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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네로

* 제가 좋아하는 이웃 블로그 주인장의 생일 선물로 드렸던 노래가 있습니다.  솔직하고 맑은 그 분의 글을 읽으면 웬지 모르게 이 노래가 생각이 나서 음악을 선물을 드렸었는데요. 이왕이면 다른 분들과도 같이 즐겨볼까 하여 이곳에도 소개합니다.

1970년에 한국에서 박혜령이라는 어린이가 불러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노래가 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겠지요. "검은 고양이 네로"라는 노래인데 저도 어린시절에 어른들이 시켜서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탔지만 노래를 하면 10원이라는 '거금'을 주겠다는 유혹에 빠져 종종 부르곤 했었지요.  춤까지 추면 10원을 더 얹어 주겠다고 했지만 그건 차마 못하겠더군요.^^ (이 노래와 관련하여 당시 '선데이 서울'이라는 잡지에 실렸던 기사를 링크합니다. 한 번 읽어 보십시오.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알려진 이 노래의 원곡은1969년 이탈리아에서 발표된 "Volevo Un Gatto Nero"라는 노래입니다. 1959년부터 이탈리아에서는 "제키노도로(Zechhino D'oro)"라는 이름으로 어린이 동요제를 매 년 개최했는데 1969년 이 대회에서 1등을 한 노래가 바로 빈첸자  파스토렐리(Vincenza Pastorelli) 라는 어린이가 부른 이 노래입니다. 당시 유럽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에도 바로 그 다음 해에 노래가 소개되었지요.

한국어 판에서는 네로가 고양이의 이름이 되었지만 이탈리아어에서 '네로(nero)'는 검은 색을 의미하는 형용사입니다. 그래서 Gatto Nero 라고 하면 검은 고양이라는 의미이지요. 노래의 제목은 "나는 검은 고양이를 원했는데" 정도 됩니다. 노래도 노래이지만 원곡의 가사 역시 재미있어 아래에 소개해 봅니다. 그리고 음악 파일도 올려봅니다.(음악 파일은 2 주 후에 지우겠습니다.)

Volevo Un Gatto Nero


Un coccodrillo vero, un vero alligatore
ti ho detto che l'avevo e l'avrei dato e te.
Ma i patti erano chiari: il coccodrillo a te
e tu dovevi dare un gatto nero a me.

진짜, 진짜 악어 한 마리, 그걸 네게 주겠다고 그랬쟎아.

하지만 우리 계약은 분명했어.

너는 악어를 가지고 대신에 내게는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주기로 했쟎아.


(후렴)

Volevo un gatto nero, nero, nero,
mi hai dato un gatto bianco ed io non ci sto più.
Volevo un gatto nero, nero, nero,
siccome sei un bugiardo con te non gioco più.

검은 고양이를 원했었는데 너는 하얀 고양이를 내게 주었고  난 이상 너를 참을 수가 없어.

검은 고양이를 원했었는데 더 이상 거짓말장이인 너와는 놀지 않을래.


Non era una giraffa di plastica o di stoffa:
ma una in carne ed ossa e l'avrei data e te.
Ma i patti erano chiari: una giraffa a te
e tu dovevi dare un gatto nero a me.

플라스틱이나 천으로 만들어진 기린이 아니라 진짜 살아있는 기린을 네게 준다고 했쟎아.

하지만 우리 계약은 분명했어

너는 기린을 가지고 대신에 내게는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주기로 했쟎아.

<후렴>


Un elefante indiano  con tutto il baldacchino:
l'avevo nel giardino  e l'avrei dato e te.
Ma i patti erano chiari: un elefante a te
e tu dovevi dare un gatto nero a me.

가마까지 달린 진짜 인도 코끼리 한 마리가 우리 정원에 있고 네게 그걸 준다고 했쟎아.

하지만 우리 계약은 분명했어

너는 코끼리를 가지고 대신에 내게는 검은 고양이 한 마리를 주기로 했쟎아.


I patti erano chiari: l'intero zoo per te
e tu dovevi dare un gatto nero a me.

Volevo un gatto nero, nero, nero, invece è un gatto bianco  quello che hai dato a me.
Volevo un gatto nero,  ma insomma nero o bianco il gatto me lo tengo e non do niente a te.

우리 계약은 분명했어 동물원 하나를 통째로 네게 주고 대신에 너는 내게 검은 고양이를 줘야만 했지

검은 고양이를 원했었는데 네가 내게 준 것은 하얀 고양이였어.

검은 고양이를 원했었는데,.. 검든 희든 고양이는 내가 가질거야 그리고 네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을거야.  


노래의 마지막까지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분명 이건 쌍방에서 계약을 위반하는 겁니다.^^ 어린이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마음이 잘 드러나지요?  "제키노 도로(Zechhino D'oro)"라는 이 대회는 아직까지도 매 년 개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1976년부터는 국제적인 대회로 확대되어 이탈리아 노래 절반과 외국 노래 절반이 대회를 통해 소개됩니다. 

아래에는  "제키노 도로(Zechhino D'oro)"에서 소개된 곡 중 가장 대표적인 노래라 할 수 있는 "Quarantaquattro Gatti (마흔 네마리의 고양이)"라는 노래의 동영상을 소개합니다. '검은 고양이 네로'의 동영상을 찾았는데 찾을 수가 없더군요. 하지만 Barbara Ferigo 라는 어린이가 부르는 이 노래를 들으시면 이 대회의 성격을 담박에 아실 수 있습니다. 긴 말 하지 않겠습니다.  일단 보십시오.


* 이 글을 위해 참고한 자료와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by Clio | 2007/08/30 14:14 | 음악 이야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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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미르기닷컴] 다음블로그 at 2009/06/01 14:52

제목 : 『검은 고양이 네로』 한국판, 일본판, 그리고 이탈..
처음 곡은, 1970년 1월에 lp로 발매되었는데 당시 6살이던 박혜령씨가 불러서 유명해진 『검은 고양이 네로』입니다. 사실 원곡과 일본판 모두 남자아이가 불렀는데, 한국판만 여자아이가 불렀습니다. 한국의 ......more

Linked at Cliomedia : 검은 .. at 2009/06/01 11:39

... 포스팅</a>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동영상 화면을 찾지 못했었는데 며칠전 유튜브에 올라온 1969년의 화면을 찾았습니다. 노래를 하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몇 번을 되풀이해서 보다가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여러분들과 같이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연결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참 살기 답답하고 힘들어도 제대로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nb ... more

Commented by midnight at 2007/08/30 14:18
우와.. 노래가 정말 재밌습니다. 목소리도 너무 귀엽구요ㅎㅎ
Commented by 카시아파 at 2007/08/30 14:25
우왕, 너무 귀여워요. >,.<
Commented by Clio at 2007/08/30 14:50
midnight 님 / 아이들의 귀여운 그 목소리는 언제들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카시아파 님 /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지요.^^
Commented by 暗雲姬 at 2007/08/30 15:12
와, 고마워요.
이 음악 파일은 가지고 있었는데 동영상의 노래는 처음 보네요.
가지고 갈께요.
딸내미한테도 보여줘야 하거든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7/08/30 17:25
예전에는 유럽,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 대중음악이 한국에서 인기 있었죠.
요즘은 너무 미국의 영향이 압도적인 게 아닌가 아쉽습니다.
반면 '한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 문화가 외국에 널리 알려지는 건 기분 좋지만, 뭐든 너무 일방적이면 좋을 게 없죠.
Commented by 여우비 at 2007/08/30 20:32
그런 가사였군요~ 그리고 네로가 혹시 검은,이라는 형용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해 보았어요. 스페인어를 배운 적이 있는데 negro 가 검은, 이라서요. 흐흐. 역시 그랬군요^^ 영상에 아가도 너무 귀엽네요. 저는 이 노래를... 한국의 유행가 통해서 알게 되었었는데; 이런 유구한 역사가 있는 줄은 또 몰랐네요. 많이 고맙습니다 :)
Commented by Shoo at 2007/08/30 21:13
크크 이번 방학동안에 이탈리아어를 배웠어요. 막 알거 같은 글씨에 발음에.. 기분이 좋습니다 히힛.
Commented by 라키난 at 2007/08/30 21:23
più 하는 부분이 참 귀엽네요. 노래는 들어본 적이 있는데 가사는 처음 봤어요. 우리나라 가사랑은 아주 딴판이네요. 잘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흑인을 비하해서 부르는 말이 니그로라고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게 negro에서 비롯된 걸까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단어라 어디서 나온 건지 궁금했었거든요.
Commented by 자하 at 2007/08/30 22:18
와.. 재미있어요 +_+ '네로'가 워낙 많이 등장해서 그냥 고양이 이름이겠거니 했는데 '까만 고양이를 주기로 했는데 흰 고양이를 줘서' 분노(?)한 거였군요. 이렇게 원곡 가사 보니까 좋네요. 노래도 너무 귀엽게 부르고...
Commented by Clio at 2007/08/31 05:23
暗雲姬 님 / 맨 아래에 소개한 노래는 주인이 없는 마흔 네마리의 고양이들이 빈 집에 모여 회의를 하는 내용입니다. 따님이 좋아해야 할텐데요....

marlowe 님 / 동감입니다. 지금 우리의 음악은 너무 미국 위주이지요. 예전에 칸소네나 샹송이 한국에서 인기가 있었던 것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만 이탈리아나 프랑스 사람들과 우리 한국인의 정서가 비슷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우비 님 /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그리고 루마니아어까지 이른바 로망스어 군에 속하는 언어들은 매우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하나를 배우고 나면 다른 언어들도 배우기 쉽지요. ... 그러고 보니 같은 제목의 유행가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Shoo 님 / 그러셨군요. 처음 시작할 때가 좀 힘이 들지만 참 재미있는 언어이지요. 발음하기도 쉽고... 듣기 좋은 칸소네로 이탈리아어 공부하셔도 참 재미있답니다.

라키난 님 / 아마 어원은 검다는 의미의 라틴어 niger 일겁니다. 그것이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에서 Negro 로 변형이 되고 아프리카로부터 미국에 노예들을 공급하던 유럽 노예 상인들을 통해 미국에 전해지게 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1960년대의 흑인 민권 운동 시기를 거치면서 Black 이라는 말로 바뀐것 같습니다. 물론 여전히 Negro 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요.

자하 님 / 검은 고양이를 안줘서 많이 화가 난 것 같지요. ... 저는 흰 고양이가 더 예쁠것 같은데 말입니다... 어린이의 목소리와 노래가 너무 천진난만하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래서인지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kristine at 2007/08/31 08:25
정말로 클리오님 글을 보면 다시 이탈리아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유혹이 듭니다. 요즘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드네요. 다른 말로 오페라를 다시 열띠미 듣기 시작했다는 소리입니닷.
Commented at 2007/08/31 10: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09/01 02:44
kristine 님 / 오페라에 쓰이는 이탈리아어들은 참 시적이지요. 예전에 단테의 신곡으로 이탈리아어를 공부한 영국인 아저씨를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놀랍더군요. 그리고 그 분의 입에서 나온는 이탈이라어는 마치 13-4세기에 피렌체에 살았던 사람이 환생한 듯한 이탈리아였습니다. 베르디와 로시니 그리고 푸치니의 작품으로 이탈리아어를 공부하면 이탈리아가 막 독립이 되었던 19세기 말의 이탈리아어를 배우실 수가 있겠군요. ^^

비공개 ㅋ 님/ 그렇습니다. Volere 라는 동사의 1인칭 불완전과거(passato imperfetto) 시제입니다. Io volevo, Tu volevi, Lei voleva 이런 식으로 변화하지요. 과거에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일이나 과거에 한 동안 계속되었던 일 등을 표현할 때 쓰입니다. 과거에 내가 검은 고양이를 원했던 것은 찰나의 일이 아니라 오래 지속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쓰지요.
Commented by 촤언줍 at 2007/10/26 14:46
한글은 없뎅..
Commented at 2008/02/14 20:2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김윤아 at 2008/06/17 18:19
한글은 없네요..... 한글이 있었으면 더 좋겟고 한글로 노래 나온거 올렷으면 좋앗을 텐데......
Commented by Clio at 2008/06/18 10:45
안타깝게도 한글 노래는 찾을 수가 없더군요. ^^ 혹시 찾게되면 연결하겠습니다.
Commented by zzz at 2009/07/06 02:07
이거 개인소장은 못하나여?
Commented by Clio at 2009/07/07 03:18
유튜브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는 방법이 대해 설명하신 분들이 많이 있군요. 아래의 링크를 한 번 살펴보십시오.
http://www.google.com/search?hl=en&client=firefox-a&rls=org.mozilla%3Aen-US%3Aofficial&hs=o8s&q=%EC%9C%A0%ED%8A%9C%EB%B8%8C+%EB%8B%A4%EC%9A%B4%EB%A1%9C%EB%93%9C&aq=f&oq=&a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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