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이 사라진 대영도서관 열람실이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전통적으로 전문 연구자들이나 유명 저술가들에게만 개방을 하던 대영도서관 열람실을 일반인들과 학생들에게 개방한 결과 열람실이 소란해졌고 정작 도서관이 필요한 사람들이 제대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다가 한 대목에 이르러 잠시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도서관은 변화하고 진화하는 존재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도서관을 이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연구 활동을 합니다. 노트에 참고 사항을 옮겨 적는 것 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사용하고 웹을 검색하기도 합니다."

도서관은 두 가지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가지는 인류가 축적한 정보를 모으고 그것을 제대로 안전하게 보존하는 수호자로서의 일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한 가지의 모습은 그렇게 모은 정보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의 모습으로서 전자의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두 가지의 상반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기관이 도서관입니다.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도서관의 성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만 어느 한 쪽에만 치중할 수 없는 것이 도서관의 임무이면서 고민이기도 합니다. 적절하게 두가지 역할에 균형을 맞추어가며 도서관을 꾸려나가는 일이 중요할텐데 과연 여러분 주위에 있는 도서관은 어떤 도서관입니까? 수호자인가요 아니면 안내자인가요? 여러 가지 대답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독서실 관리자'는 아닙니다.
*** 책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길래 사족으로 몇 가지 덧붙입니다. 한글 기사에서 '소설' 이라고 언급된 안토니아 프레이저의 "마리 앙트와네트"는 소설이 아니고 마리 앙트와네트에 대한 전기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6년 현대문학에서 번역판을 출판했습니다. 출판사의 홈페이지에도 프랑스 문학(소설)이라고 분류되어 있지만 픽션은 아닙니다. (표지 그림은 현대문학의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