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입니다.
" 너거는 밥 만 묵고 사나? "
제 고향 경상도 사투리로 표현된 이 말은 결국 사람이 밥 만 먹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밥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밥 만을 위해 살아가는 인생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겠지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밥 만 먹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생각은 분명 문제가 있는 사고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그렇게 살아간다면 이 외수님의 말씀처럼 온갖 종류의 나쁜 행동들도 밥을 먹여준다는 것으로 정당화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우리가 말하는 그 '밥'이 과연 진정 먹을 것이 없어서 무엇이든지 입에 넣을 것이 있으면 된다는 식으로 찾는 거친 푸성귀에 보리밥일까요? 아니면 쌀 밥에 고깃국 먹던 사람들이 밥 상에 갈비를 더 얹어 놓으려고 하는 밥  타령일까요? 과연 앞으로 정작 밥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과연 그토록 원하던 밥이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쌀 밥에 고깃국 먹던 사람들에게 갈비를 반찬으로 더얹어 주게 될 것인지 이제부터 지켜볼 일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우리가 해나가야 할 일이고 또, 이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입니다. 일단 선거가 끝난 시점에서는 그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졌다면 다수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러한 선택에 의해서 뽑힌 사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중요한 일은 당선된 사람과 지지를 받은 정당이 과연 제대로 일하는지 선거 때보다 더 크게 눈을 뜨고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 당선되었건 자신이 반대하는사람이 당선 되었건 선거로 한 사람을 뽑는 것만이 국민으로서 할 일의 전부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판단력과 시각을 가지고 냉정하게 정부가 하는 일을 지켜보고 잘못하는 일이 있다면 쓴소리를 해서라도 그것을 바로 잡는 일입니다.
비록 블로거들의 많은 수가 반대하는 사람이 당선되었다고 하여 블로그의 사회적인 역할과 네티즌들의 영향력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 목소리들도 있지만 선거 결과 하나 만으로 모든 것을판단하는 것은 잘 못된 일이라고 봅니다. 저는 선거기간 동안 많은 블로거와 네티즌들이 보여주었던 비판적인 사고 방식과 우리 사회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날카로운 판단력과  매서운 비판 의식은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어야합니다. 아니 그러한 마음가짐과 태도는 선거가 끝난 후에 더 필요한 것들입니다. 당선자와 그 당에서 제시한 공약들이 얼마나 지켜지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그들의 행동거지 하나 하나를 기억해야 합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일반인들이 생활을 제쳐두고 그런 일을 하기는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가능한한 최소한의 관심이라도 가지고 정치인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할 것은 기억해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나라가 정치인들만의 나라는 아니니까요.

본격적인 대외 활동을 시작하기 전 예수 그리스도는 광야에 나가 40일간 단식하며 기도한 후에 악마의 유혹을 받습니다. 신약 성서 마태오 복음서 4장에서 그 장면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십 주야를 단식하시고 나서 몹시 시장하셨을 때에 유혹하는 자가 와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해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성서에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살리라.' 하지 않았느냐?" 하고 대답하셨다."
교회에 다니시는 장로님께서는 이 대목이 뜻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by Clio | 2007/12/20 03:41 | 세상이야기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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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7/12/20 04:43
그래야 될 텐데 말이죠.... T-T
Commented by pacifica at 2007/12/20 05:04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 생각합니다.
대가가 너무 크겠지만...
Commented by 에바 at 2007/12/20 07:10
클리오님의 말씀을 믿습니다. 이제야말로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네요.
Commented by Ha-1 at 2007/12/20 08:12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게 원래 사람이 빵부터 찾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원래부터 하느님 말씀으로 사는 게 사람이었으면 예수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실 이유가 없었겠지요.
Commented by kristine at 2007/12/20 08:19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당선자에 대한 비판이나 그런것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러지만 대충 말하는 의미를 이해하겠습니다. 사회가 극단적으로 양극화가 되지 않을까라는 것, 사회가가 극단적으로 물질적으로 흐르지 않을까 라는 점이 이슈인것 같더군요. 그런데 지금도 한국사회는 충분히 물질적인 측면이 강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5년간은 어떤분이 말했듯이 더 그렇게 나갈지도 모르고요. 그러나 밥먹고 하는 것이 저는 역사책을 보는 사람인지라 때때로 그러한 방향이 한국의 오늘날의 역사속에서 어떤 방향속으로 나아갈지 호기심이 떠오르는것은 사실입니다. 한국사회는 너무나도 빨리 근대화, 현대화, 물질화, 사회의 양극화가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요. 그런한 속도속에서 사회, 역사, 문화가 어떻게 나아갈지 저는 조용히 언덕위의 성의 다락방에서 관망하고 그들의 삶, 문화, 행태를 분석하고 비판하는 글을 던지려합니다
Commented by 민旻 at 2007/12/20 08:34
(안녕하세요. 밸리타고 들렀습니다~)

지지했든 하지 않았든 정말로 중요한 것은 분명 이제부터, 인 것 같네요.. 클리오님 말씀처럼요. 지지자들은 지지했던 당선자라고 해서 무조건 옳다고 손을 들어주어서는 안되겠지요. 그리고 반대입장이었거나 지지도 반대도 아니었던 입장이라면 무작정 비난하지 않고 차후 해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적절한 비판과 평가를 날려주어야 할테구요.
개인적으로서는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크게 반대도 지지도 하지 않았었지만 어쨌거나 내키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결과만 나왔지 BBK수사결과는 미심쩍기만 하고 그 외에도 등등.. 그러니 향후, 그 행로를 지켜봐줄 작정입니다. 판단하기에 적절하다 싶으면 지지해주고 아니면 비판해야겠지요, 물론 그 일이 어떤 것이냐, 어떤 상황이나, 얼마나 적절한 것이냐 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외신에는 이미 부정부패보다 경제우선하는 경향의 대한민국.. 뭐 이런 식으로 기사가 떴던데 그거보면 참 착잡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까요. 이제부터라도 잘해주기를 바라는 수 밖에요.
Commented by 자연풍선생 at 2007/12/20 08:58
웃기게도 공약을 안지키길 바라는 후보가 당선 됬지요. 운하는 파지마라 제발..
Commented by Arbino at 2007/12/20 09:20
솔직하게 말해서, 저는 '2번 후보가 뽑히는 꼴을 순순히 보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나의 첫 번째 대선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다.' 라는 이유 만으로 모 후보를 뽑았습니다. 역시 수많은 분들이 걱정한 대로 2번이 뽑혀버렸지만 말이지요. (한숨)
그래도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5년동안은 2번 후보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고, 저는 적어도 5년동안은 싫어도 이 나라를 떠날 수는 없으니까, 적어도 그동안은 계속 두고볼 생각입니다. 어쨌든 50퍼센트 이상이 뽑아주신 분이니까, 저처럼 정치에 무지하고 무관심하고 경제력도 생활력도 없는 20대 캥거루족 여자 보다는 자~알 해주시겠지요. 네 그렇고 말고요. (먼산)

추신.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는 그동안 '2번 후보가 뽑히면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판단되는 온갖 소설, 만화, 애니, 기타등등을 뿌리뽑으려고 할지도 몰라! 아니, '동성간의 친밀한 관계를 미화한 작품들'을 본 사람들까지 싸그리 처벌할 수 있는 법을 만든다거나 할지도 몰라!' 라고 헛된 망상을 해왔습니다. 아무리 2번 후보라고는 해도 그렇게까지는 못하겠지만 말이지요. OTL
Commented by glory at 2007/12/20 09:54
선거결과 너무 씁쓸했습니다.;ㅁ;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7/12/20 10:05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더많은 피를 요구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따져보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유럽여러나라에 비하여 시간적으로나 질적으로 노력이나
희생보다는 운이좋아 민주주의가 성숙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운으로 만들어진 민주주의의 뿌리가 얼마나 허약한지 알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더많은 희생을 요구합니다.. 이요구에 어떻게 대응하고 답변하게 될지 걱정입니다.. Clio님의 생각대로 눈크게 뜨고 감시해야 합니다.
Commented by kristine at 2007/12/20 10:24
솔직히 제가 정치학자가 아니라서 할말은 없지만... 시니컬한 사람은 아니지만 한국에 민주주의 라는 것이 성숙이 되었나요? 가져다 이식하고 흉내낸 민주주의 아닌가요? 제가 아시아국가는 잘 몰라서 할말은 없지만 한국사람들에게는 식민지주의, 전쟁의 이후의 냉전체제 속에서 한반도 한쪽은 보루로 잡아 놓을려고 제국주의의 영향하에 심어준 민주주의 아닌가요?

한국에서 민주주의라는 것이 있다면 60년이 되었습니다. 2008년-1948년... 물론 60년동안 저는 발전이 없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흔히 말하는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는 가야할 길도 많다고 봅니다. 앞서 분이 말씀하셨지만 남들 몇백년 걸쳐서 왕을 죽이고 피터져가면서 이루었던것 우리는 생각지도 않게 얼떨결에 얻었지요.한국이 민주주의든, 경제발전이든, 사회변화를 위해서는 지켜봐야 할 필요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프랑스 시민이 그렇했고, 영국의 working class가 그렇했듯이 정치적 각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그란덴 at 2007/12/20 13:50
다른거 다 필요없고 저 인간 운하 못파게 해야 합니다.
Commented by 은비뫼 at 2007/12/20 13:56
저는 무엇보다 대운하 건설이 걱정됩니다. 편리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위험부담을 안고 가니까요. 특히나 환경문제 때문에 신경이 쓰입니다. 지금도 태안반도 문제가 있는데 워낙 생태계는 한 번 망가지면 복구가 더디고 오래걸리니까요.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관심으로 그 문제부터 처리하고 대운하도 환경문제를 우선순위로 해야한다고 믿습니다. (물론 공약 19에 푸른 한반도 만들기가 있지만...)
Commented by 소울오브로드 at 2007/12/20 16:14
은비뫼//운하... 편리하지도 않고 환경만 망치는 아주 좋지 못한 물건입니다... 그나저나 운하파고 북한 침공이라도 하면 그야말로 수양제...(....) 설마 북한 침공은 안하겠지요.
Commented by 총천연색 at 2007/12/20 16:41
우리 이 장로님께서 이걸 아실지요. 에휴~
Commented at 2007/12/20 23:0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12/21 16:20
현재진행형 님 / 두 손 모아 기원해 봅니다.

pacifica 님 / 후퇴라기보다는 앞으로 진보하는 속도가 좀 느려졌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여하튼 두고 볼 일입니다.

에바 님 / 국민들이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이 명심하게 만들어야겠지요.

Ha-1 님 / 말씀을 듣고 보니 그렇군요. 이거 갑자기 걱정이 더 되는데요.

kristine 님 / 빠르게 변화하기로 치자면야 우리가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빠지지 않지요. 그렇기 때문에 kristine 님처럼 한 발 물러서서 우리의 모습을 살펴보고 남들이 보지 못 하는 모습을 이야기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지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민旻 님 / 저 역시 지금부터라도 잘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제대로" 일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질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나라는 결코 그들만의 나라가 아니니까요.

자연풍선생 님 / 만일 그 공약을 지켜려한다면 서울시청앞 광장에 촛불이 타오를겁니다.

Arbino 님/ 첫번째 대선 투표에 참여하신것을 축하드립니다. 부럽군요. ... 투표가 전부는 아니지요. 이제부터 눈을 크게 뜨고 제대로 일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그래서 "동성애를 조장한다고 판단되는 온갖 소설, 만화, 애니, 기타등등"에 대해 손도 대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glory 님 / 저 역시 여러가지 이유에서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희망만은 버리지 않으렵니다.

빈센트 님 / 어쩌면 이 일도 하나의 희생인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희생을 통해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지요. 절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자신의 믿음을 지켜나가는 것, 그리고 나중에 자신의 신념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힘과 기회가 생겼을 때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kristine 님 / 하루 아침에 될 일은 아니지요. 신처럼 떠받들던 왕의 목을 단두대에서 잘라가며, 그리고 그 왕의 목을 자른 사람들의 목을 또 잘라가며 그렇게 민주주의를 이루어 왔지요. 그러한 남들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우리는 그들보다는 빨리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만 알 수 없는 일이지요. 버나드 쇼의 말이 생각납니다. "Hegel was right when he said that we learn from history that man can never learn anything from history."

그란덴 님 / 그것만은 정말 막아야 합니다.

은비뫼 님 / 선거 기간을 통해 말하던 운하는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는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너무나 큰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정말 우리도 후손들로부터 잠시 빌려서 살고 있는 이 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믿습니다. '불도저'가 아니라 그 보다 더 한 것이 와도 이건 막아야지요.

소울오브로드 님 / 수양제를 떠올리시는 소울오브로드 님의 센스에 경의를 표합니다.^^ ... 설마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겠지요.

총천연색 님 / 한 도시를 봉헌할 정도의 신앙이면 그 정도는 아시겠지요.

비공개 ㅈ 님 /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원대한 희망과 꿈을 가질 수는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절대 무시할 수 없지요. 그리고 멀게 느껴지는 희망과 꿈도 현실에서부터 출발하여 하나하나 차근차근 이루어가는 것이지요.
Commented by VIERE at 2007/12/22 10:19
오랫만에(?) 찾아뵙내요! 제 코가 석자라...*^^* 배고픈 분들이 이나라에 너무나 많아서 우선은 허기를 달래려 잠깐 다른 곳에 손들이 갔나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던건 다양성의 가능성이 보였다는 것입니다. 소리 내지 않는다고 그 목소리가 작다고 존재하는 것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잘되겠죠......
Commented by Clio at 2007/12/25 04:30
VIERE 님 / 오랫 만에 오셨습니다. ... 동감입니다. 당장 목소리는 작더라도 그것들이 모이다 보면 큰 목소리가 될 날이 오지요. 저 역시 긍정적으로 상황을 보려합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요... 평안한 연말연시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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