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내일은 미국에서 추수감사절로 축하하는 날입니다. 감사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이 날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날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사람들을 더 기쁘게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칠면조 구이와 옥수수 빵을 비롯해서 각 종 파이 등으로 풍성하게 식탁을 차리고 오랫 만에 모인 가족들과 함께 음식을 즐깁니다. 며칠 전 한 방송을 보니 그 날 하루 미국 성인 한 사람이이 섭취하는 칼로리가 5000 칼로리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칠면조를 먹으면 졸음이 온다는 속설과 달리 많이 먹기 때문에 졸음이 온다는 말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런데 사실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일 뿐만이 아니라 그 음식을 만들고 먹는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방식까지도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패스트 푸드로 대표되는 미국의 음식 문화와 슬로우 푸드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의 음식 문화 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단순한 먹거리의 차이 뿐만 아니라 두 나라 사람들의 삶의 모습에서 나타나는 차이까지도 엿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오늘은 음식과 관련된 좋은 영화 한 편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최근에 '식객'이라는 영화가 인기가 있다고 하던데요, 그 이전에도 '음식남녀'라던가 '바베트의 만찬' 같은 음식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영화의 대열에서 빠트릴 수 없는 작품 중의 하나가 스탠리 투치의 작품인 'Big Night(1996)' 입니다. 국내에서는 크게 알려지지 못하고 비디오로 소개된 것을 예전에 봤었는데 아마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요.

영화는 1950년대 미국 뉴저지 바닷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형제가 경영하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 "파라다이스"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지만 제대로 된 이탈리아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이 레스토랑의 주방은 프리모(Primo, 첫째)라는 이름을 가진 형이 맡아 있고 동생 세콘도(Secondo, '당연히' ^^ 둘째)는 식당에서 손님을 접대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레스토랑의 영업 상태는 그리 신통치 않습니다. "제대로 만들어진 훌륭한 요리를 맛 보는 것은 신에게 한 발짝 더 가까이 가는 것"이라고 믿는 형, 프리모가 보기에 국적 불명의 미트볼과 토마토 케첩이 들어간 스파게티를 찾는 미국인들, 음식 맛도 모르면서 모든 이탈리아 요리에는 파스타가 딸려 나와야 된다고 믿고 있는 미국인들은 '속물'들이고 음식에 대한 '범죄자'들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사건건 고객들과 충돌이 생깁니다. 그런 형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그래도 영업에 신경을 쓰는 동생은 형에게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보라고 달래보지만 어림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다 보니 영업은 신통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이제 곧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힘이 들지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생은 아이디어를 냅니다. 유명한 가수과 그 일행들을 식당에 초대하고 그들을 위해 최고의 음식을 마련하여 큰 만찬을 준비합니다. 그것이 바로 Big Night 이지요. 이것을 통해 식당의 솜씨를 자랑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것이 동생의 목적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이 만찬을 준비하는 장면에서 이탈리아 요리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과연 이 형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보십시오. 비록 음식을  주제로 하고 있는 영화이지만 그 속에는 인생과 우리 사는 세상의 모든 모습이 녹아 있습니다.

아래에는 영화중의 한 장면을 올려봅니다. 영화 속에서 되풀이되는 형과 동생의 갈등이 잘 나타나 있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대사 한 마디 없이 뚱한 표정으로 서 있는 웨이터를 잘 살펴 보십시오. 현재 라틴 뮤직의 최고 스타인 마크 안토니의 10년 전 모습니다.

* 혹시 미국 내에 계시는 분들은 링크를 눌러보십시오. 이 비디오를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들을 보실 수 있을겁니다. (Open Worldcat Link)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들은 Flicker; Creative CommonInternet Movie Datab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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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io | 2007/11/22 08:21 | 세상이야기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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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耿君 at 2007/11/22 08:58
아 저 영화 봐야겠어요 ㅎㅎ
Commented by 하류방랑자 at 2007/11/22 09:42
와, 좋은 영화 추천 감사합니다. 재밌겠네요^^ 리조또...저도 처음에는 rice로 만든지 몰랐다는~ 요리하는 분들의 프라이드는 엄청 나더군요.
Commented by 케야르캐쳐 at 2007/11/22 09:42
와우 이젠 영화까지요~ ^^
정말 재미있겠는데요..
Commented by 오잉 at 2007/11/22 10:06
저 당시와는 달리 미국의 요식업계도, 진짜 본토 이탈리아 요리들이 강세라고 들었습니다. 비단 이탈리아 요리뿐 아니라, 각종 나라의 정통요리들이 강세인게 글로벌 트렌드이긴 하지만요. 영화, 구할 수 있다면 꼭 보겠습니다~
Commented by 총천연색 at 2007/11/22 13:14
아 저 영상을 보니
정말 보고 싶어지네요.
흐아. = - =)
근데 어떻게 구할 지 걱정이네요. OTL
요리사의 프라이드는 지켜줘야 한다고 믿습니다. ㅎ_ㅎ
Commented by 은비뫼 at 2007/11/22 14:44
이 영화 오랜만에 봅니다. ^^ 작년까지 비디오로도 갖고 있었는데...
묘하게 기억에 남는 영화였거든요. 올려주신 동영상 잘 봅니다.
Commented by NINA at 2007/11/23 09:55
재밌네요, 마치 블랙코미디같기도 하고.. 학교가서 찾아봐야겠군요 :)
Commented by isanghee at 2007/11/24 20:13
프리모와 세콘도는 소위 "코스요리" 주문할 때 메인 1,2번 요리를 나타내기도 하니까 아주 절묘하군요..^^
Commented by Clio at 2007/11/27 00:43
耿君 님 / 재미있답니다. 꼭 한 번 보십시오.

하류방랑자 님 / 이탈리아어로 쌀을 뜻하는 말이 리조(Riso)지요. 그래서 리소또란 말이 나오는데 아마 영어의 Rice와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겠지요.

케야르캐쳐 님 / 책 뿐만 아니라 괜찮은 영화도 소개해 볼까요? ^^ ... 너무 과한 욕심은 내지 말아야지요.

오잉 님 / 아마 그런 분위기 때문에 우리 한식도 서서히 인기를 얻나 봅니다.

총천연색 님 / 아마 비디오가 나온게 있을 겁니다. 오래 되긴했지만요. ...음식을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먹는데도 지켜야 할 예절이 있겠지요.

은비뫼 님 / 그러셨군요. ... 관객의 관심을 끄는 흥미진진하고 극적인 이야기의 전개는 없지만 웬지 모르게 영화를 보면서 그 속에 빠져드는 그런 영화였었습니다.

NINA 님 / 마지막 만찬을 위해 준비된 요리들은 스펙타클 하답니다. 한 번 보십시오.

isanghee 님 / 아닌게 아니라, 영화를 보면서 저는 두 사람의 성격이나 영화 속의 역할과 이탈리아 요리의 프리모와 세콘토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거의 지구상 모든 사람들의 음식에서 기본이 되는 곡물 요리라 할 수 있는프리모와 그것에 추가되는 고기나 어류의 세콘도, ... 그러한 사실과 영화 속 두 사람의 역할이 관련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요.
Commented by 우기 at 2007/11/28 06:06
빅 나이트, 바베트의 만찬. 모두 참 좋아하는 영화인데 반갑네요.

빅 나이트는 다투고 난 다음날 아침 동생이 계란을 깨 휘저어 프라이팬에 부치고 빵과 함께 조촐한 아침을 형과 먹는 마지막 장면이 이상하게 여운이 남습니다.

두 영화모두 다양한 요리의 세계에 눈이 즐거웠습니다. 요리는 단순히 먹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 있다는데 고개 끄덕이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링크 신고드립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11/28 08:25
우기 님 / 저 역시 만찬 다음 날 부엌에서 아침을 만들던 동생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부엌의 조리대 위에서 자다가 일어나 아침을 열심히 먹던 마크 안토니의 모습도 생각이 나는군요. 찾아보니 바로 그 장면이 유튜브에 올라있더군요. 비록 이탈리아어로 더빙이 되어 있지만 대사가 많지 않은 장면이라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네요. 한 번 보십시오. http://www.youtube.com/watch?v=oerP7FRMWa8 .. 링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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