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까지 차오르는 진흙탕 빠져서-피터 시거
1919년 뉴욕 시티에서 태어난 피터 시거(Pete Seeger)는 1960년대 나타난 미국의 포크 음악 리바이벌을 이끈 선구자와 같은 음악인입니다. 이미 1940년대부터 가수로 활동을 해서 많은 히트곡을 남겼지만 그가 작곡한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 이나 "If I Had a Hammer" 그리고 "Turn Turn Turn" 같은 노래들은 다른 가수들에 의해서 불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피터 시거의 음악 중에는  특히 1960년대 벌어진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참여 의식이 강한 노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Waist Deep in the Big Muddy" 라는 노래는 피터 시거 본인 스스로 참 좋은 노래라고 여길만큼 여러가지 메세지를 담고 있는 노래입니다.

피터 시거가 이 노래를 작곡은 것은 1967년경이었다고 하는데  베트남 전이 한창이던 당시에 그는 하루라도 빨리 이 노래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했지만 레코드 회사에서는 노래가 담은 메세지 때문에  레코드 발매를 한마디로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한 텔레비전 쇼에 나가서 이 노래를 불렀다고 하는데 그나마 첫 방송에서는 이 노래가 잘려나갔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마침내 1968년에 이 노래를 방송에서 부를 수 있었고 약 7백만명 정도의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들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노래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1942년 어느날 밤 일개 소대의 군인들이 루지애나에서 훈련을 하던 도중 늪지대를 통과해서 부대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허리까지 차오른 진흙을 헤치고 나가던 군인들에게 장교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다 보면 마른 땅이 나오고 부대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더 이상의 전진이 어렵다고하는 상사에게 이 장교는 과감하게 나가라며 자신을 따르라고 하고는 먼저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러다가 장교가 가장 먼저 물에 빠져 죽습니다. 이에 상사는 부하들을 뒤로 물리고  장교의 시신을 찾아냅니다.

이 이야기를 전하며 피터 시거는 1960년대로 다시 돌아와서 신문을 읽으면 그 때의 기억이 되살아난다고 노래합니다. 우리는 지금 허리까지 차오르는  진흙탕에 빠져있다고 말입니다. 이 노래에서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바보가 그저 밀고 나가라고 말해지(
And the big fool said to push on.)" 라는 후렴구였는데 비록 노래에서는 당시 대통령인 존슨 대통령의 이름이나 베트남을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듣는 사람은 누구나 그 노래의 의미를 알 수 있었지요.

이 노래가 이후에 벌어진 베트남전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노래에서 피터 시거가 던지는 메세지는 4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고  더욱 절실하게 와닿는다는 사실입니다. 바보가 제시하는 길을 따라가는 수많은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고 또 그 병사들의 발에 아무 영문도 모르는 채  또다른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언제나 이 미친 짓이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아래에 노래 가사와 함께 1968년 피터 시거가 출연한 방송 장면을 올려봅니다.    

* 이 글에서 사용된 이미지는 Wikipedia 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리고 이 노래와 관련한 이야기는 1983년 Pete Seeger가 남긴 How Waist Deep in the Big Muddy Finally Got on Network Television in 1968 란 글을 참조했습니다.

Waist Deep In The Big Muddy

It was back in 1942.
I was a member of a good platoon.
We were on maneuvers in Lou'siana one night by the light of the moon.
The Captain told us to ford a river.
That's how it all begun.
We were knee deep in the Big Muddy, And the big fool said to push on.

The Sergeant said, "Sir, are you sure this is the best way back to the base?"
"Sergeant, go on, I've forded this river about a mile above this place.
It'll be a little soggy, but just keep sloggin'. We'll soon be on dry ground."
We were waist deep in the Big Muddy, And the big fool said to push on.


The Sergeant said, "Sir, with all this equipment, No man will be able to swim."
"Sergeant, don't be a Nervous Nelly," The Captain said to him.
"All we need is a little determination. Men, follow me. I'll lead on."
We were neck deep in the Big Muddy, And the big fool said to push on.


All at once the moon clouded over. We heard a gurglin' cry.
A few seconds later the Captain's helmet was all that floated by.
The Sergeant said, "Turn around, men. I'm in charge from now on."
And we just made it out of the Big Muddy With the Captain dead and gone.


We stripped and dived and found his body stuck in the old quicksand.
I guess he didn't know that the water was deeper than the place he'd once before been.
Another stream had joined the Big Muddy about a half mile from where we'd gone.
We were lucky to escape from the Big Muddy When the big fool said to push on.


Now I'm not going to point any moral — I'll leave that for yourself.
Maybe you're still walking, you're still talking, You'd like to keep your health.
But every time I read the papers, that old feeling comes on,
We're waist deep in the Big Muddy. And the big fool says to push on.

Waist deep in the Big Muddy, The big fool says to push on.
Waist deep in the Big Muddy, The big fool says to push on.


Waist deep, neck deep,
Soon even a tall man will be over his head.
We're waist deep in the Big Muddy,
And the big fool says to push on.

by Clio | 2007/10/01 15:46 | 음악 이야기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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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시퍼렁어 at 2007/10/01 16:43
넘치는 인구수를 조절하는 수단이 전쟁이라는 폭력적 수단에서 기아,질병이라능 경제적 수단 그리고 점차적으로 임신거부 솔로등의 사회적 수단으로 변하는 느낌이에요...
Commented by maybe at 2007/10/01 20:49
항상
좋은 글, 좋은 음악 소개...
감사할 따름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10/03 05:52
시퍼렁어 님 / 시퍼렁어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어쩌면 그 모든 것 역시 인간의 본능 혹은 자연의 작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maybe 님 /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백발소년 at 2007/10/09 12:34
그리고보니 피트 시거옹께서는 아리랑을 영어로 개사해 부른다던가
인터내셔널가를 프랑스어로 부르는 등의 재밌는 시도도 몇 번 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창작열은 대단하시지만, 지나치게 다작이시라 음반을 고를 수가 없다는 점에선 좀 곤란....
Commented by Clio at 2007/10/10 00:06
백발소년 님 / 피트 시거옹께서는 거의 전세계 각국의 전통 음악을 불렀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포크 음악을 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요. 대단한 분입니다 좌우지간. 제가 살고 있는 올바니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신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이 지역의 행사, 특히 허드슨 강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행사에 참가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머러스하고 날카로운 말솜씨를 자랑하고 계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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