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생각했던것도 바로 그것입니다. 헝가리 인으로서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 기오르기 드라고만(Gyorsy Dragoman,1973-)은 전세계의 20 여개국에서 번역된 소설 "하얀 왕(The White King; a novel)"을 통해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놓습니다. 이 소설은 1980년대 루마니아를 배경으로 열 한 살 짜리 어린이의 눈으로 보는 사회와 어른들의 모습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어린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국의 중, 장년 그리고 어쩌면 20대 청년들에게조차 너무나 자연스러럽고 익숙한 모습들입니다."수비"(친구의 이름)와 나는 분필을 먹으면 열이 난다는 것이 헛소리임을 금방 깨달았다. 왜냐하면 둘 다 분필을 한 개 반 씩이나 먹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색분필도 먹어보았다. 수비는 녹색 분필을 그리고 나는 붉은 분필을 먹고 학교로 가는 길에 있는 다리 밑에서 한 시간 반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에게 일어난 변화라고는 그저 오줌 색깔이 달라진 것 뿐이었다. 나는 붉으죽죽한 오줌을 누었고 수비는 녹색이었다.
체온계를 이용한 수법도 이제는 물건너간 일이었다. 감히 시도해볼 수 조차 없는 일이었는데 체온계를 난방기 사이에 끼워두고 온도가 올라가기 기다리다가 현장에서 엄마한테 들킨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비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했는데, 이 주전 수학 시험이 있던 날 수비는 체온계를 불이 켜진 백열등 아래에 대놓고 온도를 올리다가 결국 온도가 너무 올라가 체온계 안에 있는 수은이 터진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날 수비는 버클이 달린 아버지 혁대로 엉덩이가 터지도록 맞았다. 결국 체온계를 이용한 방법은 이미 물건너간 일이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어떤 방법이던지 발견해야만 했다.
만일 내일까지 아플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내지 못 하면 우리는 끝장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수비와 나는 노동절 행사에 사용할 프랭카드와 깃발을 구입하기 위해 반 아이들로 부터 돈을 모았는데 그 돈을 우리가 슬롯 머신에 다 쓸어넣은 것을 학교의 다른 아이들이 알게 된다면 아마 우리 대가리를 깨부수려 할 것이었다. 물론 극장 건물 옆에 있는 작은 게임방에 있는 그 기계에 우리가 가지고 있던 돈을 모두 쏟아 부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건 페리가 우리에게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페리는 우리에게 그 게임방에 있는 전자동 기계에 돈을 거는 세 번째 사람은 언제나 이긴다고 말을 했었다. 그러면서 페리는 “바로 그러니까 ‘전자동’ 이라는 거야.”라고도 했다.
실제 처음 게임을 했을 때 우리는 10레이를 땄다. 그러나 그 이 후로 계속 잃기만 했고 결국 우리는 본전만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 번째로 100레이짜리 지폐를 걸었고 그것을 통해 본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실제 우리의 계획은 잘 들어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는 버튼을 누를 적당한 리듬을 잃어버렸고 마침내 우리가 버튼을 눌렀을 때 번쩍이는 불빛은 엑스트라 수퍼 보너스에서 꽝으로 넘어가 버렸다.
결국 우리는 가진 돈을 모두 잃어버렸는데 계산대에 가서 그 돈이 우리 돈이 아니었다고 그래서 돌려달라고 사정해 보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계산대에 있던 사람은 코웃음을 치면서 자꾸 우리가 헛소리를 지껄이면 우리 입을 막아 놓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우리 때문에 다른 손님들이 게임을 하지 못하니 계속 게임을 하지 않을거면 당장 꺼지라고 했다.
그 빌딩을 나와 혁명 열사들의 거리로 나섰을 때 수비와 나는 서로 마주보면서 우리 두 사람이 이제는 끝장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 수비는 이 길로 역에 가서 가장 먼저 떠나는 화물 열차를 타고 광산촌으로 가서 광부가 되자고 했다. 그러면서 그 곳에서는 아이들도 일을 할 수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수비가 듣기로는 광산에는 늘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곳에서 일을 하겠다고만 하면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가고 싶다면 너나 가라”고 하면서 나는 남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나는 진폐증으로 죽기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그 대신에 우리 한 번 아파보면 어떨까?” 라고 내가 말했다. 왜냐하면 우리가 제대로 아프게 되면 그 망할 놈의 노동절 행사에는 나가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수비는 “그래 좋아, 분필을 먹어면 열이 난다더라”고 말했고 우리는 즉시 그 방법을 써보았다. 하지만 그 방법은 전혀 효과가 없었고 붉으죽죽한 소변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피가 섞인 것 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냄새도 전혀 딴 냄새가 났다. 그래서 우리는 당장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과연 수비와 주인공은 새로운 방법을 찾았을까요? 두 사람은 이 위기에서 벗어났을까요? 궁금하십니까? ^^
* 이 글에 쓰인 이미지는 Amazon 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에는 이 책의 자세한 서지사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