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일이 가능한 이유 중의 하나는 각 대학에서 사서를 선발할때 기본적으로 미국 도서관 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 에서 인증하는 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을 뽑고 각 과목을 담당하는 전문 사서(Subject Bibliographer)의 경우는 해당 분야의 석사학위 혹은 박사 학위를 아울러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큰 대학 도서관에서 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 사서를 찾는 것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닙니다. 이런 전문 사서들은 도서관에서 구입하는 책들을 선정하는 장서 개발 뿐만 아니라 참고봉사(reference) 서비스에도 참여하고 해당 과목의 강의에도 수시로 참가하여 도서관 이용법 및 그 과목 고유의 정보 검색 및 연구 방법에 대해 강의를 합니다.
실제 많은 교수들이 사서들에게 이와 같은 강의를 요청하고 있고 사서들은 한 학기당 최소한 10여 차례 이상 이런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도서관에서도 학술 정보 검색과 컴퓨터 및 인터넷 사용에 관한 강의를 개설하여 사서들이 강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활용 능력을 교양 필수 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도서관에서 실시하는 이러한 강의를 정규 교과목 중의 하나로 편성하고 있고 실제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사서와 교수가 같이 강의를 개설하고 공동 강의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관리하는 단순한 사무직원으로 취급받고 있는 한국의 경우와는 많이 다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교수들이 사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서들이 있습니다. 예일대학에서 영문학을 담당하고 있는 사서 Todd Gilman 씨도 그 중 한 사람인데요, 며칠전 The Chronicle of High Education (우리 식으로는 대학 신문 쯤 되나요?) 에 "Show Your Librarian Some Love”라는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기고문 중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 간단히 번역해봅니다.
대부분의 학부생들은 가장 기본적인 연구 도구만을 습득하고 대학교에 입학한다. 즉, 사전을 찾을 줄 알고 5백만개의 검색 결과를 찾아내는 구글을 사용할 줄 알고 아마도 저자와 책 제목을 온라인으로 찾고 서가에서 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그들이 알고 있는 전부이다.... 만일 내가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되거던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간단한 질문을 해보라.(역자 주. 이 글은 교수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글입니다.)
- 도서관의 장서목록(Catalog), 문헌 목록(Bibliography) 그리고 색인(Index)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한 가지 특정한 주제에 대한 일반 잡지와 학술 잡지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차이가 왜 중요한가?
- ‘Peer reviewed’의 의미가 무엇이며 그것이 왜 중요한가?(역자 주. 학술지 중에서도 한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 연구자들이 편집인으로 참여하여, 학술지에 실릴 논문들을 검토, 평가한 후 출판하는 학술지들을 Peer reviewed Journal 이라고 합니다. 다른 말로는 Refereed journal 이라고도 합니다.)
- 왜 도서관 장서목록에서는 논문 제목을 찾을 수 없고 대신 학술지 제목을 찾아야 하나? 그리고 특정한 주제에 대한 논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나?
- 도서관 장서목록을 검색할 때 주제어(Subject) 검색과 키워드 검색은 어떻게 다른가?
물론 한국의 대학 그리고 대학 도서관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질문들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대학에서 제대로 된 리서치를 수행하기 위해서 이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학원 이상의 과정에서 이러한 지식들은 필요불가결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지식이 없이 그저 인터넷 검색 엔진만 이용하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바로 그 때문에라도 사서들은 열심히 최신의 정보로 무장하고 그것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것이지요.
한국의 사서 선생님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도서관에서 수고하시는 사서 선생님들을 보시거던 따뜻한 미소라도 한 번 보내주시지요. 그리고 도서관을 이용하다가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거든 주저 마시고 사서 선생님들께 물어 보십시오. 그 분들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정보가 필요한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때 입니다.
참고 자료
Gilman, Todd "Show Your Librarian Some Love." (2006, 10, 03). 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
이미지 출처




덧글
tico 2006/10/07 10:36 # 답글
대단히 실례되는 얘기인데요...그 질문은 그저 방법론에 지나지 않는거 아닌가요??? 이를테면.. 괜히 스스로 기득권이라는 철옹성을 쌓아놓고 자기들만 그걸 할 수 있다는 독점적 이익을 보장받으려는 일부 전문직 종사자들과 유사한?? 내지 그런 것들의 연장선상에서 말이죠??
우리나라 사서가 대우 못받는거.. 하찮은 일로 치부되는거..다 자업자득 아닐까요... 우선 도서관의 상징적 존재인 시립도서관만 해도... '쉽고' '안전빵'을 찾아 몰리는 9급공채시험에서 어떻게 하다 재수좋아 합격한 후 처음 발령받는곳....................... 직급이라는 사다리를 타기 위한 관문 정도로 밖에 인식 안하잖앙요..-.- 솔직히 이럴거 차라리 민간위탁하는게 더 낫다고 까지 보거든요..휴...
그건 그렇고 사실 고등학교때 누구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교육방송에서 직업 탐구 관련 프로그램에서..
정보검색사라는게 나왔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떄 그거 보고..아하...나랑 맞지 싶어 그때 이거 되어 보려고 무지 노력했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물론 이후 막 태동한 인터넷붐을 타고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다시피했지만 말이죠.. 사실 웃기는건 인터넷 이후..정보검색사라는 개념이 너무 초라하게 변했더라구요 물론 어?? 이거 낯 익은건데 하며 잠시 들춰본 정보검색 기능사 자격증?? 헉...이게 뭐야?? 이거 초딩들이나 하는거 아냐? 그런 생각하며 잠시 쓴웃음 지었던 기억이..ㅎㅎ
물론 인터넷 덕분에 정보검색이라는게 일반인들에게 있어 접근성 보편성이 강화된 측면이 없지 않으나 한편으론 보다 전문적인걸 위해선...역시 아무리 인터넷 인터넷해도 역시 정보검색사라는 전문 직업인은 결코 사라질 수만은 없을거라는...ㅎㅎ 뭣 좀 이야기가 빗나가기는 했지만 너그럽게 받아 주시길 ㅎㅎ^^
행인1 2006/10/08 20:11 # 답글
첫글이시군요. 혹시 현직 사서나 문헌정보학과 학생이신가요?그리고 미국 대학 도서관 사서의 대우 원인의 하나는 그들이 교수들의 연구를 도와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는점도 포함되어야 겠지요. 한국이야 뭐 논문은 조교랑 대학원생들이 알아서 써주니까...-_-;;
Clio 2006/10/10 13:26 # 답글
tico 님 방문 감사합니다. 실례까지야... 어느 집단에서나 기득권을 인정받으려는 시도는 하겠지요. 그런데 사서들의 경우는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은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배워서 남주려는 사람들입니다. 인용한 기사는 결국 가르쳐 줄테니 제발 와서 가져가시오 하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 시립 도서관이 9급 공채로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은 정말 몰랐습니다.그 정도였나요?"아무리 인터넷 인터넷해도 역시 정보검색사라는 전문 직업인은 결코 사라질 수만은 없을거라는".. 100% 동의합니다. 저도 한때 정보 검색대회에 나가서 상받은 적도 있거든요.... 오히려 인터넷이 확대되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주는 사람이 더 필요한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관해 나중에 다시 글을 올리겠습니다.
Clio 2006/10/10 13:32 # 답글
행인1 님께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주말 내내 감기로 골골하다보니 답글도 한꺼번에 올리는 군요. 맞습니다. 첫글이고요. 현직 사서입니다. 그런데 미국에 있는 한 대학 도서관의 사서입니다. 한국에서는 그저 도서관 이용자로 도서관에 다녀서 한국 도서관 내부의 모습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랍니다.당연히 실력이 있으니 대우를 받는 것은 맞습니다. 그저 한국의 사서 선생님들 가운데에서도 실력있고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분들이 반드시 계실 것이라 믿고 글을 올렸었습니다. 한국과 미국 도서관의 여러가지 비교되는 모습들 그리고 한국 도서관에 대해 바라는 모습들에 대해 글을 올려봃까 합니다. 많은 충고 부탁드립니다.
징징 2006/10/11 12:38 # 답글
반가운 느낌을 갖고 왔다가 상당히 조심스러운 맘을 갖게 되네요.한국의 시립도서관과 대학도서관은 사서의 역할이 많이 다른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도 대학도서관의 사서는 학술적인 부문에서의 역할이 크겠죠. 그리고 시립도서관은 학술적인 부분보다는 일상의 독서와 같은 대중적인 부분에서의 역할이 크죠. 그래서 시립도서관은 사서도 공무원이구요. 그리고 시립도서관의 사서도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사람들이에요. 약간 오해가 생길까바..
ㅋ 살짝이 반성을 하면서 들렀다 갑니다...
Clio 2006/10/12 00:24 # 답글
징징 님 반갑습니다.도서관에 근무하시는 분으로 생각해도 되겠지요? 자주 들러주십시오. 미국에서 제가 일하고 있는 도서관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올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시립 도서관의 사서가 정식으로 문헌 정보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라는 말씀 감사합니다. 당연한 일이지요. 잠시, 설마 했었습니다. 미국 도서관에서도 사서가 하는 일과 일반 직원이 하는 일이 구분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도서관에는 전문 사서와 일반 행정 직원들이 같이 근무합니다. 만일 전문 사서들에게 대출대에서(Circulation desk) 근무하라고 하면 난리나지요. 책 대출해주려고 석사 학위 받은 줄 아냐고 말입니다. ..
liesu 2006/10/20 01:58 # 답글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군요, 좋은 일터일 듯. 제 초등학교 때 꿈은 서점주인이었어요.^^ 그때는 사서라는 직업이 있는지도 몰랐고, 책 돈 주고 안사읽고 그냥 가게에서 읽으면 된다는 생각에 큰 서점 주인이 되고 싶었던 생각이 나네요.
Clio 2006/10/20 15:10 # 답글
liesu님... 자칫했으면 경쟁자가 생길뻔 했군요.. 저도 서점 주인이 꿈이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도서관에 있으니 읽고 싶은 책을 마음대로 골라볼 수 있어서 좋기는 합니다. 진짜 구입해서 두고 두고 보고 싶은 책은 사기도 합니다만 미국이라는 나라, 책 값이 어지간해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