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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받아들이는 정보의 종류에 따라 종이책과 전자책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온라인 독서 습관을 조사한 한 연구에 따르면 학술지 논문, 문학작품, 신문기사, 뉴스레터 그리고 제품 리뷰를 대상으로 이용자들의 읽기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응답자가 학술지 논문은 종이에 프린트 한 것을 읽었지만 신문 기사나 뉴스레터 그리고 제품 리뷰와 같은 것은 온라인으로 읽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절대다수가 문학 작품은 종이책을 선호한다고 하는군요. 저 혼자만의 경우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자책도 그렇고 전자문서도 그렇고 내용이 긴 경우 그리고 특히 읽으면서 읽는 내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야 할 경우 저는 그것을 프린트 하고 종이에 인쇄된 것을 읽습니다. 종이에 인쇄된 글을 읽는 동안은 제가 가장 편하게 느끼는 속도로 읽는 내용에 대해 생각해가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읽다가 뒤로 돌아가 다시 읽어 보기도 하고 한참동안 그 자리에서 멈춘 채 읽은 내용에 대해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스크린을 통해 글을 읽을 경우는 그것이 쉽지 않더군요. 무엇인가에 쫒기듯 후다닥 훑어보고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래 보면 눈이 아픈 이유도 있겠지만 스크린을 앞에 두고 그 안에 있는 내용을 읽을 때는 종이책을 읽으며 그 내용에 대해 집중하고 생각하던 것을 그대로 유지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하나의 글에서 하이퍼 텍스트로 링크된 다른 정보들이 유용하기는 하지만 그것들 때문에 오히려 원래의 글 자체에 집중하기 힘든 단점도 있더군요. 그리고 스크린에 보이는 글들은 그 순간 화면에 나타나 있는 내용만 눈에 들어올 뿐 그것이 이전 화면에서 읽었던 내용과는 쉽게 연결이 되지 않는 경험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여전히 나무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면지를 사용한다고 합니다만 어쨌든 종이를 사용하는 것은 사실이지요. 제가 이 글을 올리면서 몇 편에 나누어 올리는 이유 중의 하나도 바로 이러한 현상때문입니다. 물론 제대로 준비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대부분의 손님들께서는 모니터를 통해 제 글을 읽으실 것이고 그 경우 글이 너무 길어지면 집중력을 쉽사리 잃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횡설수설, 왔다 갔다 하는 제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방문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저는 가장 오래 주의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와 형식으로 글을 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글자를 읽기 쉬운 흰 색 배경이 그것 때문이고 적당한 글자 크기를 사용하고 단락을 자주 나누며 행간에 넉넉한 여백을 두는 것도 다 그런 목적에서입니다.
첫 번째 글에서 소개해드렸던 구글 북과 유사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인류가 현재까지 생산한 모든 책들이 디지털화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기원 전 300년 경에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건설되었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에서는 당시까지 알려진 세계에서 생산된 책이나 문서들의 대부분을 수집하려 했다고 합니다. 물론 당시에는 그러한 꿈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21세기의 기술로 전세계에서 생산된 모든 종이책을 스캐닝하고 있는 지금, 고대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이 가졌던 꿈이 전혀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러한 디지털 대도서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주장에 따르면 문자가 발명된 이래 현재까지 만들어져서 존재하는 모든 종이책을 디지털화한 파일의 총 량은 50 페타 바이트(5천만 기가바이트) 정도로 압축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현재의 저장 기술로 이 정도 자료를 저장하는데는 작은 공공 도서관 정도 크기의 건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기술의 발달은 아이포드 크기정도의 작은 장치에 50 페타 바이트의 자료를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겁니다. 이 말은 무슨 의미인가요? 우리 인류가 현재까지 생산한 모든 정보가 내 손 안에 들어있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이런 저장 기술이 의학과 결합되면서 작은 마이크로 칩 하나에 이 모든 정보를 담고 그것을 인간의 두뇌에 이식하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아직까지 그런 세상은 꿈처럼 느껴지지만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이용해서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정보를 몇 번의 클릭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지금,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이미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제가 한 가지 걱정하는 것은 어디에서나 정보를 쉽게 접할 수 만들어주는 이러한 전자책과 전자 문서의 편리함 때문에 우리가 깊이 있게 사고하는 능력을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즉, 종이책을 읽으며 그 속에서 깊은 사고를 하고 또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얻던 우리들이 전자책에서 제공하는 단편적인 정보와 그 편리함에만 집착하여 스크린에 나타나는 것만이 모든 것이라 생각하고 힘들여 생각하고 판단하는 일을 멈추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 머리 속에 있던 정보들은 초등학생의 생활과는 전혀 거리가 먼 정보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책에서 읽었던 내용들을 줄줄 외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무렵 일요일 아침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장학퀴즈"를 방송하는 시간이 되면 저는 단연 주목의 대상이었습니다. 고등학생 형,누나들도 맞추지 못하는 문제들을 척척 맞추고 어떤 날은 장원을 한 학생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기도 하니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는 대단하다 싶었겠지요. 저 역시 어린 마음에 우쭐하는 기분으로 "기다려라. 앞으로 몇 년후 장학퀴즈 연말장원은 나다." 하는 다짐을 하곤 했습니다. 물론 나중에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다른 일에 빠져서 그 다짐을 잊었지만요.^^ 그 당시 우쭐한 마음으로 저의 머리 속에 담아 두었던 정보들에 대해 지금 생각하면 참 우습습니다. 마치 전화번호부를 암기하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초등학생의 상식이 풍부해서 고등학생들을 능가한다고 하더라도 그 초등학생이 가진 사고의 깊이나 이해력이 고등학생들을 따라갈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당시 제가 머리 속에 담아다니던 그 잡다한 정보들은 어찌 보면 지금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전자문서의 형태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무수한 정보들과 같은 성격의 정보가 아닌가 싶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우리 속담은 이런 경우에 가장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이던 제가 아무리 상식이 풍부했다고해도 당시 고등학생들의 사고력이나 이해력 그리고 그들의 판단력을 따라 갈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상에서 우리가 아무리 많은 정보들을 클릭 한 번으로 입수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평가하고 이해하여 우리 삶에 이용할 수 없다면 그 많은 정보들은 전화번호부 속의 잔뜩 나열된 전화번호나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존재하는 것일 뿐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들이 되고 맙니다. 그런데 그 정보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여 우리 삶에 이용하는 것은 컴퓨터가 해 줄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일은 우리가 우리 눈으로 읽고, 귀로 듣고,또 우리 머리로 고민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전자문서가 등장한 이 후에도 우리와 관련이 있는 중요한 정보들, 제대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정보들은 여전히 종이로 인쇄하여 읽는가 봅니다. 결국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많이지면 많아 질수록 그것들을 하나로 잘 꿰어 보석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돌멩이인지 구슬인지 알아 보는 능력에서부터 시작하여 필요하다면 구슬들을 깎고 다듬어서 다른 구슬들과 합치고 그런 과정을 통해 정말 아름다운 보석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 능력은 결국 많은 정보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접하고 그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그리고 다른 이들의 생각을 듣고 그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만들어지는 능력입니다. 결코 마이크로 칩을 두뇌에 심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지요. 같은 책을 읽고도 사람에 따라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영향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정보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능력과 그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가치가 달라집니다. 우리가 책에 대해 정서적으로 느끼는 친밀감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하고 성장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일 수 있고 만일 책을 접하지 않고 스크린을 통해서만 글을 읽은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게는 오히려 책히 생소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저는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혹시 그렇게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책에 대한 친밀감을 잃어버리는 것이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폭넓고 깊이 있게 생각하고 제대로 판단하는 능력을 가지지 못하게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그저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가져다가 앵무새처럼 똑같이 말하기만 하는 그런 어른이 될까 걱정스러운 거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인터넷에 널린 그 정보들을 가져다가 제대로 판단하고 이용하는 능력을 어렸을 때 길러주어야 합니다. 자신이 읽고, 보고, 듣는 것들에 대해 판단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은 바로 종이책에서부터 쉽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이런 종이책의 맛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전자책을 접하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이용할 줄 압니다. 아이들에게 책 맛을 보여줍시다. 그리고 그 책 맛이 어떤지 같이 이야기하고 어떤 책이 맛있는 책인지, 어떻게 먹어야 더 맛이 있는지 알려줍시다.
그렇다면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친 일종의 하이브리드 책은 어떨까요? 현재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책은 전자책의 일종으로 텍스트와 음성이 결합된 형태의 책입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것은 그 두 가지 형태의 정보는 물론이고 종이책과 전자책을 장점을 모두 합한 형태의 책입니다. (지난 번 글에 덧글을 달아주신 게스카이넷 님께서 먼저 비슷한 아이디어를 언급 하셨지요. 그래서 깜짝 놀라면서 "아니 이런 스포일러가.."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 일반적인 하드 커버책의 표지 두께 보다 얇은 전자책 리더가 종이 만큼 저렴한 가격에 만들어질 수 있다면 그것을 종이책의 표지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표지의 앞 면은 지금처럼 그대로 두고 표지를 젖히면 그 안에 리더가 나타나는 거죠. 그래서 종이책을 읽고 싶은 분들은 그저 예전대로 종이책을 읽고 만일 그 책 속에서 내용을 검색을 하거나 책과 관련된 다른 멀티 미디어 정보들이 필요할 경우 표지에 내장된 전자책 리더를 이용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종이책과 전자책의 장점을 모두 살린 새로운 종류의 책이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 보통은 글의 말미에 참고 자료와 이미지의 출처를 적습니다만 이 포스팅을 한 후 책의 미래와 관련된 좀 더 전문적인 자료를 찾으시는 분들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 그런 참고 자료들만을 모아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실어보겠습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지는군요.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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