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오래전 이야기 입니다만 W 교수님께서는 저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처음 다가오셨습니다. 당시 저희 상호대차부서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습니다. 도서관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각 종 업무는 물론이고 이용자들로부터 자료 신청서를 받는 일도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섞여서 진행되었습니다. 온라인 신청폼을 이용해 필요한 자료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여전히 신청서 용지에 하나하나 펜으로 필요한 내용을 기입해서 신청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W 교수님은 후자에 속하는 분이셨지요.
그 분이 저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다가온 것은 바로 그 분의 날아가는 듯한 글씨체 때문이었습니다. 신청서 위에 미끄러지듯 적힌 달필의 필기체를 처음 보았을 때 저는 아득했습니다. 당시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필기체를 많이 접하지 않았던 저에게 그 분의 글씨를 읽는 일은 마치 아무런 실마리 하나 없이 암호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느낌이 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나마 영어 단어들이라면 알파벳 한 두 개가 애매해도 대충 끼워맞춰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그 분이 신청하시는 자료들은 불어, 독일어, 그리고 라틴어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정작 온라인 검색 시스템으로 자료의 소장 도서관을 찾는 일보다 그 분의 글씨를 해독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미국인 동료들에게 물어보지 않고 저 혼자 꾸역꾸역 풀어나가다 보니 아침 나절 사무실의 자료 신청서함에 그 분의 자료 신청서가 보이는 날이면 '오늘도 죽었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당연히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지요.
그렇게 W 교수님의 자료 신청서와 여러 차례 씨름을 하던 중 도저히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신청서를 받은 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곁에 있던 동료에게 원조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내미는 신청서를 본 동료는 박장대소를 하며 제 얼굴을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드디어 너도 상호대차부서의 완전한 구성원이 되었다." 면서 환영한다는 말도 덧붙이더군요. 알고 봤더니 W 교수님의 신청서는 저 뿐만 아니라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동료들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 신청서를 받고 몇 시간 고생을 해 본 사람만이 우리 부서의 진정한 멤버로 인정한다고 농담처럼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 동안 혼자서 끙끙거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고 고백했었지요.
그 날 문제의 그 신청서를 해독하는 일에는 부서의 동료들 모두가 참여하고 지나가던 다른 부서의 사서들까지 한 두명이 더 참여했습니다. "이건 M 이 아니라 N 이 두 개가 겹친 것 같은데."--" 이건 W 일 수가 없어 라틴어 알파벳에는 W 가 없잖아."-- "그래 맞아. 하지만 그건 고대 라틴어의 경우이고 중세 라틴어에는 W 가 포함이 된다고 알고 있어." -- 등등 옥신각신 대화가 오고 갔지만 결국 완전한 해독은 불가능했습니다. 대신 해독이 가능한 단어들만으로 검색하여 W 교수님이 찾던 자료를 발견할 수 있었지요. 사실 이런 일은 W 교수님께 다시 여쭈어 보면 간단하게 해결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바로 아침 나절에 신청서를 던지고 사라진 분과 금방 연락이 된다는 보장도 없었고 또 약한 모습을 보기기 싫어 하는 오기도 작용을 했지요. ... 이용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데만 익숙한 사서들이라 이용자에게 질문하는 일은 어려워 했었지요.(농담입니다. 아시지요.^^) 물론 도저히 해독되지 않는 단어들이 있어 W 교수님께 질문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도 자신의 필체를 아시는지라 미안한 미소를 띠며 하나하나 철자를 불러주시는 일도 있었지요.

컴퓨터를 싫어하시는 것은 아니었지만 거동이 여의치 않고 팔십 평생 책과 씨름하며 나빠진 시력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하나하나 단어를 입력하는 일이 그 분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런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들 역시 기꺼이 그 분들 도와드렸지요. W 교수님께서는 그런 저희들의 친절을 기꺼이 받아들이셨구요. 실용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미국인들의 생활 태도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합니다만 W 교수님과 같은 분에게서 느끼는 분위기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평생을 대학에서 공부를 하신 분이라서일까요? 지성의 향기랄까, 무게랄까 그런 것이 느껴지는 분이셨습니다. 컴퓨터 때문에 저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절대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거만한 모습을 보이는 일도 없었습니다. 체구는 작은 분이었지만 큰 어른의 풍모가 느껴졌었습니다. 더구나 은퇴한 이 후에도 어쩌면 현역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많은 충격과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사람의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두 해 동안 그 분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가 몇 해 크리스마스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 때 교수님께서는 초컬릿 한 상자를 들고 사무실을 찾으셨습니다. 한 해 동안 도와주어서 고마웠다고 인사를 하시고 내 년에도 또 귀찮게 할 거라며 농담을 하고 가셨지요. 그리고 나서 몇 달 후 W 교수님께서는 빙판에서 넘어지셔서 심하게 다치셨고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눈이 많이 오는 뉴욕 주 북부에는 그런 식으로 다치는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특히 연세가 드신 분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은퇴를 한 후 많은 뉴요커들은 따뜻한 남쪽나라 플로리다로 이주를 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 소식을 마지막으로 도서관에서 W 교수님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두어달 전 저는 역사학과에서 온 연락을 받았습니다. W 교수님께서 기증하신 책이 몇 상자 있는데 도서관에서 필요하면 가져가라는 소식이었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자세히 물어보니 몇 달전 교수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령에 뼈를 다치고 또 수술을 받은 이 후 예전의 기력을 회복하지 못 했다는 말을 덧붙이더군요. 가족들 역시 가까운 이들에게만 알리고 장례식도 간소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W 교수님께서 남기신 책들을 정리해서 가족들이 기증을 했다는 군요. 이미 그 분이 은퇴를 하실 때 상당히 많은 책을 도서관에 기증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여전히 책이 남아 있었나 봅니다. 사실 역사 공부하는 사람들이야 "책 뜯어먹고 사는 사람"이니 은퇴 후에도 여전히 열심히 공부를 하신 W 교수님께 책이 없을리가 없지요.
그렇게 해서 지난 달 사학과 사무실에서 받아온 책이 여덟 상자 정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주간 제 사무실의 한 구석을 차지하던 그 책들을 마침내 다 처리한 것이 어제였습니다. W 교수님 자신의 전공과 연관된 책이라 아주 고급의 연구서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세 영국사 관련 사료집들도 상당수 있었구요. 도서관으로서는 정말 좋은 선물을 받은 셈입니다. 이용률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 학교에서 그 사료집을 이용할 만한 사람들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힙니다. 하지만 연구 도서관으로서 그런 자료들을 갖추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지요. 그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자료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한 자료이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 자료들이 학교에서 평생을 바친 노교수의 서재에서 왔다는 사실에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겁니다. W 교수님께서 기증하신 모든 책에는 따로 장서표를 붙여 표시를 하기 때문에 나중에 그 책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것들이 어떤 경로로 도서관에 오게 되었는지 알 수 있지요.
그 책들을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저는 W 교수님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그 책과 관련된 서평이나 논문이 같이 들어 있기도 했고 그 책의 내용을 요약한 선생님의 메모를 찾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책 속에 끼워져 있는 메모와 연구 노트 속에서 몇 해 전 저를 그렇게도 괴롭혔던 W 교수님의 날아가는 듯한 필기체 글씨를 발견하고는 옛날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습니다. 설사 그 책들이 어디에서 누구로부터 온 것들인지 몰랐다고 하더라도 그 필체만 보고서도 저는 누구의 책인지 알았을 것입니다.
그 책들 속에서 때로는 작지만 정말 흥미로운 것들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아래에 있는 것이 그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W 교수님의 선물은 책만이 아니었습니다. 상자 안에는 그 책보다 더 큰 선물이 있었고 바로 그것 때문에 저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몇 주전 소개해드린 사폰의 소설 "천사의 게임"에서 작가는 주인공의 입을 빌어 모든 책에는 그 책을 쓴 사람들과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의 영혼이 들어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W 교수님께서 기증하신 책들을 검토하면서 저는 그 말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늘 온화하고 친절하셨던 그 분의 모습과 달리 그 분이 책을 읽는 방식은 참 치열했던 것 같습니다. 기증받은 책들 속에서 그 흔적을 여실하게 발견할 수 있었지요. 아래의 사진을 보시면 열정적인 연구자의 "치열한 독서" 가 어떤 것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책을 기증받을 때 도서관에서는 그 책들 중에 도서관 서가에 꽂히지 못 할 책들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기증자에게 알립니다. 기증해 주신 마음은 감사하지만 도서관에서 이미 소장하고 있는 책이나 상태가 좋지 못한 책은 받아들일 수가 없지요. 그래서 늘 기증자들에게 만일 도서관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책이 생길 경우에 대해서 의향을 묻습니다. 그리고 기증자의 의향에 따라 다시 돌려보내거나 도서관에서 임의로 처분을 합니다. 그런데 W 교수님의 책들에 대해서는 유족들께서 도서관에 모든 처리를 맡기셨기 때문에 제가 고민을 하게 된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저런 책들은 폐기하든지 헌책방에 팔던지 모두 제가 결정할 일이다 보니 서가에 올라가지 못한 저 책들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서관에서 소장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폐기하기에는 그 속에 들어있는 W 교수님의 정성과 노력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평생을 학문에 바친 노교수의 영혼이 담긴 저 책들이 저에게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처럼 느껴집니다. 어차피 가족들께서는 도서관에 모든 것을 일임했으니 제가 그 책을 사무실에서 소중하게 보관하면 어떨까요? 이렇게 기증받은 책을 사서가 차지한다면 직업 윤리에 어긋하는 일이 될까요?
사실은 책 속에서 발견한 W 교수님의 친필 메모들 때문에 유족들에게 일단 연락을 할 생각입니다. 교수님의 친필 메모가 그 분들에게는 소중한 유품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 때 가족들에게 도서관에서 받아 들일 수 없는 책들에 대해 다시 여쭈어 보고 그 분들이 허락한다면 이 책은 제가 간직하고 싶습니다. 비록 제가 영국사를 전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 책을 보면서 W 교수님의 열정적인 책읽기 모습을 보고 게을러지는 저 자신에게 자극을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책을 통해 전해지는 그 분의 노력과 열정, 아마 그것이 W 교수님께서 남기신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만일 가족들이 다시 돌려 받기를 원한다면 돌려드려야겠지요. 책을 검토하며 발견한 교수님의 치열한 책읽기 방식을 구경한 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하니 말입니다. 아마 두고두고 저에게 자극이 되겠지요. 이런 것은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만이 받을 수 있는 선물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제가 도서관을 쉽게 떠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런 선물을 받고 또 그 선물을 감상하는 일을 하며 월급을 받는 직장이 흔하지는 않지요.^^
* 이 글에 쓰인 이미지 중 처음 두 개는 라이프 아카이브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덧글
... 2009/08/08 13:33 # 삭제
뭘 읽으신 건지...;;;;
... 2009/08/08 13:57 # 삭제
뭘 읽으신건지...;;;;2222
어린달님 2009/08/09 03:01 #
뭘 읽으신건지...;;;;33333
orz 2009/08/09 11:17 # 삭제
뭘 읽으신 건지....;;;;;;;44444
Clio 2009/08/10 10:41 #
gm 님 / 책의 상태 때문에 다른 도서관에서도 받을 것 같지가 않아서 더 큰 고민입니다. 그리고 일단 유족이 우리 도서관에 기증을 하셨으니 그 분들의 뜻을 따라야 할 것 같구요. ^^어린 달님을 비롯한 여러분들 / 감사합니다. :)
MessageOnly 2009/08/08 13:21 # 답글
정감있는 이야기을 읽으니 저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Clio 2009/08/10 10:42 #
그 말씀을 들으니 저는 더 기분이 좋아집니다. ^_^
서쪽달 2009/08/08 14:01 # 답글
명복을 빕니다. 지금쯤 천국의 도서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고 계시리라 상상해봅니다.잘 읽었습니다. ^_^
Clio 2009/08/10 10:43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전에도 늘 천국에서 생활하셨으니 아마 천국이 익숙하실 것 같습니다. “I have always imagined that Paradise will be a kind of library.” --- Jorge Luis Borges
후유소요 2009/08/08 14:15 # 답글
읽으면서 몇 번이고 전율이 느껴졌어요. 저런 자세로 살고 싶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요..^^
Clio 2009/08/10 10:44 #
저 역시 평생 저렇게 되려고 노력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과연 가능할런지 모르겠습니다만 ...
ordinary 2009/08/08 14:19 # 답글
기분이 좋아지는 글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
Clio 2009/08/10 10:44 #
그냥 지나치지 않으셔서 감사드립니다. :)
2009/08/08 14:2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9/08/10 10:46 #
그렇겠습니다. 한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부분들이 너무 많더군요. 하기야 본인이 아닌다음에야 불가능한 일이겠지요. ...
천체관측 2009/08/08 14:36 # 답글
정말 훌륭한 교수님을 만나셨군요 .. 부럽습니다.다시 한번 독서에 대한 자세를 배워갑니다
Clio 2009/08/10 10:46 #
감사합니다.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운 경험이었습니다.
키루 2009/08/08 15:01 # 삭제 답글
가족분들이 허락하시더라도 도서관 사람들과 상담해보는게 먼저 아닐까요?아싸 득템! 하면서 개인이 가지는건 문제가 있는듯 보임 ㅋ
후유소요 2009/08/08 15:18 #
아마 이미 도서관 규정에 공식적으로 어긋나는 케이스(줄이나 자필 글씨 때문에 가독성을 방해하고, 다른 독자들에게 그렇게 해도 되겠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기증자에게 다시 돌려주거나 폐기처분을 하는 게 원칙이라고 하셨지요. 그러나 그렇게 하기엔 너무나 의미가 깊은 책들이기 때문에 그리 말씀하신 게 아닐까 싶네요.첫 번째 선택지- 가족들이 다시 돌려받으신다고 하는 경우엔 그렇게 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원칙대로 폐기처분하기보다는, 그 책을 의미있게 여기는 누군가가 갖는 게 가장 올바른 선택이 아닐지 저는 생각합니다.
...사실 이 일화의 결론을 '아싸 득템!' 이라는 네 음절의 말로 표현한다면... 좀 많이 씁쓸한 것 같아요.^^; 그래서 괜시리 길게 적어보았습니다.
달산 2009/08/08 16:20 #
이런 걸 보고 난독증이라고 하는 것 같네요.-_-;;
키루 2009/08/08 16:31 # 삭제
이것도 도서관 업무중에 하나인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득템하기전에 도서관 사람들과 상담해보는게 먼저 아닌가여. 바자회같은데 내어서 이익으로 불우이웃돕기에 쓰자는 의견이 나올수도 있을것 같은데.. 폐기처분하기 아깝다는 생각으로 개인적으로 아싸득템하는건 좀 그렇네여ㅋ
서쪽달 2009/08/08 17:25 #
키루님의 대안(바자회에 내서 불우이웃돕기)에 대해서 약간 다른 의견입니다. 일단 고인의 책을 기증하신 유족의 입장과, 책의 순기능인 누군가가 읽어야만 가치를 지닌다는 관점에서만 볼때 그걸 '기금'을 만들기 위해 바자회에 내고 그걸 불우이웃돕기에 쓴다는 것은 유족들이 장서를 기증하며 원했던 방향성과 맞지않는 부분이 있다고 보입니다. 물론 도서관 가족들과 상담해본다는 것은 좋은 의견이기는 합니다만...후유소요님께서 댓글로 지적하시고자 했던 부분은 키루님의 댓글에서 표현상의 '오류' 보다는 표현상의 '가벼움'을 지적하는 부분이 크지 않나 생각됩니다. (아싸득템! 같은 표현은 장소에 따라서는 적절하고 유머러스한 표현이 되겠지만, 지금 이곳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네요.)
Clio 2009/08/10 10:53 #
키루 님 / 의견 감사합니다. 실은 가족들에게 그 책을 꼭 간직하시라고 말씀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 고인의 친필이 남아 있는 이런 책은 소중한 유품이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제가 득템으로 간직하기에는 너무 귀한 책입니다. 최대한 유족들의 뜻을 살필 생각입니다.후유소요 님 / 제가 하고 있는 고민을 잘 표현해 주셨습니다. 가족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보관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달산 님 /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같이 고민해 주셔서 감사할 일이지요. 그리고 달산님께도 마찬가지로 감사드립니다. ^^
서쪽달 님 / 맞습니다. 일단 유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서 결정할 겁니다. ... 그리고 덧글 행진을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ghistory 2009/08/08 16:27 # 답글
'영국 중세사': 실례지만 잉글런드 중세사인지요 아니면 웨일즈나 아일런드나 스코틀런드나 채널 제도나 맨 섬의 중세사인지요?
kristine 2009/08/08 17:50 #
음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저도 그렇게 적어놓고 생각이 없었네요. 영국과 잉글랜드는 구분을 해야한다는 것을 저도 자주 까먹어요
Clio 2009/08/10 10:55 #
언제나 ghistory 의 날카로움에 감탄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잉글런드 중세사라 해야할 것 같습니다. 스코틀런드와 관련한 논문도 쓰셨지만 그 분의 주 관심은 12-3 세기 잉글런드였으니까요.kristine 님 / 그렇지요? 저도 자주 까먹습니다. 이제는 배가 부를때도 되었는데 늘 까먹는군요. ^^
DECRO 2009/08/08 16:41 # 답글
저도 상당히... 제 책을 더럽히는 스타일입니다. (물론 제 책일 때만이죠)하지만 그 책의 낙서는 그 사람의 삶을 연구하는데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교수님의 저서/논문등과 함께 그것들을 연구하는데 매우 좋은 자료가 되질 않을까요?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귀중한 연구자료에 대한 뒷바침 자료입니다. 유족이 아니라면 이것은 "영국사 연구 방법/방침/스타일/그 세대의 인식"에 대한 "뒷받침 사료"으로서 중요한 자료라 생각합니다.
훗날 2000년 즈음의 영국사 연구 트렌드에 대한 정말 생생한 자료 아닙니까?
유족분들이 원하신다면 몰라도 이것이 헌책방행...은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최소한 복사본 정도는 남겨두면 좋을 듯 하네요.
혹은 도서관 Fund-Raise를 위한 Auction으로 가치를 아시는분께 낙찰을 하는것도 나쁘지 않겠고요.
Clio 2009/08/10 10:58 #
제가 생각하고 있는 가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소개하고 싶은 내용입니다만 저희 도서관의 아카이브에는 유명 작가들의 친필 원고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초고에서부터 시작해서 재교와 최종본까지 그리고 그것이 출판된 초판까지 같이 놓고 보면 그 작가의 글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알아보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W 교수님의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이들의 연구를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 분의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너무나 중요한 자료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책이 저에게 주는 감동 뿐만 아니라 그런 가치까지 생각할 때 정말 헌책방에 보낼 책은 아니지요.
마시멜로 2009/08/08 16:52 # 답글
문헌정보학도로써 '사서의 고민'이란 제목이 끌려서 읽었는데, 훈훈한 이야기네요. ㅋ지금도 도서관에서 단기알바를 하지만, 정말 많은 이용자들이 있습니다. 대학 도서관이 아니기때문에 상호대차나 정보검색 서비스등 제공을 하진 않지만,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책한권들고와 사소한 서비스를 받기위해 찾아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서비스를 이용하게 해드리면 너무도 기분좋으시게 이용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도 흐뭇해 합니다.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만드셨다고 생각이 드네요. 소설같은 이야기가 가슴을 훈훈하게 만드네요 ㅎ
Clio 2009/08/10 11:01 #
도서관은 책을 위한 곳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그것보다도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을 하는 공간이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을 통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도 도서관입니다. 그렇게 배우며 월급을 받는 곳이 흔치는 않지요? ^^
2009/08/08 17:40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9/08/10 11:03 #
할로겐 램프로 된 것이 눈에는 더 좋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저 역시 아직 서 보지 않아서 어떨런지 모르겠군요. 사무실에서는 건축설계사들이 쓰는 것과 같은 다리가 길고 조정이 가능한 램프를 사용합니다. 필요에 따라 위치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 괜찮더군요.
2009/08/08 17:4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9/08/10 11:03 #
그럴까요? 실은 몇 몇 책들은 비밀님께서 좋아하실 만한 책이라 생각했습니다.
BeN_M 2009/08/08 19:00 # 답글
교수님의 책 읽는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 만으로도이 글을 읽은 시간이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이란 간판을 달고 있는 사람으로서 많이 부끄러워지네요.
좋은 글과 사진 보고 갑니다.
Clio 2009/08/10 11:04 #
그렇게 보아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 역시 많이 부끄러워하면서 그 책들을 대했습니다. ..
엄일용 2009/08/08 19:03 # 삭제 답글
Clio님의 글 중에 어떤 내용은 연필 냄세가 느껴져서 좋습니다. 본문을 RSS로 읽다보면 다른 분들의 덧글까지 읽고 싶어져서 끝내는 여기까지 와서 몇마디 남기고 가게 되지요.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Clio 2009/08/10 11:05 #
감사합니다. 제가 연필 애호가라는 것을 말씀드렸던가요?^^ 좋은 한 주 맞으십시오.
blue wind 2009/08/08 20:06 # 삭제 답글
"천사의 게임" 도서관에 신청하고 기다리는 중인데, 책을 쓴 사람뿐 아이라 읽는 사람의 영혼까지 들어 있다고 하니 왠지 흐뭇해지는군요. 제 평범한 영혼도 그 분들과 함께 있을 공간이 있었다니... 빨리 봐야겠슴다
Clio 2009/08/10 11:06 #
올린신 덧글을 보아서는 결코 '평범한 영혼'을 가지신 분은 아닌 듯 합니다. 그리고 도서관에 오시는 분들 중에 평범한 영혼을 가진 분들은 없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
골룸 2009/08/08 20:08 # 삭제 답글
아, 감동적이네요...
Clio 2009/08/10 11:07 #
감사합니다. :)
moonslake 2009/08/08 20:14 # 답글
느낀 점 이 많습니다. 꾸준히 하는 것을 당할 사람이 없다고 하던데...그말이 사실인가봐요. ^^
Clio 2009/08/10 11:07 #
맞습니다. 특히 공부하는 일에는 더욱더 그러하지요.
조조종 2009/08/08 22:05 # 삭제 답글
뭐랄까, 좋은 수필하나를 읽은 느낌입니다.
Clio 2009/08/10 11:07 #
갑자기 부끄러워집니다. ... ^^ 좋게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콘라드 2009/08/08 22:49 # 답글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오랜만에 가슴이 훈훈합니다.
Clio 2009/08/10 11:09 #
가슴이 훈훈해졌다하시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십시오.
physik 2009/08/09 00:27 # 답글
안녕하세요, 교수님의 '치열한 책읽기'에 감명받았습니다. 제 전공분야에서도, 학계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시고, 학계의 최근 동향을 가장 잘 파악하고 계신 분들 중에 은퇴하신 교수님들이 (상당히) 많아서... 학문적으로 좋은 자극인 동시에 반성도 하게 됩니다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스웨덴이나 노르웨이의 대학에선, 학과 출신들 중에 유명한 학자가 된 사람들의 박사졸업논문이나 기타, 학과에서 수백년전에 사용한 기구 (천문학과다 보니, 망원경등)을 학과 곳곳에 전시해놓기도 하더군요. 사실 천문학과와 물리학과의 경우만 본거라 다른 학과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상설 전시물을 통해 학과의 역사성이나, 학문의 연속성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시도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대학 도서관에서 가끔 (특정 교수님(들)+특정 분야를 묶어서) 특별전을 여는 것 말고는, 개별 학과에서 학과 출신들의 자료를 상설전시하는 경우를 본 적은 없는데요. 물론, 미국 대학엔 중세 시대의 유물같은건 없지만, 수십수백년간 쌓인 자료라도 양이나 질에서 전혀 손색이 없을 것 같은데.. 북유럽의 경우를 보고나니까, 미국 천문학과의 복도엔 그냥 별사진만 걸려있고 아무 전시물이 없다는게 좀 아쉬워지더군요. 물론, 이런 전시는 전부 학과에 기증된 물품들이고, 노교수님의 경우, 책들을 전부 본인의 학과가 아닌 대학 도서관에 기증하셨으니까 약간 사정이 다르긴 하겠습니다만.. 노교수님 책에 대해 고민적어주신걸 보고 북유럽의 경우가 떠올라서 길게 적었습니다 ^^;
Clio 2009/08/10 11:12 #
북유럽의 이야기를 들려 주셔서 감삽니다. 학문의 전통이라는 것이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겠지요. 미국의 대학에서도 학교마다 아카이브를 운영하고 있고 그 곳을 통해 은퇴 교수님들이 남기신 개인적인 자료들이 보관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본인의 의사에 달린 문제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학계에 이름을 남기신 분들이라면 아카이브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본인과 유족을(만일 타계하신 경우라면) 접촉하여 자료를 기능하시게끔 노력합니다. 그런 분들이 남기신 자료들은 정말 많은 자극이 되지요. 때로는 초라한 저 자신을 돌아보고 의기소침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실피드 2009/08/09 00:32 # 삭제 답글
얼마 전에 "박사 학위만으로는 부족하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나름 가방끈 길다고 생각했었지만 여전히 사회에서는 햇병아리도 못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군요. 연구자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관한 책이었는데, 그 책에서 빠진 부분이 이 포스팅에 있는 것 같습니다. 연구 네트워크에서 살아남는 법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연구한다는게 무엇인가하는 것 말이죠. ^^갈수록 공학과 밀접해지는 물리학에도 milestone이 될만한 좋은 책들이 많이 있겠죠? 치열하게 사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도서관 세우면 꼭 승일님을 모셔와야 겠어요. ^^
Clio 2009/08/10 11:15 #
최근 참석했던 어느 세미나에서 테뉴어를 받기 위한 연구가 아니가 본인이 좋아하는 그리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공부하는 사람들의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었지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 불러주시면 영광이지요. ^^
ibrik 2009/08/09 00:40 # 답글
주말 밤을 보내면서 정말 영화와 같은 이야기를 한 편 읽는 듯한 인상을 받습니다. 노교수님의 모습을 통해 학문에 대한 integrity를 지켜나가는 학자의 모범을 보게 됩니다.무엇보다도, 이런 훌륭하신 학자를 곁에서 보고, 도와드릴 수 있었던 Clio님이 참 부럽습니다. :)
책의 처분 문제에 관해서는 노교수님의 제자 중 관련 전공을 연구하시는 분을 찾아보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스승의 공부 흔적이 남아있는 책을 가진 것만으로도 그 제자 역시 스승의 학문적 integrity를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Clio 2009/08/10 11:17 #
저로서는 그런 분을 곁에서 뵙는 것만으로도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 좋은 아이디어 감사드립니다. 아마 제자들에게는 정말 큰 자극이 되고 모범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아가는자 2009/08/09 01:29 # 답글
책은 한 인간을 담는 그릇이기도 하군요. 책을 쓴사람에게도, 책을 읽은 사람에게도.
Clio 2009/08/10 11:18 #
책에 담을 수 있는 것들은 참 많지요. 그런 면에서 볼 때 무엇으로도 가득 채울 수 없는 것이 또 책이기도 하구요.
노바 2009/08/09 01:33 #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lio 2009/08/10 11:18 #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LaJune 2009/08/09 01:51 # 답글
저런 책들은 '문화재' 같은 것으로 보존 및 보전해야하지 않을까요. ^^;;;
Clio 2009/08/10 11:19 #
그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국가 문화재는 아니더라도 분명 우리 학교의 문화재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DarthSage 2009/08/09 04:53 # 답글
종종 공감과 밸리에 보일때마다 들렀었습니다만, 오늘 글은 정말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항상 좋은 포스팅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는 링크 추가해서 열심히 읽어볼 생각입니다 ^^
Clio 2009/08/10 11:20 #
늘 찾아주셔서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링크 감사합니다. 자주 오셔서 좋은 말씀 남겨주세요. :)
리느시아 2009/08/09 06:01 # 삭제 답글
오랜만에 뵙습니다! 기억이나 하시련지요..^^; GRE준비때문에 영 정신이 없다가 와보니 밸리에 눈을끄는 글이 있어서 왔더니만 Clio님이셨군요~! 정말 훈훈한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사람의 손때가 가득 뭍은 책은 그 사람의 일부로 느껴지지요.심지어 그 사람의 체취까지 느껴집니다.Albany까지 올라가본기억이 몇년간 없어서...요새 그쪽 날씨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여름이라고 80이상은 역시 기본이네요.여름철감기도 조심하시구요.
그동안 맛깔나게 쓰신 글들 마저 읽어보고 싶네요. 다음페이지로 고고~^^
Clio 2009/08/10 11:22 #
물론 기억하고 있습니다. ... GRE 라 한숨부터 나오는 단어입니다. 부디 시험 잘 치르시길 빕니다. 요즘 이곳은 가을 날씨에 가까습니다. 올 해 여름은 참 이상하다고 다들 이야기하면서도 "그래도 불만은 없어." 라고 말을 한답니다.
fafa 2009/08/09 11:56 # 답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Clio 2009/08/10 11:22 #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맑음 2009/08/09 13:06 # 답글
평생을 자신의 신념에 따라 학자의 길을 가신 교수님이 참 멋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 적혀져 있는 글씨를 읽을 수는 없지만 교수님의 흔적에서 그 분이 살아오신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읽는 내내 몸에 전율이 일어나는 듯 했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이렇게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Clio 2009/08/10 11:23 #
좋게 읽어 주시고 또 이렇게 글을 남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한 주 "항상 맑게"^^ 보내시길 빕니다.
버들 2009/08/09 16:45 # 답글
훈훈하네요..^^ 가족들 동의만 있다면 소장하셔도 되지 않을까요? 저런 책을 소장하고 있으면 볼 때마다 가슴이 참 벅찰것 같네요..
Clio 2009/08/10 11:23 #
일단은 가족들에게 고이 보관하시라고 말씀드릴 작정입니다. 그저 한 번 본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엄청난 자극이 되었으니까요.
ALICE 2009/08/09 17:52 # 답글
멋진 분이시네요...학자의 로망이랄까요...학문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저 교수님처럼 나이 들고 싶어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책은 유족분들께서 허락하신다면 가지셔도 될 거 같아요~
Clio 2009/08/10 11:24 #
자꾸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욕심이 생기는데요. ^^ ... 동감입니다. 감히 학문을 한다고 말을 못하지만 저 역시 저 분처럼 그렇게 늙고 싶습니다.
virustotal 2009/08/10 00:06 # 답글
다행인건 라틴계열은 고대가면 갈수록 알파벳이 줄어들고그 교수님이 한자 문학권이 아니라거죠
서예를 하거나 그냥 컴퓨터 글자판(폰트)만 해도
고대로 가면 더 늘어나죠
없을 무 자만 해도 無 이렇게 적기도 하고 毋 간체나 약자로 절 간 붓글씨로 일본산 제품은 无또는 旡
舊字 略字 俗字 관습적 誤字등등 정말로 힘들죠
거기다 비슷한 글자는 좀 많은지
尤 더욱 ,우 龙 (龍자 간체자)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12030223
자산어보 현산어보 논쟁인데 보통은 자산어보인것이 정설이지만
玆(자 라고도 발음되고 현이라고 ) 자 하고 동자라고 하나 茲(이글자는 자라고만발음되고)
答(대답할 답)이고 荅(대답 할때 답이 아닌데 하도 비슷하니 答약자 오자되었죠 원래는 콩종류의 뜻인데 )
또 간체화 해서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뜻으로 사용하는 한자도 많으니
예) 几 안석 궤라고 은퇴 하는 신하에서 주는 물건입니다.
그러나 간체화 한 중화인민공화국의 뜻은 几=幾의 간체자고 몇살이냐 몇개냐 물어볼때 물어보는 숫자의 개념이 되니
참
물론 과거처럼 필답이 어렵지만
과거 우리나라 편지 높은분들 아주 중요한건 깨끗하게 비단에 해서(楷書)체(이른바 정자죠)
로 적는데 난중일기 원본 전쟁통에 갈겨쓴거나 선비들 서신나눈거 글을 보면
음 .....
번역이 어렵긴 어렵죠
Clio 2009/08/10 11:26 #
동감입니다. 선배님 중에 초서에 능통하신 분이 계시는데(본인은 아니라고 합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과연 저걸 어떻게 읽나 싶은 생각이 드는 글들을 읽어 내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을 실감했었습니다.
2009/08/10 11:28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lio 2009/08/10 12:04 #
축하드립니다. 구경가지요.:)
synergy33 2009/08/10 11:43 # 삭제 답글
치열하게 공부한 흔적이 정신을 번뜩 들게 합니다..2년 정도 시험 준비하다가 자꾸 핑계거리를 찾으며, 슬슬 포기하려하는 제 자신에게 따끔한 충고를 주는 듯 해요...
휴~ 맘처럼 되지 않고, 세상을 미워하려는 마음이 커지는데, 제 탓이니 그러지 말아야겠어요..
고맙습니다..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왠지 저 사진이 저에게 희망을 주네요!!
Clio 2009/08/10 12:05 #
희망을 준다는 말씀에 제 마음도 기뻐지는군요. 부디 원하시는 대로 좋은 결과 맺으시길 빕니다. ^^
지영수 2009/08/10 12:17 # 답글
글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퍼가도 될까요?^^
Clio 2009/08/11 11:10 #
예 필요하신 대로 이용하십시오.
라이칸 2009/08/10 17:40 # 답글
정말 멋지신 교수님과정말 멋지신 사서님이시군요.
덧글들을 읽으면서, 노교수님도 교수님이지만, 클리오님도 대단하시다고 느껴집니다.
무언가 잔잔하고 따뜻하신 분 같아요. 어린 저로서는 동경외엔 할수없는 경지군요.
꼴에 글좀 쓴다고 이곳저곳 기웃거리거나 이리저리 나대곤 했는데,
클리오님을 보고 나니 제가 부끄럽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Clio 2009/08/11 11:11 #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오히려 더 부끄럽습니다. 자주 오셔서 좋은 말씀 남겨주세요. ^^
마리솔 2009/08/10 19:48 # 삭제 답글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한평생 좋아하는 일을 하고 떠나셨으니 본받을 삶이라 생각됩니다.
나태한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
그동안 교수님과 함께 하셨던 사서분들께서 그 소중한 책들을 소장하시는게
교수님을 위해서 더 좋지 않을까...합니다.
그 책들을 읽을때마다 암호문^^을 건네주셨던 고인을 빙그레 웃음지으며 떠올리실테니까요.
Clio 2009/08/11 11:11 #
돌아가신 분을 생각하면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교수님의 글씨를 접하고는 옛날 생각이 나서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습니다. ... 그리고 엄청난 자극도 되었구요.
눈콩 2009/08/11 14:39 # 답글
밸리 타고 왔습니다.마침 폴 오스터의 <왜 쓰는가>를 보고 있는데 이 글을 연상시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스터가 시인 레즈니코프에게 자신의 시집을 선물한 적이 있는데, 시인이 돌아가신 후 유품을 관리하던 도서관에서 연락이 옵니다. 자신의 시집 여백에 빽빽히 적힌 메모와 그 시인이 시를 정확하게 읽고 리듬을 이해하기 위해 표시해놓은 기호들로 가득한 책을 보고 오스터가 감격해 합니다.
저야 레즈니코프를 전혀 모르지만 이 글의 노교수님처럼 위대한 분들은 남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Clio 2009/08/12 08:10 #
저 역시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남긴 흔적을 보면 정말 감동적이고 또 많은 자극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니키타 2009/08/11 21:50 # 답글
멋진 영화 한편을 본 느낌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Clio 2009/08/12 08:10 #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무민 2009/08/12 11:24 # 답글
항상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나중에 교수님의 책들이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주실거죠?
Clio 2009/08/13 11:54 #
예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금 유족들과 연락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분들에게 돌려 드리려는 것이 현재의 계획입니다. ^^
미친과학자 2009/08/12 18:01 # 답글
도서관 한켠에 "학문을 사랑한 어느 학자의 흔적"이라는 제목을 달아 전시를 하면.....
Clio 2009/08/13 11:55 #
그것도 좋은 아이디어이군요. 대신 그 전시회의 제목을 크게 달아서 사람들이 어떤 전시회인지 알게 해야할 것 같습니다. 자칫 훼손도서 전시회로 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섬연라라 2009/08/12 22:42 # 삭제 답글
조용히 정독한 감동적인 포스팅이었네요. ^^;사서라는 직업이 부럽다기 보다는 (물론 부럽지만...-ㅅ-;) 그 직업의 소소한 일상에 보람을 느끼고 기꺼이 깨닫는 자세가 너무 부러워요. 왠지 저는 늘 불만에 차있다는 반성을 하게 되네요.
오늘 알랭드보통의 신작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책을 예약 주문했는데, 비슷하게 clio님의 글에서도 요즘 제가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얻어간다는 느낌입니다.
Clio 2009/08/13 11:58 #
무엇인가 얻어간다고 하시니 제가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감사하고 과분한 말씀입니다. ^^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서로 나누다보면 우리가 가진 지식과 경험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늘 올려주시는 생각깊은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그 덧글들로부터 저 역시 많은 것을 얻는답니다.
준형 2009/08/21 05:27 # 삭제 답글
아, 너무나 행복하신 고민을 :-)
Clio 2009/08/21 11:24 #
그렇지요? 이런 고민을 할 기회가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일입니다.
파란딸기 2009/09/03 09:12 # 답글
클리오님, 마지막 사진 퍼가요.
Clio 2009/09/06 01:16 #
예.^^ 언제든지요.
pmouse 2009/09/08 02:13 # 답글
으아. 이런거는 정말 도서관 로비에 유리상자에 넣어서 전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도서관에 오는 사람들이 보고 많이많이 생각할 수 있게요.
물론 "도서관 책에 이러시면 안됩니다" 라는 애교섞인 문구 정도는 필요할지도 모르겠네요 호호;
Clio 2009/09/09 11:18 #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가끔 도서관에서 소장 중인 책 중에서 파손된 것들을 모아 전시회를 합니다. 이를 테면 "책이 아파해요!" 하는 제목으로 이용자들 중의 누군가가 책에 저질러 놓은 못 된 짓들을 보여주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