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강변, 검은 강변-이바 자니끼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12월 말이 되어서 인지 아니면 이제 점점 나이를 먹어가고 있어서인지 자꾸만 지난 한 해의 여러 일들이 떠 오릅니다. 유달리 올 한 해는 주위에서 접한 전쟁과 폭력 그리고 그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들의 모습들이 기억에 더 남아 있습니다. 그 어떤 명분을 달더라도 전쟁은 전쟁일 뿐입니다. 영광스러운 전쟁이라는 말을 저는 믿지 않습니다. 과연 새해에는 무고한 사람들이 피 흘리는 일이 멈추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전쟁과 그 전쟁 속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생각하며 1971년 이탈리아의 여가수 이바 자니끼(Iva Zanicchi)가 발표한 "하얀 강변, 검은 강변( La Riva Bianca, La Riva Nera)"이라는 노래를 이전 부터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바 자니끼는 미나(Mina), 밀바(Milva)와 함께 6,70년대 이탈리아 대중 음악계를 이끌던 최고의 여가수였지요. 이제는 노년으로 접어드는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탈리아의 각 종 매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던데요. 가수의 영역을 넘어서서 쇼 진행자로서도 활동을 하고 있더군요. 이바 자니끼는 70년대에 국내에도 "징가라(Zingara, 집시)" 와 같은 노래로 잘 알려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대중적인 노래 이 외에도 지금 소개해 드릴 노래와 같은 강한 메세지를 담고 있는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전쟁 중에 만난 한 장교과 병사의 대화입니다. 총에 맞아 앞을 보지 못하는 장교는 적군 병사의 도움을 받아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며 그 병사가 적이라는 것을 알지만  더 이상 피아의 구별은 의미가 없어진 상황입니다. 이 노래의 마지막에 병사는 절대 장교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영원히 같이 있을 것이라고 장교에게 약속을 합니다. 과연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래에 가사와 음악을 올려봅니다. 새해에는 더 이상 무고한 사람들이 피흘리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만...

하얀 강변, 검은 강변

대위님 여기서 잠시 멈추시지요.
그러세 나도 이제 지쳤네 잠시 멈추세.
조심하십시오. 총을 쏘고 있으니 몸을 숙이십시오.
조심하고 있다네. 자네도 몸을 낮추게

병사여, 자네는 어디 출신인가?
대위님이 사시던 곳 근처입니다.
그런데 강 위로 국경이 지나가고 하얀 강변과 검은 강변이 갈라지지요.
다리 위에 펄럭이는 깃발이 보이지만
그 깃발은 내 마음 속에 있는 깃발이 아니랍니다.

아니, 그럼 자네는 내 부하가 아니구만.
제가 다른 군복을 입고 있다는걸 아시지  않으십니까?
아니, 몰랐네. 앞을 볼 수가 없어.
총에 맞았지.  어쩌면 자네가 쐈는지도 모르겠구만.

대위님, 제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 있는 이 전쟁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전쟁입니다.
계곡 위에서는 기관총이 울부짖고 있고
푸르던 초원의 풀들은 말라빠진 짚단이 되어 버렸습니다.
강을 따라서 전투는 계속되고 있지만
이제 우리 두 사람에게 전쟁은 이미 끝나 버렸습니다.

대위님. 이제는 가야 합니다.
같이 가세 날 버려두지 말게.
아니요. 버려두지 않을 겁니다. 이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위님 옆에서 영원히 같이 있을 겁니다.

모든 것이 끝이 났다.
어느 날 저녁, 한 여인이 대답하지 않을 이름을 울며 부르고 있을 때
국경은 침묵에 빠져들었고
하얀 강변과 검은 강변도 조용해졌다.

대위님 여기서 잠시 멈추시지요.|
그러세 나도 이제 지쳤네. 잠시 멈추세.


La Riva Bianca, La Riva Nera

-Signor capitano si fermi qui.-
-Sono tanto stanco, mi fermo sì.-
-Attento, sparano, si butti giù.-
-Sto attento, ma riparati anche tu.-

-Dimmi un po', soldato, di dove sei?-
-Sono di un paese vicino a lei,
però sul fiume passa la frontiera,
la riva bianca, la riva nera,
e sopra il ponte vedo una bandiera,
ma non è quella che c'è dentro il mio cuor.-

-Tu soldato allora non sei dei miei?-
-Ho un'altra divisa, lo sa anche lei.-
-No, non lo so, perché non vedo più,
mi han colpito e forse sei stato tu.-

-Signor capitano, che ci vuoi far?
questa qui è la guerra, non può cambiar.
Sulla collina canta la mitraglia
e l'erba verde diventa paglia,
e lungo il fiume continua la battaglia,
ma per noi due è già finita ormai.-

-Signor capitano, io devo andar.-
-Vengo anch'io con te, non mi puoi lasciar.-
-No, non ti lascerò, io lo so già,
starò vicino a te per l'eternità.-

Tutto è finito, tace la frontiera,
la riva bianca, la riva nera,
mentre una donna piange nella sera
e chiama un nome che mai risponderà.

-Signor capitano si fermi qui.-
-Sono tanto stanco, mi fermo sì.-
by Clio | 2007/12/29 07:29 | 음악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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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에바 at 2007/12/29 22:31
가사가 사람 마음을 먹먹하게 만드네요. 좋은 노래 잘 들었습니다.
Commented by VIERE at 2007/12/30 14:10
clio!님 즐거운 연말보내시고..내년에 더욱 행복하시길...이렇게 올려주시는 노래의 가사가 제 공부에 많은 보탬이 되네요...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불량먹보 at 2007/12/30 17:36
폭력의 역사는 그친 적이 없었지만... 느려지는 것 정도는 괜찮을텐데요. 큰 소망을 가져 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12/31 09:53
에바 님 / 동감입니다. 저는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비가 올 듯 잔뜩 흐린 하늘 아래 흐르는 강이 떠오릅니다.

VIERE 님 / 새해에도 건강하십시오. 도움이 되었다니 기쁘군요. ... 이러다가 저도 재미내면 매일 같이 깐소네만 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

불량먹보 님 / 느려지기만이라도 한다면 정말 좋겠지요. 그나마도 정말 '큰 소망' 입니다. 하지만 그 '소망'만이라도 모두 간직하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그 소망을 이룰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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