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7년 10월에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신문사에 투고했던 글입니다. 개강 시즌을 맞아 이곳에 옮겨 봅니다.
"Two more weeks! They are coming back." 지난 주부터 도서관에서 일하는 저와 저의 동료들이 서로 만나면 주고 받는 말입니다. 긴 여름 방학이 끝이 나고 이제 새 학기를 앞에 두고서 "2주만 있으면그들(학생들)이 돌아온다."는 의미로 하는 말이지요. 이 말을 하면서 동료들은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짓지만 그 말 뒤에는 설레임과 기대가 가득 찬 웃음을 보입니다. 왜 그럴까요? 대개의 경우 대학교의 도서관은 그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학습과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학교를 떠난 여름 방학 기간은 도서관의 주요 고객이 사라지는 휴업 상태라 할 수 있고 '손님' 들께서 다시 찾아오시는 새 학기가 기다려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손님'들을 맞기 위해 지난 여름 동안 도서관에서는 많은 준비를 했지요. 사서들도 사람인지라 휴가를 통해 재충전도 했지만 새 학기에 대비해서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각 종 워크숍을 통해최신의 정보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자신이 담당한 전공 과목과 관련된 학회에 참석하기도 했고, 늘 하는 일이지만, 그 분야와 관련된 새로운 자료들을 검토하여 구입 여부를 결정하기도 했었지요. 그리고 7월부터 있었던 대학 내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서 신입생들에게 도서관에 대한 홍보를 열심히 했습니다. 이틀 전에는 우리 학교에 새로 오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조촐한 행사를 도서관에서 가지기도 했습니다. 간단한 다과를 준비한 파티가 있었고 외국어로 하는 도서관 투어 행사도 있었습니다. 반갑게도 한국학생들이 많이 오셔서 한국어로 하는 도서관 투어도 했었지요. 건물 전체의 카페트 청소는 어제 끝이 났습니다. 이제 다음 학기를 위한 준비가 거의 다 된 셈이지요. "도서관에 가보셨습니까?"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거의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당연히 도서관에 가보았다고 대답하고 거의 매일 도서관에 간다는 대학생들도 매우 많습니다. 그런데 만일 "도서관을 이용해 보셨습니까?" 라는 질문을 드리면 어떨까요? 제가 드리는 질문은 도서관에 가서 열람실에 앉아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을 도서관으로서 제대로 이용해보셨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표준 국어대사전을 보면 도서관은 "온갖 종류의 도서, 문서, 기록, 출판물 따위의 자료를 모아 두고 일반이 볼 수 있도록 한 시설"이라고 합니다. 사전에 실린 의미에 비추어 볼 때 도서관을 '제대로' 이용한다는 말은 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도서, 문서, 기록, 출판물"을 이용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도서관에 매일 간다고 하는 많은 대학생들이 과연 도서관의 의미에 걸맞게 제대로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도서관은 국어 사전에 실린 의미와는 매우 다른 의미로 이해되고 있는 듯합니다. 신문이나 각 종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대학가의 면학 분위기를 이야기 할 때 도서관에 빽빽하게 앉아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예전에는 도서관에서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새벽 일찍부터 도서관 앞에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학생들의 학구열을 이야기하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그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과 도서관이 무슨 관계가 있냐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도서관에는 "도서, 문서, 기록, 출판물"이 있기 때문에 도서관에 와서 그 자료들을 이용해서 공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도서관에는 공부할 자리가 있기 때문에 오는 것인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도서관에 간다는 그 많은 대학생들 중에 도서관을 제대로 도서관답게 이용하는 대학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4년 내내 도서관을 다니면서도 막상 도서관에 있는 책은 한 권도 빌려보지 않은 학생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식당에 '손님'들이 오셔서 식당 음식은 드시지 않고 각자 도시락을 싸와서 식당의 식탁과 의자만 이용한다면 식당주인으로서는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이 우리 도서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일반 식당이라면 나가 달라고 하겠지만 도서관에서는 그럴 수도 없지요. 그리고 그나마 손님들이 식당에 와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고 혹시 도시락 들고 오셨다가 식당 음식 중에 마음에 드시는 것을 발견하면 식당 음식도 드셔주시지 않을까 조바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것이 도서관 종사자들의 마음일지 모릅니다. 인터넷으로 모든 정보를 찾을 수 있다고 믿고 도서관은 구닥다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도서관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진화하는 존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도서관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십시오. 이용자들의 정보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도서관에서는 수많은 디지털 자료들을 준비해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료들 대부분은 이용자들을 위해 큰 돈을 들여 도서관에서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오직 도서관에서만 혹은 도서관 웹페이지를 통해 학생임을 확인한 후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일반적인 인터넷에서는 찾을 수 없는 자료들이지요. 아울러 인터넷에서 검색엔진을 통해 발견하는 정보에 의존하는 분들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얼마나 그 정보들을 믿으십니까? 그 정보들이 얼마나 정확할까요? 인터넷의 장점은 누구나 자신의 의견과 생각,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쉽게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그 사실은 장점임과 동시에 단점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의 생명이나 안전과 관련된 정보가 인터넷에 올라있다고 합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쓴 것인지도 모르는 애매한 정보에 자신의 목숨을 맡길 사람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그런 인터넷 정보에 비해 책에 있는 정보들은 상대적으로 더 믿을 수 있는 정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책에도 잘못된 정보가 실려 있지만 웹페이지나 블로그를 만드는 것이 비해 책을 출판할 때에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사람들이 개입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실수할 위험성이 줄어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의 판단 여하에 달린 것이지만 인터넷에 있는 정보만으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도서관에 있는 책도 이용하십시오. 그리고 인간이 그동안 생산한 모든 정보와 지식이 인터넷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앞으로도 한 동안은 도서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의 역할도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정보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것을 관리하고 정리해서 이용자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고 바로 도서관의 사서 선생님들이 그런 일을 하십니다. 하지만 그 분들이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바로 이용자들의 몫입니다. 식당의 '주방장들'은 열심히 새로운 요리를 연구하고 만들어서 방문하시는 손님들이 드셔주시기를 기다리시지만 손님들은 식당에 오셔서 무료로 제공되는 건강에 유익한 음식은 마다하고 자신이 싸온 도시락만 드신다면 얼마나 힘 빠지는 일입니까? 그러한 일을 위해 식당의 '주방장들'은 4년간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정부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그리고 그 주방장자리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치릅니다. 그들의 이러한 능력을 왜 이용 하려하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왜 그들이 준비한 무수한 자료들을 이용하지 않습니까?한 학기에 내는 등록금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 등록금 속에는 여러분들께서 모르고 지나치는 도서관의 무수한 학술 정보 데이터베이스들도 있고 서가에서 여러분을 기다리는 수많은 책들도 있습니다. 열람실의 책상과 의자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새 학기에는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이용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드립니다. 아울러 학교 다니시는 동안 늘 등록금 본전을 생각하시라고 이 글을 보냅니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십시오.
|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전 아직도 워크맨 가지고 있..
by 소피아 at 07/04 저는 96년도에 삼성 마이마이.. by 백정연 at 07/04 아직 300여 개의 카세트테.. by ibrik at 07/03 중고등학생 때 소니 워크맨은.. by fazzie at 07/03 남들 cdp 들을때 카세트로.. by 어리니 at 07/03 최근 등록된 트랙백
Lexapro withdrawal.
by Lexapro and weight loss. 1984년의 추억 by 행.복.한 글.쓰.기 Buy hydrocodone withou.. by Opana same effects hyd.. 꼬마신사다니엘과 캠코더 by 피콜로가 달을 없애버렸어 Picture of oxycodone. by Oxycodone extraction. 이글루 파인더
태그
e하루616
walkman
카세트
각주
대화
책읽기
참고문헌
chiacgostyle
apa
동성애
표현의자유
citation
이용자서비스
기록보존
검열
전자기록
mla
역사
문학동네
인용표시
블로그
도서관
참고문헌목록
사라예보하가다
음악
피플오브더북
미주
독서
책소개
워크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