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중반 이탈리아의 도시 시에나(Siena)에서 성공한 상인으로 살아가던 30 대 후반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당시로는 강력한 힘을 가진 한 정치인이 그 사람을 불러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이 책은 1354년 9월 어느날 시에나의 부유한 상인 쟌니노 디 구치오(Giannino di Guccio)가 당시 로마에서 가장 영향력있던 인물인 콜라 디 리엔조(Cola di Rienzo, 1313-1354)의 부름을 받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쟌니노를 로마로 불러온 콜라 디 리엔조는 그에게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한 후 쟌니노 자신도 모르고 있던 출생의 비밀을 들려줍니다.
콜라 디 리엔조의 말에 따르면 약 40년 전 프랑스 왕 루이 10세의 아들로 태어나 몇 개월을 넘기기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쟝(Jean)이 바로 쟌니노라는 것입니다. 당시 왕자 쟝의 유모로 뽑힌 여인은 귀족 출신의 여성으로서 집안에서 원치 않던 이탈리아의 상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혼식도 올리기 전 임신을 한 그녀는 가족들에 강요에 의해서 수녀원에 들어가 해산을 했는데 마침 같은 시기에 태어난 루이 10세의 아들 쟝의 유모로 뽑히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왕자 쟝과 자신이 나은 아들 쟌니노를 하녀와 함께 같이 돌보던 중 자신이 낳은 아들 쟌니노가 원인 모르게 죽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사랑하던 이탈리아인 상인의 마음을 잡기 위해 그녀는 왕자인 쟝과 자신의 아들 쟌니노를 바꿔치기해서 왕자가 죽은 것으로 하고 죽은 아들 대신에 왕자 쟝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 여인을 찾은 이탈리아의 상인은 왕자 쟝을 자신의 아들로 생각하고 이탈리아로 데리고 가버렸다는 거지요. 그리고 다시는 그 프랑스 여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이를 바꿔치기 했던 그 프랑스 여인이 죽기 전 자신이 했던 일을 고백을 하고 왕자 쟝을 프랑스의 왕으로 만들어 달라고 한 신부에게 부탁함으로써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적어도 콜라 디 리엔조가 쟌니노에게 한 이야기는 그랬습니다. 그리고 콜라 디 리엔조는 자신이 나서서 쟌니노를 프랑스의 왕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얼마 후인 10월 초에 콜라 디 리엔조는 폭동의 와중에서 군중들에게 살해당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쟌니노는 이제 어떤 행동을 할까요? 자기 자신을 프랑스의 왕이라 믿고 잃어버린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노력할까요? 아니면 다시 예전의 부유한 상인으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살아갈까요?
제목에서 어느 정도 답이 나와 있습니다만 팔코니에리 교수의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대답을 들려줍니다. 사실 쟌니노의 이야기는 이탈리아에서 오랫 동안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흔한 중세의 설화 쯤으로 치부하고 있는 이 이야기를 주제로 하여 팔코니에리 교수는 관련 문헌을 참고로 하여 진실과 설화 사이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며 14세기 유럽 사회와 유럽인들의 삶 중 일부를 매우 자세하게 보여줍니다.
어찌 보면 황당하고 어찌 보면 절실한 쟌니노의 이야기를 마치 범인을 쫓는 탐정처럼 파헤쳐가는 이 책은 한 편의 흥미진진한 옛날 이야기로서도 좋겠지만 역사라는 학문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는 여러 가지 중요한 질문 거리를 던져주는 책인듯 하여 소개해봅니다. 한 가지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설명해주는 과거의 기록들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 그 속에 들어 있을 수도 있는 진실 혹은 실제 일어났던 일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그리고 과연 그런 기록들을 바탕으로 역사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독자들에게 소개해야 하는지 등등 매우 흥미로운 질문 거리를 던져 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번역이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기회가 된다면 영어판이라도 읽어 보십시오. 쉽고 간단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당시 역사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읽으실 수있을 겁니다. 이 글에서 쓰인 이미지는 시카고 대학 출판부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시카고 대학 출판부의 홈페이지에서는 이 책의 일부를 온라인으로 읽어 보실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상인이 아니다. 당신은 원래 왕족이었다. 당신이 아직 젖도 떼기전 우연한 기회에 바꿔치기 되어 상인의 아들로 살았지만 당신의 몸에는 왕족의 피가 흐르고 있다. 만일 바뀌지만 않았다면 당신은 지금 프랑스의 왕이 되었을 것이다. 이제 부터 내가 당신에게 프랑스의 왕위를 찾아주겠다."과연 그 말을 들은 이 상인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이탈리아의 역사학자인 톰마소 디 카르페냐 팔코니에리(Tommaso di Carpegna Falconieri)가 2005년에 발표했고 지난 해 말 영어로 번역이 된 "프랑스의 왕이라 믿은 사나이(Falconieri, Tommaso di Carpegna. The Man Who Believed He Was King of France: A True Medieval Tale. American Ed.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08.)" 라는 책은 바로 이 상인의 이야기입니다.

콜라 디 리엔조의 말에 따르면 약 40년 전 프랑스 왕 루이 10세의 아들로 태어나 몇 개월을 넘기기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 쟝(Jean)이 바로 쟌니노라는 것입니다. 당시 왕자 쟝의 유모로 뽑힌 여인은 귀족 출신의 여성으로서 집안에서 원치 않던 이탈리아의 상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혼식도 올리기 전 임신을 한 그녀는 가족들에 강요에 의해서 수녀원에 들어가 해산을 했는데 마침 같은 시기에 태어난 루이 10세의 아들 쟝의 유모로 뽑히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왕자 쟝과 자신이 나은 아들 쟌니노를 하녀와 함께 같이 돌보던 중 자신이 낳은 아들 쟌니노가 원인 모르게 죽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사랑하던 이탈리아인 상인의 마음을 잡기 위해 그녀는 왕자인 쟝과 자신의 아들 쟌니노를 바꿔치기해서 왕자가 죽은 것으로 하고 죽은 아들 대신에 왕자 쟝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그 여인을 찾은 이탈리아의 상인은 왕자 쟝을 자신의 아들로 생각하고 이탈리아로 데리고 가버렸다는 거지요. 그리고 다시는 그 프랑스 여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아이를 바꿔치기 했던 그 프랑스 여인이 죽기 전 자신이 했던 일을 고백을 하고 왕자 쟝을 프랑스의 왕으로 만들어 달라고 한 신부에게 부탁함으로써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적어도 콜라 디 리엔조가 쟌니노에게 한 이야기는 그랬습니다. 그리고 콜라 디 리엔조는 자신이 나서서 쟌니노를 프랑스의 왕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얼마 후인 10월 초에 콜라 디 리엔조는 폭동의 와중에서 군중들에게 살해당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쟌니노는 이제 어떤 행동을 할까요? 자기 자신을 프랑스의 왕이라 믿고 잃어버린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노력할까요? 아니면 다시 예전의 부유한 상인으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살아갈까요?
제목에서 어느 정도 답이 나와 있습니다만 팔코니에리 교수의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대답을 들려줍니다. 사실 쟌니노의 이야기는 이탈리아에서 오랫 동안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흔한 중세의 설화 쯤으로 치부하고 있는 이 이야기를 주제로 하여 팔코니에리 교수는 관련 문헌을 참고로 하여 진실과 설화 사이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며 14세기 유럽 사회와 유럽인들의 삶 중 일부를 매우 자세하게 보여줍니다.
어찌 보면 황당하고 어찌 보면 절실한 쟌니노의 이야기를 마치 범인을 쫓는 탐정처럼 파헤쳐가는 이 책은 한 편의 흥미진진한 옛날 이야기로서도 좋겠지만 역사라는 학문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는 여러 가지 중요한 질문 거리를 던져주는 책인듯 하여 소개해봅니다. 한 가지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설명해주는 과거의 기록들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는지, 그 속에 들어 있을 수도 있는 진실 혹은 실제 일어났던 일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그리고 과연 그런 기록들을 바탕으로 역사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독자들에게 소개해야 하는지 등등 매우 흥미로운 질문 거리를 던져 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번역이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기회가 된다면 영어판이라도 읽어 보십시오. 쉽고 간단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당시 역사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읽으실 수있을 겁니다. 이 글에서 쓰인 이미지는 시카고 대학 출판부에서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시카고 대학 출판부의 홈페이지에서는 이 책의 일부를 온라인으로 읽어 보실 수도 있습니다.




덧글
소시민 2009/05/12 12:24 # 답글
흥미롭네요. 한국에 출간된다면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Clio 2009/05/12 12:27 #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
JinAqua 2009/05/12 13:15 # 답글
오랜만입니다-번역 되면 좋을텐데요!
결말이 궁금하네요 +ㅅ+
Clio 2009/05/14 10:31 #
결말도 결말이지만 그와 같은 과거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전해지고 또 그것을 현대의 역사가들은 어떻게 해석하는지 그리고 과거로 부터 전해지는 기록들 속에서 과연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등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줍니다.
某人 2009/05/12 13:15 # 답글
아 정말 재밌을 거 같은데요?
Clio 2009/05/14 10:31 #
한국어로도 번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있을 겁니다. ^^
모기자 2009/05/12 13:29 # 답글
영어로 번역이 되어있다면 원서로라도 읽어보고 싶은 내용이네요 +ㅅ+)!
Clio 2009/05/14 10:32 #
영어를 학교에서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읽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활의노래 2009/05/12 15:22 # 삭제 답글
오오........... 재밌겠군요 ㅎㅎ
Clio 2009/05/14 10:32 #
한 번 꼭 읽어 보십시오. :)
피코 2009/05/12 17:22 # 답글
어머! 너무 재밌을 거 같은 책이에요. 영어판을 구해서 읽어봐야겠어요
Clio 2009/05/14 10:33 #
재미도 재미지만 그리 길지 않은 책이라 지루하지 않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졸리 2009/05/12 18:13 # 답글
오호라..설정이 흥미롭군요. 출판 기획자로서 구미가 당기는 소재인데요. 하지만 언제나 문제는 로열티....^^;;에이젼시에 검토 도서라도 요청해야겠습니다. 좋은 타이틀 소개에 감사~
Clio 2009/05/14 10:34 #
관심을 가져 주시니 제가 감사드릴일이지요. 한번 보시고 번역도 생각해 보십시오. 중세와 르네상스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좋아할 만한 책 같습니다.
스무살 2009/05/12 21:00 # 답글
재밌을 거 같아서 글 중간에 탭을 열어 YES24 접속을 했는데...국내에 발간이 안 된거였군요. -_-;
Clio 2009/05/14 10:35 #
이탈리아어에서 영어로 번역이 되어 출판된 것이 지난 해 말이었으니 아직은 국내 발간이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국내에도 소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virustotal 2009/05/12 21:54 # 답글
그 법원의 판례로 끝........성공한 구테타는 처벌할수 없다
고로 망한 왕은 왕이 아니다는 거죠
Clio 2009/05/14 10:36 #
흥미로운 견해를 가지고 계시군요.^^ 아마 시간과는 무관하게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은 비슷할 수도 있겠지요. 하긴 그래서 과거에 일어난 일들을 연구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2009/05/12 23:28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9/05/14 10:37 #
일본에서는 해외의 책을 많이, 그리고 빨리 번역해서 소개한다고 하던데, 어쩌면 곧 일본 서점에서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
푸른바람 2009/06/20 14:25 # 답글
이책 갑자기 보구 싶은 욕망이 생기네요.어여 국내 번역되어라..아님 외국어 공부 시작할지도 ㅋㅋ
Clio 2009/06/22 10:39 #
국내의 한 출판사에서 이미 번역판 출간을 위해 사전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곧 번역판을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퍼피푸 2009/12/29 16:57 # 답글
오오, 굉장히 재밌어보이네요.
Clio 2009/12/30 09:47 #
지금 번역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