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일 부자가 된다면
제가 살고 있는 뉴욕 주에서는 여러 가지 로또가 있습니다. 그 중 일 주일에 두 번 추첨을 하는 메가 밀리언이라는 로또의 오늘자 당첨금이 3억 7천만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금액으로 올라갔습니다. 저녁 나절 뉴스에서 이 보도를 하면서 로또를 사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했었습니다.

보통 때는 로또를 사지 않던 사람들도 당첨금이 이정도로 올라가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 보는 것 같았습니다. 기자가 이들에게 만일 당첨이 되면 무엇을 하겠느냐고 묻자 은퇴하고 따뜻한 남쪽에 가서 살겠다는 사람에서부터 여행을 하겠다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답이 있더군요. 흠... 3억 7천만 달러라면 어디엔들 못 가겠습니까?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들을 합니다. 그리고 돈이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것은 과학자들의 연구에서도 드러난 바가 있지만 그 연구에서도 생활에 필요한 어느 정도의 돈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더군요. 그렇다면 과연 그 '생활에 필요한 어느 정도' 라는 것이 얼마만큼의 돈을 이야기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도 한도 없다고 하는데 과연 돈이나 기타 물질적인 요소와는 초연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제가 좋아하는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서 주인공인 테비어가 부르던 "내가 만일 부자가 된다면(If I were a rich man.)" 이란 노래가 떠 올랐습니다. 노래의 시작 부분에서 테비어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  세상에 가난한 사람들을 참 많이도 만드셨지요. 물론 가난하다는 것이 창피한 일은 아니죠. 하지만  뭐 그리 영광스러운 일도 아닙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만일 제게 약간의 재산이 있다고 해도 뭐 그리  큰 일이 나겠습니까? (그죠?) "
이렇게 시작한 노래는 내가 만일 부자가 된다면 집도 짓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등등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면서 테비어는 부자들이 하는 말은 모두 맞는 말이라고 사람들이 인정해 주는 그런 현실을 비꼬기도  합니다. 그런데 테비어는 부자가 되면 가장 좋은 일로서 시나고그에서 (주인공은 유태인 입니다)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고 많이 배운 현자들과  성스러운 책(성서를 이야기 하는 거겠지요,)에 대해 매일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종교인은 아닙니다만 그 가사를 들으며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로또에 관한 뉴스를 들으며 다시 한번 그 가사를 생각했었지요.

1971년 노만 쥬이슨 감독에 의해 영화화 되었던 ''지붕 위의 바이올린" 중 테비어가 부르는
If I were a rich man을 올려봅니다. 무대에 올려진 뮤지컬을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영화 속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배우 토폴(Chaim Topol) 보다 더 노래의 맛을 살리며 부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노래 가사와 함께 그의 표정, 그리고 특유의 춤까지... 종종 돈에 대해 생각할때 마다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장면입니다. 아마 저도 돈과는 그리 가깝지 않은가 봅니다. 

* 글에 쓰인 이미지는 Wikipedia 의 Topol 에 관한 글Stock.xchng 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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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io | 2007/03/07 16:32 | 음악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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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oHemiAN at 2007/03/07 16:40
Clio님 오래간만입니다 ^^ 워싱턴에 다녀오셨다구요? 좋았었나요? 저는 옛날에 배낭여행으로 딱 한번 갔었는데.. 좋지 않은 경험을 많이해서 다시 가고싶지 않는 도시리스트 2위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ㅎㅎ 그러고보니 또 포스팅과는 관계없는 덧글이네요;; 그저 반가워서 덧글을 답니다.
^^
Commented by Clio at 2007/03/07 16:49
BoHemiAN 님 / 반갑습니다. 그리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포스팅과 관계가 없으면 뭐 어떻습니까 이렇게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지요. 많은 구경을 하지는 못 했지만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한 여행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워싱턴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하셨다니 참... 큰 일이 아니었기를 빕니다. 저도 워싱턴의 치안에 대해 이야기를 좀 듣고 갔었는데 그리 크게 위험한 것 같지는 않더군요. 하기야 그리 많은 곳을 다닌 것도 아니니 ..
Commented by 강설 at 2007/03/07 18:04
'지붕위의바이올린'에 대해서 처음 들었는데 저 영상보니 정말 보고싶어지네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7/03/07 22:54
집앞 7/11에 길~게 줄이 서있더군요. ;; 저는 수퍼마켙에 가서 다른것 사면서 계산대에서 간단하게 구입했습니다. :)
(...안되긴 했지만요..)
Commented by Clio at 2007/03/08 08:32
강설 님 / 한 번 꼭 보십시오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이 작품에서 소개되는 주옥 같은 노래들을 사랑하게 되실 겁니다.

Charlie 님 / 서부에서도 메가 밀리언이 팔리는 군요. 아침 뉴스를 들으니 조지아와 뉴저지에서 당첨자가 나왔다는군요. 혹시나 했다가 역시나 입니다. 하지만 뉴역 주 로또 광고에서 말하는 것은 언제나 "Hey, You Never Know." 입니다.
Commented by GeminiLove at 2007/03/08 12:14
로또의 글을 보니.....천억대의 부자는 하늘이 내려준다던 말이 생각납니다. 지붕위에 바이올린 영화추천 감사^^
Commented by 기석 at 2007/03/08 15:46
테비어의 대사...
음.. 사실 부자가 된다는건 존경받을만한 일이에요, 물론 정당한 방법으로 부자가 된 경우요.
한국 사람들 이런거 있잖아요.. 자본가들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감. 사실 이런건 단지 편견이죠 :->
Commented by Clio at 2007/03/09 13:35
GeminiLove 님 / 그렇죠? 만석군은 하늘이 내린다고 했던가요. 아마 그래서 테비어도 하느님에세 투정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

기석 님 / 맞습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부자가 된다는 것은 존경할 만 일이지요. 아마 그렇지 많은 사람들이 많아서 부자에 대한 편견이 생기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제가 하고 있는 이말도 일종의 편견일 수 있겠군요. ^^)
Commented by marlowe at 2007/03/09 16:26
많이는 안 바라고, 현찰로 20억원만 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7/03/11 16:19
marlowe 님 / 너무 많아도 처치 곤란이겠지요? 갑자기 예전에 주위에 어른 들이 하시던 말씀이 떠오르는군요. "먹고 죽을래도 없다..." 하시던. ^^ 참 돈이 뭔지...
Commented by 단미 at 2007/05/04 18:05
뭐랄까? 서글픈듯 하면서도 유쾌한 노래 잖아요..뭐 사는게 별건가요? 짜들리지 않을정도...곁에 어려운 사람들 조금씩 도와줄 정도면 대단히 부자라 생각 하는데요...위선 떠는건가? 산에 있으니 돈쓸일이 사실 없어요..재료만 충분하면 족하지요..
Commented by Clio at 2007/05/05 03:48
단미 님 / 그러고보면 부유함을 느끼는 것은 결국 마음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인 것 같구요. 산에서 자신의 일을 즐기며 사시는 단미님이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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