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2)--질문, 질문들??
이전 포스팅에서 참고봉사대(Reference Desk)에 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marlowe님의 덧 글에 답을 하다가 불현듯 떠올라 계획에도 없던 포스팅을 합니다. 도서관의 참고 봉사대는 이용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곳이라고 했는데요, 그러면 이용자들은 어떤 질문을 할까요?
 

어릴 때 학교에서부터 질문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미국이라 참고봉사대에 와서 질문도 많이 하고 정말 다양한 질문을 합니다. 실제로 있었던 황당하고 재미있는 질문들을 사서들의 메일링 리스트에서 모은 일이 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 여기 책 있어요? (그러니까 도서관이지요.)
  • 영어로 출판된 모든 책들의 리스트가 있어요? (글쎄요..)
  • 내가 읽은 모든 책들의 리스트가 있어요?
  • 참고봉사대가 어디죠? -- 이 질문은 참고봉사대(REFERENCE DESK)라고 커다랗게 씌여진 표시판 아래에 서 있는 사서에게 한 질문이랍니다.
  • 3주 전쯤에 와서 요리책을 하나 봤는데요 가격이 39달러라고 적혀있더라구요. 혹시 찾아 줄 수 있어요?
  • 도서관에 있는 전기 콘센트 중에 내 헤어드라이어에 맞는게 어떤 거죠?
  • 왜 남북 전쟁 중의 유명한 전투들은 국립 공원에서 벌어졌죠? -- 한국식으로 하자면 왜 오래된 절과 유명한 산들은 국립공원 안에 있나요? 로 번역이 되겠습니다.
  • 공룡 사진이 있는 책이 있습니까? --공룡 그림이 아니라 사진입니다.
  • 조지 워싱턴의 컬러 사진이 있는 책이 필요한데요..--이런 식의 질문에는 콜럼버스, 모세, 아더왕, 소크라테스 등등 여러 가지 이름이 등장합니다.
  • 왜 Ibid 가 쓴 책은 없지요? 다른 책을 보니 그 사람이 쓴 책이 아주 많이 인용되던데요. -- 참고로 Ibid 는 "위의 책" 과 같은 의미입니다. 이와 유사한 질문으로는 Ibid 의 First Name 을 묻는 질문도 있습니다.
  • 어기면 한 2-3개월만 감옥생활을 할 수 있는 법률을 찾아주세요.
  • 텔레비전을 발명한 사람의 전기를 찾는데요, 아무리 찾아도 '소니(SONY)'의 전기는 없네요.
  •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다음날 발행된 신문은 없나요? 예수의 탄생이 신문에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하네요.
아래에는 이용자와 나눈 대화들입니다.

이용자 : 집에 그림이 한 장 있는데요. 한쪽에 빈센트 반 고호 사인이 있고 푸른 바탕에 별을 그려져 있는 그림이거든요. 혹시 이 그림 감정받을 수 있는 곳을 아세요.
사서: 저 죄송하지만 혹시 그림 아랫 쪽에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이라고 적혀 있지 않나요? 아 그렇다구요. 그럼 그건 미술관 기념품 점에서 파는 포스터거든요. 아마 10달러쯤 할 겁니다.

이용자: 지구본을 찾는데요.
사서: 저기 지도 코너의 테이블에 하나 놓여 있는거 보이시죠?
이용자: 그거 말고 실물크기 지구본은 없나요?
서: 아 예.. 그건 지금 다른 분들이 사용중이신데요.

이용자: 타임머신에 관한 책이 있나요?
사서: H.G Wells가 쓴 타임 머신이 있는데요.
이용자: 아니 그런거 말고, 타임머신을 어떻게 만드는가 하는 책은 없나요? 어제 우리 남편이랑 백투더 퓨처를 봤는데요. 남편이 하는 말이 그 사람들이 실수한 부분을 자기는 바로 잡을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우리 남편이 손재주가 아주 좋거든요.

도서관은 결코 딱딱하고 재미없는 곳이 아니랍니다. 앞으로 재미있고 유쾌한 도서관 이야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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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io | 2007/02/03 08:17 | 도서관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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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ristine at 2007/02/03 09:30
ibid가 압권입니다..
Commented by 짜로씨 at 2007/02/03 09:35
실물크기의 지구본...다른 분들이 사용중인데요...ㅎㅎㅎㅎ
Commented by 희야 at 2007/02/03 09:52
아하하하, 뒤집어집니다. 끝내주세요.
Commented by 마스터 at 2007/02/03 12:32
다른 분들이 사용중.. 이 사서분 센스 최고시군요..^^ 푸핫핫.
Commented by 무늬 at 2007/02/03 16:04
가격으로 요리책 찾으시는 분, 참..
Commented by 열공 at 2007/02/03 22:48
동문서답. 준비 안된 질문에 준비된 현명한 답처럼 보이는군요. ^^.
우리나라에서 저리 질문하면 안구 활동이 활발하게 위아래로~~ ㅜ.ㅜ
아무튼 재미 있습니다. 질문에도 기술이 필요하네요 ^^...
Commented at 2007/02/04 22: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02/05 05:50
kristine 님 / ibid 씨 외에도 op.cit 교수님이나 et.al 박사님도 유명합니다. 이런 방면에서는요. ^^

짜로씨 씨 / 실제 질문한 사람도 사용 중인데 말입니다. 그죠?

희야 님 /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스터 님/ 어쩌겠습니까? 화를 낼 수도 없고.. 눈 높이 대답이랄까요..

무늬 님 /가격 뿐만 아니고 색깔로 찾으시는 분도 있고 크기로 책을 찾은시는 분들도 있답니다.

열공 님 / 제대로 질문하는 방법도 중요하지요. 참고 봉사대의 사서들은 대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질문을 많이 합니다. 종종 자신이 찾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좀 애매한 질문들은 계속 반문을 하며 정확히 이용자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하지요.
Commented by deutsch at 2007/02/05 10:30
왜 남북 전쟁 중의 유명한 전투들은 국립 공원에서 벌어졌죠? << 유명한 전투가 벌어진 지역을 국립 공원으로 후대에 지정했죠. 게티즈버그 전투가 대표적인 ;;;
Commented by Clio at 2007/02/05 11:45
deutsch 님 / 그렇죠? 그러니까 국립공원이 되었죠. ^^ 그런데 사실 이런 역사적인 전투가 벌어진 지역에 가보면 때로는 너무 한적해서 놀랄 때가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한 시간 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면 독립 전쟁 시기의 유명한 전투가 벌어졌던 사라토가가 있고 그 북쪽에는 타이콘디로거 요새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둘 다 미국 해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이름이군요.) 일년에 한 두 차례 과거 전투 장면을 재현하는 행사가 벌어질 때를 제외하고는 과거의 전투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하이킹 하기 좋은 곳입니다.
Commented by deutsch at 2007/02/06 09:50
게티즈버그 전투에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자료를 훑어보곤 하는데, 게티즈버그 국립 공원(맞나) 사진을 봐도 숲속에 동상 세워둔 게 전부더군요. 피켓의 돌격이 있던 곳에는 그래도 대포 몇 문 가져다놓긴 했으나, 대부분 전투가 있던 지역에 동상이나 표지판을 세워둔 게 전부더군요. (사진으로만 봐서 그런지 몰라도)
Commented by Clio at 2007/02/07 06:36
deutsch 님 / 아마 대부분이 그럴 걸요. 조금 열심히 관리하는 곳에서는 자체 박물관을 갖추고 전투 지역에서 출토되는 유물들을 전시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가장 큰 행사가 reenactment 라고 하는 재현행사이지요. 특히 게티즈버그 같은 곳은 매우 큰 규모로 재현행사가 이루어진다고 들었습니다. < http://www.gettysburgreenactment.com/ >
중고등학교 시절 매 년 여름 이면 타이콘디로거 요새에서 아르바이트로 재현 행사에 참여했던 친구가 있습니다. 특히 그 친구가 맡은 역할이 포를 쏘는 역할이었는데 그 때문에 가는 귀가 먹었다고 아직까지 불평을 하더군요. ^^
Commented by deutsch at 2007/02/09 01:59
<게티즈버그> 영화에도 그 리인액터들이 대거 출연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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