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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즈 매거진과 뉴스위크, 워싱턴 포스트 등에 패션과 관련된 글을 기고하는 저널리스트인 다나 토마스(Dana Thomas) 는 몇 해 전 상해에 처음 오픈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매장을 취재하러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마치고 진시황릉이 있는 서안에 관광차 들렀다가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서안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 보니 호텔의 연회장에 작은 시장이 열려 있더라는 겁니다. 그곳에 가보니 이른바 '명품'으로 알려진 버버리나 베르사체의 상표가 달린 제품들이 상상할 수 없는 싼 값에 팔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전문가의 눈으로 보기에도 옷감의 질이나 바느질, 그리고 세부적인 특징이 정식 매장에서 팔리는 물건과 전혀 차이가 없어 보이는 물건들이 몇 배나 싼 값으로 팔리고 있는 것을 보고 저자는 호텔 직원들에게 그 물건들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직원들의 말에 따르면 그 물건들은 명품 회사의 하청을 받아 물건을 만드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인데 조금씩 문제가 있어 납품을 하지 못 한 물건들이었습니다. 마침 남편이 사고 싶어 하던 버버리 사의 트렌치 코트가 있어서 사려고 그 다음 날 찾아 보니 판매자들은 이미 사라졌더라는군요. 이 일을 통해 다나 토마스는 '명품'이라는 물건들이 지난 몇 십년간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몇 년간 자료를 수집하여 책으로 펴낸 것이 바로 Deluxe: How Luxury Lost Its Luster 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명품이라는 물건들이 지난 몇 십년간 어떻게 전세계에 퍼지게 되었고 그것으로인해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 걸친 명품 시장에서 일 년에 거래되는 총액은 157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중 60%가 35개 정도의 브랜드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다고 하는군요. 대부분의 이런 명품 브랜드들은 일,이백년 전에 가족끼리 운영하던 작은 공방에서 시작하여 뛰어난 품질과 자신들만의 디자인으로 소수 상류 계층의 인정을 받으면서 그 속에서 자신들의 명성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당연히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는 가격에 물건이 거래되었고 그것을 살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사람들만이 즐기는 특별한 물건들이었지요. 하지만 그러한 상황은 7,80년대를 넘어 오면서 이들 명품 브랜드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다른 명품 브랜드들과 합병해 나가며 기업을 키워 나가는데 그 과정에서 루이 비통은 거대 기업인 모에 헤네시 루이비통(LVMH)의 일원이 됩니다. 물론 각 명품 브랜드들은 자신들만의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모에 헤네시 루이비통(LVMH)에 소속된 명품 브랜드들은 와인 업체에서부터 여성 의류, 그리고 향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현재 이 회사의 최대 주주인 베르나르 아노(Bernard Arnault)는 크리스찬 디올의 소유주이기도 한데요 2007년 포브스 지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7위의 부자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기업화된 명품 브랜드는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요? 무엇보다도 다나 토마스가 이 책에서 지적하는 부분은 기업화된 명품 브랜드들의 최대 목적은 이윤 추구라는 점입니다. 물론 소규모로 운영이 될 때에도 이익을 바라고 물건을 만들었지만 자신들이 얻는 이윤만큼의 품질을 갖춘 물건들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윤 추구가 최대 목표가 된 지금, 이들 명품 브랜드가 하는 일은 원가를 최대한 낮추면서도 판매량을 극대화 하기 위해 명품으로서의 품질 이 외의 것에 더 신경을 쓴다는 사실입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당연히 저급의 원료를 사용하게 되고 또 노동력의 단가가 낮은 곳으로 공장을 옮기거나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아웃소싱을 하는 방식으로 제품의 생산 단가를 낮춘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영국의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였던 버버리가 생산 공장을 중국으로 이동한 것을 들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 가격은 낮아지지 않고 있는데요, 예전 소규모로 운영되던 시절에는 생산 원가의 대여섯배 정도가 판매 가격으로 책정되었지만 지금은 생산 원가의 12배가 판매 가격으로 책정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높은 가격의 배경에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 투자하는 각종 직, 간접적인 광고 비용도 포함이 됩니다. 매스컴을 통한 직접적인 광고 뿐만 아니라 유명 연예인들에게 무료로 자신들의 제품을 사용하게 하거나 혹은 사용해 주는 조건으로 돈을 지불하고 그래서 그 유명인들은 해당 브랜드의 옷이나 장신구를 걸친 채 다시 각 종 매스컴에 출연함으로써 광고를 해주는 간접 광고의 비용까지도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분야의 종사자들이 말하는 명품 만들기의 방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먼저 그 브랜드의 역사를 강조하는 것이지요. 실제 최초의 창업자와 현재 소유자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여전히 창업자의 장인 정신이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그리고 나서 젊고 유능한 디자이너들을 동원하여 조금이라도 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특이한 디자인의 물건이나 옷을 만들고 화려한 패션쇼를 통해 거창하게 선전하면 매스컴에서는 앞다투어 그것을 소개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쇼킹하니까요. 그리고 독자들은 그런 쇼킹한 기사, 눈에 확들어오는 기사를 좋아하니까 말입니다. 그리고나서 패션 전문지나 기타 잡지에서 리뷰 형식의 기사를 쓸 경우도 결코 그 브랜드들에 대해서 나쁜 이야기를 쓸 수는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잡지사의 운영을 위해서는 그러한 업체들에서 지불하는 광고료가 중요하니까요. 결국 이 책의 저자는 요즘의 명품 소비자들은 실제 물건의 질에 비해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사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팔리는 대분의 명품들은, 물론 아직 예외도 있지만, 과거의 장인들이 만들던 진정한 명품과는 거리가 먼 대량 생산된 제품이라는 것이지요.이 책은 여러 면에서 명품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는 책입니다. 명품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어 보아도 좋을것 같고 저처럼 명품에 별관심이 없는 사람이 읽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한국에도 곧 번역이 되지 않을까싶습니다.
* 이 책과 관련있는 다른 책으로 한국에도 번역이 된 "럭스플로전-아시아 명품에 사로잡히다.(라다 차다, 폴 허즈번드 (지은이), 김지애 (옮긴이), 가야북스, 2007, 원제; The Cult of the Luxury Brand: Inside Asia's Love Affair With Luxury )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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