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저녁의 일이었습니다. 오후 6시가 넘어 도서관에 들어서는데 대출대(Circulation Desk)를 담당하고 있던 S 양이 저를 보더니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반가워했습니다. 그리고는 저에는 묻는 말이 혹시 프린트 카드에서 잘 못 빠져나간 돈을 돌려받는 신청서가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학교 도서관에서 일반 이용자가 문서를 인쇄하려면 네트워크에 연결된 프린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프린트 비용을 지불하는 방법으로 학생증이나 프린트 카드를 이용해야합니다. 그러니까 학생의 경우 일정액의 금액을 미리 자신의 계정에 넣어두고 프린트 할 때마다 학생증의 바코드를 인식시켜 자동으로 비용이 학생의 계정에서 빠져나가게 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학생증이 없는 경우는 프린트 카드를 구입하고 다시 그 카드에 금액을 적립하여 사용하는 방식입니다.지난 금요일 저녁에 S 양이 저에는 물었던 것은 시스템의 실수로 프린트 비용이 잘 못 빠져나갔을 경우 돌려받는 절차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실제 그런 경우에 대비해 참고 봉사대에 서류를 비치해 두고 있지요. 그런데 금요일 저녁에 일어난 일은 조금 다른 것이었습니다. 이용자가 가지고 있던 문제의 '카드'는 학생증이 아니라 따로 돈을 주고 구입한 프린트 전용 카드였던 것이지요. 이 경우는 직접 학교의 경리과와 접촉을 해야 하는데 그게 문제였습니다. 왜냐하면 모두들 퇴근한 이후였거든요.
시스템의 실수로 돈을 잃은 이용자께서는 매우 화가 난 상태였고 그 앞에서 S양은 이런 저런 설명을 했지만 잘 통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처음에는 아르바이트하던 학생과 이야기하던 이용자께서 정식 직원과 이야기 하려 했고 결국 S 양이 이용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S 양도 근처의 다른 대학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학비를 벌기 위해 도서관에서 저녁 시간과 주말에 근무하는 정식 직원이 된 것이지요. 겉으로 보아서는 아르바이트하는 학생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화가 난 이용자께서는 그녀의 말에 그리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이 할 말만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서라고 신분을 밝히고 도서관의 공식 환불 절차에 대해 다시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그 이용자께서는 "알겠다. 그러면 월요일 오전에 경리과에 전화할테니 자신이 금요일 저녁에 프린터 문제로 도서관 직원과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와 그 자리에 있던 S 양을 비롯한 다른 아르바이트 학생의 이름을 다 알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제 이름을 알려주는 것은 문제가 될 일이 아니지만 다른 아르바이트 학생들까지 개입시키는 것이 그리 마음이 편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제가 다시 그 분에게 정확하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었습니다. 예를 들면 프린트 카드를 이용해서 인쇄를 한 이 후에는 반드시 프린트용 컴퓨터에서 로그오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 다음에 온 사람이 이전 사람의 계정에 있는 돈으로 인쇄를 할 수도 있지요. 그래서 이런 저런 정황을 물었더니 그 분의 말씀이 이랬습니다.
3 페이지인 문서를 인쇄하기 위해서 카드를 넣고 인쇄했는데 인쇄하고 보니 40 센트가 자신의 카드에서 나갔다는 겁니다. 페이지당 10센트가 인쇄 비용이므로 30 센트가 나가야 정상인데 10센트가 더 빠져나갔다는 거지요. 혹시 제가 잘못 들은게 아닌가 싶어 다시 확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더 빠져나간 그 10센트가 문제라는 것이었습니다. 일순간 황당하더군요. 하지만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지요. 그런데 그 10 센트 때문에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저를 포함한 네 명의 이름을 알려주고 또 월요일에 경리과에 전화하는 그 이용자의 모습을 떠 올리자 차라리 내가 10 센트를 이 이용자에게 드리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런 생각을 하고 나자 이제는 과연 어떻게 그것을 이야기 해야할 지 그것이 신경쓰였습니다. 자칫 "그래, 내가 돈 줄테니 이제 그만 괴롭혀라." 하는 식으로 이용자에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조심스럽게 이야기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까지 이용자께서는 매우 화가 난 상태였고 그 10센트에 대해 아주 진지하게 15분 이상 이야기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처음에 저는 그 분의 화난 얼굴과 진지한 말투를 보고 최소한 몇 십달러는 문제가 생긴 줄 알았지요. 그래서 그 분에게 저도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다음 주까지 기다리시기도 그렇고 또 이것 때문에 학교에 다시 오셔서 경리과 직원과 이야기하시는 것도 번거러운 일이니 제가 10센트를 이 자리에서 드리고 그 대신 다음 주에 제가 경리과에서 그 돈을 돌려받으면 어떨까요?"
이용자께서는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그것도 괜찮겠다고 하셨습니다. 마침 주머니에 10센트 짜리가 하나 있어서 그 분에게 드리고 상황을 종료하려는데 그 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월요일에 돈을 돌려받으려면 문제가 생긴 시간과 프린트한 페이지 수 그리고 프린트 명령을 내린 컴퓨터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군요.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그 정보를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하고는 그 분이 말씀하시는 내용을 한자 한자 빼 놓지 않고 받아적었습니다. 그러자 그 분은 10센트를 들고 만족한 표정으로 그 자리를 떠나셨지요.
제가 그 정보를 받아 적고 있는 모습을 '진지'하게 지켜보고 있던 S 양은 "피터, 고마워(미국 친구들에게는 제 이름이 피터입니다.)" 하고는 대출대 뒷 편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갔습니다. 이용자가 자리를 떠난 후 S 양의 사무실로 갔더니 그녀는 아르바이트하는 학생과 함께 웃느라 배를 잡고 넘어가는 중이었습니다. 10센트 때문에 화를 내며 15 분 이상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불평을 늘어 놓은 이용자도 그렇지만 그 사람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으며 나중에 메모까지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이 더 우스웠다는 겁니다. 자기도 끝까지 있으려 했지만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사무실로 들어왔다는 것이지요. 사실 그 때 저도 황당한 표정을 감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지요. 그래서 보통 때보다 더 진지하게 그이용자분의 말씀을 들었고 메모까지 했으니까요.
S 양에게 이런 상황에서 10센트는 충분히 가치가 있는 투자라고 하고는 잠시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지요. 비록 10 센트였지만 그 이용자에게는 100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을 수 있고 만일 이용자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역시 그렇게 생각해 주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비록 우습기도 하고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절대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서는 안된다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도서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지요.
한 쪽에서 화를 내고 감정이 격해진다고 해서 같이 소리를 높이면 절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말도 했습니다. 차라리 그 순간은 어이가 없더라도 그대로 하는 말을 다 들어주고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에 '선은 이렇고 후는 이렇다' 라고 차근차근 설명을 하는 것도 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거지요.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언제나 이용자의 입장을 존중하고 절대 '이렇게 하라,저렇게 하라' 식으로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해도 괜찮을것 같은데요." 하면서 부드럽게 권유하고 최종적인 결정은 이용자가 내리도록 하는 것이 맞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사실 도서관학과에서는 이런 것까지 가르쳐 주지는 않습니다. 그저 경험으로 실수 해가면서 터득하는 거지요. 어찌보면 이런 것은 도서관만의 일이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서를 통해 저자와 독자가 만나고 또 독자까리 만납니다. 그리고 사서들을 통해 필요한 정보가 더 쉽고 빠르게 교환되는 것이지요. 참고 봉사나 대출대 등에서 늘 이용자들을 접하는 사람들은 물론 이용자들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분류와 목록을 맡은 사서들까지 이용자들, 즉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사항입니다. 그래서 책을 사랑하기 이전에 사람을 사랑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서들입니다.
종종 도서관은 블랙홀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도서관 사서들 중에는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다가 도서관에 매력을 느껴 대학원에 진학하고 정식 사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러했고 대출대에서 일하는 S 양 역시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 그녀에게 이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10 센트는 제가 투자했지만 S 양도 배운 것이 있었고 또 저 역시 사서와 도서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가졌으니 이만하면 투자한 가치는 충분히 뽑은것 같습니다. ^^
* 이 글에 쓰인 이미지는 cafepress.com 에서 가져온 것들입니다




덧글
은혜 2008/07/03 10:14 # 답글
클리오님 너무 멋있어요. 저도 고객센터네서 일하는중인데.. 감정조절하기가 참 힘들어서 애먹은적이 많거든요. ㅜㅜ; 설명을 진지하게 들어준 저 여자분도 참 괜찮은 사람인것 같아요.
Clio 2008/07/04 09:46 #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는 일은 정말 힘들지요. 일반적인 인간 관계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힘든 만큼 또 중요한 일이기도 하구요. ... 별 수 없습니다. 퇴근 길에 하늘 한 번 쳐다보면서 하루의 일을 툴툴 털어내고 마음 속에 빈 공간을 만들어서 내일을 준비하는 이 과정을 반복하는 수 밖에요. 그러다보면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습니다.
제갈교 2008/07/03 10:19 # 답글
하긴, 자신이 쓴 금액보다 기계의 오류로 조금 더 나오는 상황이면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이용자 입장에서는 화날 것 같아요. 삶의 지혜가 닮긴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Clio 2008/07/04 09:47 #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 분에게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10센트도 여전히 돈이고 한 시간 땅을 파도 10센트 하나 안나온다고도 했지요.
현재진행형 2008/07/03 10:32 # 답글
그 분, 좋은 사서를 만나서 다행이네요. ^^
Clio 2008/07/04 09:48 #
사서라면 당연히 할 일이지요. 어흠...^^
보리 2008/07/03 10:40 # 삭제 답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공공도서관에서 근무중인 제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람공부, 인생공부를 하는 것 같아요. 10센트 이야기가 황당하기도 하지만, 때론 집착의 수준으로 원칙을 지키는 미국인이니, 상황이 어느정도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S양도 Clio님도, 그리고 어떤 면에선 그분도(?) 수고하셨네요. =)
Clio 2008/07/04 09:49 #
공공도서관에 근무하신다는 그 지인의 말씀은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책보다도 사람을 더 접하고 또 그 사람들을 통해 인생을 다시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서관이 좋습니다.
나아가는자 2008/07/03 10:44 # 답글
저도 서비스업-민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사람과 소통하는게 어렵더군요. 어쨌든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사람의 자세, 사서의 자세에 대한 말씀을 경청할 의미가 있는거 같습니다. 저도 충돌이 생기면 좀 더 잘처리해야 할텐데... 민원인이 막 화를 내면...방법이 못 찾겠더라구요. 그냥 욕 먹고, 이름 알려주는 수 밖에요. 얼마전에도 그런일이 있어서 그런지, 이 글이 그냥 지나쳐지지 않네요.
Clio 2008/07/04 09:51 #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우리 속담을 늘 기억하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실제 실행이 옮기려고도 노력합니다. 언제나 쉬운 일을 아니지만요, 도움이 되더군요.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때로는 연극 배우가 되기도 하고 얼굴에 철판을 깔아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빛의제일 2008/07/03 11:09 # 답글
Clio님 멋지십니다. 저도 사람을 대하는 직업인지라 반성하면서 읽었습니다.
Clio 2008/07/04 09:54 #
부끄럽습니다. 쉽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있었나 모르겠습니다.
2008/07/03 11:1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8/07/04 09:58 #
책보다도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가하는 것이 도서관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비록 장서는 좀 빈약해도 자신이 가진 지식과 능력으로 여전히 책과 정보를 찾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사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도서관의 힘이라 할 수도 있지요. ... 전혀 자화자찬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 잘 하고 계시라라 믿습니다. ^^
Mizar 2008/07/03 11:39 # 답글
책과 사람 모두를 상대해야하는 사서분들의 고충이 느껴져서 왠지 쓴 웃음이 나왔습니다..Clio님같은 분들만 계신다면 아마 세상에는 '사소한 이유'에서 일어나는 '쓸데없이 진지한 분쟁'들의 수가 최소한 절반 이하로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Clio 2008/07/04 10:01 #
'쓸데없이 진지한 분쟁'이라는 말씀이 참 와닿습니다. 그러고 보면 참 우리는 쓸데없는 다툼을 많이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한 발짝만 물러나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을 말입니다. ... 역시 별을 보며 사시는 분이라서 그런지 저희같은 보통 사람들 보다 한 단계 더 위에서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한단인 2008/07/03 11:49 # 답글
10센트라..(버엉)
Clio 2008/07/04 10:01 #
비록 공중전화 한통도 못 하는 돈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돈이지요.
은현 2008/07/03 12:16 # 답글
10센트...-_-;;;; 복사기 관리 잘해야 되는데.. 흐음...
Clio 2008/07/04 10:02 #
의외로 그런 작은 것들이 이용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봉사대에 있으면서 자주 받는 질문과 불평이 바로 복사기와 프린트에 관한 것들이지요.
일루아델 2008/07/03 12:30 # 답글
언제나 와서 읽게되는 이야기들이지만, 오늘의 내용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Clio 2008/07/04 10:03 #
배울 것이 있었다니 저도 기쁩니다. 그리고 늘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은혈의륜 2008/07/03 12:39 # 답글
하긴 자신이 손해보면 1센트도 아까운 법이지요 :D 수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대학 도서관에서 일하시는군요, SUNY Albany 인가요?
Clio 2008/07/04 10:05 #
당연하지요.^^ -- SUNY Albany 맞습니다. 공식 명칭은 University at Albany, SUNY 이지요. 지난 5월에도 컨퍼런스 때문에 다녀왔는데요. 시라큐즈와는 아주 가까운 거리입니다.(물론 미국 기준에서 그렇지요.)
croydon 2008/07/03 12:48 # 답글
이 블로그 독자들도 훈훈한 이야기를 읽게 되었으니 꽤 값진 10센트네요.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류를 일으킨 컴퓨터에게도 감사 ^^)
Clio 2008/07/04 10:06 #
그게 그렇게 되는군요.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제대로 쓰인 10센트 같습니다.^*^
dARTH jADE 2008/07/03 12:54 # 답글
오늘도 한가지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Clio 2008/07/04 10:06 #
찾아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드려야지요. 그리고 배워간다고 말씀하시니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계절 2008/07/03 13:08 # 삭제 답글
"혼자 조용하게 있는 것을 좋아하"는 제가 하루 수십명 이상 만나는 참고봉사를 하다보니 성격도 조금 변하더군요.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 그리고 그러다보니 세상엔 정말 여러 성격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심도 좀 높아지더라구요.. 이용자의 어떤 말에도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Clio 2008/07/04 10:09 #
사람을 대하는 기술은 결국 경험과 투자한 시간에 달린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술'의 시작은 남의 말은 듣는 것에서 부터이겠지요. ... 사실 저도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훨씬 더 말이 많아졌지요.
유에레이 2008/07/03 13:14 # 삭제 답글
멋진 경험담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서관에서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충분히 응용 가능한 이야기로군요. ^^
Clio 2008/07/04 10:10 #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요. 사실 사람사는 곳은 어찌 보면 어디나 비슷하기도 하니까 말입니다.
바뜨 2008/07/03 13:28 # 답글
좋은 경험담 잘 읽고 갑니다.보통은 그냥 에이..10센트 버렸네 하고 넘어갈텐데요..
나중에 경리과와의 문제까지 세심하게 얘기해주는 걸 보면 그 고객분에겐 돈의 액수를 떠나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자 하는 강렬한 의지가 있으신듯..s양과 Clio님 모두 정말 수고하셨네요.
Clio 2008/07/04 10:12 #
10센트에 대한 그 분의 의지는 정말 '강렬'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무시하는 듯한 표정이나 말의 접근을 원천 봉쇄하는 힘이 느껴지더군요. ... 나중에 웃으며 자리를 떠나시던 그 분의 모습이 얼마나 반갑던지요...
나비사슴 2008/07/03 13:44 # 삭제 답글
저도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현재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하고 있는 중입니다.도서관에서 일하기 전에는 도서관이 상호소통적인줄 알지 못했었습니다.
전 조용하기만한 도서관 이미지보다 그렇게 뭔가 역동적인 이미지가 좋아서 사서가 되고 싶더라구요.
클리오님처럼 저도, 좋은 사서가 되고 싶네요^^
Clio 2008/07/04 10:14 #
'블랙홀'에 빠진 경우시군요. 간혹 저희들끼리 농담으로 진공청소기에 빨려들어왔다고도 합니다. .. 말씀하신것처럼 도서관은 언제나 변화하는 곳이고 역동적인 곳이지요. 비록 조용하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간의 소통과 지적인 역동성은 외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것들입니다. .. 부디 원하시는 일 꼭 이루시길 빕니다.
Initial_H 2008/07/03 14:03 # 답글
좋은 말씀입니다. 잘 읽었어요-
Clio 2008/07/04 10:14 #
좋게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akudoku 2008/07/03 14:16 # 삭제 답글
순리에 대해 (대순 진리 X) 좋은 얘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Clio 2008/07/04 10:15 #
'순리'^^ 대로 사는 것이 참 힘든 세상이지만 그래도 노력은 해야겠지요.
DS 2008/07/03 14:16 # 답글
유익한 경험담 잘 읽었습니다.제가 그 상황을 마주쳤다면 어떻게 대처했을까..하고 상상해보니까
전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것을 배워갑니다:D
Clio 2008/07/04 10:17 #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신다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아 실제 그런 상황이 닥치면 잘 대처해나가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자신에대해 전혀 돌아보지 않고 남에 대해서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이지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라지 않습니까. 서비스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풀잎열매 2008/07/03 14:31 # 답글
진지한 10센트.... 화낼만도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상대의 10센트조차 철저하게 따졌으니까요...
Clio 2008/07/04 10:17 #
아주 진지하셨지요. 저 역시 그 분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사유 2008/07/03 14:53 # 답글
1학년 때 처음 도서관학통론이었나. 기억도 가물합니다만, 그 과목을 들을 때 처음 들은 것이 사서는 전문직 서비스직이라는 거였지요. 그때는 그런겨?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전문직은 서비스직이 아닌가 합니다. 사람들에게 전문 지식 및 정보, 기술의 전달 또는 대행 하는 업종이니까요. 사람들이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전문직은 존재가치가 없는게 아닐까 해요.
Clio 2008/07/04 10:20 #
동감입니다. 자신이 가진 지식과 기술로 사회에 봉사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러한 기술과 지식이 왜 필요한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 제대로 된 도서관 사서로 일하기 위해서는 도서관 서비스에 관한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위치를 지키면서도 최대한 이용자들을 배려하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비 2008/07/03 15:12 # 답글
와아. 사서다운 사서시군요. 멋드러집니다.
Clio 2008/07/04 10:21 #
"사서다운 사서" 라는 말씀에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 감사합니다. ^^
미스트 2008/07/03 18:31 # 답글
자세한 정황을 알진 못하지만, 글로만 볼 때는 그분께 호감이 가네요.보통 작은 금액이면 쉽게 넘어갈텐데, 잘못된 점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려 했던게 아닐까 싶어서.
(마지막에 프린트 시간, 페이지 수, 문제의 컴퓨터 등을 알려주더라는 점에서...)
그리고 재치있게 응수하신 글쓰신 분도 멋진 듯.
Clio 2008/07/04 10:23 #
그렇지요.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그 분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심하다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언제나 이용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일, 그 일만 제대로 되어도 많은 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 있지요.
토끼귀고냥이 2008/07/03 19:34 # 답글
글의 중간 중간 클리오님의 배려가 보이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그 분은 자신의 10센트때문만이 아니라 나중에 다른 이용객들이 같은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을거예요.. 아마도.!글 잘 읽었습니다.^-^
Clio 2008/07/04 10:24 #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니 그 분의 말씀이 오히려 감사하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 블로그에 이 일을 올리고나서 덧글을 올려주시는 분들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愚公 2008/07/03 19:50 # 답글
의미깊은 얘기에 감사드립니다.
Clio 2008/07/04 10:25 #
그렇게 말씀하시니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Timothy 2008/07/03 20:07 # 삭제 답글
와... 정말 Clio 님은 멋있는 분이십니다. I wish I had that much of patience and wisdom in dealing with people.
Clio 2008/07/04 10:26 #
어찌보면 시간이 해결을 해 준다는 생각도 듭니다. ... 그만큼 제가 나이가 들었다는 이야기가 되나요...
에바 2008/07/03 20:16 # 답글
두 분 다 짱 멋져요>ㅅ</
Clio 2008/07/04 10:26 #
감사합니다.*^^*
2008/07/03 20:4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8/07/04 10:30 #
도서관이라는 공간만이 가지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지요. 어떤 사람들에게 그것은 상당한 중독성을 보이기도 하지요 ... 저도 여기에서 종종 일본의 국회도서관에서 상호대차를 통해 책을 빌려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폐가식으로 운영되는 지는 몰랐군요. 아마 책을 더 잘 보관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용과 보존이라는 두 가지 면에서 보존에 중점을 둘 경우 당연히 폐가식 운영을 선호하더군요. 특히 정부의 공식 도서관일 경우 그런 모습이 더 보이던데요. 재미있는 포스팅 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한 번 자료를 찾아 봐야겠습니다.
사은 2008/07/04 00:33 # 답글
제가 다닌 대학교는 규모가 작은 미대였고 학생들이 도서관을 미팅을 하고 작업을 하는 곳으로 많이 썼기 때문에 (도서관 사용을 거의 안 한거죠 ^^) 사서님들께서도 좀 더 여유있는 모습이셨어요. 그래서 오, 데드라인 때를 제외하면 그다지 어렵지 않겠구나 했었지요. 헌데 보니 후에 다녔던 대학원 도서관의 사서님들께서는 늘 일이 너무 많으셨었어요. 그 곳은 시립 도서관의 역할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민간 사용자분들도 많으셨고 또 정리할 아카이브도 컸거든요. Clio님 말씀처럼 사서란 책과 독자 사이의 다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책만 읽는 사람은 현실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진정한 독자는 책과 현실을 통해 양방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Clio님께서 보여주신 지혜를 보며 들었습니다. :)
Clio 2008/07/04 10:33 #
어떻게 본다면 책을 통해 현실을 더 잘 이해할 수도 있지요. 자신이 경험할 수 없는 모습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책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책에서 읽은 내용을 자신의 현재 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이겠지요. 미대의 도서관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 사실은 한 때 제가 가장 일하고 싶은 도서관이 미술관에 딸린 도서관이었습니다. ... 그러고 보니 제가 일하고 싶었던 한 미술관과 그곳에 딸린 도서관에 대해 포스팅해야 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군요. ... 참 이래서 블로그가 좋은 거지요.
2008/07/04 09:21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8/07/04 10:34 #
부끄럽습니다.*^^*
칼릭스 2008/07/04 09:45 # 답글
많은 공감하고 갑니다. 아직도 '사서=책 많이 읽는 사람' 이라는 인식이 뿌리박힌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가끔 문헌정보학과에 진학하려고 한다는 학생들이 '전 얌전해서', '책을 좋아하니까', '수줍음을 잘 타고 말이 많지 않아서'라는 이유를 대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저 역시도 사서는 여러 정보자료와 사람을 이어주는 징검다리의 역할이고, 따라서 오히려 인간관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능숙한 스킬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그런 점에서 정말 Clio님 같은 분은 멋진 분이십니다. 사서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기본 바탕이 되는 서비스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갑니다.
Clio 2008/07/04 10:39 #
맞습니다. 사서는 징검다리지요. 그리고 그 징검다리를 건너다니며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일들을 하는 거구요. ... 저와같이 일하고 있는 동료들을 보아도 "얌전하고 수줍음타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아마 각 종 매체에서 그런 이미지들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때로는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책으로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책'들을 읽으며 저는 또 공부할 수 있지요. 과연 나는 어떤 책인가 고민하기도 하구요.
키키 2008/07/04 09:47 # 삭제 답글
와 정말 이런상황에 대처하는 법은 대학원에서 알려주지 않을텐데 말이지요:)클리오님 덕분에 하나 더 배우고가네요.
저도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느낀거지만 조용한 사람보다 어찌보면 활발한 사람이 더 어울리는 직업일지도 모르겠다는생각이들었어요. 사서라는 직업이^^
Clio 2008/07/04 10:42 #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배워야지요. 사실 그런 일들이 제법 많습니다.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업무에 따라서는 침착하고 세심하게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조용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도서관에서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특히 이용자들을 상대하는 업무를 맡은 경우에는 그런 성격을 의식적으로라도 잊어버려야 합니다. 그래서 저도 성격이 많이 달라졌지요.
polarnara 2008/07/04 10:22 # 삭제 답글
우와... 정말 멋진 10센트입니다. 그 짧은 순간에 내리신 판단인데 아주 적절했네요 :D
Clio 2008/07/04 10:43 #
적절했다고 평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결과적으로 아무도 화내는 사람이 없었고 또 여러 사람들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었으니 이래저래 좋은 일이었습니다.
가넷 2008/07/04 10:33 # 답글
그 S양은 참 좋은 경험을 얻으셨네요 :D 부럽습니다.
Clio 2008/07/04 10:44 #
저도 그랬기를 바랍니다 ... 오늘 오후에 지나치며 제게 그러더군요. "피터, 10센트만 빌려줄래.." ... 마주보고 두 사람만이 아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zombie 2008/07/04 10:44 # 답글
그 분의 10센트 덕분에 좋은 글 읽게 되었네요. Clio님 얼음집에 앞으로 자주 찾아 오게 될 듯 싶네요. 링크 업어갑니다.
Clio 2008/07/04 10:46 #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덧글을 남겨 주시는 것을 보니 그 10센트가 참 잘 쓰인 10센트인것 같습니다. ... 링크 감사합니다. 자주 놀러오십시오. ^^
은혈의륜 2008/07/04 21:46 # 답글
확실히 '미국적인 시각으로 보면' 시라큐스랑 알바니는 가깝죠(....) 이거 한번 놀러가야겠습니다. 알바니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볼 이유가 넘치는 도시가 되가는군요 :D
Clio 2008/07/07 08:59 #
가을에 이 지역으로 오시면 더욱 좋습니다. 시라큐즈 쪽도 그렇지만 올바니와 인근 매사추세츠 그리고 버몬트의 단풍은 아주 기가막히게 아름답지요.
caya 2008/07/06 21:12 # 답글
10cent;;; 철저한 분이네요;;;도서납본제도라는 게 있다고 들었는데 (출처 : http://orumi.egloos.com/3812449) 미국에서는 어떤가요?
Clio 2008/07/07 08:57 #
미국도 의회도서관에 책이 출판된지 3개월 이내에 2 권을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제도는 저작권제도와 연결이 되어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의회 도서관에 책을 제출한 것이 저작권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는 군요. 그리고 책 뿐만 아니라 음반도 동일한 납본제도의 적용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2008/07/07 17:12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8/07/08 09:01 #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뜻 깊은 일을 시작하셨군요. 혹시 그 도서관이 어디에 있는 도서관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도서관의 관장에게 보내는 것이 맞습니다만 도서관의 상황에 따라서 방법을 달리해야 할 때도 있을 것 같아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cuorevuto at gmail.com 으로 알려 주시면 제가 몇 가지 생각나는 것들을 답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주멸망 2008/07/07 17:41 # 삭제 답글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7/03/2008070301724.html위 기사 보세염.
허덜덜하네요.
Clio 2008/07/08 09:02 #
그렇지 않아도 그 기사를 보고 놀랐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큰 일이 났군요. 미국의 납본제도에서라면 기사에 나온 책은 납본 대상이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한 번 그 부분에 대한 포스팅을 생각해 봐야겠군요.
2008/07/08 22:29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synergy33 2008/07/16 13:35 # 삭제 답글
이용자와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흔히 알고 있는 서비스정신이지만, 실천하기는 참 어려운거겠죠?
아직 도서관 조교로 경력을 쌓고 있는 입장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정식 사서가 되면 이 글 잊지 않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