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다이아몬드(Blood Diamond)를 보았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한 편의 극영화를 보았다기 보다는 아주 흡입력이 강한 다큐멘타리를 보고난 느낌입니다. 1999년 내전이 한창인 서아프리카의 시에라 리온 을 배경으로 정부군과 반군, 무기를 구입하기 위해 유통되는 다이아몬드, 가난한 어부와 어린이 군인(child Soldier)등 현대 아프리카가 가진 많은 문제들이 영화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라는 국제적인 스타가 출연하는 한 편의 액션영화가 아니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진 영화를 통해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인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최근 아프리카의 현실을 다룬 '호텔 르완다(Hotel Rwanda)'와 '콘스탄트 가드너(The Constant Gardener)'같은 영화들을 보았었는데 이 영화만큼 극적인 흥미와 메세지를 적절하게 조화시킨 영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블러드 다이아몬드보다 더 강하게 와닿은 것은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어린이 군인들(Child Soldiers)의 모습이었습니다. UN 에서는 현재 25만명의 어린이 군인들이 전세계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중 많은 수가 아직도 아프리카의 각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는 군요. 공식적으로 어린이 군인이라고 할 때에는 14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들로서 전투에 참가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아홉살 정도의 어린 나이에도 자기 키 만한 총을 들고 싸우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이러한 어린이들을 세뇌하여 무자비한 학살에 참여시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술과 마약을 통해 두려움과 죄의식을 잊게 만들고, 심지어는 부모 마저도 알아보지 못하게 만들어버린채 명령받은대로 아무런 감정없이 기계적으로 방아쇠를 당기는 이 어린이들의 모습은 무섭다기보다는 너무나 슬픈 현실이었습니다.
" ...대부분의 아이들은 18세 이하이고 정치인들과 어른들에 의해서 정부에 대항해서 혹은 정부를 위해 싸우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 씨에라 레오네, 라이베리아, 르완다와 같은 곳에서 어린이들이 무력 분쟁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 어린이들은 4살에서 14살 사이로서 숲 속에서 훈련을 받고 마치 아생동물처럼 위험한 존재로 변합니다. 이 아이들이 전투 중에 먹는 음식 속에는 화학 물질이 들어가는데 이것 때문에 아이들은 숲에 번지는 산불처럼 더욱더 위험한 존재가 됩니다.울릭 퀴는 씨에라 레오네의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부모들과 함께 피난을 가던 중 반란군들의 총격에 부모를 잃고 반란군들에게 강제로 끌려가서 어린이군인이 됩니다.
무엇보다 나쁜 것은 이 아이들이 AK-47이나 RPG 같은 중화기들로 무장하고 전국에서 고속도로나 마을을 공격할때 무자비하게 총을 쏘아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칼을 들고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뱃속의 태아가 사내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내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의 일부는 집을 불태우는 것을 좋아했는데 불길이 타오르는것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고한 시민을 죽이거나 임신한 여자들 혹은 마을에서 교육을 많이 받은 여자들을 (골라)강간하기도 합니다. ..." --- This is My Story by Mohamed Kuteh
"... 그 때 이후로 나는 완전한 어린이군인이 되었습니다. 코카인 주사를 맞았고 AK 47을 지급받았습니다. 그리고는 최일선에서 사람들을 죽이고 강간하는 등 온갖 종류의 나쁜 일을 했습니다. 내 몸은 완전히 마약으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에 나는 한 번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8개월 만에 나는 대장이 되어 내 아래에 부하들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주요 도시들을 공격하게 되었는데 나는 그것이 아주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도시에는 좋은 집들과 돈이 가득 차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 내가 그런 (나쁜)일들을 했지만 그것은 나 자신이 아니라 내 몸속의 마약들이 그렇게 한 것입니다. ... " --- My Life As a Child Soldier by Ulric Quee이러한 이야기들은 비단 씨에라 레오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내가 한 일들 때문에 참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의 죽였다는 것이 늘 나를 괴롭힙니다. 집에 돌아가면 전통적인 의식을 해야 합니다. 왜냐면 내가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요. 이 의식을 통해 나 자신을 정화해야만 합니다. 나는 아직까지도 내가 죽였던 우리 마을 출신 소년의 꿈을 꿉니다. 꿈 속에서 그 아이는 내가 자기를 아무 이유없이 죽였다고 하고 나는 울고만 있습니다." --중앙 아프리카의 무장 단체에서 벗어난 16세 소녀의 증언(Source: U.S. State Dept. TIP Report 2005)
"그 사람들이 우리 마을에 와서 형에게 민병대에 참여할 준비가 되었냐고 물었어요. 그 때 형은 열일곱 살이었는데 아니라고 하자 그 사람들이 형의 머리에 대고 총을 쏘았어요. 그리고는 나에게 (지원서)에 서명할 준비가 되었냐고 또 물었어요. 제가 뭘 할 수 있었겠어요. 죽고 싶지는 않았어요." -- 콩고, 13세에 군인이 되었는 소년의 증언(Source: BBC report.)
" 그 사람들은 총을 주면서 가장 친한 친구를 죽이라고 했습니다.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믿을 만한 존재인지 시험해 보자는 것입니다. 만인 내가 그 친구를 죽이지 않는다면 그 친구에게 나를 죽이라고 했을 겁니다. 그러니 나는 그 친구를 죽일 수 밖에 없었지요. 내가 죽지 않으려면요. 그리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그 조직에서 이탈했습니다. 더 이상은 견딜 수 없었거든요".---콜롬비아, 일곱 살때 집없이 길거리를 떠돌다 무장 조직에 참가했던 소년의 증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