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의 호박 장식과 얽힌 이야기(19금 사진 포함)
마음 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달콤함, 할로윈

할로윈이 지나갔습니다. 미국에 살다 보니 그 날을 무시하고 지날 수도 없더군요. 제가 일하는 도서관에서도 할로윈 분장을 한 사서들이 참고 봉사대에서 근무하기도 하고 참고 봉사대를 거미와 거미줄 그리고 박쥐, 해골 등으로 장식했습니다. 그런데 할로윈 장식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호박을 깍아서 무시무시한 얼굴을 만드는 잭 오랜턴(Jack o'Lantern) 입니다.

원래는 잭 오브 랜턴(Jack of Lantern, 등불을 든 잭으로 의역하면 무난하겠네요.) 으로 불리웠던 이 장식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아일랜드에 살던 구두쇠 잭은 사람들에게 장난 치는 일을 좋아했다고 했는데 이웃, 가족 심지어 악마까지도 그의 짖궂은 장난의 대상이 되었답니다. 어느 날 악마와 같이 술을 마시던 잭은 악마를 구슬러 동전으로 변하게 만듭니다. 그리고는 그 동전을 주머니 속에 넣고 자기가 가진 은화를 그 동전 바로 옆에 붙여 두었다고 합니다. 원래 악마는 은화를 두려워하고 그 옆에서는 힘을 못 쓰는지라 동전으로 변한 악마는 그 상태에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힘을 잃은 악마를 상대로 앞으로 일 년간은 자신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약속과 죽은 후에도 잭의 영혼을 악마가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옥에 끌고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잭은 은화를 치워주고 악마가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해 줍니다. 하지만 그 이듬 해에 또 악마를 상대로 장난을 치는데 이 번에는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따게 만듭니다. 그러고는 악마가 나무에 올라가 있는 동안 나무 아래에 십자가를 새겨버립니다. 나무 위에서 오도가도 못 하게 된 악마에게 앞으로 10년 동안 잭을 찾아 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후에야 풀려납니다.

이렇게 살아온 잭도 결국 죽는 날이 왔고 천국의 문을 지키는 베드로는 잭이 평소 여러사람들을 괴롭혔기 때문에 천국에 받아 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옥을 담당하고 있는 악마도 예전에 잭과 한 약속을 지키느라 지옥에도 받아 줄 수 없다고 잭을 내칩니다. 다시 세상으로도 돌아갈 수도 없고 천국과 지옥 중 어느 곳에도 갈 수 없게된 잭은 삶과 죽음, 그리고 천국과 지옥 사이의 어두운 공간에서 영원히 헤메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어두운 공간을 헤메게 된 잭이 어둠을 밝힐 수 있는 불을 달라고 하자 악마는 잭에게 지옥에서 불타고 있던 석탄을 한 조각 떼주었고 잭은 평소 가지고 다니던 무우를 깎아서 그 안에 그것을 넣고 등불처럼 만들어서 들고 다녔다고 합니다. 여기서 유래가 된 것이 등불의 잭( Jack o'Lantern) 입니다.

원래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는 무우나 감자 등으로 조각을 했는데 그 전통이 이민들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미국에서 흔하게 보이는 호박으로 잭 오랜턴을 조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할로윈 시즌이 되면 많은 가정에서 호박을 깍아 장식을 합니다. 그런데 이 호박 깎는 일을 정말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창의력을 발휘해서 재미있고 남 다른 호박 장식물을 만듭니다.  할로윈이 끝나고 친구가 보내 준 이메일에서 재미있는 호박 조각들을 발견하고 몇 가지 소개해 봅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http://www.extremepumpkins.com 의 호박 장식 컨테스트에서 상을 받은 작품들입니다. 웹페이지에 가시면 더 많은 사진과 호박 장식법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할로윈의 유래와 의미에 관해서는 오마이뉴스 강희정 시민 기자의 글이 재미있습니다.
* 문어와 조개의 사투입니다.
* 호박씨가 깨로 변하는 놀라운 현장입니다.
*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다음 날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하는 19금입니다.)
*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아이디어가 놀랍지 않습니까? 결혼식 피로연 자리에서 본 것 같기도 하구요.
* 과장법 이라고 하나요? 이런 걸.
* 뭐...역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 이 글을 쓰기 위해 참고한 웹싸이트와 글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by Clio | 2006/11/03 06:39 | 역사이야기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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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harlie at 2006/11/03 06:58
재미있는 자료들입니다. 호박조각 콘테스트들을 가보면 호박을 캔버스처럼 쓰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어째 올해는 조용히 넘어가는듯하더군요.
Commented by 서비나라 at 2006/11/03 09:23
자료 잘 보았습니다. 재미있네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6/11/03 13:44
대단하군요. 파고 남은 속으로는 뭘 할까 궁금해지네요.
우리도 수박을 먹고 남은 껍질로 등불을 만들면 어떨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여우비 at 2006/11/03 13:59
하하. 정말 재미있네요. 잭오랜턴에게 저런 사연이 있을 줄이야.
흥미로운 트랙백 감사합니다. 제목에 19금 이야기가 있어서 놀랐는데 참 깜찍하군요.
그리고 제가 학교 숙제 아예 할로윈으로 에세이 쓸까 하고 있었는데, 이리도 좋은 사이트들을 알려주시니 이 또한 매우 감사하옵니다 ㅠ_ㅠ
Commented by Clio at 2006/11/04 06:09
Charlie 님 / 글쎄 말입니다. 며칠 전 뉴스를 보니 오하이오에서는 Pumpkin Slide를 하는 친구들도 있더군요. http://www.wrcbtv.com/news/index.cfm?sid=4233

서비나라 님 /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보셨다니. 혹시나 사진 때문에 불편하게 느끼실 분들은 없을지 걱정했더랬습니다.

marlowe 님 / 파낸 속으로는 파이를 하지 않을까요. 수박 등불도 괜찮을 것 같네요. 대신에 빨리 상하니까 냄새가 어떨지...

여우비 님 / 할로윈에 대한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할로윈 저녁의 분위기를 참 따뜻하고 아름답게 표현하셨더군요. 이제 추수 감사절이 지나고 집집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작하면 다시 한 번 그런 분위기를 볼 수 있겠지요.
Commented by MPositive at 2007/10/18 17:15
사진때문에 불편하게 느낄 분, 여기 등장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졸려서 인터넷하는 문헌정보학과 2학년입니다.
언제나 잘 읽고 있습니다. 이 포스트만 제외하고 -_-a
집에 가서 읽겠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10/19 06:39
MPositive 님 / 불편하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인터넷의 힘이라는 것이 무섭군요. 일년 전의 글인데 아직 남아서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니 말입니다. 그래도 다른 글들을 잘 읽고 계신다니 약간은 안심이 됩니다. ^^
Commented by MPositive at 2007/10/19 13:51
일부러 하는 불편인데 Clio님께서 죄송하시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지금 좋은 블로그를 하나 발견하여 첫 글부터 앞 글까지 읽어오는 중입니다. 언제 다 읽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10/20 04:25
MPositive 님 / 일부러 하는 불편이라 하시니 안심입니다.^^ 좋게 보아주셔서 제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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