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에 버니지나 주의 도시 버지니아 비치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다녀왔었습니다. 매 년 3월이면 열리는 도서관 상호대차 담당자들의 행사라 벌써 몇 해째 참가하고 있지요. 늘 이메일을 통해 소식을 주고 받지만 일 년에 한 번씩 만나는 다른 도서관의 동료들과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어서 매 년 빠지지 않고 참가합니다. 그리고 올바니의 긴 겨울에 지쳐갈 쯤 되어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서 잠시나마 바다를 보고 올 수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참가비 일체를 도서관에서 부담한다는 것도 큰 매력이지요.작년은 제가 하루 종일 운전을 하면서 버지니아까지 갔지만 올 해는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다. 도서관에서 모든 경비를 부담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고 갑자기 오른 기름값을 생각하니 비행기로 보내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위에서 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비슷한 것 같았지만 어쨌던 하라는 대로 해야지요. 물론 고집하면 차를 렌트해서 갈 수도 있었지만 올 해는 저도 좀 편안하게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저희 도서관에서 공식적인 출장을 갈 때 이용하는 비행사는 지정되어 있습니다. 한국에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 이라는 회사인데요. 주로 미국 국내선과 캐나다에만 취항하고 있는 항공사입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도서관에서 이 항공사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가격이 싸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 항공사에는 다른 항공사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규칙들도 있습니다. ![]() 그런데 A 그룹이라고 하더라도 60명 정도가 되니 조금이라도 먼저 타기 위해서 출발시간 1시간 전부터 탑승구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올 해 부터는 각 그룹 별로 또 번호를 매기더군요. 그래서 A1에서 A10까지 먼저 호명하고 다음으로 A11에서 A20하는 식으로 호명하더군요. 이것 때문에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동안에도 돌아오는 비행기 탑승권을 인쇄하기 위해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탑승객들 중에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사람들도 생기게 됩니다. 덩치 큰 아저씨들 사이에 끼어서 한 두 시간 비행을 할 생각을 하면 답답하지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자신들만의 특기로 탑승객들의 마음을 달래려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이게 오늘 이야기의 하일라이트입니다.보통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승무원들이 각 종 안내 방송을 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사우스웨스트의 장기가 발휘 되는데요, 안내 방송을 담당하는 승무원들이 거의 코미디언 수준의 개그 솜씨를 보여 사람들이 배꼽을 잡게 만듭니다. 여러 차례 이용을 하다보면 예전에 들었던 레퍼터리를 다시 듣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옆자리에 앉은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보며 웃게 만들어 줍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지요. " 저희 사우스웨스트 항공을 이용해 주신 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앉으신 자리 때문에 불만이 있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희들은 사우스웨스트 항공입니다. 비싼 델타나 노스웨스트가 아니지요. " ---> 듣기에 따라서는 더 기분이 나빠질 수 있는 농담입니다. ![]() "열대의 낙원 하와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는 멘트가 나오면 저도 참 좋겠습니다만 여러분은 지금 영하 5도에 눈이 펄펄 내리는 올바니에 무사히 도착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웃음을 주는 승무원들의 모습은 어떨까요? 여러 번 여행을 했지만 저는 같은 비행기에서 일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승무원들이 통일된 제복을 입는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회사의 마크가 찍힌 폴로 셔츠와 면바지 그리고 드레스 셔츠와 조끼가 있지만 저마다 자기가 입고 싶은 것을 입는것 같더군요. 면바지에 폴로 셔츠를 입은 승무원과 반바지 위에 드레스 셔츠와 조끼를 걸친 승무원이 같이 근무합니다. 이들이 승무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이들의 옷에 새겨진 회사 로고 뿐입니다. 그러나 신발만은 거의 공통적으로 운동화를 신고 근무하더군요. 그게 아무래도 편하겠지요?그리고 승무원들의 구성도 남성과 여성이 골고루이고 연령도 젊은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 대의 승무원들이 골고루 있더군요. 이번에 탄 한 비행기에서는 남자 승무원 두 사람이 나와서 비상구를 가리키는 특유의 안내를 하고 여자 승무원이 방송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통로에 두 남자 승무원이 자리를 잡자 여자 승무원이 방송을 시작하며 그러더군요. "이번 비행에 제 약혼자와 전 남편이 같이 탑승을 했습니다. 혹시 여러분에게 불편을 드리는 일이 생기더라도 양해해 주십시오. 사랑하는데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이 사람들의 편안한 모습을 보면서 한국의 항공사에서 일하시는 아름다운 여성 승무원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비교가 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이들처럼 편안한 모습의 승무원들이 훨씬 대하기가 편합니다. 무엇을 부탁하려해도 훨씬 덜 부담이 되고 말입니다. 사실 하이힐에 짧은 치마를 입고 '미국까지 걸어간다." 는 한국의 승무원들이 참 안타까울 때가 많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이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 승무원들의 개그를 보기 위해서라도 이 비행사를 애용할 것 같습니다. 아래에는 누군가가 녹음한 실제 사우스웨스트 항공 승무원의 안내 방송을 옮겨 봅니다. 비행 규정에 따르면 이륙 중에는 절대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이 사람이 한 행동은 상당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절대 따라 하는 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 * 가장 아래의 승무원 사진은 Flickr Creative Commons 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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