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래방 이야기-듀엣 음악 이야기

"듀엣(Duets)" 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찾아 보니 개봉된 것이 지난 2000년이었더군요. 개성있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볼 거리가 많은 영화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의 제 느낌은 아주 좋은 노래를 듣고 난 뒤 그 노래의 멜로디를 계속해서 흥얼거리게 되는 것처럼 영화 속의  장면들과 특히 음악들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영화는 가라오케 바를 중심으로 벌어지는데요. 영화 속에는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나옵니다. 가라오케 바에서 열리는 노래 시합에서 돈을 버는 전문 "가수 도박사?" 와 그의 딸, 영업 사원으로 정신 없이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가라오케 바에서 노래를 한 것을 계기로 자신의 모습을 찾는 여행을 떠난 중년의 남자 그리고 할 줄 아는 기술은 노래 밖에 없어 대신 강도질을 하게 되는 사나이 등등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따로 진행되다가 마지막에는 상금 5000달러를 걸고 벌어지는 큰 가라오케 대회에서 이들을 모두 모아 이야기를 끝냅니다.

뚜렷한 스토리는 없지만 그 속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있고 인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은 음악이 있더군요. 그러한 음악과 함께 풀어내는 인생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집중하고 미스테리를 풀 듯 감독의 의도를 생각해가며 보아야 할 영화가 아니라 편안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대로 보아나가면 될 것 같은 영화였습니다. 국내에서도 아마 개봉이 되었겠지요.

기네스 펠트로우가 영화에 출연을 하고 그녀의 아버지인 브루스 펠트로우가 감독을 했습니다. 그리고 전설적인 로커인 휴이 루이스(Huey Lewis)가 가수 도박사로 나오지요. 잠깐 아래의 장면을 한 번 보십시오. 동네에서 노래깨나 한다는 가라오케 챔피언에게 휴리 루이스가 슬슬 도전을 합니다. "이에 뭐야 가라테오케라 그러는건가?" 하면서 약을 올리다가 1000 달러를 걸고 내기를 합니다. 그의 딸로 출연한 기네스 펠트로우도 옆에서 부추깁니다. 두꺼운 안경을 끼고 멍청해 보이는 인상에 노래와는 전혀 거리가 멀어 보이지요. 그런데 막상 내기가 시작되면 안경을 벗고 직접 준비한 반주 음악을 건내 주면서 '선수'로 돌변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제가 놀란 것은 출연 배우들의 노래 실력이었습니다. 휴이 루이스야 원래 가수이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의 딸로 나온 기네스 펠트로우의 노래 솜씨에 놀랐습니다. 잘 한다는 표현보다는 참 개성있게 노래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그녀 외에도 중년의 위기에 빠진 영업 사원역의 폴 지아마티(
Paul Edward Valentine Giamatti)와 경찰에 쫓기는 강도 역의 안드레 브라우퍼 (Andre Braugher)의 노래 솜씨는 정말 감탄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에 안드레 브라우퍼가 자신 만의 스타일로 불러주는 레너드 스키너드의  명곡 프리 버드(Free Bird)는 정말 감동 적이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한 번 구해서 보십시오. 좋아하실 겁니다. 영화 중간에 폴 지아마티와 안드레 브라우퍼가 부르는 "Try a little tenderness"라는 노래를 올려봅니다. 노래를 하는 동안 보여주는 이들의 표정에서 음악이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지 알 수 있습니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cliomedia.egloos.com/tb/1885102 [도움말]

덧글

  • saltyJiN 2008/05/12 14:07 # 답글

    노래 이상의 '우정'같은 것이 느껴져 더욱 아름답게 들리네요.
    조만간 봐야겠어요. 소개 감사합니다.
  • 불량먹보 2008/05/12 15:08 # 답글

    폴 지아마티 아저씨는 요즘 영화랑 드라마에서 꽤 자주 봤던 것 같아요. 정겨운 캐릭터도 악당 캐릭터도 무난한게 참 괜찮은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
  • julia 2008/05/12 21:30 # 답글

    아....이 노래!!!!! 예전에 라디오에서 기네스 펠트로우가 부르는 이 노래 듣고 제목하고 노래 찾기 위해서 인터넷을 엄청 뒤지다가 결국 못찾고 포기했던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다시 만나네요!!! 이 노래 쓰인 영화가 듀엣이었군요ㅎ 오랫만에 놀러왔는데 또 뭘 건저가네요ㅎㅎ clio님 블로그 놀러오면 항상 뭘 건져가게 되서 기분이 좋습니다^^;
  • Clio 2008/05/13 10:21 # 답글

    saltyJiN 님 / 음악을 통해서 우정과 사랑을 찾아 간다고나 할까요. 마음이 따뜻해 지는 영화입니다.

    불량먹보 님 / 동감입니다. 악당 역을 해도 웬지 밉지 않다고나 할까요..

    julia 님 / 뭔가 건져가신다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럼. 다음에는 또 뭘 놓아 둘까요^^
  • 리느시아 2008/05/13 12:22 # 답글

    요새 Final기간이라 격조했습니다.^^; 오옷 간만에와서 좋은 영화한편 건져갑니다.
    시험끝나고 한번 봐야할 영화 목록에 하나 추가합니다.^^
    저도 폴 아저씨는 이런저런 장르를 넘어 잘 녹아드는 배우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덧, 저기 카테고리 밑에 붙어있는건 채팅방기능이 있는것인가요?신기합니다.^.^
  • Clio 2008/05/14 06:00 # 답글

    리느시아 님 / 요즘 저희 도서관에서는 미보 위젯을 이용해서 참고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제 블로그에도 달아 봤지요. ^^ 기말 시험 잘 치시길 바랍니다. 한 학기가 지나가는게 얼마나 빠른지요...
  • signifie 2008/05/14 09:07 # 답글

    뮤직 비디오가 흔지 않던 시절, 킴 칸스의 'Bette Davis Eyes'를 열심히 보곤 했었어요. 킴칸스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데 남자들은 왠지 기네스 펠트로우쪽을 더 좋아할 것 같군요. ㅎㅎ (Bette Davis는 어떤 기분일까요, 자신에게 바쳐진 노래가 재생되고 또 재생되고...) 폴 지아마니, 이 배우를 어디서 봤나 했는데 영화 'Sideways'에서였네요. 징글맞게 소심하고 무기력하지만 또 반면에 유치할 정도로 에너제틱한 모습을 연기 했었는데 노래를 이렇게도 할 수 있다니, 참 놀라워요. 레너드 스키너드의 노래에서는 전주 부분의 기타와 드럼 연주에서부터 소름이 쫘~악하고 돋곤 했는데 안드레 브라우퍼는 전혀 다른 곡 해석을 했군요. 부드럽다 못해 감미롭기까지 하네요. 잘 보고 잘 듣고 갑니다.~
  • Clio 2008/05/15 09:51 # 답글

    signifie 님 / 제가 처음 팝음악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 듣던 가수 중의 한 사람이 킴 칸스였지요. 그래서인지 저는 기네스 펠트로우 보다는 킴칸스의 예전 노래가 더 좋습니다. 덧글을 보고나서 오랫만에 킴칸스의 노래를 다시 찾아서 들어보고 있는 중인데요. 정말 80년대 분위기가 물씬 나는 군요. 그 때는 DJ가 있던 음악 감상실이라는 곳도 있었는데... 지금도 있나 모르겠군요. 나중에 그 이야기를 한 번 해 보아야겠습니다.
덧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