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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질문자는 증언자의 말을 잘 들어주는 좋은 청취자(Good Listener) 가 되어야 합니다. 질문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증언자의 말을 잘 들음으로서 증언자가 더욱더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통해 질문자와 증언자 사이에서 신뢰 관계가 생기게 됩니다. 아울러 증언 내용을 잘 듣다 보면 그 속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질문거리를 발견할 수도 있고 그 증언을 토대로 더 깊은 내용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증언자와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증언자의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증언을 듣는 동안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증언자의 얼굴을 보고 눈을 맞추는 것, 혹은 "아! 예. 그랬군요." " 흥미롭습니다." 등등의 말로 증언 내용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정말 증언자가 하는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괜찮겠지만만일 의식적으로 이와 같은 반응을 보여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신중하게 하십시오. 예를 들어 증언자가 열심히 이야기 하고 있는 도중에 뜬금없이 "아 그렇군요." 하고 건성으로 응대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킵니다. 적절한 때를 골라서 증언자의 말에 동의한다는의미의 말이나 몸짓 혹은 손짓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메모장을 앞에 놓고 중요한 단어가 나오면 적어 놓거나 증언내용에서 생각나는 추가적인 질문 사항을 다시 적어두는 것은 나중에 질문 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증언자가 말하고 있는 내용을 신중하게 듣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주의하실 것 중의 한 가지는 증언자가 하는 대답에 호응을 하되 그 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는 기색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 예, 저도 그 이야기 들었습니다." 라고 하면 이미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에게 증언자가 다시 이야기할 이유는 없어지지요. 설사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듣다 보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약간은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그 속에서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증언자와 질문자가 서로 다 잘 알고 있는 이야기, 그리고 서로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이야기에 대해서조차 처음 듣는 듯한 반응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구술사 인터뷰를 처음 할 때에는 정말 떨립니다. 녹음기 앞에서 질문을 받는 사람도 긴장이 되지만 질문을 하는 사람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를 통해 물어볼 내용을 생각하랴, 녹음 장비 챙기랴, 그 와중에서 혹시 증언자가 불편해 하지 않는지 신경을 쓰다 보면 정말 긴장됩니다. 제가 처음 구술사 인터뷰를 했을 때 녹음한 것을 지금 들어보면 목소리가 심하게 떨리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들립니다. 처음 인터뷰인데다가 영어로 해야 하는 인터뷰였으니 더 떨렸지요. 다행히 대답을 해 주시는 분이 너무 친절하셨고 또 할 이야기가 많은 분이셨기 때문에 쉽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만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진땀이 흐릅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과 함께 미리 인터뷰 연습을 해 보십시오. 물론 가족을 상대로 인터뷰 할 때에는 상대적으로 긴장이 덜 할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집안의 큰 어른을 상대로 인터뷰하는 것이 쉽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연습을 통해 인터뷰 장비에 더욱 익숙해 질 수 있고 인터뷰에 가장 좋은 상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전에 미리 질문할 내용을 준비하십시오. 하지만 질문지를 미리 만들어간다던가 인터뷰를 할 때, 준비해 간 질문 내용을 그대로 읽는 일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인터뷰가 너무 딱딱해지고 공식적인 것으로 변해서 증언자가 편안한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풀어내는 증언을 듣기가 힘들어 집니다. 질문할 내용을 대충 분야 별로 미리 준비하고 메모를 가져가되 인터뷰 시에는 상황에 맞게 질문 내용이나 질문하는 방식을 바꾸는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터뷰를 시작할 때 사용할 한 가지 질문 정도는 확실하게 만들어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슨 질문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얼굴만 마주보고 멍하니 있는 것 보다는 확실한 질문을 한 가지 던짐으로서 증언자가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하고 증언자가 하는 이야기를 토대로 해서 추가적인 질문을 엮어 나가면 훨씬 자연스럽지요. 그리고 질문할 분야가 몇 가지 있다면 화제를 바꾸어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질문을 시작할 때 사용할 질문을 한 가지씩 준비해 놓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 2007년 10월 9일 오후 3시, 저 홍길동은 할어버니 판 자 서 자 어른을 모시고 할아버지께서 살아오신 지난 날에 대해 인터뷰합니다. 인터뷰 장소는 할아버지 댁 사랑방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혹시 녹음한 테이프가 아무런 관련 자료없이 따로 돌아다니더라도 그것을 듣는 사람들은 누가 질문을 하고 누가 증언을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를 녹화할때에도 마찬가지로 질문자가 이렇게 인터뷰에 대한 소개를 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인터뷰 시작 후 최초의 질문은 증언자의 인적 사항을 묻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서 다시 한 번 증언하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기록해 놓는 것이지요. 질문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할 수 있지만 가능하다면 "열린 질문(Open Ended)"을 하십시오. 열린 질문을 한다는 것은'예' '아니오' 혹은 짧은 답이 나오는 질문이 아니라 좀더 폭 넓고 깊은 대답이 나오도록 하는 질문을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학교 시절 친구들과 사이가 좋으셨습니까? "라는 질문이 아니라 "학교 시절 친구들과 사이는 어떠셨는지 좀 말씀해 주십시오." 라고 하던가 "중학교 시절 교복은 무슨 색깔이었습니까?" 가 아니라 " 중학교 시절 교복에 대해 좀 말씀해 주시지요." 라고 하는 식의 질문을 말합니다. 두 가지 종류의 질문을 비교해 보면 어떤 대답이 나올지 확연한 아시겠지요.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짧은 답을 요구하는 질문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셨을 때가 몇 년도였지요?"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미리 대답을유도하거나 대답의 범위를 제한하는 질문은 하지 마십시오. "전쟁 중에 참 힘드셨을텐데요, 전쟁 때 이야기를 좀 해주시지요." 라고 질문하면 증언자는 힘들었던 이야기만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미리 전제를 하지 말고 그냥 "전쟁 때 이야기를 좀 들려주십시오." 라고 질문을 하는 것이 훨씬 더 다양한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질문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질문자와 증언자 사이에서 관계가 형성된 이후에 하십시오. 일제 식민지와 한국 전쟁 그리고 그 후의 많은 비극적인 사건들을 겪은 우리 한국의 현대사를 경험하신 분들에게 정치와 연관된 이야기는 아직 조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쟁 중 있었던 비극적인 이야기들은 아직까지도 그 분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을 수 있고 또 감추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가족 중의 일원이 질문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이야기들을 쉽게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가족들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못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융통성을 가지고 상식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맞습니다. 반드시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질문은 한 번에 한 가지 씩만 하시고 증언자의 대답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은 질문자의 입으로 다시 한 번 되풀이 하여 그것이 맞는지 확인을 하십시오. 예를 들면 "그러니까 좀 전에 하신 말씀은 비록 일본군에 징집되어 고향을 떠났지만 채 한국을 떠나기도 전에 해방이 되었다는 말씀이지요? "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질문과 답변이 쉬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이사이에 약간의 침묵 시간을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답변을 재촉하지 마시고 질문을 하셨거든 증언자가 답변을 할 때까지 잠시 기다리십시오. 그렇게 침묵하는 동안 증언자는 찬찬히 자신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답변을 들었다고 해서 바로 다음 질문을 하지 마시고 잠시 시간을 두십시오. 이 시간에 질문자는 증언자의 답변 내용을 다시 생각하면서 추가적인 질문 거리를 찾을 수도 있고 증언자 역시 혹시 빠트린 내용이 없는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질문자가 증언자의 답변을 듣고 잠시 침묵하는 것은 그 답변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 때 친구 녀석의 키가 나보다 요만큼 더 컸지." 라고 하면서 손으로 대충 키 차이를 보여줄 때, 이것만 녹음을 하면나중에 인터뷰 현장에 있지 않았던 사람들이 들을때는 '요만큼'이 얼마만큼인지 알 도리가 없습니다. 그럴 때는 " 한 10 센티쯤 차이가 났다는 말씀이지요?" 라고 확인 질문을 하여 녹음 내용만 듣는 사람들에게도 제대로 정보가 전달되도록 해야 합니다.녹화하는 경우에라도 길이나 넓이 같은 시작적인 정보들은 가능하다면 정확한 수치나 색깔 혹은 모양으로 언급이 되도록 질문을 하셔야 합니다. 질문할 내용에 대한 대답을 다 듣고 인터뷰가 끝난 것 같더라도 바로 끝을 내지 말고 가벼운 대화를 이어가며 증언자가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물어 보십시오. 종종 인터뷰 중에는 미처 이야기 하지 못 했던 것을 나중에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공식적인 인터뷰가 일단은 끝났다는 안도감에서 새로운 시각의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 그것이 의외로 중요한 이야기 일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녹음기를 멈추었다면 양해를 구하고 다시 녹음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으십시오. 이 외에도인터뷰 과정에서 생각해야 할 것들을 많이 있습니다만 미처 이야기 드리지 못 하는 내용은 이 시리즈 말미에 소개해 드릴 책이나 웹싸이트들을 참고하십시오. 아래에는 가족이나 친척들을 대상으로 하는 구술사 인터뷰에서 하면 좋을 질문들을 분야별로 몇 가지 뽑아봤습니다. 그저 참고로 보십시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각자의 가족 상황에 맞는 질문들을 만들어 보십시오. 저는 일단 주제별로묶어 봤읍니다만 이것은 전적으로 저의 개인적인 취향일 뿐입니다. 아래에 나열된 질문들을 시간이 흐르는 순으로 묶어 볼 수도있겠지요. 그리고 질문자가 알고자 하는 내용에 따라 할 수있는 질문은 무한대로 많습니다. 탄생과 고향에 관한 질문, 이름과 어린 시절의 기억, 어린 시절의 놀이나 장난감은 무엇이었는지, 옷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음식은 무엇을 먹었는지, 학교 시절의 기억, 공부한 학교는 어디인지? 어떤 과목을 좋았했는지, 선생님과 학교 건물을 비롯한 교육환경은 어떠했는지,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직장과 일에 관한 질문들, 남자의 경우라면 군대에 관한 기억, 취직 과정, 직장에서의 승진이나 이직 등에 관한 질문) 가족에 관한 질문들 증언자의 부모 혹은 조부모에 관한 기억, 형제, 자매, 그리고 부모에 대한 기억, 어린 시절의 가족 생활, 배우자를 만나고 결혼한 과정, 결혼식은 어떠했는지, 신혼 살림은 어떠했는지, 자녀의 출산에 관한 기억, 가족에게 일어난 특별한 사건이 있다면 그것에 관한 질문들. 사회의 전반적인 모습과 관련된 질문들 젊은 시절의 유행은, 당시 젊은이들이 즐겨하던 놀이, 즐겨듣던 음악, 즐겨 입던 옷은 어떠했는지, 일제 시대를 기억하시는분들이라면 당시의 사회 모습, 한국 전쟁과 전쟁 후의 사회 모습, 6,70년대 국내에서 나타난 사회적인 변화에 대한 기억(새마을 운동, 근대화, 남북간의 긴장과 화해 분위기 등등 ) 역사적인 사건과 관련된 질문들 이 주제에 속하는 질문으로는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증언자의 위치, 관련된 경험, 느낌 등이 질문이 포함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위에서 말씀 드린 것 처럼 주의를 기울여서 질문해야 할 부분입니다. 의외로 증언자의 상처를 건드릴 수도 있고 아직까지 민감하게 생각하는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억들도 기록을 해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큰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 묻힐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보존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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