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이야기
지난 번 이글루스에서 보내 준 머그를 받고 나서 캠퍼스를 돌며 찍은 사진 중에는 제 책상 위에 있던 연필 꽂이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신 이웃 중의 한 분께서 사진에 덧글을 달아주셨지요. 오늘 그 글에 답을 하다가 저의 연필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습니다.

비록 컴퓨터를 이용해서 모든 작업을 하지만 여전히 저는 연필을 참 좋아합니다. 종이 위에 무엇인가 쓸 일이 있을 때는 대부분의 경우 연필을 사용합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세어 보니 40 자루 정도의 연필이 연필 꽂이로 사용하는 머그 안에 있더군요. 보통은 전기로 움직이는 연필
이를 이용해서 한꺼번에 깎아 두고 한 두달을 씁니다.

다들 마찬가지이겠지만 제가 연필을 처음 잡아 본 것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였으니 연필을 사용한지도 꽤 오래 되었군요.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검은 색깔의 접고 펴는 연필깎이 칼을 이용했었지요. 직접 연필을 깎지 못 해 어른들이 대신해서 깎아 주셨습니다. 어린아이가 사용하기에 위험하기도 했겠지요. 그리고는 서서히 연필 깎는 법을 배워갔습니다. 그 때는 그게 참 중요한 일이었나 봅니다. 어떻게 깎은 것이 제대로 깎은 연필인지 그림을 보고 고르는 시험 문제도 있었습니다. 물론 적당한 길이로 손에 잡기 좋을 만큼 여유를 두고 깎는 것이 제대로 깎는 것이라고 배웠지요. 그리고 연필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시험 문제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종이와 연필이 이루는 각도가 그림으로 나오고 그 중 가장 올바른 것을 고르라는 그런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손잡이를 돌려서 연필을 깎는 연필깎이가 처음 제가 살던 고향에 알려진 것이 초등학교 2-3학년 쯤 되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동네에서는 처음 그 물건을 가진 아이들 중 하나였지요. (^^) 그러다보니 그 기계를 사용하려고 학교를 마치고 나서 저희 집에 찾아 오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처럼 한꺼번에 여러 자루를 가져와서 깎아 가곤 했지요. 그 옆에서 저는 한껏 뽐을 내며 그 모습을 보고 있었습니다.  종종 친구들은 기계에 손을 대지 못 하게 하고 제가 깎아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때 학교에서는 물자 절약을 강조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예의 하나가 바로 몽당 연필이었습니다. 너무 짧아져서 사용하기 힘들어진 몽당연필을 다 쓴 볼펜의 자루에 끼워서 끝까지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시고는 모든 학생이 반드시 그렇게 하도록 했습니다. 선생님들께서는 종종 필통 검사를 해서 그와 같은 몽당 연필을 가지고 다니는지 점검하기도 하셨는데 그것 때문에 멀쩡한 연필을 몽당 연필로 만들고 또 잘 사용하고 있는 볼펜의 심을 버리고 일부러 거기에 연필을 끼워서 가지고 다니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샤프' 라고 불리는 기계식 연필이 등장했지요. 조금만 쓰다보면 끝이 뭉툭해져서 다시
아야하는 연필에 비해 샤프는 언제나 가느다란 심이 유지되어 을 필요가 없었지요. 그리고 연필로 쓴 굵은 글씨와 '샤프'로 쓴 가늘고 샤프한 글씨를 보면 후자가 훨씬 더 좋아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에 가서는 볼펜을 많이 쓰게 되어 자연스럽게 연필과는 멀어지게 되었지요.

그러다가 다시 연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30대가 넘어서입니다. 나무가 주는 따뜻함과 연필심이 종이 위를 지나갈때 나는 소리가 좋더군요. 그리고 연필을 금방 깎았을 때 나는 나무 냄새도 정겨웠습니다. 그 때 이 후로는 연필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오면서도 가져온 몇 자루의 한국 연필이 아직도 연필 꽂이에 들어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 연필은 저에게 필수품입니다. 간혹 펜을 사용하다 보면 책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겨 버리는 실수를 할때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연필은 지울 수 있으니 참 좋지요. 그리고 아카이브나 도서관의 고서 열람실처럼 귀한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는 곳에서는 아예 필기 도구를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귀중한 자료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길 위험을 줄이려는 목적인데 이럴 때도 유일하게 허용되는 것은 연필입니다.

좋은 목수는 연장 타령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같은 사람이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연필로 한자 한자 적어가는 글과 컴퓨터 키보드를 이용해서 입력한 글이 과연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물론 동일한 내용을 적는 경우라면 차이가 없겠지만 한 가지 주제를 주고 그것에 대해 글을 적을 때 연필을 사용하는 경우와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 같은 사람이 쓰더라도 다른 글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아직 아날로그의 세계에 한 발을 디디고 서 있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온라인으로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이 나와 있더라도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종이의 느낌과 책에서 풍겨나오는 잉크의 냄새 그리고 페이지가 넘어갈 때 들리는 소리 때문에 여전히 책을 찾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연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물론 연필을 전혀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다르겠지만 연필을 사용하며 글 쓰기를 익힌 사람들이라면 아무리 좋은 필기 도구가 나왔더라도 여전히 연필에 대해 느끼는 아련한 추억이 있고 그런 사람들에게 연필은 단순한 필기 도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종종 다른 필기 도구에 비해 연필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만년필이나 다른 종류의 펜처럼 호주머니에 꽂을 수 있는 다리가 달린 것도 아니다 보니 긴 연필을 주머니에 넣을 수도 없고 처치 곤란일 때가 있지요. 그럴 때면 저는 연필을 귀 뒤에 꽂고 다닙니다. 그러다 필요하면 쓱....

주변에 연필이 있으면 한 번 손에 잡아 보십시오. 그리고 오늘은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문자 메세지나 이메일이 아니라 연필로 편지를 한 번 써 보십시오. 아마 문자 메세지와는 다른 느낌이 드실 겁니다. 그리고 글을 한자 한자 쓰는 동안 내 글을 받을 사람과 글을 보내는 나 자신에 대해 훨씬 더 많이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래에는 제 책상 위에 있는 연필 친구들과 그 이웃들을 소개합니다.

먼저 긴급용으로 사용하는 연필
이들입니다. 둘 중 작은 놈은 한국에서 가져온 겁니다. 뒤집어 보면 "ㄷㄱ 문구센터"라는 스티커가 아직 붙어 있습니다.
잘 깎여져 있는 연필을 보면 뭔가 쓰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제 책상 위에 있는 40 명의 친구들입니다. 이 중에서 지우개 없이 검은 꼬리를 가지고 있는 두 명은 한국에서부터 따라온 친구들입니다. 이제는 아까워서 쓰지 못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연필 중 상당수는 홍보용으로 만들어진 연필들입니다. 가져올 생각은 없었는데 나중에 사무실에 돌아와보면 연필이 제 주머니에 들어 있더군요. 가운데 있는 진한 파란 색깔의 연필은 워싱턴의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이용자들에게 제공한 연필입니다. 한 번씩 갔다올 때 마다 제 주머니에 서 너자루씩 들어있더군요. 아마 연필들도 제가 자기들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나 봅니다.
도서관의 참고 봉사대에서도 연필과 메모지를 준비해두고 있습니다. 몽당연필들이지요. 골프연필이라고도 하는데 골프 치시는 분들이 게임을 하면서 점수를 기록하기 위해 주머니에 작은 연필과 메모지를 넣고 다니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목록을 검색을 하고 간단하게 청구 기호 같은 것들을 메모하려는 이용자들을 위해 아래와 같은 몽당연필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무료지요.^^
* 7월 26일에 추가합니다.
1.
극악 님께서 올려주신 덧글에 너무 좋은 내용이 있어 본문에 옯깁니다.
" 이 글을 보니까 예전에 한 블로그에서 본 미국의 연필수집가 사이트가 생각나네요...
http://www.brandnamepencils.com/ 전 세계의 연필을 수집하더군요^^;
"
한 번 가 보십시오. 전세계의 연필을 보실 수 있습니다. 비록 수는 적지만 우리 나라의 연필도 있더군요.

2. 방문하신 분들 중 한 분이 비밀 덧글로 질문을 한 가지 해주셨는데 이제 보니 지워지고 없군요. 하지만 질문은 기억하고 있어서 답을 드립니다.
가장 위의 사진에서 제 모니터에 나와 있는 그림은 화면보호기로 사용하고 있는 그림 중의 하나입니다. 네털란드의 화가인 피터 브뤼겔이 그린 "아이들의 놀이(Children's Game)"" 중의 한 부분입니다. 오랫 전에 포스팅 하려고 그림을 스캐닝 해 둔 후 아직까지 차일피일 시간만 미루고 있는 중입니다. 이 기회에 빨리 글을 마무리 지어야겠습니다. 혹시 원본 그림이 궁금하시면  링크를 따라가서 큰 그림을 한 번  보십시오. 그리고 그 중에서 제 모니터에 나온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지 한 번 퍼즐 찾기 놀이를 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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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io | 2008/07/25 10:45 | 세상이야기 | 트랙백(2) | 핑백(1) | 덧글(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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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goigoi's me2.. at 2008/07/25 11:12

제목 : 고이고이의 느낌
가슴을 찰싹 때리는 연필이야기 저도 문화 더존연필을 좋아해요...more

Tracked from 블로고스피어는 지금. at 2008/07/25 21:36

제목 : 연필 사용하고 계신가요?
마지막으로 연필을 써본지가 언젠지 기억하세요? 저는 고등학교때 친구의 연필을 써본 이후로 한번도 써본적이 없는것 같네요. 연필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보면서 이 포스트를 읽어보시는건 어떨까요? 덧. 그러고보니 저희 회사 경영지원실쪽 책상에 은색 기차모양 연필깎이가 있었던것 같아요 ㅎㅎ 누군가는 연필을 쓰고 있다는 얘기겠죠?...more

Linked at 부적격품 - CodENaME .. at 2008/07/30 16:19

... 의 은총.어제 사전 좀 사러 갔다가 은총이 너무 거하게 내려서 곤란했다.요즘 연필사용에 맛들려서 가지고 다닐 만한 연필깎이가 필요했다.(↑지난 번 본 Clio님의 연필 포스팅으로 불이 붙었다;)그런데 홍대역 근처 아트*스에서 산 오백원짜리 연필깎이가 너무 부실하고 불량하고 뭐 그래서-어제 교보에 간 김에 찾아봤다.교보는- 소 ... more

Commented by julia at 2008/07/25 10:54
연필을 보기만 해도 맘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네요.:) 연필은 샤프나 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런 미묘한 손맛같은 것이 있죠.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09
저도 그 '손 맛'을 새로 느끼고는 그것에 중독되어 버렸지요.
Commented by 풀잎열매 at 2008/07/25 11:01
전 예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 연필을 써왔죠... 주변에서 불편하게 왜 연필쓰냐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이상하게 그 많은 장점을 두고서도
샤프에 정이 안가니^^;; 그래서 전 아직도 연필과 초등학교 때 산 수동식 연필깎이를 쓰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11
샤프보다는 훨씬 인간적이라서 그런게 아닐런지요. 옛 어른들이 들으시면 뭐라 하실 지 모르겠지만 수동식 연필깎이에 연필을 깎을 때면 붓글씨를 쓰기전 벼루에 먹을 가는 것과 비슷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Commented by 바뜨 at 2008/07/25 11:03
저는 연필의 나무촉감은 좋은데, 필기구를 깨무는 버릇이 있어서 연필을 사용할 수가 없어요..T.T
몽당연필이랑 메모지가 단체로 있는 건 이케* 매장에서 봤는데, 물건 사면서 표시할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았어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14
그러셨군요. 글씨를 쓸 때 마스크를 쓰시면 어떨까요? 물론 농담입니다. ... 이케* 매장에도 그런게 있군요. 저는 말만 들었지 제가 사는 근처에는 매장이 없는지라 한 번도 가보지 못 했답니다.
Commented by 사은 at 2008/07/25 11:29
참 정감있는 도구지요. 분명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때까지는 거들떠도 안봤는데, 어느 순간 다시 정이 들어서 대학 때도 회사에서도 펜보다는 연필에 손이 갑니다. 저는 수시로 짤막짤막 메모를 하는 편인데 워낙에 대충 써서 글씨가 굉장히 못났어요, 아예 글씨체라는게 없어서 늘 흐지부지하답니다. 연필을 쓰면 그래도 좀 더 마음에 드는 글씨가 나와서 더 좋습니다.

가끔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고속버스를 타고 여행을 할 때면 후에 기록을 위해 손글씨로 글을 쓰곤 합니다. 그때 적은 글의 느낌은 확실히 키보드를 두드릴 때와는 다른 것 같아요. 앞으로는 손으로 먼저 적고 옮기는 방식을 좀 더 자주 써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월요일날 가는 여행에는 노트를 가져가야지 하는 생각도 드네요. :)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17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글씨체가 좋은 분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지요. 연필로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만 웬만해서 제가 쓴 글을 남에게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요즘 서점에 가면 몰스킨 노트북과 여러 가지 일기장들, 특히 여행에 가져가면 좋을 것 같은 가죽 표지에 끈으로 묶을 수 있게 만들어진 일기장들을 유심히 살펴본답니다. 여행 잘 다녀오십시오.
Commented by polarnara at 2008/07/25 11:45
정말 어렸을 땐 칼로 연필 잘 깎는 것이 능력이었죠(...)
연필 한 두 자루씩 놓고 쓰려면 금방 심이 뭉툭해지고 자주 깎아야해서 불편한데, 이렇게 40자루씩 깎아두고 쓰면 되는군요 :)
마지막에 저 노란 몽당연필들, 도서관에서 가끔 한 두개씩 집어다가 쓰곤 합니다;
날카로운 샤프심이 대개 편하지만, 뭉툭한 연필심으로 끄적이고 싶을 때도 있어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20
친구들 중에는 연필을 아주 길고 날카롭게 깎아다니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기계가 깎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깎았고 쓰기 편하게 깎는 친구들도 있었지요. 정말 중요한 능력이었습니다. 간혹 수동 연필깎이로 깎을 때도 있지만 위에서처럼 한꺼번에 전기 연필깎이로 깎아두고 사용합니다. 샤프보다는 심이 두꺼워서일까요? 글을 적을때도 훨씬 더 많은 생각이 들어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Commented by February at 2008/07/25 11:46
저도 아직 연필 써요. 샤프는 딱딱하고 볼펜은 미끄러져요.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써야죠.(;;;;;;)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21
그 노래 제목 오랫만에 듭습니다. "꿈으로 가득차 설레이는 이 마음에.." 이렇게 시작되었던가요? ^^
Commented by kristine at 2008/07/25 12:46
참 좋은 이웃분이 좋은 글거리를 줬네요.. ^&^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21
예. 맞습니다. 참 고마우신 이웃이지요. ^^
Commented by LaJune at 2008/07/25 12:53
연필 좋죠. 초등학생 딸네미를 두고 있자니 연필 손에 잡을 일이 다시 생기더군요. 하지만 옛적 국산 연필들의 기억은 그닥 좋지 못해요. 철심이라도 박아 넣은 것 같은 느낌으로 사각사각..이 아니라 서걱삑~ 서걱삑~하는 느낌이 들던 그 3류 연필들. 어쩌다 아빠가 일제 연필이라도 가져다 주시면 같은 HB인데 이렇게 진하고 부드러울수가!!! 하면서 놀라고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 애들은 주로 2B를 쓰더군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25
말씀을 듣고 나니 정말 그랬던 것 같습니다. 미술 시간에 가져오라던 4B 연필도 생각이 나는군요. 그리고 종이에 감겨 있던 색연필도 있었지요. 지금도 그렇게 하는가 모르겠지만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선생님께서는 숙제를 검사하고 나면 이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그려주셨지요. 잘 할 수록 많이 그려주셨는데.... 저는 한글 쓰기를 초등학교에 들어가서야 배웠습니다. 연필로 ㄱ,ㄴ,ㄷ,ㄹ, 하고 여러번 노트에 적어가면 그 위에 선생님께서 그려주시던 동그라미가 생각이 납니다.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8/07/25 13:18
초등학교 (그때는 국민학교) 입학했을 때 입학 선물로 아버지께서 제 이름을 박아넣은 연필 한 타스와 연필깍기를 선물해주셨더랬죠.
그 연필은 지금도 어린마음에도 쓰기 아까워서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답니다.

유학와서 다시 연필을 쓰기 시작했는데 특히 마음이 어지러울 때 효과가 좋아요. 차분해 지거든요. ^^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27
정말 쓰기에는 아까운 연필이겠습니다. 중요한 일에만 아껴가며 사용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연필로 아버님께 편지를 써보면 참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연필을 쓰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는 말씀에 정말 공감합니다.
Commented by 루크 at 2008/07/25 13:38
필기구를 무의식적으로 꾹꾹 눌러쓰는 타입이라서
연필이 금방 뭉툭해진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샤프를 쓰는데 샤프 역시도 곧잘 부러져서-_-
이래저래 고달픕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30
힘이 세신가 봅니다. ^^ 저도 그런것 같습니다. 샤프를 멀리하게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그것때문입니다. 누르는 힘에 연방 심이 부러져 나가서 말입니다. 그런데 뭉툭하면 뭉툭한 대로 또 쓰는 맛이 다르지요.^^
Commented by 玄月 at 2008/07/25 14:13
확실히 나이를 먹다 보니 연필을 쓸 일은 점점 줄어들더군요. 대신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좋아하는 파란색 색연필을 연필깎는 칼로 깎아서 밑줄을 긋고 글씨를 쓰다보면 뭔가 동글동글 부드러운 느낌이 나서 좋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32
색연필로 글씨를 써보면 정말 부르러운 느낌이 나지요. 말씀을 듣고 나니 저도 색연필을 한 번 써봐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요즘도 예전에 사용하던 종이에 감긴 색연필이 나오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marlowe at 2008/07/25 14:19
저는 연필의 꺼끌꺼끌함이 싫어서 샤프를 사용합니다.
세 번째 사진에 있는 연필깎이는 참 오랫만에 보네요.
주로 도서관에 있는 초록색 스탠드도 그렇고, 미국은 대를 이어 쓰는 오래 된 모델이 많네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36
물건이 작동하고 큰 불편을 일으키지 않는 한은 그대로 쓰는 것 같습니다. 제 방에 있는 책상 스탠드는 40년이 된 물건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여전히 작동이 되는데 이제는 도서관의 비품으로서 등록된 기록도 사라지고 해서 총무과 담당자에게 부탁해서 제가 불하(?) 받방아 집에 가져왔습니다. 여전히 잘 쓰고 있습니다.
Commented at 2008/07/25 15:1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37
쓰시지 않는다면 ... 염치없지만 찾아 뵙고 주소 남기겠습니다.
Commented by 빈센트 at 2008/07/25 17:51
연필을 언제 잡아보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볼펜도 쓰기가 싫어 조그만 녹음기를 가지고 다니며 메모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글씨를 쓰면 엉망입니다.
오늘은 동네 문방구에 들러 문화연필을 한다스 사야겠습니다.
그리고 예쁘게 깎아 필통에 넣어두어야 겠습니다.
차분한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38
저는 자주 사용을 하는데도 글씨가 엉망입니다. 쉽게 고쳐지지 않더군요. 이제는 포기했습니다. 낙타표 문화연필이지요? 연필에 낙타가 그려져 있었던 것 같은데. 오랫만에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Commented by VIERE at 2008/07/25 20:30
우주공간에서 러시아 우주인과 미국우주인이 만났더랍니다.
미국 우주인이 우리는 우주에서도 물속에서도 써지는 필기구를 엄청나게 투자해서 만들었다.
어떠냐? 좋지않냐 했더니....러시아 우주인이 웃으면서 하는 말이 "우리는 연필 쓴다"라고 했다네요.
어쩌면 가장 흔하고 간단한것이 해답이 될 수도 있다는 거겠죠.

인화된 사진 보정작업을 할때 전용 물감을 쓰기도 하지만 인화지에 따라 연필로도 작업을 하고 있답니다.
항상 따뜻한 글들 잘보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44
잘 지내시지요. 이태리는 다녀오셨나 모르겠습니다. ... 정말 말씀하신것처럼 복잡한 문제에 대한 해답은 우리 주위에서 간단히 찾을 수 있는 것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생각이 그렇게 쉽고 간단하다면 좋을텐데 쓸데없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겠지요. ... 인화된 흑백 사진에 연필로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필름 위에도 그런 작업을 하는 것 같았는데요,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도 그렇게 작업을 하시는 군요. 아마 그래서 VIERE 님의 사진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가 봅니다.
Commented by 극악 at 2008/07/25 23:18
이 글을 보니까 예전에 한 블로그에서 본 미국의 연필수집가 사이트가 생각나네요...
http://www.brandnamepencils.com/ 전 세계의 연필을 수집하더군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45
덕분에 연필 구경 잘 했습니다.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본문에 추가 사항으로 적어 넣어서 다른 분들에게도 꼭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일루아델 at 2008/07/26 04:43
저도 연필을 사랑하는 일인이랍니다. 글을 쓸 때에 쓰는 연필의 맛은 뭔가를 했다라는 느낌을 많이 줍니다. 거기에 비해 샤프에서 풍기는 느낌은 많이 다르지요.
저 같은 경우에는 연필을 직접깍아서 씁니다. 수는이라는 공부에서 집중력 향상이 된다는 말에 귀가 팔랑거리며 듣게 되 이후로는 말이지요.
연필, 시간이 지나도 참으로 사랑스럽습니다.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47
동지를 만났습니다.^^ 칼로 연필을 하나하나 깎는 작업을 하다보면 정말 집중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지런히 깎인 연필들을 보면 뭔가 하고 싶은 열의가 생기지요. 그래서 쉽게 연필을 버릴 수 없나 봅니다.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컴속의 나 at 2008/07/26 11:24
사랑은 연필로 써라는 노래 가사가 기억나네요. 아마 쉽게 지울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사랑 자체가 아니라 사랑의 상처 말이죠. 펜이나 볼펜은 이물질처럼 느껴지는 반면에 연필은 쓸때 나는 부드러운 소리처럼 정겹기도 합니다. 특히 독서를 할때 그렇더군요. 저는 이상하게도 책에 꼭 연필로 줄을 긋는 버릇이 있습니다. 위의 글 내용과 같은 생각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인듯 합니다.

멀리 이국땅에서 건간하시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7 00:51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노래를 기억하시는 분이 또 계시는군요. 전영록씨는 이제 원로가수의 반열에 들어있겠습니다.^^ 연필은 뭐랄까... 우리 인간의 생각과 참 잘 연결되는 도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필을 손에 잡으면 마치 우리 마음과 머리에 직접 연결된 전용선이 깔리는 기분이랄까요? 마찬가지로 책에 있는 내용도 연필로 긋는 밑줄을 통해 우리 머리와 마음에 더 강하게 전해지는 것 같고 말입니다. ... 이거 연필 예찬론이 좀 심하지요?^^
Commented at 2008/07/27 08:2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9 09:14
직업병입니다. ...정말 목을 빼고 돌려서 읽었답니다.
Commented at 2008/07/27 08:3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호박 at 2008/07/27 10:58
특이하고 깔끔한 블로그.. 넘 맘에 드는군요^^ 안냐세요~ 호박이에요^^

샤프에 밀려(?) 왕년의 인기를 못찾고있는 연필이지만.. 전 연필이 주는 뭐랄까? 정이있어 참 좋더라구요^^
연필.. 연필깍기.. 올만에 잠깐 옛추억에 빠졌다 갑니다=3=33

정말 개성있고 군더더기없는 블로그.. 넘 맘에 들었습니다^^ 즐건휴일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29 09:16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칭찬해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자주 놀러오십시오.^^
Commented at 2008/07/27 17:3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kristine at 2008/07/27 18:35
찾았어요 찾았어요... 그 사진속의 어린이....
Commented by Clio at 2008/07/29 09:16
조만간에 그 그림에 대한 자세한 포스팅을 올리겠습니다.
Commented by synergy33 at 2008/07/28 11:00
오늘은 연필을 한번 잡아봐야겠네요..
샤프보다 연필이 왠지 불편하고 글씨가 예쁘게 안 써진다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어보니 왠지 다시 연필로 써보고 싶어지네요..ㅎㅎ
Commented by Clio at 2008/07/29 09:17
연필을 써보시면 옛날 생각이 소록소록 날 겁니다.^^
Commented at 2008/07/28 17:2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29 09:18
얻어 쓰는 처지에 이런것 저런것 가리겠습니까?^^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Commented by 유월 at 2008/07/29 17:04
어디선가 읽었는데 말씀하신대로 워드로 쓴 글과 필기구로 쓴 글은 차이가 있다고 하더군요.
워드에서는 문장을 통채로 옮기거나 삭제하는게 너무 손쉬워서 글에 그 흔적이 남는다...라는
내용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오래된 기억이라 가물가물... ^ ^;)

계속 보고만 있다가 댓글 단 김에 링크 신고 드립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30 11:07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저도 종종 그런 경험을 하는데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그렇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한꺼번에 옮기다보면 앞 뒤 문맥이 어색한 경우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다시 다듬다 보면 결국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험도 했습니다. ... 링크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뉴욕에서 at 2008/07/30 03:38
저도 연필로 쓰는 것 좋아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연필뚜껑을 안 파는 것 같아요. 아무리 뒤지고 찾고 해도 없네요. 지난해인가 Staples 에서 새로운 아이템 아이디어 모집 행사가 있어서 거기에 하나 내볼까 했는데, 귀찮아서 그만두었어요. 연필 뚜껑 있으면 어디 다닐 때 좋은데...심가루가 여기 저기 묻지도 않고요. 흠. 남자들은 좋군요. 귀뒤라...여자는 머리가 길어야 비녀처럼 꽂아쓸까...저같은 짧은 머리는 들고 다니기가 불편해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30 11:14
머리가 길면 비녀처럼 꽂는 방법도 있군요.^^ 사실 저도 자주 옷에 연필 자국이 남깁니다. 하지만 지울 수 있는 것이니 큰 문제는 아니지요. 혹시 찾으시는 것이 이런 물건이 아닌가요? 아래의 링크를 한 번 보십시오.
http://www.manufactum.co.uk/Produkt/0/1394572/SetofPencilCapsandHolders.html?suchbegriff=pencil+cap
http://www.faber-castell.de/docs/index_ebene3.asp?id=13039&domid=1010&sp=E&addlastid=&m1=10329&m2=10333&m3=13123&m4=13039
http://www.dickblick.com/zz228/26/
http://www.dickblick.com/zz229/59/
Commented by 뉴욕에서 at 2008/07/30 03:40
앗, 덧글이 올라갔네요. 전 이글루스회원들만 덧글 올릴 수 있는 줄 알았는데요...혹시 뚜껑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아실 것 같아서 그냥 한번 써봤는데 덧글이 올라가는군요. 안녕하세요, 뉴욕사는 직장인으로 클리오님의 팬이랍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30 11:15
반갑습니다. 가까이 계시니 자주 오셔서 좋은 글 남겨 주십시오.^^
Commented by 간서치 at 2008/07/30 09:45
브뤼겔의 저 그림은 호이징하의 책 <<문화사의 과제>>의 겉표지여서 기억을 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보게 될 줄 몰랐습니다. 전 저 그림에서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중 물구나무서서 놀고 있는 아이가 항상 기억에 남더군요
Commented by Clio at 2008/07/30 11:19
그랬었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가 브뤼겔입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려고 오래전부터 자료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막상 글을 올리려니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할지, 어떤 그림부터 소개해야 할 지 고민이 생겨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조만간에 글을 올려야 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Commented by 絵恋 at 2008/07/30 16:17
Clio님의 이 포스팅을 본 뒤로 연필사용에 푹 빠진 사람입니다.
그 전에도 종종 들르곤 했는데 이제야 덧글을 남겨보네요-.

연필의 매력에 다시 빠지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살짝 포스팅 링크 신고도 하고자 이렇게 덧글 남깁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7/31 08:51
또 한 사람 끌어들였습니다. ^^ 이 포스팅 때문에 지출이 늘어버린 것은 아니지요? .. 링크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link at 2008/08/30 15:17
저도 어렸을 적에나 사용했던 연필을 요즘 다시 즐겨 사용하고 있습니다. Clio님처럼 제 책상 위에도 수십자루의 연필이 있어요. 나이 들어선 외국 연필들 - 독일제 스태들러나 파버 카스텔 - 을 주로 이용했습니다만, 최근에 문화 더존 연필을 우연하게 만져보곤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좋은 연필이 나오는구나 싶었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8/31 06:13
저도 문화 더존 연필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까워서 그냥 보고만 있지요.^^ 보기만 해도 따뜻한 마음이 생기고 어릴적 기억이 모락모락 피어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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