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Middle East)라고 흔히 불려지는 아시아 대륙 서부의 이슬람 지역은 70년대와 80년대에 많은 한국 건설 업체들이 진출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지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세계의 화약고라는 명예롭지 못한 이름과 함께 전쟁, 납치, 자살 테러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중동의 모습은 대부분 언론을 통해 알고 있는 것일뿐 실제 이 지역의 역사와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와 전통에 대해서는 그저 막연한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칸 마 칸, 있기도 했고 없기도 했었지요'. 우리 아버지는 남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늘 이렇게 시작을 했었다네.> 암 가베르가 입을 열었다. <옛날 옛적 바그다드의 오래된 저택에 살던 한 남자가 있기도 했고 없기도 했었지. 한 때는 화려했던 그 저택은 이제 쇠락하여 남은 것이라고는 황폐해진 정원 한 가운데 있는 무화과 나무 뿐이었다네. 그 남자는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모든 재산을 날려버리고 이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후회와 탄식 밖에 없는 그런 사람이었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일 밤 그 남자는 똑같은 꿈을 꾸었고 그 꿈 속에서는 똑같은 목소리가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었네.* 이 글에서 쓰인 이미지는 Amazon 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부귀를 찾으러 길을 떠나거라. 너의 보물은 카이로에 있다. 그 도시의 가장 오래된 구역의 뒷 골목, 폐허 속에 너의 보물이 있다. 오래된 집의 마당을 찾아서 땅을 파보아라. 너의 보물은 그 곳에 잠들어 있다."
그 남자는 매일 꾸는 이 꿈에 지쳐갔지만 결국 이 꿈은 그 남자가 카이로로 떠나게 만들었다네. 믿기지 않는 말이라도 계속해서 듣다 보면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지. 어느 날 그 남자는 바그다드를 떠나 세상의 어머니의 수도인 카이로로 가는 긴 여행에 올랐다네.
마침내 그가 카이로에 도착했을때 그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네. 그 도시는 거대했고 화려하게 장식된 건물들로 가득차 있었지. 과연 이 곳에서 어떻게 오랜된 집의 정원을 찾을 수 있을까? 몇 달 동안 꿈 속에서 보았던 그 장소를 찾아 헤맸지만 어림 없는 일이었지. 그 동안 그 남자는 가지고 왔던 여비를 모두 써버렸고 빈털털이가 되어 잠자리조차 구할 수 없게 되었지. 매일 밤 거리를 헤메며 노숙을 해야하는 신세가 되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한 야경꾼을 만나게 되었다네.
밤은 도둑들이 더러운 일을 벌이는 시간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상한 외국인 복장을 하고 남루한 행색의 한 사내가 길을 걸어가자 야경꾼은 자연히 의심을 가지게 되었지. 야경꾼이 달려가서 그 남자의 목덜미를 잡아 채자 그 남자는 놓아달라고 빌었다네. 그러면서 "저는 도둑이 아닙니다. 저는 바그다드에서 왔습니다. 꿈을 꾸었는데요..." 그리고는 야경꾼에게 자신의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네.
그 남자의 이야기가 끝이 나자 야경꾼은 박장대소를 했다네. 그런데 그 박장대소는 안타까워하는 탄식으로 천천히 이어졌다네. "나는 당신 이야기를 믿을 수 밖에 없구료." 야경꾼이 입을 열었지. " 하지만 이 어리석은 사람아, 나도 그런 꿈을 꾸었어. 꿈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바그다드에 있는 너의 보물을 찾아 떠나거라. 바그다드의 오래된 구역에 있는 "강의 거리"로 가거라. 그 곳에 무화과 나무가 정원에 심어져 있는 한 저택이 있는데 그 저택의 정원에 너의 보물이 묻혀있다.'
라고 말하더군. 그 목소리를 아마 수 천번 들었을게야.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따르지 않았어. 웬지 아나? 그건 꿈일 뿐이야. 지금 자네 꼬락서니를 보게. 거지 몰골을 하고 낯선 도시의 밤거리를 헤메고 있지 않은가."
그 남자는 야경꾼의 이 말을 듣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네. 그리고는 미친 사람처럼 춤을 추기 시작했지. 물론 미친 건 아니었지. 야경꾼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살던 거리와 집, 그리고 할아버지가 정원에 심었던 무화과 나무를 떠올렸던게야. 기쁨에 찬 숨을 내쉬며 그는 깨달았지. 바그다드에서 카이로에 이르는 긴 여행을 한 것은 결국 자신이 이미 집에 가지고 있던 것을 발견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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