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이동 도서관
10세기 경 페르시아 지역을 다스렸던 압둘 카쌈 이스마엘이라는 사람은 책을 무척 사랑한 사람이었나 봅니다.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11만 7천 권의 책과 떨어지기 싫어서 여행을 떠날때면 400여마리의 낙타 등에 그 모든 책을 싣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리고 책들은 알파벳 순으로 분류하여 낙타 등에 실었고  낙타들은 알파벳 순으로 열을 지어 움직이도록 특별하게 훈련이 되었다고 하는군요.
 

이 사람만큼 많은 책을 나르지는 않지만 아프리카의 케냐에는 낙타를 이용한 이동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마샤 해밀턴(Masha Hamilton)의 소설 "낙타 이동 도서관(The Camel Bookmobile)"은 바로 이 케냐에 실제로 존재하는 낙타 이동 도서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쓴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서는 아프리카 오지의 이동 도서관을 돕기 위해 아프리카로 직접 떠나는 미국인 사서가 등장하고 구석구석에 떨어진 작은 마을에까지 책을 싣고 나타나는 낙타 도서관과 그렇게 전해지는 책들을 기다리고 있는 마을의 선생님과 소녀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낙타 도서관의 유일한 규칙은 만일 책을 제대로 반납하지 않으면 다시는 그 마을에 낙타 도서관이 방문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소설 속에서는 책을 빌려간 누군가가 책을 반납하려 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한다는군요. 이러한 스토리와 함께 이 책에서는 서구의 현대적인 가치관과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가치관들이 충돌을 하며 벌어지는 일들이 흥미롭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직접 케냐에 가서 낙타 이동도서관이 운영되는 모습을 보았다고 하는데 낙타 등에 실린 책을 반갑게 맞이하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아울러 얼마 되지 않은 책으로 힘겹게 운영되고 있는 낙타 도서관의 상황을 보고 나서 이 도서관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지요. 그래서 올해 초에 자신의 책이 출판되는 것과  때를 같이 하여 케냐에 있는 낙타 이동 도서관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그 도서관에 대한 원조를 호소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 많은 독지가들이 케냐의 낙타 도서관에 책과 금전적인 지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도서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에만 2000권의 책을 기증받았다고 합니다.

1996년에  케냐의 북동부, 소말리아와의 국경에 가까운 가리싸(Garissa) 지역에서 3마리의 낙타를 가지고 시작된 이 낙타 도서관은 현재 12마리의 낙타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일 4개 조로 나누어 그 지역을 순례하면서 오지의 주민들에게 책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낙타 도서관이 마을에 도착해서 마을의 큰 아카시아 나무 아래에 책을 펼쳐 놓으면 맨 발의 아이들과 마을 주민들이 찾아와서 필요한 책을 빌려간다고 합니다. 일전에 소개해 드린 베네주엘라의 노새 도서관과 함께 오늘 소개해 드리는 낙타 이동 도서관을 보고 있노라면 책이라는 존재가 아직까지도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마샤 해밀턴의 홈페이지에서 연결된 낙타 도서관의 운영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한 번 보십시오.

* 이 글에서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 Camel Book Drive : 낙타 이동도서관을 돕기 위한 캠페인 웹페이지입니다. 이 도서관에 책이나 금전적인 지원을  보내는 방법과 도서관의 최신 소식을 보실 수 있습니다.
  • Masha Hamilton: 이 책의 저자인 마샤 해밀턴의 웹페이지에서는 책과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으실 수 있고 책의 일부를 읽어 보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낙타 이동도서관에 관한 더 많은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by Clio | 2007/10/17 05:13 | 도서관 이야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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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ldtype at 2007/10/17 09:33
중학생 시절 아파트 단지를 돌던 트럭 도서대여점이 있었습니다. 주로 소설책을 빌려다 읽고는 했는데 아마 영리 목적이었겠지만 트럭을 이용한다는 아이디어는 이 글의 낙타 이동도서관에 견줄 수 있겠네요. 이런 도서 혹은 버스 이동도서관이 시골을 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단, 정작 책을 읽어야 할 어린아이~청년 인구가 시골에서 너무 적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긴 하네요)
Commented by 케야르캐쳐 at 2007/10/17 10:12
우와! 이건 정말 감동적이네요..
Commented by Screw at 2007/10/17 20:59
굉장히 서정적인 느낌이 드는 도서관이네요. 소설이 무척 읽고 싶어졌습니다 ^^
Commented by Clio at 2007/10/18 06:42
oldtype 님 / 우리 나라에도 이런 식의 이동 도서관을 운영하는 도서관이 있을 겁니다.... 시골 지역에 관한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설사 이동 도서관을 만든다고 해도 책을 읽을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안타깝습니다

케야르캐쳐 님 / 그렇지요? 저도 동감^^입니다.

Screw 님 / 저자의 홈페이지에 가면 소설의 일부를 인터넷으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한 번 살펴보십시오.
Commented by ferma at 2007/11/05 14:54
지난 여름학기 도서관경영 수업시간 프로젝트로 이동도서관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했었는데요(전체 클래스가 한 팀으로!) 공통적으로 찾아들고 온 자료들 중 하나가 바로 이 낙타이동도서관이었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연비도 안들고 유지비도 저렴하고 어쩌고 하면서 누군가 낙타대신 말이라도 이용해보자..고 했었습니다만^^;, user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어떻게 해서라도 찾아가 단 한 권의 책이라도 전해주어야한다는 의지... 진정한 librarianship이라는 걸 새삼 느끼고 감동했었습니다. 주위에 보면 널린 게 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인데, 괜히 미안해지네요.
Commented by Clio at 2007/11/07 00:51
ferma 님 / 낙타도서관을 그렇게 이용했군요. 유지비는 분명 저렴할 것 같습니다. .. 그런데 갑자기 미국에서라면 차 대신에 말을 이용하는 것이 도서관을 홍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Meida Attention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고 특히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겠는데요. 아울러 환경 보호에 관한 홍보도 될 것 같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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