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글 세상이야기

안타깝습니다. 몸은 멀리 타국에 있지만 마음은 최근 고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온통 쏠려 있습니다. 어쩌다 상황을 이렇게까지 몰고 가셨습니까? 참 안타깝습니다. 도대체 어린 중, 고등학생들까지 시위 현장에서 연행하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저는 오랫 동안 사무실에서만 일하여 국민들의 실생활에는 어두운 일부 정부 관리들과 달리 대통령께서는 기업의 말단 사원에서부터 시작해서 최고 경영자의 자리에 올랐고 또 그 이후에는  지방 자치 단체의 시장직까지 역임하시면서 우리 사회의 상황과 일반 시민들의 생각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윤 추구을 최선으로 하는 기업의 경 영자로서 무엇이 이익이 되고 무엇이 손해가 되는지에 대한 판단이 일반 정치인들과는 달리 매우 빠르리라 생각했습니다. 아울러 그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매우 실용적인 정치를 해 나가시지 않을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저의 판단이 틀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안타깝습니다.

기업의 경영자로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쇠소기 수입' 을 하나의 제품으로 생각하시고 과연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구입할 것인지 생각해보십시오. 그리고 그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소비자'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합니다. 과연 '소비자'들을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지금 거리에 나온 사람들이 막연한 '괴담'에 선동되어 겁을집어 먹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단지 '일부 정치 세력'의 배후 조정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아셨으면 합니다.

80년대에 독재 타도를 외치며 거리에 나섰던 이들과 마찬가지로 지금 거리에 나선 이들도 나라를 사랑하고 또 그런 사랑을 배신한 정치인들에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 사랑이 컸던 만큼 분노도 커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어린 중고등학생과 젖먹이를 들쳐업은 주부들까지 거리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거리에 나선 이들은 어리석은 군중도 아니고 정부에서 강하게 밀어붙이면 쥐죽은 듯 가만히 있는 그런 힘없는 존재도 아닙니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외로움이나 털어놓는 소극적인 사람들은 더더욱 아닙니다. 정부의 입김에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하는 언론들과 달리 길거리 시위 현장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랩탑과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으로 무장하고 시시각각으로 상황을 전하고있습니다.

더구나 지난 수 십 년간의 투쟁 과정을 통해 시위 진압에 대한 노하우를 쌓은 경찰과 마찬가지로 그러한 탄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국민들도 이제 잘 알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경찰의 도발에 쉽게 흥분하지도 않을 것이고 경직된 사고 방식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발하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표시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최대한 평화적으로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무조건 밀어붙이기 식으로 반대 세력을 억누르고 정부의 정책을 강행하던 시절은 지나갔음을 알아 주십시오. 상황을 다시 처음부터 제대로 분석해 보십시오. 주위의 보좌관이나 장관 그리고 정치인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당신이 여전히 대통령이십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는 대통령 중심제국가입니다. 부디 정치계에 너무 오래 계셔서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았기를 빕니다.

1964년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 대통령께서는 '구국투쟁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서 한일회담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데모대의 선두에 나섰고 그것으로 인해 재판정에 서시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세월이 사람을 달라지게 만듭니다만 40여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대통령 이명박의 모습과 40여년 전 젊은 대학생 이명박의 모습이 어찌 이리 다른지요. 저는 아직까지도 당신의 마음 한 구석에 젊은 시절 가졌던 뜨거운 피가 남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때 당신이 가졌던 것과 같은 뜨거운 피를 가진 젊은이들이 거리에 서있습니다. 역지사지라고 했던가요.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십시오. 대통령께서도 거리에 섰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훨씬 쉽게 그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거울을 한 번 들여다 보십시오. 그리고 그 속에서 굴욕적인 한.일 회담 반대를 외치며 거리를 뛰어다니던 젊은 당신의 모습이 떠오르고  뜨거웠던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면 지금이라도 늦지않습니다. 여전히 대통령으로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도 충분히 있습니다. 다시 시작하십시오.무엇보다도 더 이상 국민들끼리 서로 상처입히는 일은 멈춰주십시오. 거리에 나온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경찰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왜 그들이 서로에게 욕하고 상처를 입혀야 합니까. 

우리 국민들은 때로는 심할 정도로 너그러운 국민들입니다. 만일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자신의 과오를 시인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나하나 바로 잡아 나간다면 선거때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지지를 받을수 있을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국민들의 분노는 어떤 방향으로 나가게 될 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이 절대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 주십시오. 비록 광장에 나서지 않았더라도 그 모습을 보며 마음 속으로 성원을 보내고 있는 더 많은 국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침묵하고 있는 국민들은 더 이상 정부가 국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다시 광장으로 나설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쩌면 또 다른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고 대통령께서는 "쇠고기" 때문에 물러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대통령으로서 역사책에 기록될 지도 모릅니다. 국민 누구도 그런 수치스러운 대통령을 만들어낸 나라의 국민이고 싶지 않겠지만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한반도를 내려다 보십시오. 그리고 이토록 아름다운 산하를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서 대통령께서 하셔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비행기에서 내려오십시오.그리고 다시 시작하십시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 이 글에 쓰인 이미지는 고려대학교 교우회의 웹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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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은 어떤 대통령이 되길 원하는가? 2008/05/28 08:23 #

    얼마전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일부 사람이 아직도 조중동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있다. 세상에!!!)에 난 기사들을 보면 이명박은 클린턴이나 링컨이 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가 한 말이나 행동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은 한국어를 하고 생각할 수 있다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국민을 사지로 내몰고 있는 것을 보면 인간의 평등, 존엄성을 중시한 링컨과는 반대를 달리고 있고, 도덕성으로 유명한 링컨을 비도덕 인생 ...... more

  • 테라의 알림 2008/05/28 11:47 #

    Cliomedia :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글... more

  • [공개제안]촛불문화제 청계광장에서 공개대중토론을 해보자! 2008/05/28 18:26 #

    [공개제안]촛불문화제 청계광장에서 공개대중토론을 해보자! '고삐풀린 미친소처럼 날뛰는 이명박정권, 촛불로 어떻게 맞설 것인가?'란 주제로~ 공개대중토론 해보자! 100분토론처럼~수만의 촛불과 함께 청계광장에서~ '국민을 섬기겠다'던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자마자, 그 추악한 본색을 드러낼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이 눈앞의 현실이 되어버린 것을 지켜보기가 참 힘겹기만 합니다. 특히 자국민의 생명, 건강 그리고 검역주권을 미국정부와 축산자본에 팔...... more

덧글

  • 은혈의륜 2008/05/28 07:42 # 답글

    세월과 돈과 권력이 사람을 얼마나 추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단적인 예라고 볼수있겠습니다. 게다가 그런식으로 타락한 사람들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걸 본적이 드물어서 더 암담하군요.
  • Clio 2008/05/29 09:22 #

    돌아가는 걸 기대해 보는 그 자체가 시간 낭비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풀잎열매 2008/05/28 08:45 # 답글

    요즘 시위를 보면 베르나르베르베르의 개미혁명(한국에서는 개미 뒷권으로 재판됐었죠)의 시위가 떠오르더군요. IT를 이용한 정보교환이라던가 말이죠.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시민들이 스스로 더더욱 조직화되서 자신들의 목을 조를지도 모른다는 걸 무시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 총천연색 2008/05/28 12:30 #

    개미 떠올리신 분이 은근히 많군요. 'ㅁ'
  • Clio 2008/05/29 09:23 #

    궁극적인 변화의 힘은 '개미'들이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개미' 무서운 줄을 알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 LastReview 2008/05/28 10:46 # 답글

    입은 하나고 귀가 둘이라는 것은 그만큼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라 들었습니다.
    조중동과의 소통이 아니라 국민과의 진정한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했으면 합니다.
  • Clio 2008/05/29 09:24 #

    저 역시 그것을 바랍니다만 과연 얼마나 현실적인 생각인지 ... 암담하군요.
  • 총천연색 2008/05/28 12:31 # 답글

    늦지 안았으면 합니다만...
  • Clio 2008/05/29 09:25 #

    동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가망없는 희망으로 끝이 나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 천치 2008/05/28 12:55 # 답글

    글을 다 읽고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토록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요.
  • Clio 2008/05/29 09:26 #

    제대로 사랑하고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2008/05/28 15:57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Clio 2008/05/29 09:27 #

    그게 어쩌면 모든 인간이 걸어가는 길일런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만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겠지요. 저는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 단팥빵 2008/05/28 18:20 # 답글

    그가 다시 시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전 솔직한 마음으로, 그가 이대로 철저히 몰락하는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고 싶습니다.
  • Clio 2008/05/29 09:29 #

    저도 공감합니다. 다만 그가 몰락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면 좋겠지만 그것으로 인해 더 큰 혼란이 오지는 않을지... 그것이 걱정입니다.
  • Signifie 2008/05/28 22:00 # 삭제 답글

    기업 경영자와 국가 원수는 근본 철학부터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단팥빵님과 생각이 같습니다만 애꿎은 국민이 함께 몰락할까 걱정입니다.
  • Clio 2008/05/29 09:30 #

    기업을 경영했던 사람으로서 상황 판단은 빠르리라 생각한 제가 어리석었던 것 같습니다. .... 제가 가진 걱정도 바로 그것입니다. 국민이 무슨 죄가 있어서...
  • 마리 2008/05/28 22:20 # 답글

    사람이라는 종족은 한번 변하면 그 끝을 모르고 내달리게 됩니다. 과연 그가 40년 전,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닭장차에 연행된 불법 집회 딱지를 가슴에 새긴 무고한 시민들과 학생들의 연행을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
    그의 변화는 너무도 급작스러웠기에 그 간극을 채우지 못하는 '가난한 그의 철학'에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한다는 것과 자기 신념에 근거한 철학을 갖는 것은 동일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 시대엔 시대의 고민이 있었고 어찌어찌해서 재판대까지 올라갈수도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신있는 자기 철학을 가졌다고 볼수는 없다고 봅니다.*
  • Clio 2008/05/29 09:35 #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 글을 쓰면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 큽니다. 대신 기업인 출신으로서 정세를 판단하고 실용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것 역시 어리석었던 생각인 것 같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앞으로 한 동안 그의 이러한 모습을 보고 살아야 할 것 같다는 사실입니다. ....
  • 에바 2008/05/29 01:44 # 답글

    세월과 경험이 그 사람을 달라지게 만든 건지, 아니면 그 사람의 어떤 본성이 지금 표출된 건지 잘 모르겠어요. "인간의 본성은 무엇으로 바꾸는가?"라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인간 이명박엔 별 관심 없습니다만, 대통령 이명박은...전 그 사람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앞으로 정말 잘해줬으면 해요. 지금까지 해온 일로 미워하기엔 앞으로의 세월이 너무나 기네요. 부디 잘해줬으면 합니다.
  • Clio 2008/05/29 09:37 #

    사람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는 말들을 하던데 좋은 쪽에서 나쁜 쪽으로 가는 것은 쉽게 되나 봅니다. .. 앞으로의 세월이 정말 걱정입니다. 이제 겨우 시작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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