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휴전을 선언했지만 당시 이탈리아 반도에는 많은 독일군들이 주둔하고 있었고 특히 연합군이 아직 진주하지 않은 이탈리아의 지역들은 졸지에 독일군의 점령지가 되고 맙니다. 종전까지 동맹군이었던 독일군들이 하루 아침에 점령군이 된 것이지요. 또한 독일군들과 같이 유럽의 다른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이탈리아군은 영문도 모른채 독일군의 포로가 되고 무장을 해제 당하는 수모를 겪습니다.
그 중에는 무장 해제를 거부하고 독일군들과 전투를 벌이고 포로가 되었다가 학살된 군인들도 있었지요. 이 이야기를 다룬 것이 루이 디 베르니이르(Louis DeBernieres)의 소설 "코렐리의 만돌린(Corelli's Mandolin)"이었고 그 작품은 다시 니콜라스 케이지가 출연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그리 좋은 평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리이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아래에 잠시 그 영화 중에서 바로 이러한 비극의 장면을 옮겨보지요.
자. 이렇게 하루 아침에 독일군들과 적이 된 상황에서 이탈리아 중,북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레지스탕스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1945년 4월까지 30 만명 이상의 이탈리아인들이 독일군과 파시스트들에 대항해 치열한 전투를 벌입니다. 독일군이라는 공동의 적을 두고 좌,우익이 모두 모여 저항 활동을 하다보니 내부적으로 충돌이 있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독일군이 물러나고 이탈리아는 해방이 됩니다. 그래서 1948년에 제정된 헌법 속에서 이러한 저항 활동의 결과를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말로 번역을 하자면 '안녕, 이쁜이' 정도가 될까요. "Bella, Ciao(벨라, 챠오.=>" Bella" 라는 단어는 여기에서 아름다운 여성을 지칭하는 말로 쓰입니다)" 라는 이 노래는 당시 저항 운동에 참여했던 파르티잔(Partisan, 빨치산)들이 부른 노래인데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간단한 멜로디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후렴구가 이 노래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원래의 가사는 이러합니다.
Ciao Bella
Una mattina, mi son svegliato,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Una mattina mi son svegliato e ho trovato l'invasor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어. 안녕 이쁜이. ~~~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어. 그리고 침략자들을 발견했어.
O partigiano portami via,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O partigiano portami via ché mi sento di morir
오. 빨치산들이여 나도 데려가주오.안녕 이쁜이. ~~~
오. 빨치산들이여 나도 데려가주오. 이대로는 죽어버릴 것 같소.
E se io muoio da partigiano,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e se muoio da partigiano, tu mi devi seppellir
만일 내가 빨치산으로 죽으면, 안녕 이쁜이. ~~~
만일 내가 빨치산으로 죽으면, 당신이 나를 묻어주어야 해.
E seppellire lassù in montagna,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e seppellire lassù in montagna, sotto l'ombra di un bel fior
저 산 위에 나를 묻어줘. 안녕 이쁜이. ~~~
저 산 위에 나를 묻어줘, 한 송이 아름다운 꽃 그늘 아래에.
E le genti che passeranno,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e le genti che passeranno mi diranno che bel fior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안녕 이쁜이. ~~~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나에게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이라 말 하겠지.
È questo il fiore del partigiano, o bella ciao bella ciao bella ciao ciao ciao
è questo il fiore del partigiano morto per la libertà
이것은 빨치산의 꽃이라고. 안녕 이쁜이. ~~~
이것은 자유를 위해 죽은 빨치산의 꽃이라고 하겠지.
이 노래는 60년대 유럽 전체를 휩쓸었던 젊은이들의 저항 운동을 통해 유럽에 알려집니다. 그리고 공산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열렸던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한 이탈리아 공산당의 젊은 당원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영어는 물론이고 러시아어 중국어로도 불리워졌고 그런 와중에 가사가 지역에 따라 달라지기도 했습니다. 초기에 이 노래를 녹음하여 각 종 매체를 통해 알린 사람 중에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가수 겸 배우 이브 몽탕(Yves Montand, => mp3파일로 링크되어 있습니다.) 도 있습니다.
슬프고 비장한 곡조이지만 천천히 불릴 때와 빠르게 불릴 때 그 느낌이 모두 다릅니다. 아래에는 최근에 이 노래를 다시 녹음하여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탈리아 포크 락 그룹인 "모데나 시티 램블러즈(Modena City Ramblers)"가 부르는 벨라 챠오와 6.70년대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탈리아의 가수 밀바(Milva)가 부른 벨라 챠오, 두 가지 버전의 노래를 옮겨 봅니다.
특히 밀바의 노래는 빨치산의 이야기가 아니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노래로 가사를 바꾼 것입니다. 전통적인 민요의 요소를 더 살리고자 피리와 바이올린 등으로 편곡하여서 듣는 사람이 노래에 맞춰 흥겨운 춤이라도 출 수 있을 것 같은 모데나 시티 램블러즈의 노래와 비장한 목소리의 밀바가 부르는 노래는 같은 노래인데도 참 다르게 들립니다. 한 번 감상해 보시지요. 먼저 모데나 시티 램블러즈의 벨라 챠오 입니다.
이제는 밀바의 벨라 챠오입니다.
* 이 글에 쓰인 이미지는 위키피디어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리고 위키피디어의 '벨라 챠오' 항목 에 가시면 중국어와 스페인어 등 여러 가지 언어로 부르는 이 노래를 들어 보실 수 있고 또 가사도 보실 수 있습니다.




덧글
ghistory 2008/01/21 14:35 # 답글
시실리⇒시칠리아.
ghistory 2008/01/21 15:06 # 답글
이탈리아가 공화정으로 전환한 해는 1946년이고, 이탈리아공화국 헌법이 발효한 해가 1948년입니다.
Azafran 2008/01/21 15:09 # 답글
어째 항전가도 역시 이탈리아인스러운 감성이 듬뿍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쁜이 한 명쯤은 지켜봐 주어야 빨치산 활동도 할 맛이 난다는 걸까요? 좋은 노래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Clio 2008/01/21 15:34 # 답글
ghistory 님 / 제대로 된 정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국에 있어서 그런가요? 이탈리아 지명 표기도 미국식으로 하게 되는군요.^^ 그리고 정확한 연도에 대한 정보도 감사드립니다. 1946년에 왕정과 공화정을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있었지요. 그리고 제헌 의회가 구성되어 정식의 헌법이 발효된 것이 1948년입니다. 표현이 정확하지 못 한 점 사과드립니다. 오해가 없도록 문장을 수정했습니다. 이렇게 관심 가지고 보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Azafran 님 /이 노래를 오래 들었지만 사실 그 부분은 생각지 못했는데 정말 말씀을 듣고 보니 그렇군요. ... 길거리를 지나가는 여인네들에게 휘파람을 불어내는 이탈리아 남정네들이 떠오르네요.^^
게스카이넷 2008/01/21 16:47 # 답글
간만에 이오지마 타고 찾아뵈었습니다. ^^정말 왠지... 뭐랄까... 표현하기 힘든 느낌으로 와 닿는 노래 같네요.
2차대전 당시 유럽에서 히트치던 노래 중에 (영화 '개선문'에도 나왔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기다리겠어요.'라는 노래가 있었던 걸로 기억납니다. 굉장히 아련하면서도 전쟁 미망인(? 애인?)의 느낌이 왠지 그대로 묻어나와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었어요.
(이렇게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J'ai attendre..."
이 노래 역시... 상당히 다르면서도 왠지 비슷(?)한 느낌이 나는 건 왜일까요?
'전쟁'이라는 배경상황 때문인 것 같아요.
또, 트랙백 해갑니다. ^^/
liesu 2008/01/21 18:13 # 답글
이 노래가 그런 의미가 있는 거였군요. 얼마 전에 라이브로 이 음악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참 좋은 곡이였어요.
ghistory 2008/01/21 21:02 # 답글
Clio/ 이런 것들을 쓰면 쓸데없이 사소한 거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한다고 신경질 내는 블로그 주인들이 많은데 오히려 기뻐하시니 마음이 놓입니다. 그리고 방금 발견한 것 하나:에밀리아: 과거의 행정구역으로, 현재의 에밀리아-로마냐 지역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
그래서 '에밀리아' 라는 표현이 틀렸다고는 단정하지 못하겠네요.
저자께서 확실히 현지에 사시다 보니 영어식 표현에 많이 익숙해 있으신데 현지어를 쓰는 게 좋겠다 싶으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옛날에 쓰신 글들도 살피고 있죠 요즘.
충성용감단결 2008/01/21 21:25 # 답글
벨라 챠오가 이런 노래였군요. 저는 소비에트 연방 붉은군대 합창단이 부른 버젼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란병아리 2008/01/21 21:56 # 답글
밀바의 챠오 참 좋네요
Clio 2008/01/23 08:28 # 답글
게스카이넷 님 / 말씀하신 그 노래를 저도 들어본 것 같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사는 사람들의 정서가 아마 비슷한가 봅니다. 그리고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그것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정서에 많은 영향을 주겠지요.liesu 님 / 새로 옮겨 가신 곳에서 많이 바쁘실텐데 이렇게 들러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라이브로 들어 보셨으면 정말 좋았겠군요. 직접 따라 불러보셔도 좋답니다. 한 번 듣고 나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멜로디지요.
ghistory 님 / 이렇게 자세하게 제가 올린 글을 보아주시는데 정말 감사드려야 할 일이지요. 최대한 원어의 표기를 따라 쓰려하는데 종종 고민이 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표현이 그렇지 않을 경우 괜히 원어를 쓴다는 것이 조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 그저 변명 아닌 변명이었습니다. ^^ .. 앞으로도 많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충성용감단결 님 / 붉은 군대 합창단이 부르는 노래라면 아주 씩씩하겠군요.
노란병아리 님 / 밀바의 목소리가 참 깊고 힘이 있지요.
2008/01/24 12:3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불량먹보 2008/01/24 20:49 # 답글
와 빨치산의 유래가 Partisan 이 단어인가보군요-_-; 소소하지만 역시 세상에는 알게 많은 거 같습니다.
Clio 2008/01/25 06:54 # 답글
불량먹보 님 / Partisan 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찾아 보니 중세 프랑스어와 비슷한 시기 북부 이탈리아어로 거슬러올라가더군요. 그것이 러시아어로 넘어가면서 우리나라에까지 알려지지 않았나 싶은데 그 기원을 더듬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 같습니다.
총천연색 2008/01/30 14:07 # 답글
군중들이 따라 부르는 벨라챠오. 힘이 느껴지네요.밀바의 영상은 아쉽게 끊겼네요. ㅠ - ㅠ 찾아서 들어봐야지.
덕분에 이탈리아 현대사를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려요. 흐흐.
Clio 2008/02/01 07:58 # 답글
총천연색 님 / 천천히 구슬프게 그러나 힘있게 부르는 벨라 챠오는 듣는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힘이 있답니다.
envy 하다 2008/07/10 17:52 # 답글
퍼갑니다. clio님 ^^
Clio 2008/07/11 07:07 # 답글
감사합니다. 필요하신 대로 이용하십시오. ^^
2008/07/25 18:1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8/07/27 00:54 #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편하신 대로 이용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