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이 명박 대통령님.

대한 민국의 대통령이 되십시오. 당신은 더 이상 기업의 총수도 아니고 서울의 시장도 아닙니다. 이제는 대한 민국의 대통령입니다. 제발 대통령이 되십시오. 도대체 무얼 더 기다리고 있습니까? 촛불이 꺼지기를 기다리십니까? 아니면 더 큰 횃불이 타올라 깜깜한 당신의 눈과 머리 속을 밝혀주길 기다리고 있습니까? 촛불은 국민의 희생을 먹고 타오릅니다. 그러한 희생을 바탕으로 더 나은 나라,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국민들의 마음을 먹고 타오릅니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당신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했습니다. 이것이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한 행동입니까?과연 당신에게 장로라는 직책을 준 종교가 믿고 있는 성서의 어느 구절에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국민들은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탄압해도 된다고 나와 있던가요?

거리에 서서 촛불을 들고 있는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경찰들도 대한 민국 사람들입니다. 과연 그들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몰아넣을만큼 그렇게 당신의 정책이 가치있는 것이던가요? 시위를 막고있는 경찰조차도 그것이 명령이기 때문에 따르는 것이지 진정 당신이 옳기 때문에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제발 깨어나서 현실을 직시하십시오. 세상은 더 이상  당신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20세기가 아닙니다. 국민들은 이 전에 당신이 하던 방식과는 다르게 의견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 방식은 시시각각  발전하고 또 더 효과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코 멈추지 않을 겁니다.

저는 이제 더 이상 당신의 마음 속에 남아 있을지 모를 6.3의 열정을 기대하지 않으렵니다. 이미 당신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때로는 심할 정도로 너그러운 국민들이지만 더 이상 당신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은 전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고 당신에게 투표한 많은 사람들을 후회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당신은 대통령이고 또 막강한 경찰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국민들의 입을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겠지요. 그러나 비폭력 불복종 그리고 평화적인 시위라는 강력한 무기로 무장한 국민들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국민들이 보내는 준엄한 경고를 받아들이십시오. 민주국가의 힘은 국민들에게서 나옵니다. 퇴임 후 당신의 사저로 중,고등학생들이 수학 여행을 오지는 않더라도 경찰들이 24시간 경비하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빕니다.

시위대의 앞을 막고 계시는 경찰들에게 드립니다.

저는 당신들이 그 곳에 서 있는 유일한 이유는 명령을 따르는 공무원의 신분이고 또 군인의 신분이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지금의 문제는 보수와 진보 같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고 그러한 절박한 문제를 무시하는 정부에 대한 항의입니다. 정부가 국민들을 생각하지 않고 펴는 정책의 피해는 당신들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 점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 후  전경으로 차출이 된 분들이나 의경으로 지원을 하신 분들께서는 한 가지를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제대를 하고 나면 여러분은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국민들과 같은 신분이 됩니다. 실제 시위대에 계시는 분들 중에는 여러분의 선배도 있고 친구, 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내가 날리는 몽둥이와 방패가 나중에 어떤 결과를 낳게 될 지 상상하실 수 있습니까?

시위대에 폭력을 가하고 있는 여러분들의 표정과 내뱉는 욕설에서 강렬한 분노와 적개심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진정 시위대를 향한 것이던가요? 방패를 들고 대치하며 서 있는 동안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이 느끼는 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날카로워지는 여러분의 신경은 누구 때문입니까? 절대 여러분 앞에서 촛불을 들고 있는 국민들이 그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부의 누군가는 여러분의 그런 정신적인 피로를 이용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을 닥달하고 때로는 폭력과 기합을 통해 여러분의 마음 속에 분노와 적개심이 쌓이게 할 런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것이 시민들에게 마음껏 발산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러분께서는 그 정도는 생각할 줄 아는 분들이십니다. 과연 여러분들이 느끼는 분노와 적개심을 어떻게 풀어야 할런지 여러분의 성숙한 의식에 기대 봅니다.

물론 여러분들께서 시위대에 동조해 달라는 말씀은 감히 드리지 못 하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여러분들께서 방패를 들고 시위대의 전후 좌우를 호위해주는 가운데 국민들이 마음껏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리를 행진할 때도 여러분들이 주위에서 지켜주신다면 더욱 좋겠지요. 만일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적어도 시위대를 막을 때  폭력이라도 자제해주십시오.

진압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규정에 맞게 사람이 다치지 않게 사용하십시오. 연행하라는 명령이 내리면 비록 저항하는 시민들의 발길에 차이더라도 묵묵히 최대한 평화적으로 직무를 수행해 주십시오. 그래도 여러분들은 진압복과 헬멧이라도 착용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물대포에 맞아 추위에 떨며 체력을 잃어 가고 있는 어린 학생들입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가해지는 발길질과 몽둥이질은 정말 보기 힘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분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드립니다.

비폭력, 불복종은 우리
-멀리서 구경만 하고 있는 주제에 감히 우리라는 표현을 씁니다.- 의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폭력을 이용한 문제의 해결은 그것이 비록 정의의 편에 서 있더라도 또 다른 폭력을 나을 뿐입니다. 마틴 루터 킹 박사가 말했던 것 처럼 증오가 아니라 사랑의 힘으로 이 모든 것을 이겨나가십시오. 내 앞에서 나에게 몽둥이를 내리치고 군화발로 짖밟는 사람이 아니라 그러한 사람의 뒤에 있는 체제에 저항하십시오. 그 사람도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저항의 방법은 비폭력, 불복종입니다.

우리가 옳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옳다는 그 사실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흔들리지 마십시오. 이것은 나와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어떠한 잔인한 탄압이 가해지더라도 저항하지 마십시오. 옆에서 친구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그것을 짓밟는 경찰의 군화발을 보면서 이성을 지키기는 힘이 듭니다. 하지만 그런 폭력에 대항에 또 다른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탄압에 대한 명분만 만들어 줄 뿐입니다. 그리고 폭력으로 대항하는 것은 저들이 바라는 바이고 결국 우리가 싸움에서 지는 것입니다.

경찰에게 던지는 돌멩이 하나 보다도 우리가 흘리는 피 한 방울이 더 강력한 무기입니다. 왜냐하면 그 피는 우리와 저들 모두의 마음 속에 평생도록 남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비폭력으로 대응하십시오. 국민들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 그리고 그 모든 희생이 안타깝습니다만 그것들 하나 하나가 우리의 승리입니다. 그리고 그 승리들은 또 다른 국민들의 호응을 불러오고 정부가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이게 하는 무기가 됩니다. 그래서 결국 저들이 포기하고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만드십시오. 긴 싸움입니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을 버텨낸다면 우리의 승리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아울러 비폭력으로 저들의 폭력에 대항하면서 여러분의 내부에서 강력한 혁명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단지 감정적으로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이 상황과 저들의 폭력성에 대해
이성적으로 생각하면서 앞으로 여러분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에 대해 계획하고 앞으로의 싸움에 대해 생각하십시오. 그래서 이 기회를 여러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드십시오.

이런 부탁을 드리는 이유는 앞으로 20년 혹은 30년이 지난 미래에 여러분들이 이 사회를 이끌 힘과 권력을 가지게 되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어떤 한 사람은 젊은 시절의 뜨거운 마음을 세월 속에 삭혀버리고 이제는 자신이 그토록 반대했던 쪽에 서서 자신의 젊은 시절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젊은 시절 보여주었던 저항은 제대로 된 신념 없이 저지른 치기 어린 행동이었다는 증거입니다.

여러분은 제발 그렇게 되지 마십시오. 지금 경찰의 물대포와 소화기 그리고 방패와 몽둥이에 맞아가며 여러분의 마음속에 가지게 된 정의감과 행동하는 신념을 세상 떠나는 날까지 여러분과 함께 가져가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때가 되면 사용하십시오. 그것이 진정으로 승리하는 길입니다.


시위에 참가한 모든 분들의 안전을 멀리서 나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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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io | 2008/06/03 06:45 | 세상이야기 | 트랙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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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terra's me2DAY at 2008/06/03 11:05

제목 : 테라의 알림
Cliomedia : 편지 ((정부의 뜻대로 시민들이 폭력화되는 것이 제일 걱정된다. 그러나, 한 수위인 시민들은 그 들의 뜻과는 달리 서로 도와주고 위로하며 심지어 폭력적으로 상대하고있는 경찰을 걱정해주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결과는 뻔하다.))...more

Commented by 칼리 at 2008/06/03 09:44
연일계속되는 이곳 소식에 심려가 크시겠네요. 먼곳에 계신 지인들이 걱정을 많이 합니다.
상식이 잘 통하지 않는 그분들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지만
결국 이루어 지겠지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6/04 10:01
어찌된 일인지 한국 소식으로부터 눈을 뗄 수가 없네요. ... 좋은 방향으로 결과가 나오리라 희망해 봅니다.
Commented by 피나 at 2008/06/03 10:01
Clio님의 진심이 담긴 편지가 마음을 짠하게 합니다. 현장에서 같이 촛불을 들고 계시진 않더라도 타지에서 같이 들어주시는 마음의 촛불이 환하게 느껴집니다. :)
Commented by Clio at 2008/06/04 10:02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현장에서 촛불을 들고 물대포에 쓰러지는 사람들을 보며 한숨만 쉬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나아가는자 at 2008/06/03 11:20
감사합니다. 이 글을 읽으니 더욱 용기가 납니다. 특히나, "정의감과 행동하는 신념을 세상 떠나는 날까지 여러분과 함께 가져가십시오. 그리고 그것을 때가 되면 사용하십시오. 그것이 진정으로 승리하는 길입니다."라는 부분은 좋네요. 4월혁명과 6.3사태 세대를 보면볼수록 느끼는 대목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6/04 10:03
우리가 오늘만 살고 말 것은 아니니까요. 지금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정말 사람이 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어쩌면 원래 부터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요.
Commented by 리느시아 at 2008/06/03 12:14
멀리 타국서..요새 기사하나하나, 포스트들 하나하나 읽을때마다 눈물이 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6/04 10:04
동감입니다. 참 답답합니다. 눈물도 나구요.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6/03 13:44
조용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6/04 10:05
높은 자리에 있는 권력을 쥔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Commented by 무민 at 2008/06/03 16:28
비록 멀리 계시지만 함께 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번 집회가 정말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성장의 기회가 되면 좋겠네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6/04 10:05
안타깝게도 마음 뿐입니다. ... 이런 일을 통해 분명 우리 국민들의 의식과 생각이 달라질것이라 믿습니다.
Commented by 에바 at 2008/06/04 00:07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6/04 10:06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말 뿐이라 죄송스럽습니다.
Commented by Signifie at 2008/06/04 07:06
눈과 귀를 막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납니다. 우리 역사에서 다시는 이런 장면이 되풀이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visa 등 개인적인 일과 겹쳐 요즘에는 짜증만 납니다. 새로운 세계를 열려면 꼭 이렇게 고통이 수반되는 것인지.
Commented by Clio at 2008/06/04 10:14
그것이 정답인지 모르겠습니다. 고통이 큰 만큼 더 나은 시대가 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부디 계획하고 계시는 일들이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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