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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앤드류 카네기를 기다리며
앤드류 카네기(Andrew Carnegie, 1835-1919)를 아십니까?

카네기란 단어로 인터넷을 검색 해보니 인간 관계에 관한 저술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가 먼저 검색이 되고 미국의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가 다음으로 검색되더군요. 가난한 스코틀랜드계 이민으로 미국 사회의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하여 최고의 부자가 되기까지 그의 성공 신화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전해 지고 있고 그가 남긴 무수하게 많은 격언들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산을 모으는데만 급급하지 않고 그 재산을 죽기 전에 사회에 환원시킨 그의 생애는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됩니다. 그런데 카네기가 어떻게 사회를 위해 자신의 재산을 썼는지에 대해서는 그저 가볍게 지나치는 글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그가 돈을 번 방법에 대해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 강철왕 카네기가 어떻게 돈을 썼는가에 대해 이야기 할 까 합니다.

카네기는 자신이 가진 재산을 죽기 전에 모두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재산을 기증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곳이 도서관이었습니다. 1881년에서 1920년까지 카네기는 자신의 재산 중 당시 가치로 5천만 달러 이상을 공공 도서관 건립에 기부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에서만 1,679개의 공공 도서관이 카네기 한 사람의 재산으로 건립되었습니다. 그리고 카네기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와 기타 영어권 다른 지역에 건설한 도서관까지 포함한다면 2800개가 넘는 도서관이 카네기의 기부에 의해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2005년 판 한국 도서관 연감에 따르면 한국의 공공 도서관 수는 487개 입니다. T_T

어린 시절 카네기는 자신의 집 근처에 있는 퇴역한 대령 앤더슨 씨의 개인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았다고 합니다. 가난 때문에 제대로 학교 교육을 받지 못 했지만 독서를 통해 꿈을 키우고 미래를 위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던 카네기는 교육이야 말로 인간을 발전시키는 가장 큰 요소라고 보았고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과 정보의 가치를 굳게 믿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재산을 가장 값지게 쓰는 방법의 한 가지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 도서관을 선택한 것이지요.
하지만 이처럼 도서관을 각 도시마다 건립해 줄 때 카네기는 흥미로운 조건을 내걸었다고 합니다. 즉, 카네기의 도서관 건립 기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도서관이 건립될 지역에서 몇 가지 약속을 해야 했는데 먼저 도서관 건립 부지는 지역 사회에서 제공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지역 사회에서는 도서관 건립 후 도서관 운영과 관련하여 매 년 도서관 건립 기금의 10% 에 해당되는 금액을 도서관 운영비로 마련할 것을 카네기 재단에 약속해야 했습니다. 이 운영비로는 추가적인 도서 구입과 도서관을 관리할 사서를 고용하여야 했습니다. 이러한 사항을 지킨다는 조건하에서만 카네기는 도서관 건립비를 지원했던 것입니다. 일회성으로 도서관만 지워(지어)주고 나서 제대로 그것이 운영되지 않아 몇 년 후에는 애물단지가 되는 그런 일을 막고자 했던 것이겠지요. 실제 도서관을 가지고 싶어했지만 운영 예산을 마련할 수 없어 지원을 받지 못한 지역들도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인디애너 주 Culver 의 카네기 도서관입니다.
 
카네기가 건립했한 도서관들은 미국 도서관사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1600개가 넘는 도서관 숫자도 그러하지만 설계에서부터 도서관이라는 목적에 맞게 조명과 공간 배치에 신경을 쓰고 지워진(지어진) 건물 이라는 점에서도 특이합니다. 서고와 열람실 그리고 강당과 같이 공동체가 모일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이 건물을 마을의 어디에 건축하느냐를 두고 마을 사람들끼리 다투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도서관의 중요성을 알렸다는 사실입니다.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도서관은 배운 사람들의 고급스러운 문화 공간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데 유명한 부자가 자신의 사재를 털어서 일반인들을 위한 공공 도서관을 건립한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서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카네기의 예를 보고 다른 부자들도 앞 다투어 도서관 건립에 재산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카네기는 도서관과 책을 통해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성공한 뒤 자신의 재산을 도서관 건립에 다시 바쳤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부자들은 도서관이 아닌 다른 곳에서 성공의 기반을 찾았나 봅니다. 한국 공공 도서관의 역사가 짧다보니 그럴 만도 한 일이겠지만 도서관이 중요하다는 것은 한국 부자들도 알고 있지 않을까요? 한국에서도 앤드류 카네기와 같은 사람이 나오기를 도서관 인의 한 사람으로서 멀리서나마 기도해 봅니다.
 

참고 자료와 이미지 출처

by Clio | 2006/10/26 06:09 | 도서관 이야기 | 트랙백(3) | 핑백(2)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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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hnaru군의 대책없는.. at 2006/10/26 13:04

제목 : 한국에 많은 도서관이 필요할까?..
한국의 앤드류 카네기를 기다리며 밸리를 타고 들렀답니다 ^^ 확실히 좋은 이야기이긴한데.. 약간 착잡한 심정이 앞서는건 어째서일까요.. 어제 sbs에서 동남아로 이민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왔었죠.. 한국의 경쟁적 분위기, 각박한 삶이 싫어서 풍요롭고 가능성있는 동남아시장으로 간다고 했습니다. 간분들은, 삶의 여유를 찾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셨었죠. 이런 정신없고 바쁜 분위기 속에서 도서관..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많은 수요가 ......more

Tracked from 어이 -┏ at 2006/10/26 15:03

제목 : 이오 공감에서 본글
한국의 앤드류 카네기를 기다리며 엊그제 라디오에서 카네기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적는다. 카네기가 자선사업가로 여러가지 좋은 일을 했다는 것은 여러사람이 알고 있다. 하지만, 카네기의 노동탄압에 대해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까? 사실 나도 이번에 라디오에서 나온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 알지 못한채로 지냈을 것이고, 아마 관심도 별로 안 갔을 것이다. 하지만, 알게 됐으니 그에 관한 얘기를 하고......more

Linked at Cliomedia : 도서관.. at 2008/03/12 01:35

... 종 미술품 등을 처분하여 마련하고 나머지 절반은 시와 민간의 기부를 받는다고 합니다. 현재 슈워처먼의 1억 달러를 포함해서 2억 5천만 달러가 모였다고 합니다. 100여년 전에 앤드류 카네기가 그랬던 것처럼 미국에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이나 미술관과 같은 문화 시설에 상당한 기부를 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들을 읽으며 저는 도서관이 여전히 살아 ... more

Linked at Cliomedia : 책벌레.. at 2009/01/06 12:04

... 워지고 있는 동안 건물과는 별개로 오늘날의 뉴욕 공공 도서관 시스템을 만들어 낸 또 다른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앤드류 카네기의 기부가 그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사재를 털어 도서관 건립을 위한 기부를 하던 앤드류 카네기는 1901년520만 달러를 기부하여 뉴욕 시티 전역에 도서관 분관을 건설하게 합니다. 물론 카네기의 다른 도서관 기부와 마찬가지로뉴욕 시티에서 ... more

Commented by FAZZ at 2006/10/26 11:43
밸리타고 들렸습니다.
카네기는 우리나라 어린이용 위인전에 나올정도로 자수성가, 사회환원 부분을 굉장히 칭찬받고 있는데
록펠러와 마찬가지로 독점의 폐해를 입힌 인물로도 손꼽히더군요. 사회환원도 그런 독점의 나쁜점을 가리기 위한 꽁수라고 비판하는 세력도 있는듯. 뭐 이들의 기부금이 그들의 비판을 덮을정도로 무지막지하다는 점도 있지만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6/10/26 11:46
정말 이쪽에는 기부가 아니고서야 그렇게 훌륭하게 지을수 없는 도서관들이 많더라고요. 꼭 한사람의 큰 부자가 아니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받은 기부로 세워진 도서관들도 봤었고요. 제대로 쓸줄 아는 부자가 나오기를 저도 바래봅니다. (그리고 저도 언젠가 그렇게 될수 있기도 바래보고요.) :)
Commented by marlowe at 2006/10/26 11:51
딴지같아서 미안하지만, 카네기와 록펠러같은 자본가는 한국에도 많이 있습니다.
'은퇴해서 기부활동에 몰두하기 이전의 그들'이라는 단서가 붙지만요.

록펠러같은 경우는 참 비참했죠.
신경쇠약으로 하루에 크래커 한 두개와 우유 몇 모금으로 연명할 정도였으니까요.
나중에 겨우, 자선과 종교활동으로 극복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부자들에게 자선까지는 안 바래도, 법만 제대로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반인들도 돈 있는 사람들에 대해 좀 더 너그러워졌으면 해요.
그들이 돈을 풀어야 경제가 돌아가는 건 데, 인민재판식으로 몰아붙이니까 외국에서 쓰지않습니까?
Commented by BoHemiAN at 2006/10/26 13:57
전 개인적으로 한국이 사서를 대접해주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서가 어느새 도서관지킴이가 되거나 공무원으로 취급당해버리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그럴려면 도서관의 수도 많아야 하겠지만 사서의 자질도 개발되어야 하겠지요. 돈많은 사람들의 기부에 의한 도서관 증설도 좋지만 우선 정부에서 모범을 보여야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유진 at 2006/10/26 15:19
아직 도서관이 시작된지 100년이 못된 지금의 실정과 사람들이 가지는 도서관에 대한 가치값을 생각하면 암울하기도 하지만 다른 의미로는 스타트 라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도서관에서 읽을만한 책이 없을까 싶어 가는 길이 버스타고 40분 거리에 있다는건 이거 문제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데일 카네기의 책을 읽어보니, 앤드류 카네기의 얘기가 자주 나오더군요. 카네기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시대적 연대감이라도 있는걸까요.
Commented by cavaliero at 2006/10/26 15:39
이건희씨가 좀 본받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Commented by Charles at 2006/10/26 16:41
이건희는 분명 카네기의 본을 따라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은퇴하기 전 회사를 경영하며 노동자를 철저하가 착취하다, 은퇴한 후 기부활동으로 자신과 회사에 좋은 이미지를 쌓아야죠. 요즘은 기부가 기업의 세금 회피나 상속 명목으로도 자주 사용되더군요.
Commented by Clio at 2006/10/27 00:21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FAZZ 님 marlowe님 그리고 Charles 님 / 카네기의 이중성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많이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사실 그가 살아 있을 때부터 사람들의 평가가 엇갈렸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아주 급진적인 기업가로 비춰진 반면 미국에서는 보수적인 인물로 평가되었고 본인이 하는 말과 하는 행동이 서로 정반대인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1892년 홈스테드시에서 일어난 파업을 진압하는 과정과 그 이후의 일들(노동조합 해체, 조합 간부들에 대한 고소 등등)은 전형적인 악덕 기업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최근 읽은 뉴욕 타임즈의 기사에서 그러더군요. 마음 속에서 자본가를 쫒아내야만 마음 속에 숨겨진 성인(Saint)의 모습이 드러난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마음속의 자본가는 웬만큼 만족해서는 나갈려 하지 않는것 같군요. 평생 못 쫒아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말입니다.

Charlie 님/ 그렇죠? 쓸 때는 정승처럼...미래에 Charlie 님의 이름을 딴 도서관이 생겨나기를 기도해 봅니다,

BoHemiAN 님/ 정부에서 도서관의 가치를 알아 줄 날이 오겠지요? 아니 정부 관리 불러다 호통치는 여의도에 계신 분들이 책과 도서관에 대해 좀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유진 님/ 제가 글을 올린 것은 사실 카네기의 자선 행위보다도 그것을 통해 사회 전반에 불러 일으킨 도서관에 대한 재인식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유진 집 바로 옆에 도서관이 들어서서 저녁먹고 마실 가듯 도서관에 들리 실 수 있는 날이 꼭 오기를 빕니다.....

cavaliero 님/ 어디 이건희 씨 뿐이겠습니까... 방문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조오희 at 2006/11/29 11:00
이 글을 쓴 분께.
역사와 도서관을 이야기한다고요.
책을 좀 많이 읽으면 철자법을 틀리진 않겠죠.
초등학교 6년동안만 공부하고 독서를 제대로 해도 틀린 글자를 쓰진 않을 거예요.
건물을 지워요? ㅎㅎㅎ
Commented by Clio at 2006/11/29 12:45
조오희 님/ 자세하게 읽어 보시고 잘 못된 점을 지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부끄럽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초등학교 공부도 제대로 못 한게 드러나는 군요. 일부러 틀린 글을 그대로 두고 지적해 주신 부분을 고쳤습니다. 자주 들리셔서 잘 못 된 부분을 지적해 주십시오. 나름대로는 몇 번이나 읽어 보고 틀린 부분을 고치는데 역시 아직 많이 모자라는 것 같습니다. 날카로운 지적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Mizar at 2006/11/29 18:55
사소한 오타보다 글에 담겨있는 Clio님의 노력과 애정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앞으로 자주 방문해서 Clio님의 좋은 글들을 접할 수 있도록 이 블로그를 제 블로그에 링크를 하고 싶습니다.
그럼 좋은 하루 되십시요..^^
Commented by Clio at 2006/11/30 07:13
Mizar 님/ 올려주신 덧글이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다른 말이 필요 없을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링크해 주신다면 제가 영광입니다.
Commented by shinjism at 2007/01/08 13:34
한국은 정말 학교 도서관 말고는 제대로 된 도서관을 찾기가 힘듭니다. 그나마 있는 대학도서관들도 일반인들에게는 힘든 문이구요. 졸업전에는 그나마 학교도서관이라도 있어서 자주 갈 수 있었는데 졸업하고 나니 도서관 가는게 너무 힘듭니다. 요즘 공공도서관은 거의 시험공부하는 중고생과 고시같은 시험준비하는 분들의 공부방이 되버렸습니다. 그 안에서 여유있게 책을 읽는다는건 저로서는 불가능하더군요. 외국영화에 나오는 것 같은 도서관, 규모는 작아도 그런 도서관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01/09 14:15
shinjism 님 / 처음 도서관이 공부방으로 이용되었던 시기에는 집안에서 공부할 여건이 갖추어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집에서 공부할 여건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서관에 와서 공부를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아마 분위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결국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이용하려 하시는 분들이 피해 아닌 피해를 보십니다. 그런데 shinjism 님처럼 책을 읽을 목적으로 도서관을 찾는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도서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고민일 수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이제부터라도 새로 도서관을 지을때 이런 것에 좀 더 신경을 써서 도서관의 고유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건물을 지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한데,, . 예를 들어 소규모의 도서관으로 일반 열람실 보다는 넓은 서가와 서가 주위로 독서를 위한 약간의 공간을 마련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 글쎄요... 가능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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