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잠들지 말라! 이제 대가가 평화롭게 잠이 들었으니..."
저는 음악에 대한 파바로티의 열린 모습 때문에 파바로티를 더욱 좋아합니다. 90년대 이후 전세계의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유명한 대중 음악인들을 자신의 본거지인 모데나로 초청하여 클래식과 팝을 아우르는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고 참 놀랐고 신선하다는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어려운 이들을 도우려는 생각을 하는 것도 물론 대단한 일이지만 정장을 입고 심각한 표정으로 듣는 일견 고상해 보이는 고전 음악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관객들 앞에서 노래하고 또 본인도 그것을 진정으로 즐기던 그 공연을 보면서 "그래 저것이 진정한 음악인의 모습이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가끔 고전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대중 음악인들과 어울려 음반을 내고 공연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만 그것 때문에 고전 음악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따돌림을 당했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음악에 고급과 저급을 따진다는 것이 우스운 일이지요. 사람의 마음에 위안을 주고 휴식을 주는 것이라면 그것이 고전 음악이든 대중 음악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아래의 동영상을 한 번 보십시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랩퍼인 조바노티(Jovanotti)와 파바로티가 1995년에 한 무대에 서서 부르는 노래입니다. 조바노티는 자신의 히트곡인 "랩 세레나다(Serenata Rap)"를 부르고 파바로티는 레온카발로가 작곡한 노래 "마티나타(Mattinata,아침의 세레나데)"를 부릅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음악이 너무나 잘 어울리고, 복장에서부터 천지 차이가 나는 두 음악인이 음악을 통해 하나가 됩니다. 랩 음악의 비트에 맞추어 큰 덩치를 살짝, 살짝 움직이는 파바로티의 모습이 귀엽다고나 할 까요. 저는 바로 그런 모습 때문에 파바로티를 좋아합니다.
이처럼 열린 마음을 가진 음악인이 세상을 달리 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픕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파바로티의 죽음이 알려진 이후 제가 자주 가는 여러 이웃들의 블로그에서 파바로티에 대한 글을 많이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끼리끼리',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는 걸까요?^^ 아래에는 다른 분들이 많이 올리신 "Nessun Dorma"를 가사와 함께 올려봅니다. 대충 급하게 변역을 했는데 이 오페라의 전체 줄거리는 링크 를 참고 하십시오. 줄거리를 아시고 노래 가사를 보시면 노래의 의미가 더 잘 전달되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유명을 달리했지만 파바로티는 영원히 밤 하늘에 빛나는 별로 제 마음에 남아 있을 겁니다.
Nessun Dorma!
Nessun dorma! Nessun dorma!
guardi le stelle che tremano d'amore e di speranza...
아무도 잠들지 말라. 아무도 잠들지 말라.
오 공주여 당신도 차가운 방에서 희망과 사랑에 떨고 있는 별들을 보시오.
Ma il mio mistero è chiuso in me,
il nome mio nessun saprà!
No, no, sulla tua bocca lo dirò, quando la luce splenderà!
Ed il mio bacio scioglierà il silenzio che ti fa mia.
하지만 나의 비밀은 내 속에 감추어져 있고
내 이름은 아무도 모를 것이오.
아니, 아니, 그 빛이 다시 불타오르면 당신의 입에 그것을 말하리니.
그러면 나의 키스는 당신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주는
그 침묵을 녹여버릴것이오
(코러스)
Il nome suo nessun saprà...
E noi dovrem, ahimè, morir, morir!
그의 이름은 아무도 모를 것이니..
그리고 우리는 아... 죽어야만 할 것이니, 죽어야만 할 것이니...
Dilegua, o notte! Tramontate, stelle! Tramontate, stelle!
All'alba vincerò! Vincerò! Vincerò!
밤아. 사라지거라. 별들아. 너희들도 이지러지거라.
새벽이 되면 나는 승리하리니, 승리하리니.




덧글
marlowe 2007/09/07 16:02 # 답글
休, 또 하나의 별이 졌습니다.
이방인 2007/09/07 17:17 # 답글
고등학생일때 '파바로티와 친구들'이라는 제목의 공연실황을 보고 저도 그에대해 조금 알게 되었었죠. R.I.P 입니다.
shaind 2007/09/07 18:02 # 답글
RIP 이제 "nessun dorma"는 음반으로밖에 들을 수 없겠군요.
kristine 2007/09/07 19:41 # 답글
아직도 못믿겠습니다. 다른 거장들이 가셨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그런가부다 했는데... 그의 웹사이트에서 그의 사진을 보는 순간 눈물이 울컥...
pacifica 2007/09/07 22:07 # 답글
전설과 동시대에서 호흡할 수 있었다는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Clio 2007/09/08 00:28 # 답글
marlowe 님 / 그런데, 새로이 떠오르는 별들은 사라지고 있는 별들만큼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이방인 님 / 그러고 보니 이탈리아어로도 R.I.P (Resta In Pace) 로군요.
shaind 님 / 안타까운 일이지요. 어쩌면 그렇게라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kristine 님 / 죽음이라는 것과 파바로티의 미소를 연결시키기가 힘이 듭니다.
pacifica 님 / 어쩌면 우리 세대의 행운이었다고나 할까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7/09/08 01:2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2007/09/08 19:08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7/09/09 08:22 # 답글
비공개 ㅇ 님/ 세 사람이 같이 노래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다른 두 사람은 정말 열심히 진지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노래에 쏟아 붓는 것 같은데 파바로티는 언제나 여유있게 자신의 음악을 즐기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저도 파바로티를 더 좋아하지요. 늘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7/09/09 22:5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LaJune 2007/11/01 09:28 # 답글
.........별로 실감하고픈 일이 아니어서 그간 언급을 회피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전 신랑이 '파바로티 포에버'라는 걸 사들고 왔습니다. 그걸 보니까 그제사 실감이 나대요. 정말 이 거인이 떠나버렸구나.... 하고요.
Clio 2007/11/03 13:05 # 답글
LaJune 님 / 맞습니다. 저 역시 생각하고 싶은 일이 아닙니다. 과연 파바로티를 능가하는 아니 파바로티 만큼이라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테너가 다시 나올지 의문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