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은 책에 대해 이야기 하기-피에르 바야르

책을 많이 읽으십니까? 그리고 주위의 친구들과 모이면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회가 많으신가요? 그런데 아직 읽어 보지 않은 책에 대해 남들과 이야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어떻게 하십니까? 첫째 솔직하게 아직 읽어보지않았다고 이야기하고 남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아니면 둘 째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읽은 척 하고 대충 남들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대화를이끌어 나간다. 왜냐하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기 싫어서. ... 파리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피에르 바야르(Pierre Bayard)의 책 "How to Talk about books you haven't read." 는 이런 상황에 빠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책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처세술 강의처럼 보이는 이 책에서 저자는 책과 우리의 관계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와 문화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은연 중에 책을 읽는다는 사실을 마치 지적인 사회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의무처럼 받아들이고 있는게 아닌지 저자는 묻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지 않았을 때 그리고 특히 남들이 그 책을 읽었고 그 책에 대해이야기 할 때 아직 그 책을 읽지 않은 나는 일종의 '죄의식' 이나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거지요. 과연 그렇게 수치와 죄의식을 느낄 만큼 책을 읽지 않는 것이 심각한 죄악일까요? 그리고 과연 "책을 읽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한 번 우리 일상에서 간단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읽은 책 속에 있는 내용을 얼마나 기억하고 계십니까? 두꺼운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나서 여러분의 머리 속에 남아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 책에 실려 있던 세세한 하나 하나의 정보를 다 기억하십니까? 아니면 여러분의 머리 속에 남은 것은 책 속에 실린 이야기의 전체적인 줄거리나 저자가 주장하는 이론이나 학설의 요지입니까?  만일 제가 며칠에 걸려 한 권의 책을 읽고 머리 속에 남은 것이 전체적인 줄거리나 핵심 요지 밖에 없다면 단 10 분 동안 그 책의 서평이나 요약만 읽은 사람과 저, 과연 우리 둘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만일 두 사람의 머리 속에 남은 것은 똑같다면 서평만 읽은 사람도 책을 읽었다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학위 논문을 제출하기 전에 논문 제출 자격 시험을 치릅니다. 학교와 학과마다 자격 시험의 방식은 다르지만 제가 다니고 있는 이 곳 대학의 사학과에서는 전공과 부전공을 합쳐 네 과목에 대한 시험을 치르는데요. 각 과목마다 한 사람의 시험관이 있고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그 시험관이 지정하는 40-50권의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 책들을 읽은 후 그 내용을 가지고 이틀 동안 필기 시험을 치고 난 다음  네 명의 시험관이 모인 자리에서 다시 구술 고사를 칩니다. 한 과목에 40-50권이니 네 과목을 합하면 160권에서 200권에 이르는 책을 다 읽고 시험을 쳐야 한다는 거지요. 그리고 오픈 북 형식의 시험이 아니라 일반 시험처럼 읽은 내용을 기억해서 적어야 하는 시험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엄청난 부담을 느낍니다. 말이 160권이지 최소한 200-300 페이지 짜리의 책 160권을 한 자리에 모아보면 참 많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로 하면 '압도'됩니다. 물론 그 책 들 중에는 이전에 읽은 책들도 끼어 있지만 제목만 들어본 책도 있고 전혀 처음 보는 책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시험을 준비하는데 6개월에서 1년 정도 시간을투자합니다. 그리고 이 책들을 다 구해 읽으려고 합니다만 어느 선에 가면 난관에 봉착합니다. 가볍게 흥미거리로 읽을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책도아니고 신경써서 내용을 하나하나 이해해 가면서 읽어야 하는 연구서들을 몇 십권 읽다보면 처음 읽었던 책의 세부적인 내용이 잘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6 개월 혹은 1년의 기간 동안 그 정도 숫자의 책을 읽다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물론 그 중에 정말 내가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책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책은 내용이 헷갈립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시험을 쳐야 한다니... 엄청난 스트레스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그 160권을 전부 다시 읽을 수도 없는 일이지요. 이럴 때 학생들이 이용하는 것이 책을 읽으며 만들었던 메모와 각 종의 서평 등입니다. 그것들을 통해 책의 내용을 다시 되살리고 요점을 정리해두지요.

그렇다면 결국 시험에 임하는 학생의 머리 속에 남은 것은 그 책의 요지 뿐입니다. 그것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시험을 치는 것이지요. 다행히 질문 역시 종합적인 내용을 묻기 때문에 요지들을 활용하고 그 책들 중에서 특히 중요한 책들의 내용을 인용하여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1년간 160권의 책을 읽은 나의 머리 속에 남은 것과 지난 몇 일간 그 책들의 요지만을 서평을 통해 암기한 학생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분명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시험에서는 요지만 읽은 학생도 어느 정도 답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요지만 읽고 위장을 한 경우  구술 고사에 가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다보면 드러납니다. 아마 그것 때문에 구술고사를 치르는 지도 모르겠군요. 그래서 종종 시험에서 떨어지는 학생들도 생깁니다.

우리 사회에서 책에 대해 가지는 생각과 우리가 책에 대해 이야기 할 때의 상황이 어쩌면 제가 위에서 말한 시험을 준비할 때와 비슷한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책과 정보 속에서 우리는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것들을 읽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할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서 남들과의 대화에서 여전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요?

이 책의 저자인 피에르 바야르는 책을 읽지 않더라도 그 책과 다른 책들과의 관계를 파악하고 우리 문화의 "총체적인 도서관(Collective Library)"에서 그 책이 가지는 위치를 안다면 큰 무리 없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고 어쩌면 그렇게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책 자체를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할 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정하섭과 소화가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어린 정하섭이 소화에게 처음 한 말이 무엇인지 모르더라도 조정래와 태백산맥이 한국 문학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알고 있고 그것이 또 조정래의 다른 작품들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알고 있다면 "태백산맥" 이라는 작품에 대해 남들과 무리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저자가 책을 읽을필요가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총체적인 도서관(Collective Library)"에서 그 책이 차지하는 위치만 알고 제대로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우리 머리 속에서 그 책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남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책의 내용을 상상해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 마음 속에서는 나만의 새로운 책을 만들어 냅니다. 저자는 바로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그러한 창조적인 활동(creation)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그것입니다.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읽고 저 책은 저런 식으로 읽어야 하며 그 중에서 중요한 내용은 무엇무엇이므로 그것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식으로 우리 사고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 중,고등학교 국어 시간을 생각해 보십시오. 시를 공부하면서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라는 대목을 읽으며 이 대목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그리고 시험에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나오는지, 그러므로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선생님으로부터 듣습니다. 그 시가 시를 읽고 있는 나에게 주는 감동을 느끼고 저자가 승무를 보며 느꼈던 감동을 우리 머리 속에서 상상해 보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이렇게 읽어야 한다는 식으로 강제적으로 주입되는 독서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다른 책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권의 책에 대해 남들이 이야기 하는 말만 들어 두어도 그 책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과연 책을 읽는다는 것이 그렇던가요? 책을 읽다가 발견한 한 문장 혹은 한 단어가 주는 감동을 느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한동안 그 자리에 멈추어서 그 짧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주는 충격과 감동에 가슴이 벅차 올랐던 적은 없으십니까? 저자의 말에 무릎을 치며 탄복하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저자의 글을 따라 읽었던 그런 기억은 없으십니까?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나서도 오랫 동안 그 책의 내용을 생각하고 그것이 나의 삶과 연결이 되면서 나를 더욱 성장하게 만드는 것을 경험한 적은 없으십니까? 그게 바로 책 읽기가 아닐까요? 

이 책은 특히 책 읽기 조차도 대학 입시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논술 시험을 잘치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책을 읽으라고 하면서 논술 대비 세계 고전 명작 요약과 같은 책을 만들어내는 우리 상황에서 책 읽기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예를 들어 세계명작 100선 요약 같은 책을 읽었다면 그 사람은 그 100편의 세계 명작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사람은 그 100편의 세계 명작에 대해 남들과 이야기 할 때 큰 무리 없이 대화를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까요? 과연 저는 피에르 바야르의 이 책을 다 읽고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지금 제가 포스팅한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은 이 책을 읽지 않고도 남들과 이 책에 대해 읽은 것 처럼 자신있게 이야기 하실 수 있으십니까? ^^


* 한국의 책 읽기 문화와 서구의 책 읽기 문화가 서로 다르므로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들을 과연 얼마나 우리가 일상에서  이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한국어로도 번역이 될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소개한 것은 극히 일부이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재미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아울러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 줍니다.  이 포스팅과 관련하여 얼마 전 사은님께서  올리신 책에 관한 포스팅을 추천합니다. 한 번 가셔서 읽어 보십시오.

*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 의 웹페이지에 가시면 저자와의 인터뷰를 들어 보실 수있고 책의 서문도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 해 11월에 뉴욕 공공 도서관에서 후원하는 한 행사에 피레르 바야르와 바야르의 이 책에서 길게 인용된 움베르토 에코가 참석해서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이 행사 전체를 인터넷으로 보실 수 있는데요. 관심있으신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이 글에 쓰인 이미지는 Amazon 과 Flickr Creative Common 에서 가져온 것들입니다.

by Clio | 2008/01/12 06:46 | 책소개 | 트랙백(1)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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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punkthaus.co.. at 2008/07/06 13:52

제목 :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 피에르 바야르 지음, 김병욱 옮김/여름언덕Z-프로젝트와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다 같이 서점에 들렀다. 대학로 구석의 조용하고 예쁜 서점매대에 놓인 책들중에는 - 오랜만에- 실용서가 거의 없었다. 인문 / 예술 분야의 책들과 그림책들을 보며 잠깐 사이에 사고 싶은 책 목록이 10개가 넘어갔다.이 책은 그 중에......more

Commented by 총천연색 at 2008/01/12 06:57
하하핫. 굉장히 흥미롭네요.
전 안 읽었으면 안 읽었다고 말하는 편. 'ㅁ'

암요. 진짜 책읽기는 '감동'이 있기 마련. :)
누군가에게 지적 허영을 표출하는데 쓰이는
책읽기는 '거절'하겠어요. ㅎ-ㅎ
Commented by Clio at 2008/01/12 07:07
총천연색 님 /거의 동시 접속입니다. ^^ 일단 올려 놓고 다시 마지막 교정을 보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다녀가셨군요... 책을 읽으면서 그 속에서 작가와 정신적으로 교류하는 것... 그런 정신적인 활동이 일어나는 책 읽기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hoo at 2008/01/12 09:42
요새 제가 생각하고 있는 내용 중에 하나였거든요. 이 내용!
과연 내가 책을 읽고 나서 남는 것이 무엇일까. 요약만 읽은 사람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클리오님 덕분에 머릿속이 조금 정리되는 것 같아요.
이 책도 읽어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키오쿠 at 2008/01/12 10:07
어쩌면 text와 context 사이의 관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
책을 직접 읽어도 둘 다를 잡기 어려울 때가 있고, 직접 읽지는 않더라도 잡을 수 있을 때도 있지요.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둘 다 잡아보려고 노력할 때가 제일 즐거운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은 이 이야기를 왜, 무엇을 보여주려고 썼을까. 나는 거기에서 무엇을 보고, 사람들은 거기에서 무엇을 보고 싶은 걸까. 책만으로는 다 채울 수 없는 구멍을 그런 것들이 채워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이 서평을 많이 보는게 아닐까요? :D
Commented by pep군 at 2008/01/12 12:16
딴지에서 연재하는 읽은척 메뉴얼이 연상되네요. 물론 그 연재물은 당대에 유행하는 책들의 포인트별 요약 서평이었습니다만..

"이는 오직 어디가서 잘 알지 못하는 얘기만 나오면 자아에 가공할 치명상을 입는 가녀린 영혼의 독자제위를 위해 결코 읽어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읽은 것 처럼 위장토록 함으로써 작게는 빠듯한 가계 살림에 책 값을 굳게 하고, 크게는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회복시켜 결국에는 매사에 긍정적, 적극적 생활습관이 자연스레 형성되는 바람에 급기야는 불황탈출과 실업극복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 대승적 취지에서 비롯된 홍익인간적 기획 꼭지라 하겠다."

꽤나 즐겁게 봤던걸로 기억합니다.
Commented by 에바 at 2008/01/12 18:26
읽은 척과 안 읽었다 말하기를 적당하게 섞어서 쓰는 타입인데, 이거 무척 흥미로운 걸요. 제가 책을 읽고 나서 이야기할 때와 적당히 아는 것들만 섞어서 이야기할 때의 차이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Commented by 은비뫼 at 2008/01/13 00:03
흥미로운 책이네요. ^^ 글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aki★ at 2008/01/13 01:52
책을 읽는다는 그 단순한 행동에서, 저는 생각보다 정말 많은 감동과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아마 읽은 척 하기 위한 것과는 꽤 다른 것 같아요, 진짜 읽는다는건..
저도 안읽은건 안읽었다고 하고, 나중에 슬쩍...찾아 보는 쪽이에요! 클클클.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delicately at 2008/01/13 02:02
안녕하세요. 어쩌다가 들렀어요. 요즘들어 습관적으로 책을 골라 읽어서 별 감흥도 없고,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한다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그런데 재밌군요. 뭐랄까, 책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본달까. 다시 점검해봐야겠어요. 그럼, 반가웠습니다 ^_^
Commented by dende at 2008/01/13 10:57
목차 읽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는 말을 들었는데요. 읽는 것이 힘들어 차례 부분은 안 읽고 건너뛰기 일쑤입니다. 모르는 책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소외당한 느낌이 듭니다. ㅠ.ㅠ)
Commented by violetise at 2008/01/13 14:00
고민하던 문제네요.. 읽지 않은 책은 많고 세상에 읽을 책, 읽어야 할 책, 그리고 읽고 싶은 책은 넘쳐 흐르는지라.. 정리를 하면서 넘어가면 기억하기 쉬운 것은 아는데, 그 정리벽이 또 웬수기도 하고.. ^^; 그래도 읽지 않았는데 읽었다고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인 듯 해서 솔직히 이야기하는데, 늘 읽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참 창피하지요. ^^;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포스팅 늘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강설 at 2008/01/13 22:13
잘 읽고갑니다. 클리오님 책소개를 보고있으면 책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네요.
클리오님은 이 책을 읽으신것같은데 어디가서 저도 클리오님 의견을 뚜룩치면 읽었다고 말할수있을듯 ^^;
위에 키오쿠님이 text와 context얘기를 하셨는데 접두사 con이 '함께'라는 라틴어에서 왔다는걸 생각하면 요약을 읽은 사람과 진짜 책을 읽은 사람이 차이는 책을 읽고 그 내용을 합쳐서 새로운 text를 산출하는데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사은 at 2008/01/14 00:47
저는 감동을 받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소설에 치중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전공과목의 관련서적 중에서도 읽으면서 감동을 받은 적이 있어서 아, 공부를 하기 위해 책을 읽는게 반드시 힘든 일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도 되었는데요,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교양 서적이니 읽어라'고 하는 것들을 읽으려고 애쓰다가 힘들어서 접은 적도 참 많답니다. 제게는 공감, 혹은 교류가 중요한 것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제 글 링크해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 칼비노를 좋아하는 분들을 뵈면 늘 반가운데, 클리오님이 그러시다니 더욱 그랬습니다. :)
Commented by 썬데이뉴욕 at 2008/01/14 06:21
저도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를 짚어주는 포스팅이로군요. 늘 습관적으로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많은 책을 읽었다고 자랑하고 싶은 (자기에게건 타자에게건간에) 지적허영으로 독서에 대한 욕심만 많은데, 올해 들어서는 그저 읽은 책 수만 많고 지식으로건 지혜로건 쌓이지 않는 그간의 독서방식에서 좀 탈피해 볼까 싶거든요. 어제 서핑중에 강유원씨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꼭 인문학적으로 소양을 쌓아야겠다 하는 결심은 없지만 (지금 제 자리에서 공부해야 할 다른 것들이 많은 관계로) 그 분의 공부법이라는 건 한번 짚어보고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싶었습니다. 요즘 웹에서 많은 걸 배워서 즐겁습니다. ^^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1/14 09:49
명작 100선 리스트, 베스트셀러 목록, 일간지 서평 등등을 볼 때마다 독서에 대한 의무감은 늘어나고 기쁨은 줄어듭니다.
더 큰 문제는 어떤 책을 읽을 지 선별하기도 힘들다는 거죠.
오자서가 "해는 저무는 데, 갈 길은 멀다"고 했지만, 저는 "책은 많은 데, 시간과 돈은 부족하다"고 말하렵니다.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1/14 20:48
요즘 어른이나 아이나 말을 시작하면 돈이고, 부자입니다. 문학이나 시에 대해서 애기하면 가난한 거지아님 바보소리 듣습니다. 지난주 영시 강의하는 후배와 한잔했는데... 분위기 좋았습니다. 한잔씩 하면서 시도 애기하고 문학도 애기하고 사랑도 해기하면서 술도 자알 넘어가고 얼마나 좋습니까?? 잠시나마 딴나라에 사는것 같은 느낌 이었지만요..우리들의 이런상황이 절대적인 독서량부족과 인문학의 위기에서 오는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겠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1/15 06:38
Shoo 님 / 거창한 이야기를 한다기 보다는 그저 새 책을 소개하며 제 생각을 적었는데 그것이 Shoo님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키오쿠 님 / 좋은 말씀입니다. 그렇게 책과 능동적인 독서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행간을 읽는다는 표현을 하던가요? 단순히 책에 인쇄된 글자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는 그런 적극적인 사고 활동이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pep군 님 / 자신감에서부터 시작하여 홍익인간에 이르기까지 대단한 기회 의도로군요.^^ 우리 사회에서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는 말들도 합니다만 여전히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난감해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도 같은데... 책을 읽었다고 말하는 그 사람들이 과연 제대로 책을 읽었는지는 쉽게 알 수 없는 일이지요.

에바 님 / 읽은 책에 관해 이야기 할 때 얼마나 그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책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로 책의 내용을 남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는가 하는 것도 한 가지 차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그것도 그리 어렵지 않게 위장이 가능합니다만...

은비뫼 님 /재미있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aki★ 님 / 솔직하시군요.^^ 말씀하신것 처럼 읽는다는 행위 그 자체에도 깊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내용을 귀로 들을 때와 눈으로 읽을 때 우리 머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이해의 과정이 다르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제 경험으로도 그게 사실인것 같습니다.

delicately 님 / 반갑습니다. 때로는 큰 의식하지 않고 그저 책장을 넘기는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다가 어느 순간 머리를 후려치는 강한 충격을 주는 구절을 만날 수도 있지요. 늘 마음에 드는 책, 감동을 주는 책만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대신 책과 늘 가까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dende 님 / 책에 따라서는 목차를 살피고 그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만을 읽는 책들도 있지요. 책의 내용에 따라 읽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 소외당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저는 그런 경우에 내가 읽지 않은 책을 읽은 사람에게 책에 대한 이런 저런 질문을 많이 합니다. 종종 난처해 하는 사람들도 생기지요.^^

violetise 님 / 방문감사합니다. 정말 좋은 습관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정리한다는 것 보통 정성으로는 하기 힘든일입니다. .... 새해에도 건강하시구요. 좋은 책 많이 읽으십시오.

강설 님 / 동의합니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자신의 머리 속에서 자신만의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내용 중의 한가지라 생각합니다. ... 그 정도면 어디가서 이 책을 읽었다고 하셔도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사은 님 / 남들이 모두 교양서적이니 반드시 읽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감흥을 느끼지 못 하면 정말 고역이지요. 물론 교양 서적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전이라고 하는 것들은 결국 세대를 걸쳐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감동을 받은 책들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따분하고 재미없지만 살다 보면 언젠가는 감동을 받을 날이 오는 그런 책들도 있지요..... 공감이나 교류에 대한 말씀을 듣고 나니 고전에 대한 칼비노의 말이 생각이 납니다.< http://www.des.emory.edu/mfp/calvino/calclassics.html --아마 벌써 보셨겠지요?> 칼비노 동호회라도 하나 만들어야 겠습니다. 그죠^^

썬데이뉴욕 님 / 강유원씨의 공부법은 어찌 보면 끊임 없이 읽고 또 읽어 문리가 트일 때까지 책을 읽는 우리 선비들의 전통적인 공부법과 비슷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 책을 그렇게 읽다보면 나중에는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책이 내가 되고 내가 책이 되는 그런 단계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갑자기 선승같은 소리를 하고 있군요. 어쨌던 넘쳐나는 새로운 정보에 치여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방법인것 같습니다.

marlowe 님 / 위에서 사은님의 글에 답글을 달며 잠깐 언급한 이탈리아의 작가 이탈로 칼비노는 고전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떤 책이 '고전'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이 당신의 '고전'인가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 읽어라 하더라도 내가 그 책과 공감하지 못 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만의 고전을 찾다보면 돈도 좀 절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빈센트 님 / 부럽습니다. 술 한 잔을 나누며 시와 문학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여유가 부럽고 또 그런 여유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 그런 여유를 느끼지 못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불쌍하지요. 저도 끼고 싶군요.^^ ....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저로서는 독서 부족과 인문학의 위기에 관해서라면 참 할 말이 많습니다. 차차 포스팅으로 올리지요.
Commented by julia at 2008/04/05 09:53
서점에 지나다니다가 우연히 봤는데 이 책의 한국어 번역판이 나온 것 같더라구요. 시간되면 번역판이라도 좀 읽어봐야겠습니다. 영문판으로 읽으면 영어공부도 되고 일석이조 지만 역시 학기 중엔 시간의 압박이..-_ㅠ
Commented by Clio at 2008/04/07 10:27
julia 님 / 그렇군요. 한국어 판이 상당히 빨리 나온 것 같습니다. 하기야 원문이 불어이니 아마 불어판이 나오자 마자 번역을 시작했나 봅니다. ... 영어건 한국어건 중요한 것은 책의 내용을 파악하고 저자의 말을 듣는 것이지요. ^^
Commented by nique at 2008/07/05 23:10
이 책 재밌더군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07 08:55
예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독서'라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를 생각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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