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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팝니다.(2)
*앞의 글에서 이어집니다.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입니다만 우리의 해외 홍보 활동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해외에 있는 한국인들 그리고 그런 활동을 지켜보고 있는 국내의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저와 관련이 있는 책을 대상으로 한정하여 볼 때 최근 몇 년간 저희 도서관에 기증된 한국 관련 도서들은 독도에 관한 것과 고구려사에 관련된 것 두 가지가 가장 큰 주제입니다.  아래의 사진에서 보시는 세 권의 책은 독도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사실을 밝혀 놓은 책자들입니다. (책의 크기를 비교하시라고 제 명함을 뒤집어서 놓아 두었습니다. 대충 책의 크기를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상당히 고급의 종이에 인쇄된 컬러 사진도 아주 질이 좋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좀 안타까웠던 부분은 바로 책의 크기와 두께였습니다.  각각의 책들이 상당히 창의적인 크기로 만들어져 있었고 30 페이지에서 60 페이지 사이의 매우 짧은 분량의 책들이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올바니의 도서관에까지 책이 기증될 정도면 상당히 많은 양이 해외의 도서관으로 보내졌을텐데 과연 얼마나 많은 도서관에서 이 책을 정식으로 등록하고 도서관에 소장해 두었을까요?

북미 대륙과 세계 여러 나라의 도서관 목록을 모아둔 Worldcat 데이터 베이스를 통해 검색한 결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펴낸 50 여페이지 분량의 "Dokdo : Korean territory since the 6th century."라는 책의 경우 미국과 전세계에 걸쳐 31개의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 저희 도서관처럼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도서관도 있겠지요. 그리고  Worldcat 에 등록되지 않은 도서관들도 있을거구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과연 이 책을 몇 부나 전세계에 배부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분명 이러한 책을 펴내고 해외에 기증하는 이 일에는 국민들이 낸 세금이 사용되었을텐데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그 돈이 쓰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책이 만들어진 것이 2006년이고 최소한 2007년 경에 우리 도서관에 왔을터인데 다른 사람들의 사무실에서 잠을 자다가 이제서야 제 손에 들어온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 한 가지는 책의 크기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너무 작고 얇다 보니 책이라기보다는 팜플렛 정도로 생각하고 큰 신경을 쓰지 않았더군요. 이 책과 관련된 정보를 모아서 목록을 만드는 부서에 보내면 이제 이 책은 저희 도서관의 공식 목록에 등록이 될 겁니다. 하지만 제가 이 책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점은 이와 책을 만들때 책의 크기나 여러 가지 다른 사항들도 조금 더 신중하게 고려했더라면 하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세 권의 책은 결국 같은 맥락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독도의 역사와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증명하는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비슷한 내용의 책을 세 권 만드는 시간과 정성이면 차라리 한 권의 책이라도 좀 더 내용을 보강해서 페이지 수를 늘리고 도서관 서가에 배열되었을 때 책으로서 느껴질 수 있게 만들 수 없었을까요? 이런 크기의 책들을 서가에 두면 다른 책들 사이에 묻혀서 찾기가 참 힘이 듭니다. 당장 책등에 붙여야 할 청구기호 레이블조차도 제대로 붙일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이 책은 책 사이에 묻혀 이용자들이 찾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 책들이 영어로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내용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사용된 영어의 수준이 과연 연구 중심 대학 도서관의 이용자들에게 어울리겠는가 하는 점도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그 점은 차지하고라도 영어로 된 책이라는 사실 한 가지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 있는 사진의 책들은 지난 몇 개월 사이에 저희 도서관에 기증된 한국 책들 중 일부입니다.  한국의 고문서에 대한 이러한 전문적인 학술지와 해제를 미국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개인적으로 참 기뻤습니다. 그리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만든 고문서 해제의 경우 정말 잘 만들어져 있더군요. 사용한 종이의 질도 최고급이었고 300여페이지의 책 속에 실린 컬러 사진들만 하더라도 인쇄하는데 꽤나 많은 자원이 소요되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학교의 사정을 아는 도서관 사서로서 저는 그 책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학교에는 이러한 전문적인 한국 책을 읽을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어 강좌가 있지만 기본적인 수준의 언어 강좌일뿐 전문적인 한국 문학이나 역사를 가르치는 과목은 아직 개설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책들은 사실무용지물입니다. 물론 나중에라도 이용할 사람이 생길런지 모르겠지만 만일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면 당연히 사지 않을 책입니다.

이 책들이 좋은 책이고 연구자들에게는 정말 유용한 자료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문제는 이 책이 기증된 장소입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의 실정에서 본다면 이런 책들보다는 덜 전문적이더라도 영어로 씌여서 미국의 일반 학생들이 읽어 볼 수 있는 그런 책들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한국을 홍보할수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정성을 들여 만든 책들이 얼마나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점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는 겁니다.  이처럼 홍보의 대상 설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또 다른 문제점 중의 한 가지, 특히 책과 관련된 한 가지는 영어로 된 책을 만들때 책에 쓰이는 폰트나 편집 방식 등 외적인 모습에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아래의 사진을 보십시오.
우리 인쇄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서 해외에 보낸 책입니다만 영어로된 제목이 인쇄된 방식이 뭔가 엉성하지 않습니까? 책 편집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인쇄된 활자의 모습이 마치 신문에 인쇄된 활자를 오려서 붙인 협박 편지의 일부 같아 보인다는 것이 저의 첫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 유산인 직지(Jikji) 가 표현된 것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마저 듭니다.  물론 제가 너무 세세한 것을 따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한국인쇄문화의 우수성을 자랑하려는 책이라면 활자라던가 편집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홍보의 대상을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그러한 대상에게 맞는 자료를 제공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우리 한국을 홍보하는 일이 좀 더 체계적으로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한 이 후에 이루어져야 하지 않겠나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런 맥락에서 볼 때 한국어로 된 자료를 해외에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인들이 읽을 수 있는 언어로 된 자료를 많이 만들어서 제공하는 작업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정보를 찾을 때 많이 이용하는 백과 사전을 예로 들어 볼까요?

우리 말로 된 백과 사전 중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주는 자료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입니다. 저희 도서관에도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기증해 주신 책이 한 질 들어와있습니다.(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 책은 한글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학교에서는 자료로서의 가치는 높지만 활용도의 측면에서는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많이 이용합니다만 우리 학교의 미국 학생들 중에서 이 자료를 이용할 학생은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 입니다.
그래서인지 위에서 보시는 사진의 책이 아주 깨끗합니다. 반면에 일본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백과사전은 상황이 다릅니다. Kodansha 판 Encyclopedia of Japan 은 1983년에 출판된 책이기도 하지만 책등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많이 이용되었습니다.
이처럼 활용도가 높은 것은 한국 관련 강좌보다는 일본 관련 강좌가 더 많이 개설된 이유도 있습니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이 책이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과 관련된 정보가 필요할 때 미국 학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독도에 관한 정보를 예로 들어 본다면 "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여러 페이지에 걸쳐 독도의 모든 것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한글이지요. 반면 Kodansha 판 Encyclopedia of Japan 은 짧지만 영어로 다께시마(Takeshima) 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짧은 내용 속에 이런 말들이 들어 있습니다.

"An uninhabited island in the Sea of Japan .... the island is called Takeshima by the Japanese and Tokto by the Koreans. It is also known as the Liancurt Rocks... During the Edo Period(1600-1868), conflict occasionally erupted over the issue of territorial rights. Japan occupied the island for strategic reasons during the Russo-Japan war and it was incorporated into Shimane Prefecture in 1905. Since the end of World War II, the Republic of Korea has claimed rights to the island and has control over it. Attempts to resolve the dispute have been unsuccessful..."

얼핏 보기에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 일본의 입장에서 쓴 글입니다. (물론 백과사전의 발행처를 보았을 때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데 이 항목을 집필한 사람은 미국인으로서 일본의 한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입니다. 최근까지도 일본과 한국의 여러 신문에도 자주 글을 기고하는 사람으로서 한국과도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진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백과 사전에서 이 항목에 관한 집필자로서는객관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전후 사정을 전혀 모르는 미국 학생이 이 글을 읽는다면 독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저를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것은 이 Kodansha 판 Encyclopedia ofJapan을 소장한 도서관이 북미와 전세계에 걸쳐 1200개 이상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국내에도 상당수의 대학 도서관들이 이 책을 소장하고 있지요.

결국 이런 식으로 오래 전부터 자국의 입장에서 만든 자료들을 전세계에 제공해온 일본의 노력이 최근 벌어진 의회 도서관의 주제어 변경 시도와 같은 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영어로 된 자료를 좀 더 많이 만들고 적극적으로 보급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겠지요. 다행히 최근 들어 그러한 노력들이 점점 더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만 오래 전부터 해온 일본의 노력과는 아직 비교되지 않습니다.

혹시 궁금하십니까? 영어로 된 한국 관련 일반 백과사전이 있을까요? Encyclopedia 와 Korea 를 주제어로 Worlcat 을 검색한 결과 "An encyclopaedia of Korean culture"라는 책이 한 권 검색됩니다. 그런데 소장 도서관의 수는 차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습니다. Kodansha 판 Encyclopedia of Japan 을 소장한 도서관의 10분의 일도 되지 못 합니다. 그리고 Encyclopedia of Japan와 같은 9권 짜리 백과사전이 아니라 650 페이지 정도의 단 한 권으로 만들어진 백과사전입니다.
저는 한국의 알리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일본의 10 분의 일도 되지 못 한다고는 생각하기 싫습니다. 할 말은 참 많지만 다른 기회로 미루고 정부의 관계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좀 더 효과적으로 한국을 알리려는 체계적인 노력을 해주십시오. 비록 당장 화가 난다고 큰 소리 한 번 치면 속은 시원해질런지 모르겠지만 언제까지나 화 내고 큰 소리만 치고 살 수는 없습니다. 한 쪽에서는 큰 소리를 내면서 우리의 분노를 알리는 사람도 필요하겠지만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한국을 홍보하는 노력 역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할 만한 충분한 역량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문제는 끈질기게 작은 것 하나 하나까지도 살피는 세밀함과 그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여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노력입니다.
by Clio | 2008/07/17 12:09 | 세상이야기 | 트랙백(1) | 핑백(3) | 덧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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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아안리양랑 at 2008/07/21 00:22

제목 : Joseon 이냐 Choson 이냐? (Re: 한국..
조선왕조실록 사이트를 가 봤다. 아래는 캡쳐 조선을 Choson 으로 표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어문정책을 담당하는 국립국어원에서 찾아봤다. 명백하게, Choson이 틀린 표기라고 밝히고 있다. Joseon이란 표기가 2000년 개정된 로마자표기법을 따른 것이라서, 아마 학계에선 Choson이란 표기가 아직은 일반적이기 때문에 Choson이란 표기법을 고수했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그렇지만, 최소한 go.kr 도......more

Linked at Cliomedia : 한국을.. at 2008/07/17 13:47

... 물어 보았지요. 결국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각 국가의 상황에 가장 잘 맞는 선전 활동을 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해외 홍보 활동은 어떨까요?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 이 글에서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Ed Murrow from Wikipediawww.millikin.edu/staley/peeps/http://w ... more

Linked at Cliomedia : 한국 .. at 2008/07/23 09:44

... 최근 올린 몇 개의 포스팅에서 우리 한국의 해외홍보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어로 된 자료들을 더 많이 만들고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를알리고 우리 주장을 펴야 한다는 ... more

Linked at E-Science = Coll.. at 2009/01/28 23:51

... http://cliomedia.egloos.com/1989099에서 퍼온 글입니다.최근 올린 몇 개의 포스팅에서 우리 한국의 해외홍보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어로 된 자료들을 더 많이 만들고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를 알리고 우리 주장을 펴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 more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7/17 12:14
좋은 글 잘 봤습니다.
...하지만 요즘 상황으로 보면 마지막에 부탁한 노력이 이루어질지는 부정적입니다.

...슬프네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17 14:04
글쎄 말입니다. 부정적으로 보입니다만 진정으로 '실용'적인 것이 무엇인지 알 날이 오겠지요.
Commented by oO천랑Oo at 2008/07/17 17:48
소고기 고시할때 영어 해석하는 것 봐서는...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가 우수운 나라가 아니라고 하던데 왜 미국/북한/일본/중국을 보면 왜 우습게 보고 있다라고 느껴지는걸까요?..ㅠ..ㅠ 아..존심상해..
Commented by Clio at 2008/07/18 10:50
oO천랑Oo 님 /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더 신경써서 노력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웃기는' 나라는 되지 말아야지요.
Commented by 케야르캐쳐 at 2008/07/17 12:35
이전까지의 정부도 뭐 별다를게 있겠습니다만, 지금의 정부는 유난히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들만 쫒는듯한 행보를 많이 보여주니.. clio님의 말씀이 왠지 씁쓸하게 다가오네요. 제가 나중에라도 외국 대학도서관에 나가서 일본의 백과사전과 우리나라의 백과사전 2개를 비교해서 볼때 암담한 기분이 들지 않도록 지금부터라도 무언가 이루어졌음 좋겠습니다.
깨끗한 우리나라 백과사전과 책등이 떨어져나가는 일본백과사전을 나란히 보니 한숨만 나오네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17 14:06
당장에 무엇인가를 이루고 가시적인 효과를 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이런 문제처럼 국가의 이미지를 홍보하는 일에는 정말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요. 영어로 된 한국 관련 백과 사전이 나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Commented by Mh_Kāśyapa at 2008/07/17 12:49
지방 모 대학에서는, 그 지방 출신 작가가 평생 수집한 책 몇 만권을 기증했더니 별도의 특별관 지어놓고 책 망가지면 안 된다고 건물 잠가놓고 학생출입금지시켰다더군요. 기증한 작가가 항의했더니 어문계열 몇 과 학생들에게만, 그것도 일주일에 몇 시간만 열람하도록 열람권만 줬다나......
그 특별관의 용도는 이사장과 총장의 손님들이 오면 응접실로 쓰인답니다. 멋들어진 특별관에 턱 모셔놓고 차 한 잔 대접하면서 "우리 학교가 넘 잘나서 작가가 이런 것도 기증했어요~" 하는 거죠.

서가를 일종의 장식품으로, 권위적 인테리어로 생각하는 XXX가 윗자리에 많은 한국 실정에서 너덜너덜 떨어져나갈 정도로 많이 찾는 책을 만드는 것이 자부심이 되기가 참 힘들어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17 14:08
듣고 보니 참 답답한 현실이군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설마 앞으로도 내내 그렇지는 않겠지요.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08/07/17 14:02
지속적인 의지를 가지고 10년 20년 대계를 세워 가야 하는 일인데 한국에서는 그런 일을 할 만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대통령 얼굴만 보면서 이리 가고 저리 가고 하고 있으니 될 리가 없지요. 일본은 관리라도 전문적인 분야의 일을 하면 그걸 인정해 주고 한자리에 계속 두는데 한국은 전부 로테이션이고 부처도 대통령 따라 세워지고 없어지고 하니 말이죠.
Commented by Clio at 2008/07/17 14:09
동감입니다. 정말 긴 안목을 가지고 해나가야 할 일인데 현실을 보면 안타깝지요.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정말 답답합니다.
Commented at 2008/07/17 14:4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18 10:19
'죄송'이라니요. 오히려 제가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글을 남겨 주시는 것만해도 감지덕지한 일인데요. .... 그런데 정말 그런 사람도 있군요.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걸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니 암담합니다. 아마 어린 시절부터 책의 '은총'을 받아보지 못 한 사람인가 봅니다. 잘 하셨습니다.^^
Commented by 유에레이 at 2008/07/17 15:15
...암담하군요.
어쩐지 더 문제가 될 것 같은 부분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 하나가 나선다고 뭐가 바뀌겠어?" 하는 태도가 아닐까 합니다만...
젊은 사람들이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면서 개혁을 하려고 해도, 30이 되고 40이 넘어도 전혀 변화하지 않는 현실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자포자기해 버리는 게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Clio님이 한 열댓권짜리 Encyclopedia of Korea를 편찬해 주신다면 제일 좋을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18 10:22
어떻게 제가 감히... 물론 제가 잘 알고 있는 분야라면 기꺼이 참가하고 싶습니다. 사실 제대로 된 백과 사전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은 일이지요. 브리태니커 백과 사전과 같은 것들은 몇 십년에 걸쳐 당대 최고의 석학들이 참가한 작품입니다. ... 그러고 보니 그 이야기를 한 번 해 봐야겠습니다. ... 늘 이렇게 찾아 주시는 분들의 말씀을 들으며 다른 포스팅거리를 떠올리지요. 아마 이런 것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재미인가 봅니다.
Commented by ifelse at 2008/07/17 16:26
저도 해외 거주중인데.. 실제로 한국이란 곳을 아는 사람이야 많이 늘었지만 아직도 멀었어요..
세계문학 공부할때 한국 이야기는 단 반장도 나오지 않더군요 ^^; 반면에 일본같은경우는 상대적으로 엄청났구말이죠..
길게 바라보고 투자한다면 절때 밑지는 건 아닌데.. 아쉬워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18 10:24
이 일은 정말 장기간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를 바라고는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정부에서도 그걸 알고 있겠지요.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7/17 16:55
천천히 꾸준히 치밀하게 준비하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18 10:24
저도 역시 그렇게 희망해 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도 해 보려 합니다.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08/07/17 19:55
음..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한가지 덧붙이자면, 한국을 홍보하려면 상식과 국제감각이 있는 사람이 홍보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딴에는 인터넷에서 한국을 홍보한다고 하는데, 읽어보면 한국 망신시키는 사람들도 꽤 있는 눈치더군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18 10:26
중요한 말씀 감사합니다. 국제감각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요. 그 사람들의 눈에 맞는 홍보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종종 한국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그저 영어로 옮긴것에 지나지 않는 홍보들을 봅니다. 말씀하신 것 처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지요.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서 국제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정말 필요합니다.
Commented by 무명씨 at 2008/07/17 23:08
영어교육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발음신경쓸게 아니라 저런 백과사전 편찬할 정도의 번역인력을 키우는게 급선무 같군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18 10:28
맞습니다. 영어 교육의 목적은 바로 이런 곳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대로 된 의사 소통은 결국 우리의 이야기를 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Commented by ... at 2008/07/18 00:47
인쇄에 관한 생각을 적자면ㅠㅠ
우리나라 인쇄 정말 안 좋아요.(편차가 너무 큽니다. 평균적인 인쇄의 질이 낮은 것도 문제)
Commented by Clio at 2008/07/18 10:30
아름다운 것에 대한 우리의 감각도 세계 여러 나라에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모르더라도 외국의 책이 출판된 모양새는 충분히 살필 수 있을 거고 어떤 것이 보기 좋고 나쁜지는 충분히 알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좀더 세밀하게 하나하나 살피는 꼼꼼함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Commented at 2008/07/18 07: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18 10:32
그렇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정말 정부에서 이런 부분에까지 신경을 써주는 날이 올런지 참 ... n 님 처럼 이렇게 좋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으니 반드시 상황이 달라지겠지요. 저도 미국에서 '불끈' 쥐어봅니다.^^
Commented by 토로씨 at 2008/07/18 09:55
올바르게 번역된 좋은 책들이 많아지길 바랄뿐입니다. 요즘 외국어 잘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들을 정책적으로 활용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18 10:35
중요한 문제입니다. 아무리 옳은 이야기라도 우리끼리 한국어로만 떠들어서는 해외의 누구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해외 교포와 원어민 교사들을 동원해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우리의 주장을 제대로 알리는 노력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리라 생각합니다. 정작 지금 우리에게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합리적으로 그리고 실용적으로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ferma at 2008/07/18 15:01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안타까운 일중 하나가 영어나 다른 언어로 쓰여있는 좋은 한국관련 책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거였어요. 영어표기법도 제각각이고... 그 중 영어로 된 괜찮은 한국홍보책자나 잡지를 보면 사비를 털어서라도 열댓권 구독해서 현지 단체들에 기부하고 싶은 충동까지 일어난다니까요... 여건이 안되는게 한이여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19 05:40
정말 외국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개하는 일이 중요한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하지 못 하고 있는 듯 하여 참 안타깝습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계기가 되어 정부가 제대로 된 국가 홍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알았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Commented by 비올라 at 2008/07/20 23:13
Clio님, 간만에 와서 좋은 글들 읽어보았습니다.
최근에 미국 출장을 준비하고 있다가, 갑자기 엎어지는 바람에 조금 김이 새는 중이었는데, 읽으면서 또 의욕을 다지네요. ^^

한국의 문화 및 문학은 중국과 일본에 비해서 떨어지지 않는 독특하고 개성있는 컨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홍보도 연구도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들었습니다. 해외의 한국학과 같은 경우도 중국, 일본에 비해서 재정적인 지원도, 인력도, 인프라 등도 모두 턱없이 부족하고 열악한 것 같습니다.
작년에 독일 튀빙엔에 출장갈 기회가 있어서, 자료실을 둘러보았는데, 운영 및 재정을 겨우 해나가고 계셨습니다. 현지 스태프, 교수님, 학생들의 사명감에 기대어서 힘들게 지탱되고 있었지만, 그것도 한계에 많이 부딪히고 계시더라구요. 대개의 경우 중국학과나 일본학과에 밀려서 폐지되거나 통합되고 있는 곳이 많다고 하더군요. 최근에는 베트남보다도 문화적인 영향력이나 관심도가 낮다고 합니다.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일하는 곳에서는 한국문학과 문화 등에 관련된 도서를 외국어로 번역해서 세계에 홍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7개 언어로 번역된 도서들을 세계에 홍보하고, 교류행사도 벌이고, 출판 섭외도 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국내외적 사정 및 인식의 문제로 수월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정부 차원에서 반드시 해 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사명감을 느끼며 일하려고 합니다.
위의 분도 말씀하셨지만, 좋은 번역서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또 실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번역인력이 많이 양성되어야 합니다. 그에 맞추어 좋은 번역서들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도 필요하고, 국제적인 감각과 전문성을 가지고 지원해 줄 수 있는 행정 인력도, 이러한 활동들을 가능하게 해 주는 정책적인 지원도, 인식도 필요합니다.
언젠가는 봇물 터지듯, 한국의 콘텐츠가 쏟아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과로사(?)도 좋으니 ^^; 쏟아지는 자료들에 비명을 질러봤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1 10:52
미국에서도 대학교의 예산 문제가 불거지면 늘 타격을 입는 것이 한국학 관련 과목들과 예산들입니다. 정부의 제대로된 도움이 절실한 부분입니다. 아울러 한국의 문학과 예술은 물론이고 한국과 관련된 여러 자료들을 외국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언어로 더 많이 소개해야 합니다. 비올라 님같은 분들이 하시는 일들이 이런 의미에서 정말 중요한데요. 그렇다고 과로사 하시면 안되지만^^ 해외의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한국관련 자료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그 날이 올 때까지 수고해 주십시오. 그리고 지금까지 해 오신 일들에도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류동협 at 2008/07/20 23:21
가끔 한국 관련 논문을 쓰면서 영어로 된 한국 자료를 찾아보는데 그 자료의 빈약함 때문에 한번 절망하죠. 그리고 그 근처 일본, 중국 등 서고의 방대한 자료에 다시 한번 절망하게 되더군요.

독도 같은 분쟁에 감정적으로만 대응하는 건 능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체계적인 번역 작업과 홍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 3국으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기가 어렵죠. 국가 차원의 지원이 아쉽죠. 정신력, 감정적 대응으로 국가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1 10:55
어느 도서관에서나 한중일 삼국의 자료를 비교해보면 정말 안타깝지요. 물론 체계적으로 이런 분야에 대해 오랫 동안 준비해온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우리 정부의 노력이 정말 아쉽게 느껴집니다.
Commented at 2009/09/01 14:5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9/09/06 01:09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답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시는군요. 빨리 결과가 나타나는 일이 아니기에 더욱더 신경을 써서 차근차근 해나가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바로 그 점이 현실적인 한계가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하나하나 쌓아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알려주신 웹싸이트를 찾아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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