는돈이지요. 반면 서울 특별시내 54개 도서관에 배정된 예산이 430억원(43,454,424,000) 이 좀 넘었습니다. 지금 제가 비교하는 수치는 서울 특별시와 뉴욕 시티가 아니라 서울 특별시 대 뉴욕 시티의 한 자치구 입니다. 뉴욕 시티에는 퀸즈 이외에도 맨하튼과 스탠튼 아일랜드, 그리고  브롱크스를 담당하는 New York Public Library system(87개도서관)과 브룩클린의  Brooklyn Public Library system(58개 도서관)이 있습니다.

미국 통계국의 기록에 따르면 2006년 뉴욕 시티 전체의 인구 추정치가 약 2천만 입니다. 큰 도시이지요. 그 도시에 있는 도서관의 수가 200개가 넘습니다. 뉴욕 시티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서울 특별시의 도서관 54개는 200여개에 비하면 너무 모자라는  것같지 않습니까?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서울시와 경기도 전체를 합해 보겠습니다. 서울시와 경기도 전체의 인구를 합하면 2천만명을 조금넘습니다. 그리고 경기도의 공공 도서관 80개를 더하면 도합 134개의 도서관이 됩니다. 여전히 뉴욕 시티에 비해 적습니다.그리고 그렇게 비교 한다면 뉴욕 시티 역시 인근 뉴 저지 주의 도서관을 합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우리 나라의 도서관 숫자가 적다는 것 이외에도 안타까운 것은 더 있습니다. 인구 대 도서관의 비율을 고려해서 생각한다면 서울 특별시에서 한 해에 대출되는 책이 퀸즈에 비해 많아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적습니다. 그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서울 특별시민들이 퀸즈 주민들에 비해 책을 적게 읽는다는 의미일까요?

사람들의 독서 습관도 중요하겠지만 도서관에서 어떤 자료를 갖추고 있는지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더 비교해볼까요? 서울 특별시의 54개 도서관에서 2006년에 자료 구입비로 지출한 예산이 50억이 조금 넘습니다.(5,090,569,000원) 반면 퀸즈 도서관에서 2006년 지출한 자료 구입비는 환율을 900원으로 잡고 90억원이 넘습니다. ($10,644,000) 서울 특별시와 퀸즈 자치구의 경제력이 그만큼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물론 여러 가지 다른 고려 사항들이 있어야 하겠지만 상황이 이렇고 보면 우리 도서관에서 근무하시는 사서 선생님들의 수고가  짐작이 됩니다.  그리고 열악한 도서관 환경과 사회적인 무관심 속에서 도서관 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정말 도서관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분들은 이용자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는 친절한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도서관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것은 극히 적은 일부의 예이고 대부분의 도서관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도서관은 봉사하는 곳이고 도서관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그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시고 실천하시는 분들이시니까요. 비록 만족할 만한 환경은 아니더라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이용해 주신다면 그곳에서 일하시는 사서 선생님들도 힘이 더 나지 않을까요? 그리고 좀더 나은 도서관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주신다면 "제가 시장이(혹은 구청장이, 아니면 대통령이) 된다면 이 지역의 도서관 수를 두 배로 늘이고 장서도 늘이겠습니다." 라고 공약하는 정치인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 퀸즈 도서관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드리는 정보입니다. 뉴욕 시티나 퀸즈가 아니더라도 뉴욕 주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은퀸즈 도서관의 이용자 카드를 온라인으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퀸즈 도서관에서는 우편으로 카드를 보내 주는데 이 카드가 있으면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해서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각종 온라인 자료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퀸즈 도서관에서는 특히 온라인으로e-book 이나 음악 그리고 영화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드가 있으면 집에서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지요. 퀸즈 도서관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십시오.  그리고 맨하튼에 있는 뉴욕 공공 도서관 역시 마찬가지로 뉴욕 주 거주 전체 주민들에게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이글을 위해 참고한 자료와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by Clio | 2007/08/19 16:53 | 도서관 이야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0)
트랙백 주소 : http://cliomedia.egloos.com/tb/141637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RSS는 공개되지 않습.. at 2007/08/19 17:17

제목 : 도서관 x 독서실 o
세상에서 가장 바쁜 도서관 집에서 5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기에 자주 빌리러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가도.. 열람실은 만원이더군요 .. :) 현재 안양시는 5개의 도서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석수, 만안, 호계, 박달, 평촌이죠 .. 현재 안양시 인구는.. 62만명입니다.. 1개 도서관당 12만명을 담당해야합니다 :) 평촌 도서관 장서 현황은 17만 6천권이군요.. 그런데 이런 책들이 어떻게 있을까요 'ㅅ'? ......more

Linked at Cliomedia : 도서관.. at 2008/03/12 01:35

... 요? 혹시 한국에서 돈을 쌓아두고 쓸 곳를 찾아 헤메시는 분들께 참고해 보시라고 몇 가지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뉴욕 시티에는 3개의 큰 도서관 시스템이 있습니다. 언젠가 소개해 드렸던 퀸즈 도서관 시스템이 있고 브루클린 도서관 시스템이 있습니다. 그리고 브롱크스와 맨하튼, 스탠튼 아일랜드에 걸쳐 도서관 서비스를 하는 것이 뉴욕 공공 도서관 시스템입니다. 다 ... more

Commented by astraea at 2007/08/19 18:01
놀라울지경이네요
단순 계산으로 1인당 도서대출만 10권이라니...-_-;
Commented by 속류히피 at 2007/08/19 19:27
정말 미국은 주변에서 공공도서관을 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게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부럽습니다.
"좀더 나은 도서관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주신다면 "제가 시장이(혹은 구청장이, 아니면 대통령이) 된다면 이 지역의 도서관 수를 두 배로 늘이고 장서도 늘이겠습니다." 라고 공약하는 정치인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
이 말씀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정치인의 수준은 정확하게 유권자의 수준이니까요.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아우라ny at 2007/08/20 03:22
^^..퀸즈 도서관 단골 애용자였던차라 로고만 보고 반갑네요..한국책, 잡지, 비디오, CD... 비교적 좋았어요..메릴랜드에 와서 보니 도서관자체 시설은 건물도 크고 훤씬 더 팬시한데...그런 이민자를 위한 서비스는 도저히 못 따라가지요..가끔은 낡은 퀸즈 라이브러리가 그리울 정도로요..
Commented by isanghee at 2007/08/20 05:06
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바로 신청해야겠어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7/08/20 10:08
아직도 퀸즈 도서관 카드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곳이였어요.
한국에서 도서관은 여전히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곳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08/20 22:56
astraea 님 / 그 숫자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었는데 말입니다. ...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우리는 1권이 채 못 됩니다. 그죠?

속 류히피 님 / 감사합니다. 예전에 그 사람에 대해 올린 글이 있었는데, 미국의 공공 도서관 인프라에 대해서는 20세기 초 강철왕 카네기의 역할이 크지요. 우리 나라에서도 그런 인물이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안타깝게도 유권자가 정치인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아우라ny 님 / 그러시군요. 일 때문에 몇 차례 플러싱 도서관에 간 적이 있고 개인적으로도 몇 번 그곳에 가 보았습니다만 갈 때 마다 놀라는 것은 도서관 로비가 마치 한국의 백화점 로비처럼 붐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도서관에 오던지요.... 그리고 서가에 진열된 한국 책과 잡지들을 보며 마치 한국에 있는 것 같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isanghee 님 / 저는 뉴욕 퍼블릭과 퀸즈 두 곳의 카드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종종 온라인 소스들을 이용하지요. ^^

marlowe 님 / 퀸즈 도서관을 방문하시는 marlowe 님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도서관도 점점 더 사람들에게 가까운 존재가 되리라 믿습니다.
Commented by 썬데이뉴욕 at 2008/01/04 14:56
저도 퀸즈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의 하나로서 굉장히 반갑고 자랑스럽네요. 저희 동네가 한인이 아주 많은 동네는 아닌데 한국책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참 놀랐었지요. ^^
Commented by Clio at 2008/01/07 08:59
썬데이뉴욕 님 / 아... 부럽습니다. 한국책들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계셔서...
Commented by 지나가다 at 2009/02/03 16:45
도서관 공무원들이 얼마나 땡보직인지 모르는구먼. ㅉㅉㅉ
Commented by Clio at 2009/02/05 11:18
본인이 하기 나름이겠지요. ^^

:         :

:

비공개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