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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노래 다르게 부르기(3)-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El Dia Que Me Quieras)
도서관에서 제가 매일 찾는 곳이 사서들의 우편함입니다. 우편물을 확인하면서 종종 다른 사서들을 그 곳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지요. 마치 동네 우물가에 모인 아낙네들이 수다를 떨듯 동료들과 가벼운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오늘 낮에는 요즘 연구 휴가 중인 동료를 한 사람 그곳에서 만나 한참 이야기를 했지요. 그러다가 그 친구가 들고 있던 팜플렛에 실린 내용을 우연히 보았습니다. 볼리비아에서 정부군과 싸우다 세상을 떠난 체 게바라와 그의 시신이 찍힌 사진을 주제로 하여 그 사진이 사회에 미친 영향과 남아메리카에서 신화가 된 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한 편의 다큐먼타리에 대한 안내였지요.

그런데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El Dia QueMe Quieras)" 이라는 그 다큐먼타리의 제목이 제 눈을 끌었습니다. 사실 그 제목은 까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 1887-1935) 이라는 유명한 탱고 가수 겸 작곡가의 대표적인 히트 곡 제목이기도 하지요.
마침 이야기를 나누던  동료 사서는 남아메리카 관련 과목들을 담당하던 사서였고 그래서 제가 가르델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 갑자기 놀라더군요. 한국 사람이 가르델을 어떻게 아느냐고 신기해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탱고를 좋아하는데 가르델을 어찌 모를 수 있겠느냐 ?" 하면서 잠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또 나누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이 전에 준비해 두었던  가르델에 관한 포스팅을 마무리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까를로스 가르델이라는 이름이 낯선 분들이라도 탱고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알 파치노가 탱고를 추던 순간에 나온 음악" Por Una Cabeza" 를 기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음악을 작곡하고 처음 노래한 사람이 바로 까를로스 가르델입니다. 먼저 위에서 소개한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 (El Dia Que Me Quieras)"이라는 노래를 가르델의 목소리로 듣고 나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지요. 아래의 클립은 1935년 가르델이 출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에서 나온 장면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 스페인어가 신통치 않아 영어 번역이탈리아어 번역을 참고했습니다. 혹시 틀린 부분이 보이면 지적해 주십시오. 가사를 보면 한 여성의 사랑으로 인해 위안을 얻고 상처를 치료받는 남자가 나옵니다. 제가 듣기에는 가사도 가사이지만 애절하게 시작하는 노래의 첫부분이 너무나 낭만적으로 들렸습니다.
Acaricia mi ensueño el suave murmullo de tu suspirar.
Como rie la vida si tus ojos negros me quieren mirar.
Y si es mio el amparo de tu risa leve
que es como un cantar, ella aquieta mi herida, todo todo se olvida.

당신이 숨결을 타고 흐르는 부드러운 속삭임이 내 꿈을 쓰다듬는군요.

만일 당신의 검은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면 인생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노래하는 듯 가벼운 당신의 웃음이 내 피난처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은 나의 상처를 달래고 모든 것들을 잊게 만들겠지요.

El día que me quieras la rosa que engalana,
se vestirá de fiesta con su mejor color.
Y al viento las campanas dirán que ya eres mía,
y locas las fontanas se contaran su amor.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 장미들은 마치 축제에 가는 것처럼

가장 아름다운 색깔의 옷을 입고 치장할 것입니다
교회의 종들은 지나가는 바람에게 당신이 이미 내 것이라고 말하겠지요.
그리고 세차게 뿜어나오는 분수들은 당신의 사랑을 이야기하겠지요.

La noche que me quieras desde el azul del cielo,
las estrellas celosas nos mirarán pasar.
Y un rayo misterioso hara nido en tu pelo,
luciernaga curiosa que veras que eres mi consuelo.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밤, 하늘의 푸르른 곳에서
질투에 쌓인 별들이 우리를 내려다 보겠지요.
그리고 한 줄기 신비로운 빛이 당신의 머리에 둥지를 틀고
호기심 많은 반디불이는 당신이 내 위안이라는 것을 알게되겠지요.

1897년 프랑스의 툴루즈에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까를로스 가르델은 아주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함께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왔습니다. 그리고 혼자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와 함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가르델의 출생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습니다. 가르델이 주로 활동했던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그리고 가르델이 가진 여권에 출생지로 기록된 우루과이, 이 세 나라가 모두 가르델이 자기 나라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 만큼 가르델의 인기가 대단했고 그의 존재는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셔도 됩니다.

가난하게 자라나던 어린 시절 가르델은 많은 가수들의 어린 시절이 그랬던 것처럼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고 어린 시절부터 남들이 놀랄만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일찍부터 깨달았기 때문인지 몰라도 1906년 경에 학교를 그만 둔 가르델은 인근의 극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푸치니를 비롯해서 당시 아르헨티나에서 인기가 있었던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오페라들을 보고 들으며 그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무대 뒤에서 오페라와 연극에 출연하던 배우와 가수들의 노래를 기가 막히게 흉내내서 동료들을 즐겁게 하기도 했지요. 그 중에서도 당시 최고의 테너이던 엔리코 카루소를 기가 막히게 흉내냈다고 합니다.
가수로서 인기를 얻은 후 카루소와는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합니다만
가르델은 그 곳에서 일하며 만난 정통 오페라 가수들로부터 간간히 성악 수업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 오페라의 벨칸토 창법을 그 때 배우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통 오페라 가수는 가르델이 원하던 길이 아니었습니다. 1910년 경에 가르델은 우루과이 출신의 친구와 함께 듀엣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까페에서 노래하기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물론 오페라 음악이 아니라 미롱가와 같은 당시 유행하던 스타일의 대중 음악들이었지요.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그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기기 시작했고 스페인과 파리의 까페 무대에까지 진출하면서 명성을 얻어갔습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가르델 자신만의 스타일로 사람들을 찾아온 것이 1917년 이었습니다. 그 때 가르델은 최초로 탱고를 노래한 음반을 발표했었지요. 사실 19세기 말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항구 도시의 가난한 동네에서 시작된 탱고는 춤을 추기 위한 음악으로서 주로 연주곡으로 알려지던 음악이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그 탱고 음악에 가사를 붙이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감정을 실어 노래하던 가르델은 어찌 보면 특이한 존재였지요. 그렇다면 과연 탱고를 노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 아르헨티나 출신의 가수이자 무용가인 루벤 셀리베르티(Ruben Celiberti)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지난 2004년 이탈리아의 항구 도시 페사로에서 탱고를 공연한 그는 가르델의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탱고를 노래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그러하고 우리 아버지에게는 더욱더 그랬습니다.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지요. "탱고를 노래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까를로스 가르델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단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일찌감치 딴 일을 하는게 좋아." 그리고 그것 외에도 탱고를 제대로 노래하기 위해서는 추위와 굶주림이 뭔지 알아야 하고 또 자신이 태어난 땅과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한다고 했지요. 그래서 어린 시절 저는 다른 모든 것을 다 해보았지만 탱고를 노래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열 여덟살에 저는 파리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일하고 공부하면서 저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꼈지요. 고향과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나의 색깔과 나의 냄새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엄청난 향수를 느꼈고 탱고를 부르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탱고를 노래하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아버지의 허락을 얻지 못했지요. 그래서 큰 용기를 내서 비록 조잡한 수준이었지만 카세트에 제가 부르는 탱고를 녹음하고 아버지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아버지가 그 노래를 듣고 어떻게 생각하실런지 기다리고있었어요. 사실 저의 아버지는 그 때까지도 매일 가르델의 노래를 듣는 분이셨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미 가르델이 죽은지 65년이 지났지만  아버지는 "가르델은 매일 매일 노래를 더 잘 부르는 것 같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제가 보낸 카세트를 듣자 마자 전화를 하셨지요. " 얘야. 가르델은 정말 노래를 잘 한단다. 하지만 너는 더 잘 하는구나."
어쩌면 탱고는 바로 그런 사랑과 슬픔 그리고 고통이 한데 어울린 음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 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바로 그런 인간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는 체리베르티의 목소리로 부르는 El Dia Que Me Quieras 입니다.

가르델이 부르는 탱고는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잘 생긴 외모 그리고 당시 등장한 레코드의 힘을 입어 전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감동적인 목소리로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직접 작곡하기까지 했던 그는 탱고의 대명사가 되었지요. 아르헨티나의 시인인 루이스 알포스타가 하는 말을 옮기자면 "가르델이라는 이름은 이제 하나의 형용사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 예술이건 직업이건 한 가지 일에 출중할 경우 "저 사람은 가르델이야."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대신 절대로 노래하는 사람에게는 그 말을 쓰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가르델에 대한 예의겠지요. 하지만 만일 누가 노래를 잘 하지도 못하면서 잘 하는 척 흉내를 내며 노래할 때는 "저 친구는 가르델 흉내를 내고 있구만"이라고 한답니다.

전성기에 가르델은 발매하는 음반마다 인기를 얻었고 유럽과 남미 각 지역을 다니며 공연을 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에도 출연하여 1920년대에는 명실 상부한 월드 스타가 되었지요. 그가 출연한 영화를 상영하던 극장에서는 관객들의 성화에 상영 중인 영화를 뒤로 돌려 가르델이 노래하는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인기에 힘을 입어 가르델은 아르헨티나 배우로서는 최초로 미국에 진출하여 영화를 제작하기도했습니다. 그렇게 미국에서 제작한 영화 중의 하나가 바로 맨 위에서 보신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날(El Dia Que Me Quieras)"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모든 촬영이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졌고 노래는 나중에 따로 녹음을 해서 필름에 삽입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연기를 하며 노래할 필요는 없었지요. 입만 벙긋 거려도 되었지만 가르델은 고집스럽게 촬영 중에도 언제나 노래를 제대로 불렀다고 합니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가르델이 스튜디오에서 노래를 시작하면 스튜디오는 순식간에 콘서트 장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근처에 있던 스텝들이 모두 모여 들어 가르델의 노래를 홀린 듯이 들었고 노래가 끝이 나면 우뢰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지요. 가르델의 노래를 듣던 한 미국인 제작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 사람 목에는 눈물이 들어 있는 것 같군."

1935년 뉴욕 시티에서 이 영화를 찍을 무렵, 가르델은 종종 뉴욕 시티에 살던 아르헨티나 이민들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고합니다. 그 때 가르델과 가까워진 한 어린이가 있었지요. 그 아이는 가르델의 심부름을 하기도 하고 영어에 서툴렀던 가르델의 통역 노릇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 아이는 가르델이 출연한 이 영화에 단역으로 나오기도 했는데요. 당시 피아노를 배우며 바흐와 하이든을 듣던 이 아이는 가르델이 부르던 탱고에 빠져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음악에 재능이 있던 이 아이를 가르델도 좋아했다고 하는군요. 아마도 그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훗 날 이 어린이의 이름은 가르델과 더불어 탱고의 대명사가 되었지요. 리베르탱고(Libertango)라는 음악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 가 바로 그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가르델의 탱고가 대중 음악인들에게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클래식 음악가들이 가르델의 음악을 노래하고 또 연주하기도 했지요. 그 중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이 있고 역시 아르헨티나 출신의 테너
르셀로 알바레스(Marcelo Albarez)도 있습니다. 특히 마르셀로 알바레스는 가르델의 노래들만을 모아서 지난 2000년에 음반을 만들기도 했지요. 그리고 음반을 만드는 과정을 한 편의 다큐먼타리로 만들어 가르델과 탱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남아 있는 대부분 가르델의 노래는 모노로 많은 잡음이 있습니다. 그것이 싫은 분들에게는 알바레즈의 음반을 권해드립니다. 물론 가르델 보다는 못 하지만^^ 알바레즈의 노래도 들을만 합니다. 특히 그 음반에는 믹싱 기술을 이용해 가르델과 알바레즈가 듀엣으로 부르는 것처럼 들리는 노래도 있습니다.

아래에는 3대 아니 이제는 2대 테너 중의 한 사람인 플라시도 도밍고가 부르는 El Dia Que Me Quieras 입니다. 스페인 출신으로서 가사의 맛을 제대로 느끼며 노래하는 도밍고의 노래는 마치 한 편의 격정적인 오페라 아리아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더구나 아르헨티나 출신의 다니엘 바렌보임이 연주하는 피아노는 더욱더 노래의 맛을 살려줍니다.

도밍고가 부르는 격정적인 노래처럼 가르델의 삶도 그러했습니다. 가난한 이민의 아들에서 출발하여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위안을 주는 노래를 통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타가 되었지요.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입에서 불려지는 노래들과 함께 인기의 정점에 있던 1935년에 갑작스러운 비행기 사고로 처참하게 세상을 떠난 것까지 그의 삶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쉽게 사라질 수 없는 그런 삶이었습니다.  

1935년 1월부터 두 어달간  뉴욕 시티에서 영화를 촬영한 후 가르델은 남미 순회 공연을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그 해 말에는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공연하고 크리스마스는 아르헨티나에서 보낼 계획을 하고 있었지요. 그 해 6월 말 남미를 여행하던 가르델 일행이 탄 비행기는 콜롬비아의 보고타에서 출발하여 메데인이라는 도시에 잠시 머무릅니다. 연료를 재공급하기 위한 들린 메데인의 공항에는 가르델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도 가득 했었다고 합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기다리던 팬들에게 인사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가르델 일행은 팬들의 환호를 뒤로 하고 비행기에 올랐지요. 그런데 운집한 팬들이 보는 앞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활주로를 달려가던 가르델의 비행기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활주로 옆에서 이륙 대기 중이던 다른 비행기에 충돌을 한 것입니다. 두 비행기 모두 이륙을 앞두고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였기 때문에 충돌과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고 몇 분 후에 달려온 소방관들이 손쓸새도 없이 두 비행기는 완전히 잿더미가 되었다고 합니다. 가르델의 비행기에서 몇 사람이 탈출했지만 그 중에 가르델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화재가 진압된 후 남은 잔해 속에서 가르델이 가지고 있던 시계줄과 치아를 통해 가르델의 시신을 확인할 수있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보던 팬들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아르헨티나는 물론 전 남미가 충격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르델에게 조의를 표시하기 위해 한 동안 라디오에서는 탱고를 방송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콜롬비아에서 운구된 가르델의 시신은 일단 미국으로 옮겨졌다가 그 다음 해 초에야 아르헨티나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이 열렸고 가르델은 전설이 되었습니다. 가르델의 갑작스로운 사고와 그 원인에 대해서는 온각 종류의 루머들이 나왔지요. 발견된 시신 중에는 총상을 입은 시신도 있어 비행기 안에서 다툼이 있었다는 말도 있었고 심지어 가르델은 죽지 않았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다른 곳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그런 루머들이 끊이지 않았던 것 역시 사람들이 가르델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려주는 증거가 되겠지요. 가르델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에는 가르델의 동상이 만들어졌고 가르델의 무덤에는 아직까지도 조문객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가르델의 무덤에 만들어진 가르델 동상의 손가락에는 생전에 그가 좋아하던 담배가 연기를 피우며 늘 끼워져 있다고 합니다. 참배객들이 담배에 불을 붙여 끼워놓는 거지요. 이처럼 대중의 사랑을 아직까지도 받고 있는 가르델이기에 그의 노래 역시 계속해서 불려지고 있고 아래의 클립과 같은 일도 생깁니다. 피렌체의 관광지인 베키오 다리위에서 생긴 일입니다.

참 노래를 잘 하지요? 짐작하실런지 모르겠지만 노래하는 여성은 아르헨티나의 가수 실비아 라야나(Silvia Lallana) 입니다. 이 외에도 이 음악를 노래하고 또 연주한 음악인들은 참많이 있습니다. 이 글을 준비하며 찾아 보았더니 "내 머리 속의 지우개"라는 국내 영화에 이 노래가 삽입되었고 그룹 빅 마마의 한 분이 이 노래를 불렀더군요. 이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 사람이 한국에도 있었구나 싶어 참 놀랐습니다. 아래에 그 노래를 연결해봅니다.

언젠가 저녁 늦게 이 음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주가 나오고 "아 까리시아 미엔우수엔뇨 엘수아베..." 하면서 노래가 나오는데 그 날 따라 어찌나 이 노래가 달콤하게 들리던지
감동에 겨워 눈을 지긋이 감고는  속으로 "아 좋다.!" 하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또  가사를 따라했지요. 그러다가 아차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고속 도로 위를 달리고 있던 중이었거든요. 노래 가사처럼 정말 세상 모든 고통을 한 순간에 잊을 뻔했습니다.

사실 그 일이 아니더라도 저는 탱고를 참 좋아하고 특히 이 노래를 좋아합니다. 부드러운 가르델의 목소리도 좋고, 격정적인 도밍고의 목소리도 좋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탱고를 배워보고 싶습니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인격의 무게 때문에 몸이 따라 줄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탱고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여 보고 싶습니다. 그럴 기회가 오겠지요. ^^


* 아래에는 이 글을 위한 참고한 자료들과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 “ARGENTINA HONORS SINGER.” New York Times,1936.02.06.
  • “Argentina Mourns Gardel..” New York Times , 1935.06.25.
  • “MOVIE STAR AND 16 DIE IN PLANE CRASH ON COLOMBIA FIELD.” New York Times, 1935.06.25.
  • “Faulty Take-Off Is Blamed..” New York Times1935.6.25.
  • Beezley, William. The Human tradition in Latin America. Wilmington  Del.: Scholarly Resources, 1987.
  • Collier,Simon. The Life, Music, & Times of Carlos Gardel. Pittsburgh: University of Pittsburgh Press, 1986.
  • Groppa, Carlos G. The tango in the United States : a history. Jefferson, NC: McFarland & Co., 2004.
  • Nidel, Richard. World music : the basics. New York: Routledge, 2005.
  • Piazzolla, Astor. Astor Piazzolla : a memoir. Portland  Ore.: Amadeus Press, 2001.
  • Washabaugh, William. The passion of music and dance : body, gender, and sexuality. Oxford; New York: Berg, 1998.
  • Todotango.com- Argentine Tango: Lyrics, Scores, MP3, Music and CD's - Carlos Gardel.”-- 이곳에 가시면 가르델의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들을 들으실 수 있고 가르델과 관련된 신문 기사를 비롯해서 많은 자료들이 있습니다.
  • Carlos Gardel from Wikipia

** 이 글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 했지만 이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한 음악인들의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 모아 봤습니다.
by Clio | 2009/04/11 15:50 | 음악 이야기 | 트랙백 | 핑백(2)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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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l dia que me quieras ... 위에 Clio 님 블로그에서 보고 필 받아서 연습한 결과 어느 정도 부를 수 있게 되긴 했는데요. 연습하고 녹음해 보려고 하니 반주가 없네요. 남미권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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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시온(Nueva Cancion) 운동의 대표적인 가수로서도 활동했습니다. 사실 아르헨티나라는 나라는 우리에게 탱고로 잘 알려져 있지요. 언젠가 소개해 드렸던 탱고의 전설적인 가수 카를로스 가르델이 활동을 했고 그의 무덤이 있는 곳도 그 곳이지요. 그런데 메르세데스 소사의 음악은 탱고와 거리가 있습니다. 실제 그녀가 태어나고 ... more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09/04/12 00:17
노래 너무 좋네요. 막 한시간 동안 따라 부르면서 연습했습니다. 오랜만에 레파토리 늘릴 수 있겠네요. ^^
Commented by Clio at 2009/04/13 09:55
대단하시군요. 한 번 직접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0:45
루이스 미구엘(Luise Miguel)→루이스 미겔?

http://en.wikipedia.org/wiki/Luis_Miguel
Commented by Clio at 2009/04/13 09:57
이렇게 또 수고를 하시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좀 더 정확한 글을 쓸 수 있게 되어 너무 감사합니다. ... 국내에서는 미구엘이라고도 많이 사용되는 것 같은데 미겔이 더 정확한 발음일 듯 합니다. 고쳤습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0:47
라이아나→라야나.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0:49
Leopoldo Betancourt: 레오폴도 베탕쿠르로 추정. 베탕쿠르인지 베탕쿠르트인지는 개인차가 존재함.
Commented by Clio at 2009/04/13 09:57
혹시 틀릴까싶어 아예 원문를 그대로 적었는데 덕분에 한글 발음도 같이 올리게 되었습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0:49
Andres Segovia: 안드레스 세고비아.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0:50
Yasuji Ohagi: 오하기 야스지.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0:52
Mercedes Sosa: 메르세데스 소사?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1:00
Dmitriy Varelas/Y.Hyppenen/S.Hyvonen/A.Rikkonen: 드미트리 바렐라스/휘페넨/휘보넨/리코넨.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1:01
피나이스트→피아니스트.
Commented by Clio at 2009/04/13 09:58
피나이스트는 무얼 연주하는 사람인지??^^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1:03
마르첼로 알바레즈→마르셀로 알바레스.

http://en.wikipedia.org/wiki/Marcelo_%C3%81lvarez 참조.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1:03
아스토르 피아졸라→아스토르 피아촐라?
Commented by Clio at 2009/04/13 09:58
피아졸라라고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NPR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도 피아졸라라고 발음을 하더군요.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4/12 01:05
루벤 체리베르티→루벤 셀리베르티?
Commented by Clio at 2009/04/13 10:00
이 이름이 고민이었습니다. 아마 이 사람의 원국적지인 아르헨티나를 기준으로 한다면 셀리베르티가 맞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마르셀로도 그렇고 이 이름도 그렇고 자꾸 이탈리아어 식으로 발음을 하게 되는군요.
Commented by jacqueline at 2009/04/12 01:28
아 너무 좋아요. 잘 듣고 갑니다. 언제나 알차고 재미있는 포스팅 잘 보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9/04/13 10:00
아름다운 음악이지요. .. 늘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sooyoun at 2009/04/12 03:13
비가 와서 그런지,
노래가 오늘 날씨와 잘 어울리네요.
저도 잘 듣다 갑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9/04/13 10:01
비오는 날에도 잘 어울릴 것 같군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는 언제나 이 노래를 들으면 초여름 밤을 떠올렸습니다. 아마 영화 장면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Commented by kristine at 2009/04/13 14:50
sir... I did not know you speak spanish. non conosco che tu posso parlare il espagnolo... 맞나 ??

클리오님 스페인어도 하세요... 부러버라.... 알프레도 크라우스는 제가 참 좋아하는 오페라 가수이고 물론 도밍고도 마찬가지이고요. 알프레도 크라우스의 비디오를 봤는데 참 관객들이 감동을 많이 받은것 같아요. 대중앞에서 노래하면서 감정이 복받히는것이 어떤의미에서는 황당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이에 대해서 더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참 좋았어요. 제 눈에도 눈물이 촉촉
Commented by Clio at 2009/04/14 10:27
Almost. .. Sarebbe piu' naturale se parli cosi, "non sapevo che tu puoi parlare( o tu parli) spagnolo." ^^...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가 비슷하다보니 아는 것일 뿐 저의 스페인어는 할 줄 안다고 말하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입니다. ... 알프레도 크라우스의 공연을 보면서 사람이 저렇게 감동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듣는 사람도 눈물을 흘리게 만들더군요. 웬지 크라우스의 목소리에서는 카루소가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름도 비슷하군요,
Commented by hhh at 2009/05/02 23:41
و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اه احد انتم كوريا ماشالله ^^

اتمنا لكم الحض الوفيييير
Commented by Clio at 2009/05/04 09:30
^^ شكراًَ ... I really wish I can read what you have said. ...volevo capire quello che hai scritto.
Commented by 이미정 at 2009/07/14 15:40
와~이노래가 탱고노래 인지는 몰랐어요
제목도 뜻도 모르고 그냥 느낌으로 좋아서
좋아하게 된 노랜데...인터넷에서 이노래 찾아
헤매다가 좋은 정보 얻게 됐군요..왠지 영화한편
본듯한 이느낌^^;;
감사히 담아가서 듣겠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9/07/15 14:22
좋아해 주시니 제가 감사할 일이지요. :)
Commented by 물래 at 2009/11/08 18:08
방금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노래를 듣고 검색헤보다가 찾아욌씁니다,
검은 눈동자의 미녀 앞에서 불러보고 싶네요^^
Commented by Clio at 2009/11/09 12:31
반갑습니다. 누가 부르는 이 노래를 들어셨는지 궁금하군요. 충분히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 같습니다. 한 번 시도해 보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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