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기 위해서는 과거에는 도서관학과 그리고 최근에는 문헌정보학과라고 알려진 학과를 졸업하고 정부에서 발급하는 사서 자격증을 받아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한국과 달리 학부에 문헌정보학과가 개설되어 있지 않고 대학원 과정으로 개설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도서관에서 사서를 뽑을 때는 문헌정보학과 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사람들을 모집 대상으로 합니다. 그런데 다른 학문의 대학원 석사 과정과 달리 문헌정보학과 (최근에는 Information Science 라고 부르지요.)의 석사 과정은 Law School 이나 Medical School 처럼 매우 실제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곳입니다. 그래서 종종 Library School 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지요.
실제적인 지식을 가르치는 곳이기 때문에 강의 역시 매우 실용적인 내용들로 구성이 됩니다. 물론 이론을 가르치는 수업도 있지만 상당히 많은 수업에서는 실제 도서관 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숙제를 내주고 또 도서관에 직접 가서 관찰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강사진들 중에서도 현재 사서로 근무하고 있는 분들이 상당수 있고 학과의 교수님들이 담당하고 있는 강의에서도 자주 현직 사서들을 수업에 초청하여 학생들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해 줍니다.
예를 들면 도서관 목록과 관련하여 제가 들었던 수업은 인근 공공 도서관의 관장님이 진행하시던 수업이었습니다. 지금은 관장으로 근무하고 계시지만 그 이전에는 도서관의 목록 담당 사서로 3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분이라 카드 목록에서 온라인 목록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수업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의 수업에서 마지막 기말 고사로 치렀던 것이 실제 도서관 목록(MARC Record)을 종이 위에 손으로 적어가며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목록을 만드는 작업과 관련해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매뉴얼을 다 이용할 수 있었지만 10권의 책을 들고 하나하나 처음부터 목록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처럼 실제 쓰일 수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 이 외에도 대부분의 학과에서는 석사 과정 동안 의무적으로 도서관 현장에서 100 시간에서 200 시간 사이의 인턴쉽을 거쳐야만 졸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어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2년 간의 과정을 마치고 나면 도서관 현장에 투입되어도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가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턴쉽 과정이 바로 학생들의 취업으로 연결이 되기도 하고 그 과정을 통해 추천서를 써줄 인맥을 만들기도 하지요. 대부분의 경우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뽑는 취업 현실에서 인턴쉽을 통한 경험은 이제 갓 졸업한 새내기 사서들에게는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경험이 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수업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자주 경험하게 되는 것이 견학입니다. 인근의 도서관이나 아카이브들을 다니면서 학생들은 그 곳의 모습을 살피고 현장에서 일하는 사서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이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 배웁니다. 그리고 졸업 후 일하게 될 곳의 모습을 미리 봄으로써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기도 하지요. 저는 한국에서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의 문헌정보학과 수업 중에 실제 도서관이나 기타 관련 기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도서관 현장에 대한 지식이 곁들여지지 않는 문헌정보학과의 수업은 큰 의미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기에 최근 한 문헌정보학도가 시작한 작은 모임에 관심이 갔습니다.
명지대학교 문헌정보학과에 다니는 한 분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문정탐방대 모임이 그것인데요. 전국의 문헌정보학도들을 대상으로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각 종 도서관 관련 기관을 탐방하는 모임입니다. 그런데 그 활동에 대한 안내를 읽으면서 제가 더욱 관심있게 본 것은 단지 방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리 모여 방문할 곳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울러 참가자들이 온라인으로도 만나 정기적인 대화를 가진다는 것 역시 이러한 견학 활동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무런 외부 지원없이 자발적으로 이런 활동을 시작한 명지대학교의 임지혜님께 멀리서나마 박수를 보냅니다. 비록 지금 한국의 도서관 상황은 열악하지만 이렇게 도서관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배우려는 예비 사서들이 계시는 한 우리 도서관의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 가운데에는 현직에서 일하고 계시는 사서 선생님들도 계시고 문헌정보학과 졸업생 혹은 재학생들도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그 분들 가운데 이 활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에 있는 웹페이지에 들러 보십시오. 아마 여러 가지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현직에 계신 사서 선생님들이나 기타 도서관 관련 기관에 계신 분들께서는 어떤 형태로는 후배들의 활동에 도움을 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몸이 멀리 있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싸이월드 > 클럽 > 문헌정보학도의 기관탐방 : 문정탐방대
* 이 글에 쓰인 이미지는 플리커의 yeraze 님 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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