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서관과 관련한 몇 가지 뉴스 기사들을 보다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글을 적어 봅니다. 한국의 도서관 사정이 여러 면에서 비슷한 경제력을 가진 외국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열악하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 부터 이야기되어 온 문제입니다. 그나마 지난 정부에서 만들어진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통해 도서관의 미래에 관한 새로운 계획이 세워지고 있고 민간 단체와 기업들의 후원으로 여러 곳에 작은 도서관이 만들어지는 등 몇 가지 눈에 보이는 노력들이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아직 턱없이 모자라는 노력이고 그나마 속을 들여다 보면 과연 계획한대로 일이 이루어 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각 지방 자치 단체마다 의욕적으로 도서관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의 한선교 의원이 공개한 "공공도서관 사서직원 현황" 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공공 도서관에서 채용한 사서 직원의 숫자는 법정 기준의 20%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나마 사서 직원이 없는 공공 도서관도 전국에 33곳이나 된다고 하니 과연 새로이 건설되는 공공 도서관들을 제대로 도서관답게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이 있을런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런데 공공 도서관만 그런 실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 도서관은 그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합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래 교육인적자원부가 시행한 학교도서관활성화 계획에 따라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97%가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크기가 크든 작든 그리고 그리고 그 도서관에 책이 얼마나 있든지 간에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붙인 시설을 학교에 만들었다는 것은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도서관을 운영하는 인력의 상황을 보면 역시 안타깝습니다. 전국의 학교 중 97%가 도서관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도서관을 운영하는 전문 인력 즉, 사서 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6%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서교사가 없는 94%의 학교 중 26% 는 계약직 사서를 고용하고 있고 그나마 계약직 사서조차 채용하지 않고 도서관을 운영하는 학교가 68%에 달한다고 하니 과연 그렇게 많이 만들어진 학교도서관이 제대로 도서관으로서 운영이 되고 있을런지 의문이 생깁니다.
도서관 운영 인력과 관련하여 본다면 대학도서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간 대학마다 막대한 돈을 들여 경쟁적으로 최신의 정보 통신 시설을 보유한 도서관 혹은 정보 센터를 건축하느라 분주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 정보 센터를 진정으로 대학의 연구와 학습에 도움이 되는 시설로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들을 대학에서 고용하고 있는지는 앞서의 예를 살펴 본다면 쉽게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도서관과 관련한 문제 뿐만 아니라 다른 일에서도 자주 지적되는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외부에서 볼 때 쉽게 드러나는 일에는 많은 신경을 기울입니다. 그리고 외부에서 보는 이들은 추진하고 있는 일의 실상이 어떠하든간에 겉에서 보기에 그럴 듯하면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갑니다. 하지만 그런 식의 전시 위주, 보여주기식 업무를 통해 쌓여진 피해는 점점 커져만 갑니다. 도서관 역시 그런 일반적인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그럴 듯하게 도서관만 만들어두면 일단 지역구의 주민들 앞에 내놓기도 좋고, 또 교육부에서 하달된 시책을 따르는 일이 되고 아울러 대학 당국자들도 자신들이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남들에게 보이는 일이 되니 누구나 보기에 그럴싸한 도서관을 만들려 합니다. 보기 좋은 건물을 만든 후에는 주위에서 다들 "정보 통신이 어쩌고, 데이터 베이스가 어쩌고 디지털 도서관이 어쩌고" 떠들어내니 보기에 그럴 듯한 모니터와 적당한 컴퓨터 설치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책상과 의자를 배치한 후에 적당하게 서적 도매상에서 보내주는 책이나 채워 놓으면 도서관은 끝. 그러다가 운영할 인력이 필요하다면 각 급 학교에서는 학부모 자원 봉사자를 모집하고 공공 도서관에서는 일반인 자원 봉사자들 모집해서 '사서'라고 불러주면 다들 좋아라고 일하니 굳이 자격증 있는 정식 사서 고용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만일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도서관들이 그런 생각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면 결코 몇 년 가지 않아 그 도서관들은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도서관은 만들어 놓으면 그냥 굴러가는 그런 시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키우듯 정성껏 키워나가야 하는 것이 도서관입니다. 지역 주민 혹은 해당 학교에서 필요한 책과 전자 자료들을 신경써서 구입하고 그것들을 제대로 관리하며 도서관마다 필요에 따른 저마다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만드는 것보다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도서관의 운영입니다.

그러한 도서관의 속성을 이해했던 사람 중에는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가 있습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반에 걸쳐 자신의 재산을 털어 미국과 유럽에 수많은 도서관을 건립했던 앤드류 카네기는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한 지역에만 도서관을 건립해 주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도서관의 건축 만큼이나 지속적인 운영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도서관 건립 기금의 10%를 매 년 도서관 운영을 위해 지출하겠다고 약속한 지역에만 도서관 건립 기금을 지원했기 때문에 운영 예산이 없어 도서관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지원을 받지 못 했던 지역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각 지역의 예산에서 지출된 10%의 금액은 매 년 책을 구입하고 그것을 관리할 사서들을 고용하는데 사용되었지요. 그리고 그 때 그렇게 만들어진 도서관들이 아직까지도 지역 문화의 중심지로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도서관을 건립하는 행정 기관이나 교육 기관의 책임자들이 이와 같은 사실을 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분들 중에서 제대로 운영되는 도서관을 이용해 본 적이 없는 분들이 많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고시나 기타 취업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만 도서관을 이용하셨을 그 분들의 생각 속에 있는 도서관은 독서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독서실을 관리하는데 전문 사서를 고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그래도 이름이 도서관이니 이곳 저곳에서 기증받은 책들을 대강 모아서 서가만 채우면 됩니다. 어차피 도서관에 있는 책을 누가 읽을 것도 아니고 도서관에는 시험 공부할 열람실만 있으면 되니 말입니다.
이처럼 잘못된 도서관에 대한 이미지는 누가 바로 잡아 줄 수 있을까요? 도서관은 세심하게 신경써서 운영해야할 시설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요? 저는 도서관 관련 단체에서 그런 일을 해 주기를 바랍니다.
두어달 전에 도서관에 사서가 왜 필요하냐는 한 분의 말씀을 듣고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글에 많은 분들이 덧글을 달아 주시면서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었지요. 그런데 그 글을 올린 후 저는 한 통의 긴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도서관과 사서의 지위 그리고 사서의 역할에 대한 여러 말씀을 해주신 그 이메일의 결론은 간단했습니다. "자업자득" 이라는 거지요.
이메일에서 그 분이 말씀해주신 자세한 내용들로 미루어 저는 그 분이 도서관 사서이시거나 적어도 도서관계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는 분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분의 말씀은 사서들의 자질에 대한 지적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남들이 사서들에 대해 가볍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일차적으로 자신들이 가진 전문성을 드러내보이지 못 한 사서들의 문제라는 겁니다. 도서관 사서의 일은 남들이 보기에 잘 해야 본전이라는 말씀과 함께 사서들 중 한 사람이라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면 일반 이용자들에게는 그 모습이 사서 전체에 대한 모습으로 남게 된다고 하시면서 실제로 이용자들에게 불친절한 사서들과 그저 도서관에서 최대한 편하게 시간만 떼우려는 사서들도 있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어느 조직에나 일을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못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지요. 사서들의 조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할 수 만 있다면 각각 사서들의 성격이나 특성을 살펴서 사람들을 상대하는 업무에 적당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선별하고 능력에 맞게 업무를 부담시키는 지혜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도서관을 찾는 일반 이용자들은 누가 사서인지 누가 일반 직원인지 혹은 공익 근무 요원인지 판단을 할 수 없습니다. 그 분들은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서로 생각하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이용자들을 상대하는 자리에 있는 직원들은 서비스와 친절에 관해 더욱더 신경을 쓸 수 있도록 도서관 운영자가 각별하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메일을 보내신 분이 지적하신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도서관 관련 단체들의 역할이었습니다. 한국도서관협회가 있지만 사서와 도서관에 대한 제대로 된 이미지를 알리는 그 단체의 활동이 너무나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어서인지는 몰라도 도서관에 대한 홍보 활동이 너무 소극적이고 한마디로 "조용하다"는 것이 그 분의 지적이었습니다.
도서관과 관련된 이슈가 등장하면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자신들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해야할 도서관계의 단체들이 정작 자신들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하다는 것이었지요. 당장 협회에 소속된 이들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문헌정보학과를 갓 졸업한 후배들의 앞길과 관련된 문제에 무관심하다고 지적하면서 그 분은 만일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현재 사서로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자리조차 위험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도서관과 사서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재의 위기는 상당 부분 도서관계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그 분의 말씀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도서관 협회가 좀 더 공격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시더군요.
한국의 상황에 대해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말씀하시는 그 이메일을 받고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참에 한 유명 연예인이 공익근무요원으로 서울의 한 도서관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누구나 할 것 없이 그 기사를 쓴 기자들은 그 연예인이 "도서관 사서"로 일하게 되었다고 기사를 썼더군요. 그 기사를 보면서 저는 그것이 도서관 사서의 지위와 역할에 대해 널리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기사가 나왔을 때 도서관협회에서 나서서,
"최근 연예인 모씨의 도서관 공익근무요원 배치를 보도한 기사와 관련해서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언론사에 알립니다. 모씨는 도서관 "사서"가 아니라 도서관의 공익근무요원으로서 도서관 업무를 보조합니다. 따라서 "도서관 사서''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적합치 않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도서관 사서는 대학에서 4년간 교육을 받거나 기타 국가에서 인정하는 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후 국가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을 받은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
라고 정정 보도를 요청 할 수 없었을까요?
저는 도서관 공익근무요원과 사서를 구분하지 못 하는 기자를 탓하기 보다는 그런 일이 있을 때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는 도서관 관련 단체들을 탓하고 싶습니다. 도서관 사서가 되기 위해서 문헌정보학과를 다녀야 한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그와 같은 기사는 사서의 역할과 모습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요? 물론 언론사에서 도서관 협회의 그와 같은 정정보도요구에 관심을 기울여 준다는 전제하에서 그렇습니다만 최소한 그런 노력이라도 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모습과 비교하면 미국 사서들의 연합체인 미국도서관협회(American Library Association)의 활동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도서관 협회의 역사도 오래되었고 절대적으로 도서관의 숫자도 많으며 동시에 사서들의 숫자 역시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를 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만 두 도서관 협회에서 도서관과 사서의 위치를 사회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그렇다고 한국도서관협회가 미국도서관협회와 똑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뜻으로 드리는 말이 아님은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도서관 협회에서 도서관과 사서들의 역할과 지위를 위해 노력하는 기본적인 생각에 차이가 있지 않나 하는 것입니다.두 단체의 웹페이지를 방문해 보면 더 차이는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한자와 영어로만 만들어져 있는 한국도서관협회의 로고 이미지는 전문적인 직업인들의 모임처럼 보일런지는 모르겠지만 이용자들을 위해 열려있는 도서관의 친근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협회의 홈페이지 구성이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형적으로 관청에서 만든 홈페이지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보를 다루는 정보 전문가들 단체의 홈페이지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내용이나 업데이트 속도가 느리고 다루고 있는 내용 역시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보 문화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단체의 내부 사정을 잘 모르고 드리는 말씀이라 홈페이지에서 보기만 그렇지 실제는 그렇지 않을런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러기를 정말 바랍니다. 협회의 웹페이지는 도서관 전문가들만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면 달리 할 말은 없습니다만 인터넷의 시대에 열려 있는 웹페이지는 누구나 방문해서 정보를 찾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왕에 열어 놓은 협회의 홈페이지라면 좀더 대중들을 위한 정보에 신경을 쓸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현재 상황이라면 당장 사서들에게 필요한 정보조차 충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재 도서관 협회에서는 권익협력, 도서관,독서 환경조성, 교육,조사 연구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국민들이 현재 협회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을 통해 도서관의 위치와 사서들의 역할을 알기는 힘이 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행사나 사업의 종류나 양 역시 도서관과 사서의 이미지를 바꾸기에는 모자라는 것 같습니다. 예산이나 인력 등에서도 많은 제약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도서관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지금하고 있는 일 말고도 뭐가 있을까요?

먼저 협회에서 적극적으로 도서관 이용자들을 찾아 갈 수는 없을까요? 많은 이용자들이 일상적으로 정보를 얻는 곳이 인터넷이라고 본다면 협회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나 트위터 혹은 미투데이 계정을 통해 도서관과 사서들의 활동에 대해 홍보하고 도서관 및 사서들에 관련된 뉴스를 매일 제공할 수는 없을까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 인사들의 협조를 얻어 도서관과 책읽기에 대한 홍보를 할 수는 없을까요? 예를 들면 공익광고 형식으로 도서관과 사서의 역할을 대중 매체를 통해 알릴 수 있을 것이고 <<인간 극장>>과 같이 사람들의 일상을 다루는 프로그램으로 이용해 도서관 사서나 도서관의 일상을 다룬 다큐먼타리 같은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각 종 시사 프로그램의 담당자들과 이야기하여 도서관이 처한 문제점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포털 웹싸이트의 지식인류 서비스를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고 있다면 협회 차원에서 포털 싸이트와 제휴를 하여 좀 더 차별화 된 서비스 즉, 사서들이 대답을 하는 "사서에게 물어보세요" 같은 서비스를 기획해 보면 어떨까요? 그곳에는 아무나 대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협회를 통해 인증을 받은 사서나 기타 전문가들만이 권위있는 답을 하게 한다면요, 그리고 그 곳에서 이루어지는 그러한 문답을 통해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이용자를 유도할 수는 없을까요?
서점과 협조하여 공공 도서관 회원 카드를 제시하는 고객에게는 할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까요? 그리고 공공 도서관 회원 카드를 제시하면 미술관이나 박물과 그리고 공원 입장 등에도 할인을 해 준다면요. 도서관 회원 카드가 단지 도서관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문화 활동 전반에서 활용될 수 있게 한다면 도서관 회원으로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어 나지 않을까요?
미국에서는 뉴욕 타임즈와 미국도서관협회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I Love My Librarian" 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매년 하고 있지요. 도서관 이용자들의 추천을 받아 도서관 종류별로 우수 사서를 뽑는 행사인데 국내의 언론사와 협조하여 "올 해의 사서상" 이런 것들을 만들어서 이용자가 뽑은 친절하고 일 잘하는 사서들을 표창함과 동시에 그러한 활동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어떨까요? 도서관을 소개하는 캐릭터를 만들거나 그것들을 이용한 스티커와 티셔츠 그리고 머그컵이나 기타 악세사리들은 어떻습니까? 도서관이라는 시설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 아이템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도서관을 사람들의 생활 중심에 자리하게 만들 수 없을까요?
" 돌 잔치에 도서관 회원증을 선물로.", "토요일 데이트 약속은 도서관에서", "매 주 금요일 저녁은 가족이 같이 도서관에 가는 날" 이런 캠페인은 어떨까요? 그리고 도서관에서 결혼식을 할 수는 없을까요? 아이들의 생일 파티는 어떨까요?

생각해 본다면 도서관과 사서들의 역할을 사회에 알릴 수 있는 일은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것들을 시행해 나갈 의지입니다. 다행히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가 계속해서 활동을 하고 있고 지난 6월에 도서관협회회장으로 당선되신 이은철 회장님께서도 사서들의 권익 향상에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신 듯 합니다. 지난 7월에 있었던 한 방송 인터뷰에서 회장님께서는 도서관과 사서의 사회적인 가치에 대해 국민들이 잘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고 하시면서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에서 노력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저는 부디 회장님의 그런 계획이 계획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실현되기를 정말 바랍니다.
그렇게 협회 차원에서 적극적인, 아니 공격적인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동시에 일선에서 일하는 사서들사이에서도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도서관과 사서가 지금처럼 홀대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도서관과 사서들이 홀대를 받는다는 것은 단지 도서관 종사자들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다 보면 우리 나라에서는 제대로 운영되는 도서관을 찾아 보기 힘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점이 더욱 걱정스럽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나라 전체에 막대한 손해가 되는 일입니다.
미국에서도 최근 경제 위기의 여파로 도서관에 대한 예산 삭감이 이루어지고 문을 닫는 도서관도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일들을 막기 위해 사서들과 도서관협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닫지 말라고 시청에서 시위도 하고 길거리에서 홍보 활동을 하는등 적극적으로 도서관을 지키고 사랑하는 많은 이용자들이 있습니다. 그처럼 적극적인 도서관 팬을 만드는 일은 도서관계 종사자들이 하기에 달린 일입니다.
도서관에서 일하시는 여러 사서님들에게 한 번 생각거리를 던져 봅니다. "시끄러운 사서"가 되면 어떨까요? 도서관과 사서들이 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서 도서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 주면 어떨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 수는 없을까요? ... 사서들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또 무엇이 필요할까요?
* 이 글을 위해 참고한 자료와 이미지의 출처입니다.